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수로 메이저리거 218화
중계화면에 하나의 창이 떴다.
「2라운드 진출 선수
1.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31개)
2. 정신우(27개)
3.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5개)
4. 피트 알론소(22개)」
결과가 나오자 엄청난 반응이 일어났다.
-올해 홈런레이스 뭐냐? 커트라인이 20개임??
미쳤다.
-20개 친 앤더슨도 탈락 ㅋㅋㅋㅋ
-이 정도면 레알 역대급 레이스 아님? Lㅇㅇ 원래 1라운드 커트라인이 10개 중반 정도인데 미쳤음.
ㄴ 블게주 31개 뭐냐?
ㄴㄴ ㄴ레알 괴수네, 괴수야.
-와… 신우 1라운드에 27개 때린 거 실화냐?
느타격폼 바꾼 듯.
LL00 레벨스윙에서 어퍼스윙에 가깝게 바뀜.
-이진철 코지 공 잘 던지네.
훈련 빡시게 한 듯 ㅋㅋ
ㄴ ㄴ레알 저음이면 떨릴 텐데, 잘 던져주네.
1라운드부터 프겁게 달아오른 선수들의 배트는 2라운드에서도 불을 뿜어냈다.
따악~!!
"와아아아!!"
[또 넘어갔습니다!! 게레로 주니어! 2라운드에서도 괴력을 뿜어내며 33개의 홈런을 기록합니다!!]
1위로 통과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다시 30개를 넘어서는 33개를 기록했다.
[2019년에 세운 본인의 거리어하이인 40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역시 대단한 기록입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괴수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이후 타석으로 신우가 들어섰다.
[1라운드 2위인 27개로 2라운드에 진출한 정신우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신우의 등장에 관중들이 열광했다.
[휘유~! 분위기 달아오르누.]
[솔까 이런 분위기면 안 달아오르는 게 이상할 듯.]
[0]
[야야! 주니어가 33개 쳤으니까. 그 이상 가즈아!!
[사나이라면 40개를 노려야지.]
[결승전도 생각해야 되지 않음?]
[그린 게 어딨음. 일단 지르고 보는 거지.]
[가즈아!!]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눈으로 기 힘들 정도였다.
그때 매튜슨의 도네가 도착했다.
매튜슨 님이 1000노잣돈을 후원하셨습니다.) (결국 이 행사는 팬들을 위한 거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게 뭔지 생각해 봐.]
그 후원에 신우는 결정을 내렸다.
타석에 들어선 신우가 배트를 쥐고 신호를 주었다. 외침과 함께 이진철이 초구를 던졌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딱 치기 좋은 위치로 날아들었다.
구속이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았다. 코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몸쪽이라고 해서 너무 가깝게 붙으면 안 된다. 배트를 몸에 붙여 돌렸을 때, 정확히 가운데에 맞는 코스로 날아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이진철의 공은 완벽한 배팅볼이었다.
그리고 신우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와아아아아~!!"
[때렸습니다!! 그리고 넘어갑니다!!! 초구를 홈런으로 바꾸는 정신우 선수의 괴력!! 대단합니다!!]
신우의 홈런이 불을 뿜었다.
딱~!!
딱~!!
[엄청난 페이스입니다!! 순식간에 홈런은 개를 돌파!! 시간은 고작 1분이 지났을 뿐입니다!]
홈런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페이스 역시 대단히 빨랐다.
부웅~!!
한 번의 스윙.
따악~!!
하나의 홈런.
[또 넘어갔습니다!! 15번째 홈런을 기록하는 정신우 선수!!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80초!! 1분하고도 20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 이거 정말 대단한 페이스입니다! 어쩌면 역대 최고기록을 갱신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와아아아아!!"
"우~! 우~! 우~! 우~!!"
"벌써 15개라니!! 미쳤다!!"
"시누 네가 최고다!!"
"이런 홈런페이스라니!! 넌 미쳤어!!!"
[들리십니까?! 현장에서는 정신우 선수를 연호하는 관중들의 목소리만이 들리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응원입니다!!]
홈런레이스는 지루하다.
2015년 룰이 개정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이런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제 레이스는 지루했다.
딱~!!
[또 넘겼습니다!! 멈추지 않는 질주!!]]
[대단한 페이스입니다. 하지만 이제 체력 배분도 생각하는 게 좋을 거……]
딱~!!!
[연속 홈런!! 멈추지 않습니다!! 정신우 선수의 질주가 멈추지 않습니다!!]
선수들은 제대로 날아오는 공에만 배트를 돌렸다. 아웃카운트가 기준이었기 때문에 굳이 공격적으로 스윙할 필요가 없었다.
보는 이들은 지겨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물이 바뀌면서 제한시간이 생겼다. 선수들은 공격적으로 나가야 했다.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룰 개정 원년인 2015년 역대 홈런레이스 역대 최다인 159개가 나왔다.
이 기록은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홈런레이스로 손꼽히는 2019년에 깨졌다.
당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91개, 작 피더슨이 60개, 그리고 피트 알론소가 57개를 때려내며 무려 312개의 홈런이 나왔다.
그리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아버지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에 괴수라는 별명을 추가했다.
따악~!!
[아아!! 이건 큽니다! 거요!! 무려 440피트의대형 홈런이 나왔습니다!!]
[대단한 파워입니다! 이런 홈런이 하나만 더 나오면 추가 시간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 기록을 지금 신우가 도전하고 있었다. 시간은 막 3분 30초를 넘어서고 있었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도 넘어갑니다!! 32번째 홈런을 터뜨립니다!!]
[이제 게레로 주니어가 기록한 33개에 단 1개 자이로 따라 붙었습니다!]
2라운드 홈런레이스는 일대일 대결이다. 즉, 신우의 상대는 게레로 주니어라는 소리였다. 33개를 때려낸 그의 기록을 넘어서야 했다.
[남은 시간은 20초!!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신우가 다시 타격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이진철이 공을 던졌다.
꽤액!!
따악~!!
[때렸습니다!! 아… 하지만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네요. 아쉽습니다!!]
이후 신우의 스윙에 맞은 타구들이 하나 같이 담장 앞에서 떨어졌다.
홈런은 추가되지 않고 단숨에 10초의 시간이 흘러갔다.
-갑자기 뭐임?
-페이스 흐트러진 듯?
-이진철의 공이 이상한 거 아니야?
-이러다가 2라운드 탈락하겠네.
-게레로 주니어가 상대였던 게 불운이네.
-그래도 30개 이상 때렸으니 대단한 거지. 사람들은 신우의 스윙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건 정답이었다.
"젠장……'
부담감이 그의 마음을 집어삼켰다.
스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홈런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뭘 그렇게 부담스러워함?]
[가볍게 쳐! 가볍게!]
[공에만 신경 써라.]
레전드들이 나서 그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그때였다.
신우야!!"
이진철이 신우를 불렀다.
그리고 가볍게 어깨를 털며 말했다.
"하나만 더 가자."
씩 웃으며 말하는 이진철이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을 보니 갑자기 긴장감이 풀렸다.
고개를 끄덕인 신우가 다시 타석에 섰다.
"간다!"
이진철이 모든 정신을 집중해 공을 던졌다.
[남은 시간은 5초!! 공 던졌습니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이 완벽한 코스로 날아들었다. 처음 이야기했던 코스, 홈런을 치기에 가장 베스트한 속도로 날아드는 공에 신우가 다리를 내디였다.
하제는 앞으로 나아갔지만, 견갑골을 조여 상체를 반대로 향하게 만들었다.
뒤틀림,
그렇게 생긴 회전력을 일순간에 방출했다.
후웅-!!
엄청난 속도로 돌아간 스윙이 깔끔한 궤적을 그리며 공을 낚아챘다.
따아악~!!
[패렸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타임아웃!!! 타구는…!!]
카메라가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를 잡았다. 곧 관중석으로 떨어진 타구에 신우가 양손을 번쩍 들었다.
[넘어갔습니다!! 33번째 홈런이 터집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동률을 이루는 정신우 선수!! 2라운드 1차전부터 연장전으로 경기가 이어집니다!!]
홈런더비는 동률이 나올 경우 연장전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게레로 주니어가 2019년 1라운드 40개의 홈런을 때려냈을 때, 2번의 연장전을 통해 달성했다.
그랬던 기록을.
딱~!!
[또 때렸습니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관중석에 떨어지는 홈런!!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연장전에서 10개의 홈런을 추가!!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인 자신의 40개 기록을 가볍게 넘어섭니다!!]
첫 번째 연장전에서 넘어섰다.
왜 그가 괴수라고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와… 저놈 진짜 괴물이네."
"그러게요."
혀를 내두르는 이진철을 보며 신우도 동감했다. 2라운드에서 10개의 홈런을 칠 줄이야.
'나는 가능할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연장전의 룰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시간 연장.
1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지며 그 시간안에 더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다.
그리고 여기서도 동률이나올 경우 스윙 오프 연장이 시작된다.
스윙을 3번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2019년 당시 게레로 주니어는 이 스윙 오프를 2번이나 진행해 40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런데 올해 단 1번의 연장에서 43개를 때려내며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긴장되나?"
조금 되네요."
"그래도 나는 네가 부럽다."
"예?"
"이런 무대에서 뛸 수 있다니 말이야. 그리고 부러운 마음보다 더 큰 게 뭔지 알아?"
신우가 이진철을 바라봤다.
"자랑스럽다는 거다. 처음 네가 손을 바꾼다고 했을 때, 사실 반대할까 생각했다. 너무 위험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너는 멋지게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가 되어 있지."
"코치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어.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지. 그때보다 지금이 더 긴장되거나 두렵지는 않다는 거."
확실히 그랬다.
당시에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만약 이게 실패한다면 자신은 어떻게 될까? 지금도 긴장되고 두렵다.
하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경직되어가던 몸 상태가 풀렸다.
"감사합니다."
"우승하민 한턱 쏴라."
"예!"
고개를 끄덕인 신우가 타석으로 향했다.
[연장전! 정신우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사람들은 말했다.
-아무리 시누라도 이건 무리임.
-와… 게레로 주니어 미쳤네.
-어떻게 1분 동안 10개를 때려내냐?
-레알 재 도핑테스트 해야 함.
1년에 5번은 한다.
L L도핑 또 나왔.
-이건 시누가 졌네.
게레로 주니어를 이길 수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신우는 그러한 예상을 하나씩 짓밟았다.
[넘어갔습니다!! 8번째 홈런을 기록하는 정신우 선수!! 그리고 남은 시간은 15초!!]
[정말 엄청납니다! 정신우 선수! 엄청난 파워와 집중력으로 순식간에 홈런 8개를 만들어냈어요!!
따악~!!
[말씀드리는 순간!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도 큽니다!!! 넘어갑니다!!!! 10초를 남겨두고 아홉 번째 홈런을 추가하는 정신우 선수!!]
[이…… 이제! 단 하나의 홈런만 추가하면 다시 연장으로 가게 됩니다!!']
[이번에도 큽니다!! 커요!! 또 담장을 넘어갑니다!! 연장에서도 다시 한번 동물을 만들어냅니다!!
카메라가 게레로 주니어를 잡았다.
고개를 젓고 있는 그의 모습은 전 세계에 전파됐다.
-와……미누.
-이게 뭐냐?
-실화임?
-아니, 한 라운드에 40개 치는 것도 믿기지 않는데, 그걸 두 명이 해낸다고?
-게레로 주니어는 원래 괴수여서 이해하는데, 시누는 뭐냐?
ㄴ사이영상 2회 수상자.
ㄴㄴ완벽한 투웨이 플레이어.
ㄴㄴㄴ백만장자,
ㄴㄴㄴㄴ아이 엠 시누.
남은 시간은 단 5초.
사람들은 다시 연장으로 넘어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이진철이 마지막 공을 던졌다.
그리고 신우는 공이 날아오는 타이밍에 맞춰 다리를 내디냈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나아가는 동시에 견갑골을 조여 파워를 모았다.
공이 눈앞으로 날아온 순간,
상체를 회전시켜 모든 힘을 방출했다. 부웅~!!
완벽한 궤적을 그린 배트가 공을 낚아챘다. 따악~!!
페뻑!!
동시에 타임아웃을 알리는 신호가 울렸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타구를 쫓았다. 타구는 마치 슬로우가 걸린 것처럼 높게 떠올랐다가 천천히 낙하했다.
그리고 낙하한 지점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환호를 지르고 있었다.
[너……넘어갔습니다! 44번째 홈런이 터집니다!!]
홈런이 터지는 순간,
게레로 주니어가 신우에게 다가왔다.
두 사람의 페이스 두 페이스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내 게레로 주니어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넌 미친놈이야."
한마디와 함께 신우의 손을 잡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정신우 선수!! 동양인 최초로 홈런레이스 결승에 진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