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막 범고래 아기님 (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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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 범고래 아기님 (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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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던질 거면 좀 살살 던져 주던지.
아니다. 그래, 처음 만났을 때 막 들어 올리던 모습부터 알아봤지.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날은 책상 위에 서서 진행해서 그런가 봐요.”
지금은 참자. 아직은 덤벼도 못 이긴다.
게다가 ‘용의 축제’란 인질이 걸려 있는 상황이니 더욱 얌전한 아기 범고래가 되기로 했다.
‘그나저나 나는 왜 부른 거지?’
궁금함이 고개를 들 때쯤, 할머니가 다리를 꼬았다.
“그래. 내 궁금하고 흥미를 가진 것이 있어 너를 불렀다.”
주름진 손으로 자기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가문 회의 전부터 꽤 재미난 이력을 보인 꼬맹이였지. 넌.”
곧 할머니가 한 손에 들고 있던 것을 테이블 위로 툭 던졌다.
우수수 살짝 흩어진 건 다름 아닌 서류였다.
“그래, 넌 너를 괴롭힌 하녀를 신고하고 싶다고 했나?”
소파와 테이블 사이가 멀지 않아 글자가 얼추 보였다.
게다가 서류 사이에서 툭 삐져나온 사람을 정밀하게 표현한 그림이 있었는데, 그 얼굴은 모를 수가 없는 인간이었다.
미사로 교체되기 전에 내가 있던 건물을 담당하던 유모 겸 하녀였으니까.
‘딱히 유모라 부르고 싶지도 인정하고 싶지도 않지만.’
나는 속으로 찡그렸다.
“앞선 전임자에 대한 조사를 깊이 진행해 보겠습니다.”
“아하. 그래? 근데…… 조사는 증인도 필요한 거지? 마침 그건 나밖에 못 하겠네. 이 건물은 꽤 오랫동안 나 혼자만 썼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