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247화 (247/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47화

멀어서 내용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걸 아는지 앤더슨이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갤럭시의 약점은 내년 시즌 FA가 되는 선수들이다. 그들은 팀에 대한 애정이 없다. 머릿속에는 시즌이 끝나고 어떤 대박을 터뜨릴지에 대해서만 가득하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갑자기 가라앉았다. 최근 자주 나오는 기사였다.

많은 전문가가 내놓는 갤럭시의 약점, 첫 번째는 바로 얇은 선수층이다.

그리고 두 번째가 중심선수들이 내년에 FA가 된다는 점이다.

중간에 합류했기에 팀에 대한 애정이 없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FA대박으로 가득차 있다라는 논조의 분석이었다.

이러한 기사는 선수단의 분위기를 흐리게 한다. 굳이 여기서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때 앤더슨이 말했다.

"옛이나 먹으라지."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FA. 물론 중요하지. 하지만 말이야. 나는 베이스볼이 좋아. 베이스볼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그런 베이스볼의 정점에 이를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대중 한다고? 이 새끼들은 의자에 앉아서 손가락만 놀리니까, 우리 선수들의 마음은 1도 모르는 거라고."

"말 한번 잘했다!!"

"기사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이 새끼들은 뇌피셜로 기사를 도배한다니까."

"으하하!! 맞아!"

분위기는 삽시간에 역전됐다.

그 모습을 보며 신우가 말없이 음료를 들이켰다.

[앤더슨 저놈도 경험이 많네.]

[기사로 인해 흔들릴 수 있는 선수단을 모아다가 흔들림을 바로 잡았어.]

[이 녀석도 팀에 오래 남으면 클럽하우스 리더는 그냥 되겠네.]

[에이스도 한마디 해야 하지 않겠누?]

때마침 앤더슨이 신우에게 말했다. 혜이~! 에이스, 너도 한마디 해줘야지."

선수들의 시선이 신우에게 집중됐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뭐, 딱히 할 말은 없어."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단지 1차전에서 나는 평소대로 할 거다."

"평소대로?"

푸, 푸하하!! 평소대로! 그 말만큼 무서운 건 없는데?"

"크하하!! 네가 평소대로 하면 필리스 타선은 안타도 못 때린다는 소리 아니야?"

"이 자식! 이렇게 한 방 먹이네!"

"그래! 시누!! 너는 평소대로만 해주라!!"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갤럭시 선수단이었다. 마지막으로 토마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높게 들어 올렸다.

"디비전시리즈는 경유지에 불과하다. 우리의 목적지는 월드시리즈, 그리고 우승 반지다."

"오케이!!"

반지 하나 차보자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하여!!"

"위하여~!!"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갤럭시 선수단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빌 혜리스는 오랜만에 야구장을 찾았다. 홈구장인 아닌 원정경기장이란 게 조금 아쉬웠지만 말이다.

'설마 이렇게 목표를 빨리 이루게 될 줄이야."

빌 헤리스는 계획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구단을 만들면서 여러 계획을 세웠다. 그중에 첫 번째가 바로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가을야구는 선수들에게만 꿈이 아니다. 모든 야구 팬에게 특별한 경기이며 그건 구단주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구단주이기에 가을야구를 간절히 원했다.

모든 구단주가 그런 건 아니었지만, 구단주들 대부분은 야구를 좋아해서 구단을 운영한다.

빌 헤리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보던 가을야구를 이제는 내 팀이 하는 걸 볼 수 있게 됐어.'

그런 자리에 자신이 빠질 수 없었다.

그래서 바쁜 업무일정에서도 일부러 스케줄을빼서 직접 구장에 방문했다.

'반대하던 주주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어서 다행이야.'

처음 구단을 창단한다고 했을 때, 주주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회장님 오셨어요?"

그를 맞이하러 나온 릴리 헤리스.

딸에게 회장님 소리를 듣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파진 그였다.

"딸아, 공식적인 자리도 아닌데, 굳이 회장님으로 부르면서 거리를 둬야겠니?"

"평소 버릇이 나오는 법이잖아요."

"하… 그런 말 할 때는 꼭 너희 엄마 닮았구나."

딸 앞에서는 세계의 갑부 역시 평범한 아빠였다. 올림픽 스타디움에는 빌 헤리스만이 아니라 다수의 유명인사가 찾았다.

그들 중에는 메이저리그의 레전드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한국 쪽의 레전드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았어요. 방송국과는 이미 이야기해서 관련 영상을 띄우는 쪽으로 해뒀어요."

"철저하네."

"구단주 대리잖아요."

딸의 성장된 모습에 빌은 미소를 머금었다.

"팀은 어떤 거 같나?"

"분위기가 무척 좋아요."

"그래? 의외인데, 첫 포스트시즌이라 다들 굳어 있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그러게요. 운영팀도 그 부분을 걱정했는데, 휴식일이 끝나고 왔을 때, 다들 표정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알아봤는데, 앤더슨이 자신의 호텔에 초대해서 파티를 했나 보더라고요."

"오호, 앤더슨이 그런 면이 있었나?"

"저도 놀랐어요. 덕분에 분위기가 좋아지고 뭔가 하나 된 분위기예요."

하나가 된 팀만큼 중요한 건 없었다.

특히 단기 결전에서는 말이다.

"상대 역시 준비가 철저하겠지만………"

릴리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왠지 느낌이 좋아요."

딸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자 빌 역시 미소가 지어졌다.

"네가 그렇다니 기대가 되는구나."

실내 불펜장.

신우는 경기를 앞두고 웜업을 하고 있었다. 파앙!!

파앙!!

공이 꽂힐 때마다 경쾌한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오늘 컨디션도 좋은 거 같은데? 공이 들어올 때마다. 손바닥이 찌릿찌릿하다!"

토마스가 신우의 기운을 북돋웠다.

평소 불펜포수가 신우의 공을 받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다.

그렇기에 토마스가 직접 공을 받고 있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 패스트볼의 낙차는 물론이거니와 변화구들 역시 각의 변화가 크다."

빈말을 한 게 아니었다.

오늘 신우의 컨디션은 최고조였다.

'이런 신우가 상대라면……'

토마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필리스가 불쌍하군."

적이 불쌍해지는 신우의 컨디션이었다. 불펜 연습이 끝난 뒤.

신우는 음료를 마시면서 체력을 회복했다.

[드디어 포스트시즌이네.]

[크으 !우리 시누가 선발로 포스트시즌에 오르누.]

[네]

신우의 포스트시즌 진출..

사실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감회가 남달랐다.

그건 신우나 레전드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신우의 시선이 허공으로 향하자 눈앞에 하나의창이 떴다.

[방송종료까지 D-25]

앞으로 25일이 남은 방송종료,

레전드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포스트시즌이었다.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스승과의 작빌을 고하는 피날레였으니 말이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는 신우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라는 슈퍼스타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팀.

그리고 그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는 필리건이라 불리는 열광적인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오늘 승리는 우리 거다!!"

"퍼킹~! 시누!!"

"1차전은 가볍게 이기고 들어가자고!"

필리건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당연한 일이었다.

필리스는 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승률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특히 브라이스 하퍼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중심타선은 무서운 위력을 선보였다.

올 시즌 역시 타고투저 시즌인 걸 감안해도 마크 하퍼 홀랜드, 세 선수가 합작한 홈런은 122홈런이었다.

거기에 3할 타율을 모두 넘는 정교함까지 갖추고 있어 그들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필리스 팬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갤럭시 팬들은 주눅이 들어 있었다.

"필리건들 장난 아닌데?"

"야야…… 완전 조폭 아니냐?"

"와…… 무섭다고는 들었지만, 이거 너무 한 거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원정경기라는 점,

거기에 포스트시즌이 첫 경험이다.

주눅이 드는 게 자연스러웠다.

응원전에서부터 밀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었다.

선수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앤더슨이 나서서 그들을 다독였지만, 당일이 되자 약간씩 긴장을 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믿음이 있었다.

'괜찮아, 오늘 선발은 시누다.'

'시누가 선발이야.'

'녀석이 마운드에 있는 이상 두려울 건 없다."

그리고 경기를 위해 그라운드에 올랐을 때, 더 이상 선수들은 떨지 않고 있었다.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는 게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군.'

제이비어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경기를 준비했다.

[전국의 야구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중계가 시작됐다.

[역사적인 32개 구단 제재로 시즌을 시작한 메이저리그! 페넌트 레이스는 마무리되었지만, 아직 이들의 야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캐스터의 높아진 목소리만큼이나 경기장의 분위기도 뜨거워지고 있었다.

[다수의 슈퍼스타를 보유한 강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메이저리그 역사상 창단 첫해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몬트리올 갤럭시가 디비전시리즈에서 격돌합니다!]

선발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디비전시리즈라는 단기전에서 먼저 승부수를 건 것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였습니다! 1차전 선발로 올 시즌 38세이브를 기록한 에르난데스 선수를 등판시킵니다!]

카요 에르난데스,

시즌성적 38세이브 ERA 0.98를 기록한 특급 클로저다.

무엇보다 세이브 성공률 100%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가진 공을 뿌렸다.

[올 시즌 최고구속 102마일을 던졌던 정신우 선수!! 하지만 내셔널리그 선발투수의 최고구속으로는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불펜투수까지 포함하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에르난데스가 와인드업과 함께 공을 뿌렸다. 특유의 사이드암에서 뿌린 공이 순식간에 공간을 가로질러 미트에 꽂혔다.

페어어억~!!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건 바로 카요 에르난데스 선수죠. 최고구속 105마일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9년 조던 힉스가 기록했던 최고구속과 동일한 기록이죠. 그런 에르난데스를 1회에 올렸다는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1회가 승부처라고 본 거죠. 갤럭시의 타선은 짜임새가 있습니다. 전 경기에서 보면 점수가 1번부터 5번까지 골고루 나오고 있죠.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떻게 달라지는 거죠?]

[1~3번 타순에서 출루하지 못하면 득점 빈도가 확연히 낮아집니다. 특히 1회에서 선취점을 내지 못하면 경기가 어렵게 풀려가는 경기가 많았습니다.]

메이저리그의 페넌트레이스는 162경기다. 이 경기를 치르는 동안 각 팀에는 엄청난 데이터가 쌓인다.

특히 타자는 수백 번 타석에 들어서면서 버릇 하나하나가 상대의 전력분석팀에 들어간다.

분석팀은 그런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분석하고 또 분석한다.

'너희에 대해서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전력분석팀을 보유하고 있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브라이스 하퍼를 영입했던 필리스는 이후 선수영입과 동시에 분석팀에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덕분에 현재는 메이저리그 최고수준의 분석팀을 보유하고 있죠.]

[즉, 세세한 데이터로 만들어진 전략이라 소리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벼랑 끝 전략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클로저를 오프너로 활용하다니 말이죠.]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더라도 필리스는 큰 타격을 입지 않습니다. 내일 경기에서 자신들의 에이스가 출격하니 말이죠.]

필리스는 1선발을 2차전에 내보낸다.

즉, 1선발 대결을 피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에선 매일 같이 필리스를 공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필리스의 감독 윌리엄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선 정확한 데이터, 확률이 높은 전략 그리고……'

윌리엄 감독의 시선이 그라운드로 향했다.

"플레이볼!!"

[경기 시작합니다!!]

와인드업과 함께 에르난데스가 1구를 뿌렸다. 쐐애애애액!!

페어어억!!

"스트라이크!!"

[고, 굉장합니다! 초구부터 전력투구! 구속은무려 104마일이 찍힙니다!]

에르난데스의 초구를 본 윌리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전략을 현실로 만들어줄 선수들이 있으면 된다.'

그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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