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막 범고래 아기님 (29)화 (29/275)

제29화

피에르는 칼립소를 빤히 응시했다.

“미안한 것?”

“응. 내가 어젠 갑자기 제자로 받아 달라고 누굴 데려왔잖아.”

“…….”

불편한 화제였다.

“사실 생각해 보니까 스승님께는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인데…… 내가 너무 무신경했던 것 같아.”

“알긴 아는군.”

그렇게 말하면서 피에르는 칼립소의 손가락에 눈을 고정했다.

분명 여기 처음 들어왔을 땐 없던 상처가 눈에 띄었다.

생각해 보면 세 살짜리가 완벽하게 요리를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저 손가락에 잡힌 화상과 물집, 상처들은 이 요리인지 황천에서 올라온 무언가인지 모를 것을 만들다 생겼을 터였다.

“응. 무신경했지. 죄송해요.”

눈앞의 딸은 영악했다.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상황에서만 추욱 처져서는 눈치를 본단 말인가?

평소엔 쓰지도 않던 존댓말을 붙여 가면서.

“안녕, 아저씨.”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