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인류최강 남사친-95화 (96/374)

95. 동상이몽(1)

아시아드 경기장을 개조하여 만든 각성자 전용 대결장을 개장했다. 권왕과 창황의 대결을 보려는 인파가 몰렸다.

관중은 가족 단위보다는 남성 위주긴 해도, 여성도 적지 않았다. 피가 튀는 대결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무책임한 가족은 소수였다.

경기장의 내부는 비무대를 중심으로 이중 삼중의 안전 결계가 쳐져 있었다. 비무대와 관중석의 거리가 멀다고 할 순 있지만,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초창기 날병기의 파편에 어처구니없는 사망자가 나온 이후로 안전 디펜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대신, 경기장 내부의 대형 스크린이 동서남북에 설치되어 관람에 지장을 주진 않았다. 특히 스크린 영상은 초고속 촬영 기법을 동원해, 보지 못하고 지나간 장면의 관람이 가능해 인기가 있었다.

대결의 형식은 따로 없었다. 창황과 권왕이 서로의 무위를 겨루면 그만이었다. 다만, 관객을 고려하여 이벤트성 공연을 앞서 진행했다.

와아아아아아아!

창황가와 권왕가의 무인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자 열기가 더욱 뜨겁게 불타오른다. 모처럼 성사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인의 격돌이라 열기가 대단했다.

가문의 핵심인 가주와 장로들도 참석해 대결의 중요성을 키웠다. 서로를 대하는 분위기가 상당히 경직된 데다가 적의가 팽배했다. 자칫 유혈 사태로 번질 수 있기에 정부에서도 관리자와 요원이 파견되었다.

“판을 크게도 벌였군. 대결이 끝난 후엔 돌아가기도 불편하겠구려.”

“자신만만한 모양인데, 그러다 지면 어찌하려고 그러시오.”

“왜 이러실까, 승패는 보나 마나라는 걸 알지 않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지요.”

두 가문의 가주 유경중과 정준표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였다.

하나, 상황만 놓고 보면 초조한 쪽은 창황가주일 수밖에 없다. 지원을 받아 비약적인 성장을 했지만, 심권을 펼치는 권왕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창황가주는 밀리는 형국을 만회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펼쳤다.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꼴이 우습게 될 수도 있으나 이대로 권왕가의 수작에 끌려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본격적인 대결이 있기 전에 가볍게 몸을 풀어 보는 것이 어떻소?”

“흥을 돋워 보자는 것이오?”

“우릴 보려고 온 관객분들에게 한 번의 대결로 끝내는 건 예의가 아닌 듯싶소만.”

“흠, 그것도 그렇군. 좋소이다.”

권왕가주가 허락하기가 무섭게 창황가주는 둘째를 내보내겠다고 마이크에 대고 밝혔다. 창황가주의 차남 정우철은 아카데미 생도 3학년으로 서열전 1위를 차지한 유망주였다.

‘어찌할 테냐?’

권왕가에서 나이가 맞는 직계혈족은 현재 부상을 치료받고 있다고 알려진 외총관의 차남 유지철뿐이다.

히익!

가만히 앉아서 팝콘이나 뜯으려 했던 지철은 졸지에 비무대에 올라갈지도 몰라 기겁했다.

“설마 날 부르진 않겠지?”

“오빠, 파이팅!”

“내가 쟬 어떻게 이겨?”

“아빠도 오빠도 망가진 이상 우리뿐이잖아, 망신은 당하지 마.”

“쟤 눈 봐라, 날 죽일지도 몰라!”

정우철이 직접 지철을 건드리진 않았지만, 서열 차이를 무시하긴 힘들었다. 싸운다면 필패였고, 이 분위기론 절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게 분명했다. 지철은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꼴사납게 패배하고 싶진 않았다.

찌릿, 찌릿!

지명을 받지도 않았는데, 정우철은 투기를 발산하며 지철을 노려보고 있었다. 칠대가문의 합의된 규칙을 어기고, 가문을 망신 주려는 권왕가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불태웠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유경중은 창황가가 어떤 식으로든 분위기를 끌어오기 위해 수를 쓰리란 예상을 하고 있었다. 가문의 핵심인 장로나 대주급을 내보내 봤자 확실한 승리를 보장받긴 어렵다. 더욱이 메인인 창황과 권왕의 대결전에 흥을 돋울 목적인데 장로를 내보낸다면 의도가 뻔히 보일 것이다.

‘애들 싸움으로 몰아가려고 하다니.’

생도 간의 대결이니만큼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져도, 미숙함으로 포장하면 그만이었다. 그럼에도 가문의 신성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개망신을 당한다면 장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건 졌을 때나 가능한 일이고.’

유경중은 어떻게든 만회해 보려는 창황가주가 안쓰러웠다.

권왕가주의 여유에 정준표는 미간을 찌푸렸다. 당황하진 않더라도, 난색을 표해야 마땅하거늘. 도리어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뭐지?’

다른 대안이 있나 고민을 해 봤지만, 떠오르는 대상이 없었다. 동 나이대를 내보내지 않으면 이 대결은 권왕가의 패배였다. 설령 이긴다고 한들, 나이가 다르기에 망신을 자초한 격이다.

“지수를 내보내지.”

“하하, 그렇군. 서열전의 1위가 있었지.”

내심 불안했던 정준표는 어이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아카데미 1학년 서열 1위는 분명히 대단한 성적이지만, 3학년과는 차이가 있었다. 하물며 우철이는 3학년 내에서도 서열전 1, 2위를 다투었다. 자식의 성적에 눈에 멀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창황가주와 권왕가주가 합의를 했다.

-대결 전에 오프닝 매치로 권왕가의 유지수 양과 창황가의 정우철 군이 비무를 하겠습니다.

두 가문을 대표하는 신성의 대결로 경기장 이태경 아나운서의 멘트가 이어졌다. 예정되지 않은 돌발적인 상황임에도 경력이 오래된 아나운서답게 노련했다.

와아아아아아!

아나운서의 미사여구와 어울리는 유지수의 등장에 관중이 호응했다. 입만 열지 않으면 무식이 탄로가 나지 않으니, 외모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편이었다. 아카데미를 이끌어 갈 차세대 미녀로서 손가락에 꼽혔다.

와아!

정우철이 뒤를 이어 비무대에 올랐으나, 호응은 크지 않았다. 가문의 신성이긴 해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편이고, 지수와 비교하면 외모에서 흠이 있었다.

씁쓸한 현실일 수도 있으나, 데리고 살 거 아니면 외모는 굉장히 중요했다. 어느 나라를 가도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는 예는 흔치 않았다. 우리나라에선 안 먹혀도 외국에선 먹힌다는 소린 특이 취향일 뿐이다.

카메라가 두 생도를 비추었다.

“좋은 대결을 해 보자. 너무 상심하지는 말고.”

“저야말로 부끄럽지 않은 대결이 됐으면 좋겠네요.”

훈훈해 보이는 낯빛이었지만, 말에 뼈가 있었다. 서로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듣던 대로 건방지네.’

부끄럽지 않은 대결이라고? 정우철은 지수를 대결 상대로 보지 않았다. 성인이 되었을 때와 달리 생도 간 2년은 메워지지 않는 격차가 있었다. 한창 성장하는 시기기도 하고, 경험의 차이가 컸다.

‘승부욕은 있나 본데.’

1학년이 3학년을 이기는 예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그것도 일부 덜떨어진 생도들에게나 가능한 일이고. 1학년에서 무패를 자랑한다더니, 기고만장이 하늘을 찔렀다. 그 건방진 콧대가 대결 이후에도 남아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때를 잘못 골랐어!’

카페에서 얘기를 나누는 자리였다면 만나 줄 요량도 있으나. 오늘은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본때를 보여 주어야 했다. 권왕가의 오만무도한 행위를 단죄해야 마땅하다. 이는 하늘이 내려 준 사명이자, 천명이었다.

삐이이이!

대결을 알리는 신호가 울렸다.

“오너라, 삼수를 양보해 주마.”

“사양하지 않을게요, 선배.”

창대를 바닥으로 내리며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정우철의 제스처는 지수를 명백히 아래로 보고 있다는 의미였다.

허허!

딸의 실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유경중은 헛웃음이 나오는 걸 간신히 참아 냈다. 그 녀석하고 어울리면서 딸은 어떤 상대가 나와도 방심하지 않는다. 여유를 부렸다간 자신도 낭패를 면치 못하거늘, 일개 생도 따위가 건방을 떨다니.

‘어쩌겠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것을.’

승리를 자신하는 창황가주를 보고 있자니, 더더욱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솔직히 생도 간 대결에 지수를 내보내는 것 자체가 반칙이었다. 살짝 미안한 감정이 들었지만, 속내가 괘씸해서 이쪽도 봐줄 의향이 없었다.

‘벌써 포기했나? 하지만 재밌는 구경거리는 지금부터일세.’

정준표는 대결을 즐기려는 듯한 권왕가주의 태도에 코웃음을 쳤다. 지금이야 적당히 합을 맞추는 선에서 끝날 줄 알았겠지만, 대결이 시작되면 침통함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너무 걱정하진 말게.”

“누굴 걱정하라는 말인지 모르겠구먼.”

“그거야 당연히…… 응?”

“내 딸은 아닌가 보군.”

아들의 삼수 양보가 끝나는 즉시 일방적인 대결이 되어야 하거늘, 정반대의 흐름이 되었다.

어떤 면에선 일방적이긴 했다.

“……어떻게?”

“제법이지 않나, 우리 딸.”

“무슨 수작을?”

“수작이 아니라 유전일세.”

판소리의 추임새를 넣듯, 권왕가주가 일일이 대답을 해 주자 정준표는 부들거렸다. 맘 같아서는 저 얄미운 면상을 갈겨 버리고 싶었으나,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파아아앙!

고막을 얼얼하게 만드는 파공성, 격렬한 파문이 번지며 결계를 두들겼다. 거리가 먼 관중들조차 마치 정면에서 폭풍이 부는 듯한 생동감 있는 짜릿함을 맛보았다.

“피했네요. 확실히 정우민 생도와는 달라요.”

“……닥쳐!”

정우철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양상이었다.

동생인 정우민을 이겼다곤 해도, 자신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었다. 삼수 양보가 끝나는 즉시 창술의 진의를 보여 주려고 했는데. 계획했던 찬란한 데뷔는 시작과 동시에 와장창 깨져 버렸다.

이대로는 안 되었다.

정우철은 가속을 개방하여 속도를 배로 늘였고, 폭풍보를 펼쳤다. 보폭을 밟으며 좌우로 페이크를 주자, 잔상을 일으켰다.

“빠르네요.”

“시끄러워!”

지수가 돌아서며 방향이 맞춰지자, 정우철은 천극창의 횡룡세를 꺼내 들었다. 가속을 2단에서 3단으로 끌어 올려 방어하려는 찰나를 노렸다.

순간 가속을 이용한 속임수였다.

투아앙!

부르르르르르!

미친!

정우철의 입에서 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부딪치는 순간 깨달았다. 거침없이 흔들리는 창대만큼이나 심장이 덜컥 가라앉았다.

꿀꺽!

폭력단을 복용해 내력을 극한 이상으로 끌어 올렸음에도 차이가 벌어졌다. 힘, 내력에서 월등히 밀리며 애병인 적룡창이 밥상머리에서 내던진 젓가락처럼 튕겨 나갔다.

“……잠깐!”

“가세요.”

만세를 부른 정우철이 손을 내리기도 전, 지수의 삼권영이 얼굴, 명치, 단전을 두들겼다.

퍼퍼퍽!

커어억!

정우철이 비무대 밖으로 나가떨어지며 바닥을 볼품없이 굴렀다. 대기하고 있던 심판과 응급처치 요원이 정우철을 뒤집어 상태를 살폈다.

꺼르르르!

눈깔 돌아갔고, 게거품 나오기 직전이었다.

-유지수 승!

와아아!

승패가 결정되자 함성이 터졌지만, 의아한 관객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수와 정우철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눈으로 보지 못한 관객이 대부분이었다.

다행히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스크린 영상을 통해 100분의 1초로 재생할 수 있었다. 그 일련의 과정을 남김없이 보여 주었다. 두고두고 나올 짤의 탄생이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정우철의 페이크에 이은 횡룡세를 간단히 무력화하고, 전광석화와 같은 삼연격은 관객의 눈을 호강시켜 주었다.

-와 씨발, 저 짧은 순간 페이크를 몇 번이나 건 거야?

-저걸 다 피하고 아무렇지 않게 반격을 가했네.

-요즘 1학년 생도들은 다 저러나?

-다 저러면 3학년 생도는 아카데미 그만둬야지.

-그냥 권왕가의 공주님이 센 거야, 무지하게!

초 단위로 프레임을 나누어서 보여 줄 때마다 소름이 돋는 광경이었다. 저 많은 움직임이 한순간에 섬광처럼 이어졌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각성자 중에서도 무인이 왜 한국을 대표하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영상은 관람석에 앉은 관중만 보지 않았다. 유료 방송이긴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었다. 키보드 워리어와 관종들이 어그로까지 끌면서 난리가 났다.

-3학년이 1학년한테 졌으니 아카데미를 어찌 다닐꼬!

-가진 건 좆도 없는 새끼들이 누가 누굴 걱정해, 쟨 창황가의 직계잖아! 아, 아무것도 없나?

-없긴 누가 없어!

-창황가주 표정 봤냐? 이쯤 되면 절연당하는 거 아닐까?

-서열전 1위라고 해도 1학년인데, 여제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소문엔 권왕이 창황보다 강하다고 하더라고. 아마 어떻게든 분위기를 만회해 보려는 개수작이었을 거야.

-대결 전과 후의 창황가주 얼굴은 움짤 백만 조회 수 확정이다.

-오프닝치곤 괜찮았네. 나보다는 못해도.

-이 어그로 새끼 또 나왔네. 진짜 현피 한번 뜨자.

-그러든지, 나 종산 길드 이필종이야. 너 전화번호 말해.

-……?

몇몇 관종의 어그로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나, 핵심을 관통하는 예리한 통찰이 보였다. 댓글에 수많은 대댓글이 달리고 동조하는 것만 봐도 창황가의 뻔한 속내를 사람들도 알고 있다는 뜻이 되었다.

부들부들!

정준표는 예상을 빗나간 아들의 패배에 열이 받을 대로 받았다. 공개된 장소라 간신히 이성을 부여잡으며 표정 관리를 하고 있었다. 하나, 웃으려고 할수록 뺨에 경련이 일어났다.

“패배는 병가지상사라고 했으니, 오늘의 패배를 교훈 삼아 더 훌륭한 무인이 되리라 믿소.”

“……권왕가주도 훌륭한 따님을 두셨소이다.”

권왕가주의 덕담에 정준표는 머리 뚜껑이 열릴 뻔했다. 덕담이 아니라 비아냥거림이라는 걸 알지만, 내색할 수 없어 속이 터질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방에 설치된 카메라가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있었다. 화를 내거나 욕설을 내뱉는 즉시 관중석은 물론 여론 전체가 비난의 화살을 날릴 것이다.

‘빌어먹을, 아주 살판이 났구나!’

분노와는 별개로 정준표도 보는 눈이 있었다. 아들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유지수의 무위가 실로 놀라웠다. 1학년이라고는 믿기 힘든 실력에도 자만하지 않는 침착함이 돋보였다.

‘이건 좋지 않아.’

유지수에게서 권왕의 실루엣이 비쳐 보였다. 차후에도 권왕가에 수모를 당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쳤다. 오늘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싹을 잘라 내야만 했다.

‘권왕이 문제가 아니었어.’

권왕가주는 권왕에 비하면 실력이 떨어지는 데다 둘째인 외총관이 무재를 타고났다는 소문이 돌지만, 현재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권왕만 없다면 권왕가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봤는데, 유지수의 무위가 예상을 벗어나 있었다. 절기가 아닌 기본공만으로 천극창을 막아 냈다는 점이 불안감을 증폭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권왕을 이기거나, 괴롭힌다면 가문의 명성을 유지할 순 있었다. 제발, 창황께서 선전해 주기를 정준표는 간절히 소망했다.

‘희망이 나쁜 건 아니지만.’

유경중은 창황이 대세를 바꿀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사위의 살뜰한 지원을 받은 아버지는 현재 최정점에 이르렀다. 매일 두들겨…… 혹독한 훈련을 통해 아버지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었다.

‘영상을 돌려 보는 재미도 있고.’

포식자에서 피식자가 되어 버린 아버지의 현실, 이제야 비로소 약자의 설움을 알게 되었다. 포용이야말로 모든 만물의 근원으로서 아버지는 좀 많이 맞아야 했다.

권왕가주와 창황가주의 동상이몽과 가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권왕과 창황이 대기실에서 나와 비무대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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