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막 범고래 아기님 (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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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 범고래 아기님 (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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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아무래도 본인은 인정 못 하는 것 같았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인지를 못 하는 것 같다.
‘와, 저놈 나한테 감겼잖아?’
알아보고야 말아서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아니, 대체 왜?
언제, 어디서 그럴 사유가 있었는데?
‘아게노르야, 전투에서 무참하게 진 경험이라도 있지.’
기본적으로 범고래들의 감정은 전투와 관련해서 발달한다.
전투를 즐기는 것에서 기쁨과 행복을.
패배에서 분노와 억울함을.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마주했을 때 절망과 슬픔을…….
그리고 강자에 대한 존경과 충성, 숭배도 여기서 파생된다.
문제는 저놈과 나 사이는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거다.
“나한테 관심 가지지 마.”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관심 꺼도 돼. 때가 되면 사라져 줄 테니까.”
고민했지만, 아게노르라면 모를까. 벨루스의 관심은 위험했다.
내가 당장 이곳에 남을 계획이라면 더더욱.
저놈은 평소에 침착하고 이성적이면서 흥미를 느끼면 필요 이상으로 집착했다.
이번 생에서 저 첫째 오빠가 집착해야 할 것은 가주의 위 그 자체이지.
가족인 내가 아니다.
“네가 내 충성을 의심하는 거 알아. 석연치 않다고 생각하는 거지?”
“잘 알면 좀 더 공손해지지 그래?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