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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199화 (199/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199화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어…… 좋다."

"아픈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어. 전혀 안 아파. 제이슨, 너는 몸이 그렇게 큰데 마사지는 정말 섬세하네."

"마사지는 기술이야. 덩치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지."

제이슨의 손이 지나갈 때마다 근육이 부드럽게 풀렸다.

피로는 싹 사라지고 개운함만이 남았다.

[ㅗㅜㅑ 받는 것만 봐도 시원하누.]

"흐흐, 부러우시면 한 번 하러 오시죠."

[와…… 이걸 이렇게 맥이네.']

[우리 시누 많이 컸네.]

[빙의해서 가라까?]

'빙의도 됩니까?'

"에헤이! 움직이면 안 된다니까?"

"아, 쏘리"

[ㅋㅋㅋ 빙의가 가능한 애들도 있음, 인간이 영력이 강하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너는 영력이 강한 편이 아니라서 힘듬.]

그때 신우의 전화가 울렸다.

"이나 킴인데?"

신우가 손을 뻗자 제이슨이 전화를 건넸다.

"여보세요."

-아. 신우씨, 쉬는데 죄송해요. 다름이 아니라 레스키 짐 팔머 COO가 미팅을 하고 싶다는데, 혹시 괜찮으세요?

"예, 괜찮긴 한데, 언제죠? 경기 일정이 있는 날이면…"

-오늘 오후 어떠세요?

뭐가 이렇게 급해?

신우는 오랜만에 사무실에 나갔다.

원래는 D.E에이전시의 사무실에서 만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장소를 바꾸었다. 몬트리올 최고의 스타가 된 신우이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았다.

"사장님, 오셨어요?"

"어. 영상 잘 만들었더라."

"호호, 제가 영상 하나는 기똥차게 만들지 않습니까? 4연타석 홈런 때린 것부터 본격적으로 촬영팀이 보내준 영상으로 편집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네요."

"촬영팀이경기장에 왔었어?"

"문자로 말씀드렸잖아요."

"아… 요즘 문자가 너무 많이 와서 쓰리."

이동우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모니터를 돌려 신우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

"하이라이트 영상은 보셨어요?"

"아."

"그럴 줄 알았어요. 사장님 채널인데, 관심이 너무 없으신 거 아니에요?"

"뭐, 그게 내 건가? 회사 거지."

"이 회사 거도 사장님 거거든요?"

할 말이 없어진 신우는 모니터를 바라봤다.

"이게 그 하이라이트 영상이야? 빨리 보자."

"이번에 반응이 장난 아니었어요. 조회 수가 얼마나 나왔는지 아세요? 2일 만에 400만 조회 수가 넘었어요."

"400만?"

"네. 한국만이 아니라 캐나다, 미국 거기에 유럽에서도 동영상을 보면서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니까요."

"유럽에서 야구를 보던가?"

"사무국에서 유럽 진출하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잖아요. 거기에 사장님을 내세워서 마케팅하고 있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이동우가 재생버튼을 눌렀다.

영상이 시작되고 강렬한 음악이 깔렸다. 참고로 저작권료는 다 냈습니다. 이전에는 무료음악을 사용했는데, 이번 영상에는 힘 좀 줬죠."

"잘했어."

비트에 맞춰 영상이 시작됐다.

흑백화면에 이어 신우의 등 번호와 이름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졌다.

뒤이어 본격적인 영상이 시작됐다.

확실히 TV 중계를 통해 봤던 카메라 구도와는 전혀 달랐다.

포커싱이 확실히 되어 있어 몰입감이 더 컸다. 무엇보다 속도의 조절과 임팩트를 주는 등. 다양한 효과를 적절하게 사용하게 영상의 퀄리티를 높여주었다.

"어때요?"

영상이 모두 끝나자 이동우가 물었다.

그의 눈빛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의뢰인에게 평가를 받는 순간이 가장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기대도 됐다.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말이다.

"와…… 정말 대단한데? 설마 이 정도까지 수준 높은 퀄리티로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전에 만들었던 영상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이야."

"흐흐, 사장님이 지원을 빠방하게 해주신 덕분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제대로 실을 수 있었거든요. 오리지널 영상에 저작권료는 물론이거니와 이 녀석까지 거금을 주고 맞춰주셨으니까요."

툭!

이동우가 컴퓨터를 툭 쳤다.

컴퓨터의 사양은 웬만한 워크스테이션에 비견될 정도로 고가였다.

이 녀석으로 영상편집을 하면 4k 영상도 순식간에 완성할 수 있었다.

덕분에 다른 채널과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물론 장비만 좋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게 아니다. 이동우의 실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장비의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기대 이상이다. 정말 잘했어. 이대로만 하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채널이 활성화될 거 같다."

"그렇죠? 그래서 말인데요. 요즘 구독자도 엄청 늘어났고 팬들도 다양해졌거든요. 아마 조만간에300만 구독자가 넘을 거 같아요. 거기다 사장님이 이번에 엄청난 대기록을 달성했잖아요?"

[애 캐릭터 미구엘이랑 겹치지 않냐?]

[지

[네 주위에 투머치 토커가 왜 이렇게 많나?]

레전드들의 채팅에 웃음이 터질 뻔했다. 애써 웃음을 참으며 이동우를 바라봤다.

"그래서 이벤트를 하나 하고 싶어서요."

"이벤트?"

"네, 그러려면 자금이 좀 필요한데……"

"법인계좌에 돈 없어?"

"아뇨, 충분하죠. 그런 상품도 괜찮지만, 이왕이면 형이 사인을 해주기나 뭐, 그런 상품 있잖아요. 그런 거 하면 더 흥할 거 같아서요."

"흠, 그래? 그럼 한 번 생각해 보자."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김이나가 도착했다.

그녀는 한 남성과 함께 들어왔는데,

흑인 남성은 신우를 보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신우 씨, 이쪽은 레스기 COO이신 짐 팔머 씨에요."

"당신을 직접 만나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짐 팔머입니다."

"정신우입니다.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T.S. W의 콘텐츠를 총괄하는 이동우 팀장입니다."

"아! 당신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예. 제가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올린 영상도 직접 편집을 하신 건가요?"

"예."

"정말 감명 깊게 됐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반응이 무척이나 뜨거웠습니다."

레스키의 광고영상은 퀄리티가 높기에 유명했다. 세련되고 각종 첨단기법이 사용되어 광고가 전 세계에서 큰 히트를 칠 정도였다.

그런 레스키의 내부에서 호평을 받았다니, 가슴이 떨려왔다.

"그럼 안쪽으로 가서 이야기 나누실까요?"

세 사람이 대표실로 들어갔다.

신우를 위한 공간이었지만, 자주 나오지 않았기에 다소 한 분위기였다.

그래도 한쪽 벽에는 장식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안에 있는 것들은 혹시…?"

"메이저리그와 한국에서 받았던 상패와 기념품들입니다."

"역시 그렇군요. 잠깐 봐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이죠."

장식장 안에는 다양한 상패들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받은 사이 영상과 MVP 트로피를 비롯해 퍼펙트게임을 달성했을 때사용했던 글러브 등.

기념할 수 있는 다양한 물품들이 들어 있었다.

"이건 4연타석 홈런을 때렸을 때, 사용하셨던 배트겠군요."

"맞습니다."

"정말 인상 깊은 기록이었습니다. 설마

메이저리그에서 그런 기록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저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록이었습니다."

세 사람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회사 내부에서 시누에 대한 평가는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경기를 보면서 저는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수란 걸 말이죠."

"그렇게 평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래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신우와 김이나의 시선이 짐 팔머에게 고정됐다.

"저희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레스키는 다양한 스포츠스타들과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내놓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농구황제인 마이클 조던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에어조던 시리즈였다.

이 상품은 세계적인 히트를 하면서 레스키라는 브랜드를 세계 톱클래스의 브랜드로 만들었다.

그 뒤로 레스키는 다양한 스포츠마케팅을 시도했고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내놓았다.

당대 유명한 스포츠스타와 모두 계약을 맺을 정도로 그들의 영향력은 키졌다.

그렇다고 레스키가 모든 스타와 콜라보레이션을 하지는 않았다.

"레스키는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선수들이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이들과 주로 콜라보레이션을 했어요."

김이나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에서 연장계약을 이야기한 것은 그만큼 정신우 선수를 높게 평가한다는 거죠."

레스키는 콜라보레이션 상품의 발매는 물론이거니와 연장계약도 제안했다.

기존보다 대폭 상승한 스폰서 비용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상품의 인센티브 역시 높게 책정되었다.

레스키에서 이러한 조건을 제시한 이유는 당연하게도 신우의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계약서 검토를 부탁드릴게요."

"네! 빠른 시일내에 법무팀과 회의를 진행하고 결과 알려드리겠습니다."

김이나가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홀로 사무실에 남은 신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봤다.

[뭔 생각함?]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레스기 운동화를 사줬거든요? 그 회사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제 이름을 딴 상품이 나온다고 하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

[감회가 새롭겠네.]

[크으! 우리 시누 이제 월드스타 됐자너.]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 않음?)

[00 아직까진 미국의 스타지.]

[이제 월드스타로 나아가는 단계라고 봄.]

레전드들의 채팅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저들을 만나고 많은 게 바뀌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적과도 같은 만남을 자신의 선에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몬트리올 갤럭시의 정신우 선수가 또 한 번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오늘 발표된 이달의 투수와 타자에 정신우 선수가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이달의 투수와 타자.

4월 한 달간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었다.

두 가지 부문에서 동시 수상을 한 것은 신우가 역대 최초였기에 큰 이슈가 되었다.

5월이 되면서 4월의 임팩트만큼은 아니지만, 신우는 준수한 활약을 이어갔다.

그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클럽하우스에서의 위치도 높아졌다.

신우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 역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는 신생림에서 나올 수 있는 베스트한 상황이었다. 신생팀이란 건 선수들이 젊다는 소리와 같았다. 선수층이 젊다는 건 장점과 단점이 함께 했는데, 장점은 분위기를 한 번 타면 매섭게 몰아붙인다는 것이었다.

단점은 이 분위기가 깨지면 나락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았다.

갤럭시는 현재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며 북부지구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대로만 가면 창단 첫해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대업 역시 이룰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항상 전망이 밝을 수만은 없었다.

"헤이, 시누! 오늘 등판이었지?"

"어. 너는 몸 좀 풀었나?"

"물론이지! 나는 제일 먼저 나와서 가볍게 몸을 풀고 너를 기다렸지. 오늘은 또 어떤 혹독한 수련이 기다리고 있습니까? 마스터!"

미구엘의 장난 섞인 말투에 신우가 피식 웃었다.

"오랜만에 피칭 좀 보자."

"오케이! 그거 좋……!"

미구엘이 오버하며 양팔을 들어 올릴 때, 뒤를 지나가던 빌 워커의 손에 들려 있던 음료를 졌다.

음료는 빌 워커의 상의를 적셨고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짜증으로 물들었다.

"오우! 쏘리, 괜찮아? 네가 뒤에 있는지 모르고 내가 실수했어."

"이 새끼야! 눈을……!"

미구엘에게 신경질을 내던 빌 워커가 신우를 발견하고는 혀를 찼다.

그리고는 목소리를 낮추고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눈 좀 제대로 뜨고 다녀!"

"오케이, 쏘리."

미구엘을 노려본 빌 워커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날카롭.]

[쟤 요즘 성적 안 좋지?)

'그렇죠.

빌 워커는 갤럭시의 클로저였다.

개막 초기만 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덕분에 그는 불펜을 이끄는 리더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이떨어지면서 성격이 날카로워졌다.

선수들과 충돌하는 일도 잦았다.

[재 저렇게 멘탈 관리 안 되면 더 성적 나빠질 덴데.]

[이지

신우도 같은 생각이었다.

"시누, 피칭 봐준다면서?"

"그래, 가자."

빌 워커를 보던 신우가 몸을 돌려 미구엘과 함께 클럽하우스를 나갔다.

옷을 갈아입던 빌 워커는 그런 두 사람을판히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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