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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192화 (192/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192화

[정신우 '배트플립을 금지시키려면 두수들의 퍼포먼스부터 금지시켜야 된다.' 발언!]

[밀워키 브루어스의 머피 선수와 신경전을 벌인 정신우 선수]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배트플립과 관련된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

[전문가들 '배틀플립은 메이저리그의 흥행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평가!]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선수가 없어도 팬은 존재한다. 하지만 팬이 없으면 선수는 없다. 앞으로도 팬들을 위한 시스템을 계속 도입할 것!' 이라며 정신우의 발언을 사실상 지지!]

신우의 인터뷰는 전 세계 언론이 보도했다. 그로 인한 추가 기사들이 쏟아졌다. 한국의 해외야구 탭은 신우와 관련된 기사로 도배가 됐다.

팬들은 바로 반응했다.

-크~! 시누 멋지.

-인터뷰 원본 봤음? 팬들이 좋아하는 것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 이런 애들이 진짜 프로지!

-게비오 선수들은 보고 배워야 함.

요즘 팬서비스 좋아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지.

-그래도 불문율을 무시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그럼 시누 말대로 투수도 때려쳐야지. ㄴ 두수가 세레머니하면 빠따 던져도 이지? 신우의 한 마디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선수들은 SNS를 통해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배트플립은 이미 허가한 거 아니었어? 도대체 뭐가 문제야?]

[사무국이 선수들의 불문율에 개입하면 안 돼.]

[투수는 되고 타자는 안 된다고? 이게 무슨 엿 같은 소리야?]

[모든 건 팬들을 위해서지.]

이러한 반응은 보고서가 되어 커미셔너에게 올라갔다.

이런 자잘한 문제까지 그의 손에 올라간 이유는 주제가 배트 플립이었기 때문이다.

배트 플립은 최근 롭 맨프레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었기에 직접 보고를 받고 있었다.

"반응은 어떤가?"

"팬들은 대체적으로 배트플립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직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고요. 저희쪽에서 인위적으로 도입한 것에 대해서 불만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멍청한 소리군. 선수들의 자율에 맡기면 배트플립은 영원히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없었을 거야."

"동감입니다."

"글로벌 반응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에서는 뜨거운 이슈가 됐습니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시누의 인터뷰에 호응했지만, 일본은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이더군요."

"국가관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다른 곳들은?"

"아쉽게도 큰 반응이 없었습니다."

롭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배트플립을 도입한 것은 미국내 젊은팬들을 잡기 위함이 첫 번째 이유였다.

그것은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루었다.

배트플립은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만들어 MLB공식채널과 홈페이지에 업로드가 냈다.

젊은 팬들은 열광했고 자연스레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숫자가 늘었다.

문제는 유럽과 중국 등과 같은 신규시장이었다.

"영국의 반응을 보면 배트 플립이 왜 논란인지 일단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베이스볼의 역사를 모르니, 그걸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고요."

"그렇겠지."

배트 플립을 금지시킨 건 규정이 아니다. 선수들간의 불문율이었다. 이제 막 야구를 알아가고 있는 유럽 팬들이 그런 부분까지 알고 있을리 없었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라고 하더라도 신우를 제외한 다른 타자들의 배트플립은 조금 밋밋한 감이 있고요."

"아직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서 그런 걸까?"

"그것도 한 가지 이유고 더 큰 이유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불문율은 선수들의 개성마저 지워버렸다. 한국타자들을 대거 영입했던 2010년대. 롭은 그들이 들어오면서 화려한 배트플립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메이저리그를 존중하겠다며 자신들만의 개성을 버렸다.

있던 개성마저 지워버릴 정도의 불문율이었는데,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제약이 풀린 지금도 결국 화제가 되는 배트플립은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신우의 것밖에 없었다.

결국 시누가 뭔가를 해줘야 된다는 건데.'

롭은 신우의 괴물 같은 활약을 기대했다. 다음 날,

밀워키와의 3차전을 앞두고 신우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몸상태는 어떰?]

'어제는 크게 움직일 일도 없어서 괜찮습니다.

[확실히 외곽으로 날아오는 공이 거의 없긴 하더라.]

[거기다가 감독이 일찌감치 교체를 해줬으니까.]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워주누.]

제이비어 감독은 신우의 컨디션관리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승부가 넘어왔다고 생각하면 그를 교체했다.

사실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기도 하다. 아직 체력적인 문제가 없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선수의 기용은 어디까지나 감독의 권한이니 딱히 할 말은 없었다.

"여, 어제 네가 한 인터뷰 덕분에 트위터가 아주 폭발했더라."

루카스가 자신의 자리에 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사람마다 의견은 다를 수도 있는 거지."

"맞는 말이야. 나는 네 의견에 동의하고 말이지. 그나저나 어떻게하면 배트플립을 그렇게 예술적으로 던질 수 있는 거냐? 한국에선 배트플립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기라도 하는 거야?"

신우는 주위를 슬쩍 보다 조용히 말했다.

"트레이너는 가르처주지 않아. 하지만 선배들이 알려주지."

"뭐? 그게 정말이야?"

"응. 이런 식으로 하면 잘 던질 수 있다면서 자랑도 하고 그래. 간혹 친구들끼리 연구도 하고."

프로선수들의 배트플립은 멋있어보였고 그것을 따라하는 건 즐거웠다.

신우도 간간이 따라했기에 아직까지 그것들이 손에 남아 있었다.

"오~ 그럼 나도 알려줄 수 있어?"

"나도 요즘 배트플립을 하는데, 너처럼 멋지게 나오질 않더라고."

루카스의 뜻밖의 제안.

하지만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지 뭐."

[이제는 빠던 과외도 하누.]

[하다하다 빠던도 훈수를 두네.]

레전드들이 황당하다는 듯 채팅을 보냈지만, 신우는 가볍게 무시하고 연습장으로 향했다.

이번 시즌 캐나다의 야구팬들은 기대했다. 바로 캐나다 더비가 열리는 날을 말이다. 그리고 몬트리올에서 캐나다 더비의 첫 경기가 열리게 됐다.

[역사적인 캐나다 더 비가 열리는 날! 올림픽 스타디움은 관중들로 가득 들어찼습니다!!

[비행기로 한 시간정도 거리기에 블루제이스의 팬들도 많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한인분들도 많이 보이는군요.]

[캐나다는 예전부터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군요. 양팀 라인업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갤럭시는 오늘 경기에서 아니발 루이스 선수가 선발로 나서겠습니다. 7경기에 선발로 나와 2승 2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중입니다.]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이라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 한 번에 무너진 경기도 없고요.]

지금까지 잘해온 아니발이다.

문제는 오늘 상대인 블루제이스의 타선이 무섭다는 점이다.

[올 시즌 블루제이스의 타선이 정말 무섭죠?]

[그렇습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2위에 오를 정도로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10 점차 승부도 벌써 2차례나 보여줄 정도였죠.]

블루제이스 타선은 기를 곳이 없었다.

'오늘 경기에서 아니발이 초반에 무너질 수도 있겠군."

제이비어는 일찌감치 불펜을 준비시켰다. 선발이 초반에 무너졌을 때, 가장 난감한 것은 불펜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몸이 풀리지 않은 두수가 연달아 올라오면 마운드가 붕괴된다.

그것을 알기에 일찍부터 준비를 시켰다. 그리고 그런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딱-!!

[패렸습니다!! 좌익수 타구를 쫓다 이내 멈춤니다! 그리고 타구는 담장 밖으로 사라집니다!! 첫 타자부터 홈런을 만들어내는 블루제이스!!]

[결정구였던 슬라이더가 실두가 되면서 가운데로 몰렸어요.]

첫 타자 홈런.

아니발은 입술을 깨물었다.

'젠장, 거기서 실투가 되냐?"

하지만 고작 1점이다.

최근 페이스가 좋았던 그였기에 이 정도로 무너지지 않았다.

문제는 블루제이스 타선이었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깔끔한 안타!!]

볼! 베이스 온볼!!"

[떨어지는 볼에 배트 나가지 않습니다!]

[이건 타자가 잘 골라냈네요.]

분명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원하는대로 제구가 됐다.

그런데 제구가 된 공들을 타자들이 모두 때려내고 참아냈다.

'이게 뭐야……?

결국 코치가 1회부터 마운드에 방문했다. 그 모습을 신우는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다. 오늘 경기에서 지명타자로 나가기에 우익수에는 다른 선수가 서있었다.

[멘탈 나갔누.]

[저럴 때가 있지]

[…… 미리 아파지겠네.]

투수 레전드들의 채팅이 올라갔다.

신우 역시 이해한다.

'어떤 공을 던지더라도 통하지 않을 때가 있죠."

육성선수로 있을 때 자주 느꼈다.

[이럴 때 중요한 건 자신감이 떨어지면 안됨.]

[00 생각도 많이 할 필요 없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문제는 아니발이 그걸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아마 코치는 올라가서 그렇게 이야기할 거다.

[네가 자신있는 공을 던져라. 라고 이야기하겠지.]

[그게 통하지 않을 각.]

[답없다.]

[오늘 일찍 무너질 수도 있겠네.]

그리고 그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와아아아아아!!"

4번 타자를 상대로 던진 초구.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간 공을 타자는 놓치지 않았다.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터졌다.

[응?]

[쟤 너 보는 거 같은데?]

레전드들의 채팅에 신우의 시선이 타자에게 향했다. 그는 배트로 신우를 가리키더니 획 던졌다. 명백한 도발이었다.

[오올~! 함 붙자 이건가?]

[도발 쩌네.]

[그런데 배트플립은 영 아니다.]

[지

[한국의 빠던만큼 찰진맛이 없음.]

[그래도 어그로는 잘 끈 듯.]

(8?)

신우는 더그아웃 난간에 서서 베이스를 도는 타자를 노려봤다.

'해보자 이거지?"

어그로가 제대로 끌린 신우였다.

1회 5실점.

데뷔 이후 최악의 1회였다.

쓰리런을 허용한 이후 아니발은 연속안타를 맞으며, 1실점을 더했다.

제이비어는 그를 강판시켰다.

다행인 것은 미리 몸을 풀고 있었기에 불을 진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1회에만 홈런 2개 포함, 5점을 올린 블루제이스 타선이 정말 무섭군요.]

[그렇습니다. 홈런군단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1회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갤럭시도 포기하긴 이릅니다. 경기 초반이기에 어떻게든 따라가는 점수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오늘 경기를 포기하긴 이릅니다.']

[갤럭시의 타선을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1번에 2루수 데미안, 2번에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정신우 선수, 3번에 중견수 루카스 선수로 이어지겠습니다.

1회에서 쓰리런을 터트렸던 카를로스 선수가 도발적인 배트플립을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갤럭시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배트를 던졌죠.]

[확실히 최근 메이저리그는 이런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거 같습니다.]

[실제 미국언론들 역시 이런 장면들을 메인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죠.]

카를로스가 보여준 배트플립은 신우를 도발한 것이었다.

하지만 카메라로 보는 것이기에 그러한 부분까지 알 수 없었다.

아는 것은 신우와 동료들밖에 없었다. 대기타석에 선 신우는 3루에 서있는 카를로스를 바라봤다.

[투수에 신경써야지, 수비를 보누.]

[도발에 넘어가면 네 페이스 망가진다.]

신우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이내 고개를 돌리고 투수의 투구를 확인했다.

[대기타석에서 해야 되는 건 투수의 타이밍을 보는

[공의 궤적도 확인해두고.]

[타이밍에 맞춰 배트를 돌리면 도움이 된다.]

투수의타이밍에 맞춰 배트를 돌리며 이미지를 잡아갔다.

[3구 슬라이더를 잘 참아냈습니다.]

[데미안 선수의 선구안이 좋네요.]

데미안은 발이 빠르고 눈이 좋았다.

그리고 컨택능력 역시 뛰어났다.

그는 자신의 장점을 1회부터 살렸다.

[4구 강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입니다! 갤럭시 역시 반격의 키를 뽑았습니다!!

[좋은 타격이었어요. 패스트볼이 들어오는 결대로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타석에는 지명타자 정신우 선수가 들어섭니다!]

신우의 등장에 올림픽 스타디움이 들썩였다.

"우~! 우~! 우~! 우~!!"

"정신우 파이팅!!

"홈런 날려버려!!"

여기저기서 한국어가 들려왔다.

[캐나다가 아니라 한국이었는?]

[한국인들 엄청 왔네.]

[크 ! 완전 스타자너.]

교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신우는 타석에 섰다. 그리고는 천천히 루틴을 밟았다. 심호흡을 뱉은 신우가 배트를 올리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타격자세를 잡으며 눈을 떴다. 그의 시야에 닿는 모든 것이 어둠에 물들었다. 단 하나.

마운드에 있는 투수를 제외하고 말이다.

[집중력 만땅이누]

[체력분배 안하나?!

[오늘 수비 안나가자너.]

[괜찮을 듯.]

[최근에 감독이 체력관리도 해줬으니 괜춘함.]

[그런데 이거 또 우리끼리 떠드는 거임?]

신우의 눈에는 채팅창마저 사라졌다. 레전드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보이지 않았다. 오직 투수만을 바라보며 타격자세를 취했다. 투수가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마치 슬로우가 걸린 것처럼 발이 홈으로 향했다. 투구폼 하나하나를 볼 수 있었다. 신우는 그 타이밍에 맞춰 호흡을 맞춰갔다. 그의 상체가 활치럼 휘면서 팔이 앞으로 나오는 순간. 공을 잡은 그립을 확인했다.

빼애애애액 !!

[초구 던졌습니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신우가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신우는 등에 닿아 튕겨져 나온 배트를 그대로 블루제이스 더그아웃을 향해 던졌다.

휘리리릭!!

[그리고 배트 던졌습니다!! 중견수 제 자리에 멈춰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바라봅니다!!]

타구는 순식간에 담장밖에 떨어졌다.

[투런포를 때려내며 팀의 선취점을 기록하는 정신우 선수!! 시즌 8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그라운드를 도는 신우를 블루제이스 수비들이 노려봤다.

불편한 기색이 역력해보였다.

[선전포고 제대로 했누 ㅋㅋ]

상대가 먼저 했죠. 저는 응해줬을 뿐입니다."

홈런전쟁의 포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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