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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화 〉Spotlight: Est (25/71)



〈 25화 〉Spotlight: Est

"으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앙!!"

'으으...'


한참 전에 잠에서 깨었지만 부둥켜안고서 울고 있는 주신과 단장을 보며 땀을 뻘뻘 흘리는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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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크라넬

Lv 1
힘 : SS 1002
내구 : S 982
기교 : SSS 1120
민첩 : SSS 1189
마력 : B 721

마법

태양의 기적
-촉매가 필요. 신앙심에 따라 위력이 변화.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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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초월한 어빌리티구나."

"랭크  할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지."

헤스티아가 벨의 등을 몇  손가락으로 문질러 스테이터스를 조정한다. 정말로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헤스티아는 끝났다며 벨의 등에서 떨어졌다.


"끝난 건가요? 별로 달라진 거 같지는 않는데..."

"그럼 랭크 업 하나 했다고, '우오오오! 힘이 솟아!'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느냐?"


벨은 손을 쥐었다 폈다. 몸을 점검했다.
정말로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러나 기뻐하거라! 너의 두 번째 스- 아니지, 첫 스킬이 발현했느니라!"

"스킬이요!?"


헤스티아가 벨의 등에서 떼어낸 갈색 종이를벨에게 건네었다. 아르고 노트(영웅 선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스킬이었다.
어릴 적에 보았던 동화와 같은 이름의 스킬 이름을 보며, 벨은 얼떨떨한 기분을 느꼈다. 조금이나마 그들이 선 자리에 가까워 진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액티브 액션에 대한 차지 실행권? 뭘까요, 주신님?"

"잘 모른다. 아마 너의 행동을 강화하는 정도의 스킬이겠지."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헤스티아를 입술을 삐죽인 벨이 보았다. 헤스티아는 만면에 실웃음을 짓고 있었다.

"ㅇ, 왜 그러시나요, 주신님."

"아니-♪ 그 나이 먹고도 아직 이야기 속의 영웅을 동경하고 있던  군이 귀여워서 말이다?"

"주, 주신님!"

"왜, 동경할 수도 있잖아."

바깥에서 계속 나무를 깎고 있던 에스트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찬물을 끼얹으며 걸어내려오고 있었다. 자신의권속을 놀려먹을 생각으로 가득했던 헤스티아는 칫칫혀를 차며 에스트를실눈으로 노려보았다.


"그런 너는 주신님~ 저는 약해요~ 엉엉~ 하면서 펑펑 운 주제에 말이다!"

".....그래, 약해서 견딜 수가 없네."

에스트가 정색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척척척 헤스티아에게 다가간다.
암자색 머리카락이 드리운 그림자가 얼굴을 가득 덮고 있어서 무섭게 느껴졌다. 에스트가 한 발자국  발자국 내딛을 때 마다 헤스티아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뒷걸음질치며 도망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무, 무엇을 할 생각이느냐!"

"...그냥."


구석에 몰린 헤스티아가 덜덜 떨며 외쳤다. 에스트는말없이 헤스티아를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작은 신을 안아버렸다.


"에스트 보충 좀 할게."

"...마, 마음껏 하려무나?"

벨은 옆에서 하하하 멋쩍은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저, 저기. 이제괜찮을까?"

"맞다. 잊고 있었어."

문을 노크하는 소리와 바깥에서 들려온 낯익은 목소리. 벨은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고, 헤스티아를 꼬옥 안고 있던 에스트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헤스티아에게서 떨어졌다.

"손님이야. 벨."

"저에게 손님이요?"

벨이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손님이라고는 해도... 아무래도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에스트는 문 바깥에 있을 소녀를 불렀다.

"들어와도 좋아."

"여기 파밀리아 홈이잖아- 괜찮아?"

"그런 거 여기선 아무도 신경 안 써."


바깥에서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가-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라며 문이 열렸다.
새까만 머리카락을 단발로 정리하고, 건강미를 넘치는 갈색 피부를 자랑하듯 굉장한 옷을 입고 있는 소녀는 레벨 5. 대절단(아마존)이라는 패기(네타) 넘치는 이명을 자랑하는 아마조네스, 티오나 히류테였다.

"오래간만이야, 소년... 아, 그래. 안녕하세요,  헤스티아. 저는 로키 파밀리아의 하나, 티오나 히류테입니다."

"로키 쪽이더냐..."

티오나는 생긴 것과는 다르게 은근히 예의바른 모습으로 헤스티아에게 인사했다. 헤스티아는 릴리루카 아데와 에이나 튤, 그리고 아이즈 발렌슈타인에 이어서 또또 여성 관련자가 나타난 것을 보고 실눈을 가늘게 떴다가, 또 로키 파밀리아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고개를 삐걱삐걱이며 벨에게로 돌렸다.


"아, 안녕하세요. 티오나 씨."

하지만 벨의 반응은 얼떨떨했다. 오히려 저 사람이  여기 있어- 하는 표정이었다.
헤스티아는 자기도 모르게 안심하고 말았다.

"큿흠. 그래, 로키의 아이여. 무슨 일이 있어 이곳에 찾아왔느냐?"

"음... 이건 그쪽의 소년과 관련있는 이야기인데..."

"벨 크라넬이라고 해."

"그래, 벨."


곧바로 이름으로 부르다니... 더욱 미심쩍구나. 헤스티아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벨이 어제 쓰러트린 몬스터에 대해서 말인데..."


벨은 어제 있었던 사투를 떠올리고 몸에 소름이 돋았다. 두 번 하라고 하면 다시는 못할 것 같은, 그야말로 생사를 넘나드는 사투였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티오나 씨는 어제 아이즈 씨와 함께있었던가. 벨이 아득하게 느껴지는 기억을 더듬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네. 하지만 저도 갑자기 마주한몬스터라서 정보라고 할 만한 건..."

"아니, 정보 같은  얻고 싶은  아니라, 그 몬스터가 남긴 아이템에 관한 건데."

"아이템요? 그건 제가 회수했는데..."


벨이 품속에서 하얀 물방울 모양의 물체를꺼내어 티오나에게 보여주었다. 잠자코 있던 에스트는 그것이 산양머리 데몬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벨이 어째서 그렇게 상처를 입고 있었던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안심했다. 지금 벨의 실력으로는 산양머리 데몬의 육체에 흠집 하나 내지 못할것인데, 그것을 쓰러트렸다는 것은-, 어쩐지 벨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증명과도 같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 쉽게 죽지 않겠다고 말하고만 있는 것 같았다.

"음...  녀석도그런 걸 떨어트린 건가..."

"네?"

"아냐아냐. 그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것도 아니야."

"그럼요?"

"그 몬스터가 남긴 두 자루의 마체테. 그걸 내가 사고 싶은데."


벨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몬스터가 쓰러진 이후, 물방울 모양의 아이템은 릴리가 회수해서 벨의 마석 주머니에 넣어두었지만, 다른 건 하나도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벨의 수중에 그 몬스터의 마체테는 없었다.

"아, 우리가 회수했어."

"그럼 가지셔도  텐데..."


어차피 벨은 들지도 못한다. 아텔 어시스트를 가진 릴리조차도 무거워서 한 자루를  들지 못해 회수하지 못했는데. 그렇다고 버려두는 것은 아까우니, 쓸 수 있는 사람이 쓰면 좋을 텐-

"쉿,"

"믑? 믑읍읍믑?!"

헤스티아가 곧장 손을 들어 벨의 입을 막아버렸다. 잡생각도 하지 못하게 다른 손으로 벨의 뒷목을 잡고 머리를 이리저리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래도 말이지, 그런 싸움을 보았는데 그냥 휙하고 가져가기는 뭣하잖아?"

"음! 좋다, 히류테 양. 얼마까지 생각하고 왔느냐?!"

"그, 7000만 발리스..."

"7000만!! 벨,너는 도대체 무슨 괴물을 쓰러트린 것이냐!"

헤스티아의 눈이 발리스 모양으로 바뀌었다. 7000만이면 감자돌이가 200만 개다!
헤스티아가 헤파이스토스에게서 헤스티아 나이프를 주문할 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금전 감각이 알바를 하며 생겨난 것을 누가 안다면 따뜻한 눈으로 보아주겠지만, 그런 사정 아는 사람이 여기에는 없었다.

"7000만 발리스다! 무르기 없기다, 티오나!"


이젠 심지어 경칭 생략하고 이름으로 부른다.티오나는 작은 신의 모습을 보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이었다.


"안 돼."

"에스트! 무슨 소리냐!"

"1억 2000만 발리스."

"""에엑!?"""

이구동성으로 비명이 튀어나왔다. 1억 2천만. 티오나는 그 정도 돈이 지금으로썬 부족했고, 헤스티아는 그런 높은 가격을 불러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탓이고, 벨에게가서는 억소리 나는 단위에 기절할 지경이었다.


"무, 무슨 소리냐, 에스트! 이 아이가 그런 돈이 어디 있다고! 안 사면 어쩔 것이냐!"

"지금은 확실히 없지만..."

"두 자루잖아?  자루에 7000만. 통 크게 2000만 발리스 할인은 해줄 수 있어."


티오나는 고민했다. 스페어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휘두르면 중량감이끝내주고, 절삭력은 엄청나고, 투박해서 마음에 들고,크기도 커다래서 큰 몬스터도 단번에 두쪽내고!

"...3개월 무이자로 해 줘."

"1억 3000만."

"우으... 알았으니까 어서  돈 가져가!"


티오나는 얼굴에 가득 홍조를 짓고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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