소설리스트

흑막 범고래 아기님 (116)화 (116/275)

제116화

‘착각인가?’

칼립소는 멈칫했다.

어쩌면 순간 아틀란의 생각을 지나치게 몰입해서 한 탓에 현재의 아틀란을 보면서 잘못 떠올린 것일 수도 있었다.

아틀란이 자신의 명령을 기억하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칼립소는 속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그럴 리가 없지.’

칼립소는 다른 것은 몰라도 3회차의 아틀란에 대한 건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죽음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칼립소는 현재 잘못 본 것이 아니다.

‘내가 정확히 말했던 선을 지켰어.’

범고래들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나가는 인간들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면, 다른 방계가문끼리 붙여 두거나 했을 때 서로 협력하여 적을 물리치는 집단 전투에 애를 먹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특히나 아틀란같이 유아독존 홀로 싸우던 것에 익숙한 놈일수록 몸부터 나가는 것이 더욱 심했고.

이런 놈들을 데리고 전쟁에 나가기 위해, 칼립소는 일찍이 몸으로 굴려 익히게 만든 것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두 사람 사이의 이 거리였다.

아틀란은 성인이 되었을 때, 형제 중 덩치가 가장 컸다.

굳이 예시를 들자면.

커다란 강아지가 커서도 자신이 강아지인 줄 알고 달려드는 경우가 있다.

당하는 사람은, 귀엽긴 한데 곤욕을 면치 못하는 그런.

아틀란은 딱 그런 인간이었다.

제 덩치를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친애의 의미로 불쑥불쑥 달려왔기에 칼립소는 주먹으로 거리를 알려 주었다.

“통점의 이동이라고 아냐?”

“으윽…….”

“한 번만 더 계단에서 덮치면 네놈을 계단에 까는 카펫으로 쓸 줄 알아.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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