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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인류최강 남사친-40화 (41/374)

40. 반연합(1)

무진은 마법, 정령, 무공, 테이머, 연금술 외에도 구현, 언령, 소리, 주술, 문신 등 다양한 영역의 반을 경험하며 깽판을 쳤다. 마치 모든 속성을 경험해 보기라도 하는 양, 들쑤시고 다녔다.

이러면 제재라도 해야 할 판이나, 아카데미의 교칙을 위배하지 않았다. 교칙에는 각 반을 전담하는 교관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고 했다. 반의 분위기라도 흐린다면 당장 내쫓을 권한이 있으나, 교두보가 된 이상 버리기도 아까웠다.

쓸모 있는 계륵.

무진에게 붙은 타이틀이었다.

교관들은 ‘내가 키우는 제자다.’라고 당당하게 밝히지는 못해도, 부정하지는 않는 홍길동 관계였다.

여하튼 무진이 있어서 반에 활기가 돌았다. 투쟁심이 활활 타오르니 학과 성적도 쭉쭉! 올라갔다.

미래는 불투명해도, 확고한 성적 제조기로서 구실을 했다. 이대로만 가도 생도들의 성적 향상에는 문제가 없기에 교관들은 입을 닫았다.

물론, 모든 분야에서 하나씩 부족함이 있기는 했다.

내력을 조금만 더.

정령력을 조금만 더.

마력을 조금만 더.

평범한 속성에 자금력을 때려 박고 있으니, 효율성이 극히 떨어졌다. 교관들이 준 보상을 잠재력 높은 생도에게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다 해도 현재 무진의 전투력은 독보적인 수준이었다.

조금씩 부족해도 결국에는 무진이 이겼다.

정령술을 하든, 마법을 하든, 무공을 하든, 연금술을 하든, 테이머를 하든 의미가 없었다. 결국에는 주먹으로 끝장을 내기에 서열을 쟁탈하기에는 생도들에겐 거대한 벽이었다.

졸업한 후를 기대하면 또 모를까.

아카데미 내에선 무적의 포스를 자랑하는 무진이었다.

그야말로 우물 안 최강자였다.

실제로 무진은 각 반에서 익힌 정령, 테이머, 마도, 무공을 효과적으로 융합했다.

어떤 수법으로 나올지 모르기에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부족한 부분을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어 응원하는 부류도 생겼다.

하나, 응원하는 부류 못지않게 반감을 형성하는 부류도 꽤 있었다. 무진이 모든 학과에서 잘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들이 누려야 하는 알맹이를 무진이 빼먹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중년의 사내가 햇볕이 내리쬐는 창가를 바라보았다.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생도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흠.

평범하기에 미소를 지으면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흔한 인상이었다. 그런 평온함과 달리 속내는 탐탁지 않았다. 원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입생들이 문제란 말이야.’

어느 정도 작업이 들어간 생도들은 차곡차곡 원하는 방향으로 성향을 쌓아 가고 있었다. 반면, 이번에 들어온 신입 생도들은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그저 그런 신입 생도였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전 조사를 통해서 가능성이 있는 생도들을 추려 냈다.

하나,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 이제 막 입학한 생도에게 완벽함을 요구할 순 없다. 그 빈틈을 파고들어 방향을 틀어야 했거늘.

‘이놈이 문제란 말이야.’

의도했다고 볼 순 없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놈이니, 나대고 싶어 하는 건 당연했다. 보통 그런 경우는 조만간 시련을 겪고 퇴보하기 마련인데, 이놈은 그렇지가 않았다.

승패를 가리지 않아 생도 서열 4위일 뿐이지, 최상위임을 부정하기 힘들었다. 그런 데다 여러 방면에 재주가 있었다. 속성이 대단치 않아서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을 뿐이지, 복합적으로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

종합적인 전력에선 신입 생도는 물론, 고학년의 생도들에게도 위협적인 녀석이었다. 하지만 생도의 전투력은 아카데미 내에서만 통했다. 중요한 것은 현역이 되었을 때 얼마만큼 잠재력을 개화하느냐에 있었다.

그러한 맹점을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접근 방법을 달리해 볼 생각도 했으나.

‘파고들 틈이 없단 말이야.’

이 녀석이 처먹은 보상이 적지 않았다. 각 반에서 알짜는 골라서 다 빼먹고 다녔다. 근래에 학과에 알박기를 한다는 말까지 돌았다.

그뿐이랴, 권왕가에서 전폭적인 지원까지 해 주었단다. 천년삼을 그리 처먹고도 보통 공력이면 말 다 했지. 소문엔 만년삼왕을 먹었다는 소리까지 돌았었다.

‘하필이면 기술은 좋아서는.’

기술적인 도움은 그리 필요치가 없었다. 이놈 때문에 오히려 가능성 있는 생도들에게 접근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보완해야 할 점을 알려 주며 꼬드기려고 했는데, 자연스럽게 극복해 나가고 말았다.

‘차라리 숨기고 다닐 것이지.’

이놈과 대련을 한 생도들은 실력이 늘었다. 전반적으로 아닌 경우가 더 많지만, 문제는 잠재력 높은 생도들이 대부분이란 점이다. 쭉정이들이야 아무래도 상관이 없으나,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

‘절대 안 돼!’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는데,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의도하지 않았기에 더욱 기분이 나쁘다. 차라리 알고서 나섰다면 역으로 함정을 파면 그만일 텐데.

‘하는 수 없지.’

아카데미 내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좋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자고로 싹은 자라나기 전에 뽑아야 했다. 다행히 이놈에게 악감정을 가진 생도들이 꽤 있었다.

‘계륵 같은 새끼, 아무도 못 먹게 해 주마!’

계륵은 원래 안 먹지 않나?

***

기술은 좋은데 마나와 속성이 부족하다. 당장은 최강일지 모르나, 후일은 평범해질 가능성이 크다.

무진에 대한 지배적인 평가였다.

어디가?

꽈아아앙, 후아아앙!

영혼을 찢어발기는 괴랄한 굉음과 동시에 터져 나오는 폭발적인 기파. 곧, 핵폭격을 맞은 듯 후폭풍이 주변을 휘감는다.

버섯구름이 영화에서나 나오는 줄 아는 사람들에겐 CG 없는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이 정도면 기술은 없어도 되지 않나?

휘리리릭!

착!

폭발 반경이 어마어마했다. 도무지 인간적이지 않은 위력이라, 스쳐도 사망 플래그였다.

허공을 격해서 권강을 발출하고, 붕산패로 육신을 보호하고, 일수유로 현장에서 겨우 벗어났다.

바닥을 딛고 선 지수의 인상이 와락 구겨졌다.

“아니, 왜?”

“약해서.”

“그래도 그렇지, 이게 말이 돼?”

“나쁘진 않았어.”

지수는 패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처음이야 과거의 무력을 온전히 찾지 못했다는 핑계라도 대지. 이번에는 전심전력으로 모든 걸 쏟아 냈었다.

‘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무지막지한 파괴력이었다. 더군다나 기술이라도 없으면 몰라. 무진은 기술도 좋은 데다 힘도 세고 오래갔다.

저 압도적인 강함과 지치지 않은 스태미나는 지수로 하여금 넋이 나가게 했다. 정신없이 공격만 당하다가 탈진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원사이드한 패턴이었다.

“아까 그 공격은 뭐였어?”

“주술반에서 배운 건데, 몸에 새기는 건 별로라서 강기에 써 봤지.”

“그게 바로 된다고?”

“되던데.”

이 씨발 놈, 존나 패고 싶네!

원한다면 가르쳐 주겠다는 무진의 선심이 지수의 배알을 꼴리게 했다. 저 재수 없는 새끼한테 한 번이라도 낭패감을 주어 발전의 거름이 되기를 바랐거늘. 그러한 선의를 몰라주는 무진의 매정함에 뿔이 났다.

“맞아 줄까?”

“어디를 때리라고!”

강기를 두 겹, 세 겹으로 무장한 상태면서!

저기다 주먹을 내지르는 순간, 회전력과 절삭력이 실린 호신강기에 갈가리 찢겨 나갈 것이다.

아무튼, 저러는 게 너무 마음에 안 든다. 컨셉은커녕 잘난 체가 태생적으로 몸에 밴 것 같았다. 저게 어떻게 컨셉이야? 그러면서 자기는 또 겸손하대! 일상이 잘난 체 덩어리, 오만의 근원 그 자체였다.

-요나.

-크앙!

저것들도 문제다.

아카데미에선 중급 정령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요나의 수준은 상급 정령에 도달했다.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무진의 정령술이 급격하게 성장한 상태였다. 하루가 다르게 정령력이 강해지고 있는데, 티가 나지 않았다.

“교관한테 어떻게 안 들킨 거야?”

“내력으로 짓눌렀어.”

“그런다고 된다고?”

“되던데.”

아, 씨발! 한 대만!

무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거슬린다. 선의 따윈 내팽개치고, 한 대만 세게 때리고 싶다.

요나만 그런 게 아니다.

거대한 덩치의 호랑이는 사실 뿔 고양이, 크림이었다. 이름만 들으면 귀여울지 몰라도, 거대화를 이룬 크림의 외형은 검치호 흉악 버전이었다.

‘운도 더럽게 좋아!’

아니면 실력으로 얻은 보상이라고 해야 할까? 정령반의 김 교관은 보상으로 뿔 고양이를 무진에게 주었다. 조금 특이한 뿔 고양이로 등급이 낮기에 대단치 않은 줄 알았다.

웬걸, 진화가 가능했다.

대체 어떻게 한 건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각성할 줄 어떻게 안 거야?”

“인간이 각성하는 방법을 크림이에게도 써 봤지. 안 될 줄 알았는데,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저게 더 기분 나빠!

각성 입자를 이용했다는 뜻이잖아. 그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각성 입자를 가지고 노는 건지. 설명을 해 줘도 알 수 없는 미개척 영역이었다. 그런 일이 가능한 경우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 되는 건 아냐.”

“너 잘났다!”

무진은 동료로서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다. 요나와 크림이 특수한 경우였다. 만약 다른 여타의 정령과 마수였다면 진화가 불가능했다.

이에 더해 무진은 동료로서 충고도 있지 않았다.

“너는 분발해라.”

“시끄러워!”

“누차 말하지만, 조용히 말했다.”

“그냥 닥쳐!”

무진과 지수의 아옹다옹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남녀가 있었다. 그 둘도 정신을 놓고 있는 상태였다. 방금 자신들이 본 광경이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받아들일 수 없는 한계선에 직면한 것이다.

제인과 나도후.

현재는 사장과 직원의 관계였다. 절대 그 이상의 진전은 없다고 단언한다.

“사장님, 아까 뭐라고 하셨죠?”

“아무 말도 안 했거든.”

“그래도 경로사상과 위계는 따져야 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요.”

“그 입, 나불거리는 순간 두 번 다시 못 열게 해 줄게.”

“전 아무것도 못 들었습니다!”

그날의 일이 꿈같기는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옅어지기는 했다. 제대로 해 보면 비벼 볼 순 있지 않을까, 나름대로 평가를 해 봤거늘. 명백한 착각이자 그릇된 판단이었다.

“아까 분명히 지수 양 보고 약하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열일곱 살 생도가 거의 군주급 파괴력을 냈는데 약하다고 하면 그걸 대체 뭐라고 해야 하냐?”

“낸들 알겠습니까.”

공작급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나도후로선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파워인플레이션의 극치, 이게 바로 규모의 파괴력인가? 지극히 경제학적인 관점이었다.

“요즘 아카데미는 저러냐?”

“저도 졸업한 지가 좀 돼서, 그래도 사장님보다는…… 아닙니다.”

무슨 신입 생도가 저래.

상식적인 수준을 아득히 초월하는 천재가 나타나기는 해도, 무진과 지수는 논외였다. 저런 것들을 이기려고 애를 쓰는 생도들이 불쌍했다. 저건 조물주가 이기라고 만들어 놓은 게 아닌 괴생명체였다. 게임에서도 판이 깨지지 않는 극악 난이도나 다름없었다.

‘줄은 확실히 잘 선 것 같다.’

지금도 저런데, 앞으로는 대체 어떻게 되려고? 저런 인간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된다면 자신은 살아남을 자신이 하나도 없었다. 한때 미국의 핵우산을 원하던 우리나라처럼 꼭 붙어 있어야 했다.

“너도 운이 좋다.”

“사장님만 하려고요.”

“일단 길드로 돌아가서 뒤지게 맞자.”

“왜요?”

“재수 없어서.”

제인이 깜빡이도 없이 신경질을 부리자, 나도후는 급히 후진했다. 동안의 아름다운 외모에 속으면 안 되었다. 악덕 사장을 화나게 하면 10원짜리로 연봉을 받는 수가 있었다.

‘어떻게 안 거지?’

제인은 여전히 의문이었다. 죄악의 심판자가 간절히 필요했다지만, 지나치게 딱딱 들어맞았다. 하물며 지수가 알려 준 아이템과 장비는 숨겨진 보물들이었다.

그로 인해 현재 블랙마켓이 난리가 났다.

천진우를 따르는 파벌을 솎아 낸 직후라, 길드를 안정화하는 데 시간이 걸릴 줄 알았었다. 난데없이 나타난 s급 유물과 아이템이 날개 돋듯 팔려 나가니 쉐도우 길드의 가치가 급상승했다.

‘권왕가의 숨겨진 병기라고 하기에도.’

권왕과 비교해도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제자와 손녀로 대하기에는 청출어람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러나 정보력은 다른 얘기였다. 그만한 정보를 갖추려면 권왕가가 제대로 힘을 써야 했다.

‘젠장, 이렇게 막막하기는 처음인데.’

그렇다고 주인들을 배신한 생각 따윈 애초에 하지 않았다. 제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물건을 건네준 이상, 목숨을 다하는 한이 있더라도 따를 것이다. 다만, 함께하는 이상 숨기는 것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다들 거기서 그러지 말고 이리로 오세요.”

일전을 치른 무진이 제인과 나도후를 불렀다. 무진은 인벤토리에서 식기 도구를 꺼냈다.

‘허, 인벤토리를 주방으로 쓸 줄이야!’

인벤토리를 쓰는 방식은 주인 맘이겠지만, 주 기능은 들고 다니기 힘든 병기의 수납이었다. 그에 반해 무진의 인벤토리는 병기는 몇 개 없고, 식자재와 주방 도구로 들어차 있었다. 주객이 전도되어도 한참은 되었다.

‘진짜로 20레벨 이하인가?’

인벤토리의 크기로 대충 레벨은 확인할 수 있었다. 내부까지 꼼꼼히 확인을 해 봐야 알겠지만, 무진의 인벤토리는 작았다. 헌터 등급으로 따지면 남작도 아닌 노멀에 해당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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