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2화 〉Invasion - Iron Golem (32/71)



〈 32화 〉Invasion - Iron Golem

다리를 노려.
그것이 모든 이들의 머리에 든 생각이었다.

간단한 이야기다. 강철로 온 몸을 덮어쓴 거인이라면, 다리가 무너지는 순간 자신의 무게에 짓눌려 다시는 일어나 설 수 없게 될 것이다. 큰 몬스터라면 다리를 무너트려라, 레벨 1이라도 알 만한 사실이었다.

문제는 강철 거인의 압도적인 방어력이었다.
레벨 2나 3이 자비를 털어서 살 수 있는 무기로는 흠집조차 내지 못하는 압도적인 단단함. 다리를 찌른 작살이 튕겨나오고, 검이 부러지며, 창끝이 우그러진다. 대책없는 무식한 방어력에 모험가들이 어이를 잃을 즈음에, 강철의 거인은 발을 높게 들었다.

거인보다  배는 작은 인간이 보기에는 느릿하게. 강철의 발이 떨어진다. 저런 느린 공격이라면 맞아줄 일은 없었다.

""으와아아아악?!!?""

강철의 골렘이 내려찍은 대지가 깊게 패이고, 사방에서 거대한 흙더미가 튀어올랐다. 모험가들은 그저 발을 들어 내려찍었을 뿐인 충격파에, 정신 차리지 못하고 사방으로 날아가버렸다.
인간과 개미보다 못한 전력차이다. 그 사실을 이해해버리고 말았다.


"포기하지마라!!"

"우오오오오!!!"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는이유는  것 아니었다. 등뒤, 리빌라 마을의 절벽에서 마법을 영창하고 있는 마도사들이 있었다. 여기서 물러서면 저들이 박살나고, 저들이 박살나버리면 저 강철 거인에게 데미지를 줄 한 줄기 희망이 증발해버리고 만다.
미끼 역할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멈출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아직 미숙하고 약한 그들은 보이지 않는 참격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튼튼하고, 근력이 좋은 드워프들이 무기를 포기하고 양손에 방패를 들고서 억지로 막는다. 아무리 그래도  거체의 도끼질을 막을 역량은 없었지만, 검풍만이라면 어떻게든 받아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끼질 한 번에 몇 명씩 날아가버리는 상황은 어쩔수 없다는 것일까.

파밀리아, 종족 가리지 않고 달라붙었다가, 강철 거인이 다시 발을 드는 순간 엉덩이에  붙은 듯 부리나케 도망친다. 족히 잡아 50은 넘는 모험가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

"굉장해..."


타케미카즈치의 치구사와 함께 리뷔라 마을에서 여분의 무기를 챙기러 떠나고 있던 헤스티아가 홀린 듯 중얼거렸다. 하계의 아이들은 생명을 불태워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장작처럼, 화롯불에서 타오르는 장작처럼.
그렇기에 누구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유구의 시간을 넘어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머저리 같은 신들 따위보다 몇 배나 아름다운 것을, 헤스티아는 새삼 깨닫고 말았다.

"그런데, 치구사, 저것은 무엇이냐?"

"저건..."

치구사가 헤스티아가 가리킨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유백색의 피부를 가진 날개달린 몬스터 몇 마리가 날아오고 있었다. 헤스티아를 노린다는 듯이 정확하게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헤스티아 님!"

"에, 에에?! 나를 노리는 것이냐?! 나는 맛없다!"

오늘로써 자신이 맛 없음을 두 번이나 어필한 헤스티아에게 날개달린 몬스터  마리가 떨어진다. 번개가 어린 창을  몬스터는 작은 악마와도 같이 생겨 있었다. 치구사는 덜덜 떨리는 몸으로 단검을 빼어들었다가-

헤스티아에게 떨어지던 두 마리의 몬스터가 리뷔라 마을쪽에서 날아온 화살에 맞아 움찔한다. 그러더니 무척 화가난 듯한 모습으로 마을을 향해 날아간다. 마을 쪽에서는 여태까지 상황을 주시하던 상급 모험자들이 일사분란하게 뛰어내려오고 있었다.


"워, 원군이예요, 헤스티아 님!"

"그래, 보이는구나, 치구사."

"이 정도면 싸울 수 있을 것 같구나...?"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모험가들을 응원하던 헤스티아가 말꼬리를 흐렸다. 몬스터를 향해 돌진하는 모험가들 사이로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헤르메스의 권속, 아스피의 안내를 따라 내려오는 은팔의 의수를 가진 시앙슬로프 소녀와, 그녀의 등에 업힌 권속의 모습이.

"나자, 에스트?!"

"찾고 있었습니다, 헤스티아 님!!"

"이것이 어찌된 일이냐?!"


나자의 등에 업힌 에스트의 모습은 처절하기 그지 없었다. 왼팔은 끊어져 있었고, 다리  쪽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몸의 절반이 수정으로 변해 있어, 어떻게 하면 낫게 할  있을 것인지, 도무지 감도 오지 않는 모습이었다.

"...언니를, 에스트 언니를 구해주세요, 헤스티아 님!"

"아니, 나에게 말해도... 약사인 네가 더  알지 않겠느냐?"

"언니가 헤스티아 님에게 가기만 하면 나을  있다고 했습니다!"

"그, 그랬느냐?! 나에게 아이들을 낫게 하는 능력이 어느새 깃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헤스티아가 당황한 목소리로 외치더니 에스트를 지이이 노려보았다. 물론 아무리 신이라도 하계에 떨어진 이상, 아르카넘을 꺼내지 않고선 아무리 노려본다 한들 뭐가 변할 리가 없으며, 아르카넘을 꺼낸다 하더라도 의술의 신이 포기한 환자를 화로의 여신이 낫게할  있을리도 만무했다.

"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구나!"

"언니, 일어나!"


에스트는 아직 잠들어 있었다.
어쩌면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자의 등골을 타고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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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4. 류 리온은 이를  번이고 까득였다.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강철은 보통의 방법으로 단련한 강철이 아닌  같았다. 그녀의 능력치와 대성수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목검과 함께라면, 강철 정도는 간단히 부숴버릴  있었다.
하지만,  강철의 거인은 몇 번이나 같은 곳을 얻어 맞고서도 우그러진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저 가슴 부분의 구멍... 무지 신경쓰입니다만..."

강철 거인이 입은 흉갑 정가운데에는 커다란 구멍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보통의 몬스터라면 마석이 있을  자리에 구멍이 나있다는 것이 류를 무척이나 망설이게 하고 있었다.
저렇게 눈에 띄는 곳에 일부러  듯한 구멍. 함정일지도 모른다. 몇 계층이나 아래에서 미믹에게 당한 모험가들을 몇 번이나 보아왔기 때문에 더욱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질풍!"


강철 거인의 손아귀에 붙잡히지 않도록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던 류를 지상의 누군가가 불렀다. 헤르메스의 아스피였다.

"마을 마술사들의 영창이 끝나 갑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벌죠!"

"좋습니다, 그럼 당신과 제가 저 녀석의 시선을 끌기로 하죠."

"에?"

"당신과 제가."

놀고 싸움 구경만 할 생각이었던 아스피에게 류가 쐐기를 꽂았다. 그리고 움직임을 돌변해, 보란 듯이 강철 거인의 주먹질을 아스피에게로 이끌었다.
아스피는 에,  하고 얼빠진 듯 류의 모습을 보다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류가 달려나간 쪽의 반댓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조오오오-아써! 안드로메다가 미끼가 되겠단다! 이 자식들아, 맘놓고 영창해라!"

"질푸우웅!!! 보르스!! 용서 못합니다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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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얼추 구한 것 같고, 이젠 어떡할까?"


벨프가 쓰러진 모험가들이 후방에서 치료받고 있는 모습을 보며 오우카에게 물었다. 오우카는 저 멀리 강철 거인의 공격을 이리저리 회피하고 있는 두 여성을 보며, 순간 더 미끼가 필요하긴 한 걸까, 하고 생각했다가 이를 악물었다.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무신 타케미카즈치의 권속으로써 전투의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 망정, 또 도망치려 하다니-


"싸운다."

"좋다, 이 자식아. 어디 실력이나 좀 보자고!"

벨프가 호기롭게 외치며 대검을 들었고, 오우카는 따라서 껄껄 웃으며 창을 들었다.
싸우고 나면 친구가 된다던가.  말이 정녕 옳았다.


"벨, 우리는 이제 저 녀석을 칠거다! 너는 어쩔거냐?!"

리더의 뜻에 따르겠다는 듯이, 벨프가 물었다. 물론 대답은 긍정이었고, 벨프 역시 다른 대답은 바라지도 않고 있었다.

달린다. 강철의 거인이 류와 아스피를 향해서 휘둘러진 눈 먼 도끼와 참격에 얻어맞지않도록 조심하면서, 하지만 재빠르게 다가가 자신들의 무기를 휘둘렀다. 무진장 단단하긴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는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바위를 깨트리고 레벨 2가 된 소년이 바로 옆에 있지 않았나.

"녀석이 발을 들어올렸어, 피해!"

"젠장, 때릴 틈도 안 주는구만!"

벨의 파티 쪽과는 다른 쪽 다리를 열심히 치고 있던 어태커 진영 쪽에서 벨 들에게 외친다.벨프와 오우카는 욕지기를 내뱉으며 떨어지지만, 벨은 이를 악물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 찍어지는 거대한 기둥과도 같은 다리와, 그 위로 보이는 흉갑  가운데에 나 있는 구멍.

이대로라면 전황이 변하지 않을 뿐이야.
벨이 뛰었다. 강철 거인의 발이 땅을 찢어부수고, 그 반동으로 벨이 더욱 높게 도약한다. 단 한 번의 도약으로 허리춤까지 올라온 벨은, 헤스티아 나이프를 갑옷의 틈새 사이에 걸듯이 찔러넣고, 나이프를 기점으로 삼아 몸을 빙글 돌리고, 그대로 또  번 도약했다.

단번에 강철 거인의 얼굴 근처까지 올라간 벨은 전신의 털이 곤두서는 기분에 몸을 한  떨고서, 중력에 몸을 맡기고 낙하하면서, 헤스티아 나이프를 거인의 구멍에 찔러 넣으려 했다.

그런 그에게 거인의 팔이 휘둘러졌다. 류와 아스피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단번에 그를 처단 대상 제 1 순위로 삼고 곧바로 공격 대상을 바꾼 것이었다.

"아-"

"위험해!!"


벨이 당황에 빠진다. 몸은 굳어버렸고, 뇌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하지 못한다. 애초에 무엇을 생각해도 뭐가 바뀔까 싶기는 했지만-
아마 사태를 주시하고 있던 류가 곧바로 날아와 벨을 채가지 않았다면, 벨의 모험은 여기서 끝났을 것이다.

"너무 무모했습니다."

"으윽..."

"파티원을 믿는 것도 좋지만, 너무 믿지는 말아주십시오. 언제나 당신을 구하러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네..., 죄송해요, 류 씨."


아이를 타이르는 듯이 류가 훈계하고, 벨은 고개를 숙였다. 확실히 방금 것은 두 말   없는 자신의 실책이었기 때문이다. 강철 거인의 움직임이 느릿느릿하다고 해서 상황 판단 능력까지 느릿느릿하다고 생각한 것은 확실한 잘못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좋은 것을 알아냈군요."

"네?"

"전위, 나와! 마법 들어간다!!"

절벽 근처에서 보르스가 그들에게 외쳤다. 당장 그 자리에서 튀어나오라고. 보르스의 뒤에선 마법의 영창이 끝난 마술사들의 마도구들이 새하얗게 빛나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것만 같아 보였다.
류는 그런 그들에게 큰 목소리로 외쳤다.

"가슴팍의 검은 구멍을 향해서 쏘십시요! 그곳이 약점입니다!"

"들었냐, 자식들아!! 빗나가면 박살날 줄 알아라!!"


오우! 마술사들이 기합을 넣듯이  목소리로 영창을 끝냈다.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하얀 번개가, 바람의 칼날이, 나타난다. 강철 골렘은 발밑의 인간들과 머리 인근에서 날아다니던 귀찮은 인간들이 모조리 빠지는 것을 보고, 진짜 위협은 마술사들 쪽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몸을 돌리고서, 도끼를 휘둘렀다.


"우으으으으오오오오오오옷?!?!?!"


보르스가 마술사들의 앞에 세워두었던 방패의 뒤에 몸을 숨기고 그런 보르스를 몇 명이나 되는 모험가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뒤에서 밀어준다. 방패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무식한 바윗덩어리 방패-언젠가 보르스가 던전에서 커다란 용이빨 둔기와 함께 발견한-는 아무런 마법 강화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강철 골렘의 도끼질을 견뎌내었다.


"쏴라!!"

바윗덩어리 방패에서 얼굴을 빼꼼히 내민 보르스가 외쳤다. 마술사들이 마술을 강철 거인에게로 쏘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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