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 보상(1)
휘청!
크윽!
천중무상검을 펼치기 위해서 천중심결을 끄집어내려는 찰나, 내부에서 붕괴가 일어나더니 전신혈맥의 흐름이 불규칙적으로 변했다. 속성인 [동체시력]조차 제 위력을 내기는커녕 허를 찔리고 말았다.
퍼어억!
슈우웅, 푸욱!
권패의 권격이 옆구리를 노렸고, 비틀거리고 물러설 때 창이 날아와 단전에 꽂혔다.
찰나의 무력화.
쿨럭!
객혈을 한 진호충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권패와 마라창은 방심하지 않고 점혈을 가해 변수를 차단했다.
허억!
어처구니없이 당한 진호충은 뒷짐을 진 채 자신을 응시하는 교장을 올려다보았다. 교장의 전화를 받고 나올 때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 한 현실이었다.
“독을 쓰다니, 그대가 이러고도 아카데미의 교장이랄 수 있는가!”
“교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뿐이네. 아카데미를 좀먹는 불의를 허술하게 대할 순 없지.”
“작정하고 함정을 팠구나!”
“화를 내야 할 사람은 자네가 아니라 나일세.”
진호충은 철협십좌의 팔좌 정협검으로 아카데미를 수호하는 정의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다른 사람은 못 믿어도, 그만은 믿을 수 있었다.
교장은 교관들의 뒷조사를 할 때 정협검에게도 부탁했었다. 이러니 아카데미에서 암약하고 있는 독버섯을 찾을 수가 있나.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 되었다.
진호충은 교장의 확신에 찬 눈빛을 보고서야 돌아가는 사태를 파악했다.
“그 멍청한 놈이 기어이 사달을 냈구나!”
“끝까지 반성조차 하지 않는 겐가?”
“흥! 어차피 달라지는 건 없다. 하지만 놀랍군. 천하의 풍신이 이런 교활한 수를 쓸 줄이야.”
“언제까지 당해 줄 순 없지 않나. 그리고 헛수곤 하지 말게.”
“대체 무슨 독을 쓴 거지?”
“자네는 알 필요가 없네.”
진호충은 특수체질인 데다가 내력이 고강해서 독이 잘 통하지 않는다. 만약을 대비해서 해독 스킬도 가지고 있었다. 대화를 유도해 스킬을 사용하고도 해독은커녕 점점 더 육신을 장악했다.
‘녀석의 말을 따르길 잘했군.’
교장은 진호충을 안다고 자부했었다. 웬걸, 막상 본색을 드러낸 진호충의 내력은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 정면 대결을 했다면 피해는 물론, 자칫 놓칠 뻔했었다. 무진이 준 독을 쓰고, 합공을 탐탁지 않아 했던 마라창과 권패를 설득했기 망정이지.
‘볼수록 대단한 놈일세.’
아카데미 내 세작을 걸러 내기 위해서 무진이 한 일을 돌이켜 보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일개 생도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고립무원을 역으로 이용해 세작을 찾아냈다.
‘다 차려 준 밥상을 걷어찰 순 없지.’
이렇게까지 차려 줬는데도 실패한다면, 교장으로서 면이 서지 않는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임에도, 무진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이유였다.
“나에게서 얻을 수 있는 건 없어!”
“확신은 금물일세.”
교장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다른 일도 아니고, 생도를 유인하여 위험한 세력에 가담시켰다. 지금이라도 알아내지 못했다면 끔찍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었다.
‘내 손으로 빌런을 키울 뻔했어.’
던전을 공략하고, 빌런을 단죄하는 용사나 영웅은 바라지 않더라도. 사회에 나아가 이바지할 인재의 양성에 보람을 느꼈었다. 교장으로선 그간 해 왔던 모든 일을 부정당한 것이다.
‘죽일 놈들, 내 명예를 시궁창에 박아 버렸구나!’
말년에 고생하는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허명과 오욕의 불명예로 얼룩진 인생이 되어 버릴 판이었다.
하아.
조용히 마무리하기엔 판이 너무 커졌다. 철혈십좌는 아카데미를 대표했다. 그중에서도 정협검은 대외적인 인지도가 높았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처리하긴 불가능하다.
‘인생이 꼬이는구나.’
***
교장의 공식적인 브리핑 후 작지 않은 소란이 벌어졌다. 소문을 의식해서 절제했음에도, 아카데미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다.
-아카데미에서 독버섯을 키우고 있었네.
-헌터를 키우라고 했더니, 빌런 양성소를 만드는 아카데미 클라스 오진다!
-일전 사건도 유야무야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쇄신해야 해.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 있나, 어쨌든 교장이 나서서 해결한 거잖아.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는데. 정협검이 그럴 줄 너희들은 알았냐!
-내가 봤을 때 정협검이 단독으로 저지른 행위는 아냐. 아무래도 배후가 있는 것 같아.
-또 등장했네. 이 새끼들은 사고만 났다 하면 음모를 들먹이지 못해서 안달이라니까.
-충분히 의심할 만하지. 전도유망한 생도의 가치를 고려하면 하나만 건져도 이득인데, 이런 식으로 오랫동안 유착 관계를 맺었다면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순 없지.
일전의 사고를 거론하며 은밀히 조사를 해 왔다는 교장의 차분한 발표에도 여론은 설왕설래했다. 다행이라면 교장의 노력과 수고를 인정하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교장을 새로 뽑는다고 지금보다 잘한다는 보장도 없고.
교장이 성운맹과 협조하여 생폭을 근절했다는 점은 여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더욱이 조만간 한중일 교류전이 열리기로 되어 있었다. 당장 교장을 교체하고, 아카데미를 쇄신하기란 간단하지 않았다.
차후, 교체하더라도 풍신이 제 임기를 채울 기회를 주자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잘못을 바로잡은 공적으로 독버섯을 방치했던 과를 상쇄한 것이다.
“왜 그렇게 보세요.”
“너만 보고 있으면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해지는지 모르겠구나.”
“그러게요, 나이보다 10년은 늙어 보이네요.”
“이놈이, 아직도 밖에 나가면 마흔 중반으로 봐.”
“사람들이 해태 눈깔도 아니고, 너무하신다.”
교장은 쓸데없는 잡소리를 내뱉은 후 길게 한숨을 쉬었다. 이 녀석하고만 있으면 해야 할 말이 아닌, 다른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왜냐고?
하기 싫으니까.
아카데미에 암약하는 암중 세력의 끄나풀을 색출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장본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무진이었다.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곤 하나, 교장으로선 치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서 하세요.”
“공치사를 그리 받고 싶은 게냐?”
“보고 자유이용권이면 됩니다.”
“아카데미 보고가 놀이공원인 줄 알아!”
“오전권도 받습니다.”
교장은 뒷골을 잡고 쓰러질 뻔했다.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상을 받아야 마땅한데. 내놓으라고 강요하니, 주고 싶지 않은 건 인지상정이잖아. 맡겨 놨냐? 이러다간 가지고 있는 걸 전부 빼앗길 판이다.
“저 때문에 여론도 그리 나쁘진 않잖아요.”
“아주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는구나.”
“선물로 받을게요.”
“마음만 받는다고 해야지!”
“공짜 좋아하시면…… 아, 이미 시작됐군요.”
“닥쳐랏!”
남의 소중한 모발을 말 한마디로 날려 버리려고 하다니, 천인공노였다. 아랫도리는 끝났어도, 나이 먹을수록 모발은 소중했다. 머리카락의 유무에 따라서 10년은 우스웠다.
“보고에 또 뭐가 있는 거냐?”
“없어요.”
“있겠지, 네가 이유 없이 들어갈 녀석이 아니잖아.”
“좌표도 없이 들어가라고 한 분이 왜 그러세요.”
일전에 들어가라고 할 때 좌표를 설정해 주지 않았다. 드넓은 보고를 상기하면 설정된 좌표가 없이는 헤매다가 끝나는 수가 있었다.
“너라면 잘 찾을 줄 알았지. 아더왕의 검도 얻었잖느냐?”
“사실은 마검이었어요.”
“……뭐? 진짜?”
“예, 검에 마왕이 살더라고요. 이거 밖에다가 말해도 되나? 증거도 있는데.”
……?
보통은 알기 어려우나, 감정사에게 맡기면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니 완전범죄를 원한다면 기억의 흔적까지도 완벽히 지워야 했다.
지금처럼 좌표를 주지 않은 데다, 생도에게 마검을 쥐여 주었다면 교장에게 크리티컬 대미지를 주고도 남았다. 이러면 공으로 과를 상쇄하기는 글렀다.
“자유이용권 주마.”
“5장 주세요.”
“2장도 아니고, 너무하잖아.”
“전 또 거짓말을 해야 하는군요. 생도로서 정직하게 살고 싶었는데. 이걸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나?”
“줄 테니까, 그만하거라.”
말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물며 아더왕의 검을 지금껏 품고 있다가 결정적일 때 터뜨리는 인내심까지. 천하의 요물이 따로 없었다. 중요한 순간 사건을 사건으로 덮으려는 야바위도 서슴지 않았다.
“강 교관… 아니, 그놈은 어찌한 게냐?”
“좀 물어봤더니, 죽더라고요.”
“금제가 발동했구나. 허, 확실히 보통 놈들이 아니구나.”
“생도를 포섭해서 도구로 쓰려는 자들인데 어련하겠어요.”
교장은 문득 섬뜩한 감정이 스쳤다. 비록 암중 세력의 주구였다고는 하나, 무진은 죽음을 거론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일전 마인의 죽음도 그렇고.
“넌 괜찮은 것이냐?”
“아니까, 물어보지 않아도 됩니다.”
“아는 것과 실제는 다르지.”
“저는 적에게 아량을 베푸는 호인은 아닙니다. 그런 시시한 감정으로 판단을 흐리고 싶지도 않고요. 혹, 동정이나 연민을 바라신다면 노력은 해 볼게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흐르지 않을 무진의 냉철함에 교장은 헛바람을 삼켰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라면 모를까, 신입 생도에게서 그보다 더한 단호함이 전해졌다. 대체 어떤 삶을 살아야 이렇게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긴 한데.’
교장으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가정교육을 논하기엔 무진의 아버님이 지극히 평범했다. 대기업의 임원이라 가정에 소홀했다곤 해도.
“인간미 없기는.”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려 계획을 그르치는 것보단 낫지 않나요.”
“그 사사로운 감정이야말로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잣대니까 그렇지.”
“당사자가 되면 어쩔 수 없죠. 저도 아버지가 연관되면 사리 분별하지 않을 테니까요.”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구나.”
“제 솔직한 마음을 알고 싶어서 떠본 거면서 왜 이러세요.”
아주 그냥 대놓고 협박하고 있었다.
무진은 아버지가 연관되면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것이 설령 잘못된 방법일지라도.
진심을 느낀 교장은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보면 인간적인 것 같다가도, 굉장히 이기적이었다. 한데, 그러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정작 자신도 아내와 딸이 엮이면 이성적인 판단을 자신하지 못했다.
“남의 일이니까 합리적인 거예요.”
“너무 솔직해서 할 말이 없구나.”
“그래서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후회할 일은 애초에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말년에 내 팔자가 아주 사납구나.”
앞날이 창창한 생도가 열심히 살겠다고 한다. 그 앞에서 말년이니 떨어지는 나뭇잎도 조심하며 살겠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아아아!
교장은 숨을 길게 내쉰 후 결심을 굳혔다. 무진이 농담으로라도 사부라고 칭한 이상, 교장이라면 생도를 지켜 줄 의무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선 전성기 시절은 몰라도, 그 시절의 날카로운 감각은 되찾아야 했다.
“당분간은 조용히 지낼 수 있겠네요.”
“설마 권왕가도 의도한 것이었냐?”
“설마요. 제가 무슨 신도 아니고, 앞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사부님과 지수가 수행 던전에 갇힐 줄은 정말로 몰랐습니다.”
“그런데도 이리 태평해? 신뢰인지 배신인지 헷갈리는구나.”
“그게 바로 이번 작전의 포인트예요.”
적아를 막론하고 무진의 심계는 실로 놀라웠다. 권왕과 지수의 부재는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 우연한 사태를 이용하기 위해 본인의 입지를 고의로 흔들었다.
성운맹의 아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스스로 무너뜨리다니. 계획의 일환이었음에도 대담무쌍했다. 실상, 의도와는 별개로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면 현실적으로 다시 쌓기가 어렵다. 그 모든 걸 감수하고 계획을 실행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가 막혔다.
본인의 소문을 소문으로 덮어서 잠재웠으며. 하나의 계획으로 끝내지 않고, 이중 삼중으로 함정을 판 후 여론을 제 마음대로 휘둘렀다.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하는 무서운 심계였다.
“놈들이 어찌 나올 것 같으냐?”
“저는 일개 생도에 불과합니다.”
“시끄럽고, 어서 말해!”
“당분간은 자중하는 게 보통이지만 제가 그들 머릿속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혹, 아주 지독한 우연으로 교류전을 노린다는 소문이라도 돌면 최소한 그때까지는 섣불리 움직이긴 어렵지 않을까요? 일개 생도의 주제넘은 의견이었습니다.”
과연.
교장은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카데미 내 암중 세력의 주구를 걸러 냈다고 해도 안심이 되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교류전을 언급한다면 무진의 말대로 결행하긴 힘들다.
우문에 현답이라, 교장은 답답했다.
의향을 물었더니, 정답을 척척 내온다. 이보다 훌륭한 생도가 어디 있겠는가. 앞으로도 암중 세력과의 다툼을 고려하면 매번 자문을 받아야 할 판이다.
대체 얼마나 빼먹으려고? 생도의 양심을 거론하여 막연히 안심하기엔 아카데미의 기둥뿌리를 뽑아서 가지고 갈 녀석이었다.
“남은 일은 알아서 할 테니, 이만 가 보거라.”
“저는 은인자중하겠습니다.”
은인자중은 무슨, 놀겠다는 심보잖아.
교장은 혀를 차며 마무리했다.
계획을 짜고, 실행한 무진은 쉴 자격이 차고 넘쳤다. 주변 정리까지 시키는 건 도둑놈 심보였다.
나갈 때 들키지 말라고 하려는데.
슝!
무진은 집으로 공간이동을 했다.
“……망할!”
***
토닥토닥!
진 회장이 산하의 어깨를 살갑게 두드려 주었다. 위로보다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식이었다. 전후의 사정을 고려하면 당연했다. 성운 그룹으로선 전혀 아쉬운 것 없는, 오히려 호재였다.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어도, 소문은 잠잠해지지 않았나. 아직 어리니 다시 시작하면 충분히 좋은 기회가 올 걸세.”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직장 상사의 덕담에 감동할 때는 지났지.
산하는 의례적으로 답했다. 좀 더 고마움을 표할 수도 있으나, 이럴 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도 사회생활이었다.
개연성이야말로 사회성의 중요한 덕목이지. 실제로 아들이 날아오르려다 실패했는데 좋아할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산하의 아들과 진 회장의 손자는 성운맹의 맹주와 의협단주로서 경쟁했었다. 승부에서 이긴 진 회장은 승자로서 기쁨을 만끽하고 싶을 것이다.
산하는 제법 분하다는 듯 어깨에 힘을 주었다.
“많이 경직되었는데, 혹시 화났나?”
“전혀요.”
“아닌걸. 자네도 어쩔 수 없는 부모로군.”
“다음엔 더 잘하겠지요. 회장님도 제 심정을 겪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좋겠구먼, 하하하하하!”
진 회장은 요즘 살맛이 나고 있었다. 일전에 정우철을 일격으로 컷했을 때만 해도 우연으로 치부하는 좀생이가 있었다. 콕 찍어서 조 회장이라고 말은 않겠지만, 일그러진 얼굴이 볼 만은 했다.
진 회장은 태수와 무진의 대결을 휴대폰에 소지하고 있었다. 정·재계의 인사를 만날 때마다 꼭 보여 주었다. 그 정도로 결투는 놀라웠었다. 까딱 잘못했으면 질 수도 있었기에 긴장감이 넘쳤다. 물론, 손자의 승리로 끝났기에 화룡점정이 되었다.
‘놀라는 표정들이란, 참!’
진 회장은 태수를 대견해했다. 사업가는 자고로 투자를 했으면 그만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 이상을 가져왔으니 태수에게 투자한 영약과 아이템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기분 전환도 할 겸 회사에 들르라고 하게.”
“권왕가의 일로 당분간은 어려울 듯싶습니다.”
“허, 저런. 권왕이 무사히 돌아와야 할 텐데.”
“여러모로 걱정이긴 합니다.”
권왕의 부재로 권왕가는 창황가에 밀리는 형국이다. 승패를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권왕가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도 사실이었다. 이대로 권왕의 부재가 길어진다면 차후를 기약하기 힘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