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185화 (185/281)

< 훈수로 메이저리거 - 185화 >

* * *

개막전은 갤럭시의 승리로 돌아갔다.

신우의 선제홈런에 투수는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난타를 당했다.

아무리 갤럭시의 타선이 약하다지만, 그런 투수를 공략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밀워키 역시 점수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마운드에는 신우가 있었다.

뻐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슬라이더가 존으로 들어오면서 삼진입니다! 7이닝동안 12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정신우 선수!! 개막전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입니다!!!]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타석에서도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7이닝 무실점 12탈삼진 0사사구.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은 평소 그와 같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신우의 호투에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모습은 달랐다.

3타석 2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투웨이 플레이어로서의 첫 발을 완벽하게 내디딘 신우는 개막전 승리투수가 되며 경기를 마감했다.

* * *

「몬트리올 갤럭시로 이적한 정신우 선수가 개막전에서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정신우 선수는 최고구속 101마일의 광속구를 뿌리며 타자들을 압도, 7이닝 동안 12개의 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올 시즌부터 투웨이 플레이어를 선언한 정신우 선수는 타석에서도 2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이란 기록을 올리며 자신이 왜, 투웨이 플레이를 선언했는지를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정신우 선수는 갤럭시 창단 첫 선발투수, 승리투수 그리고 첫 홈런을 기록한 타자, 타점을 올린 타자 등.

몬트리올 갤럭시 구단의 시작을 알린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 * *

개막전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신우의 모습에 몬트리올이 떠들썩해졌다.

“어제 갤럭시 개막전 봤어?”

“당연히 봤지! 입장권이 널널할 줄 알고 현장에서 사려고 했던 게 실수였어.”

“크하하! 자네 너무 여유롭게 생각한 거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아예 시즌권을 구매해야 될까봐.”

“시누가 있는 동안은 무척이나 재밌을 거 같으니까. 그러는 게 낫지.”

시즌권의 가격은 비싸다.

하지만 한 번 구매하면 안정적인 관람이 가능했다.

신우라는 슈퍼스타가 들어왔으니 갤럭시의 경기를 관람하는 재미가 생겼다.

그렇기에 몬트리올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앞다투어 시즌권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런 반응을 캐치하고 바로 신우와 관련된 마케팅을 진행했다.

“시누의 상품을 다각화해야 됩니다.”

“기존의 져지와 모자 등과 같은 상품이 아니라 뭔가 색다른 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지역주민과의 이벤트 역시 필요합니다.”

“어떤 이벤트를 해도 좋지만,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되는 건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거야.”

“예!”

홍보팀의 회의는 기본적으로 신우를 베이스에 깔고 진행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갤럭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신우였다.

신생구단은 어떻게든 자신의 이름을 알려야 한다.

팬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온갖 마케팅을 해야 하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했다.

하지만 갤럭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단 한 명의 선수면 충분했다.

“데이터업체에서 보내준 자료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시누의 검색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위인 애런 저지를 30퍼센트가량 앞서는 결과를 나타내는 중입니다.”

홍보팀장인 대니의 설명이 이어졌다.

“검색지역으로는 미국이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캐나다 멕시코 일본 등으로 이어집니다.”

“대단하군. 벌써 1위를 차지하다니 말이야.”

“투웨이 플레이어를 자청하고 개막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게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덕분에 구단의 검색어 순위도 높아졌습니다.”

구글의 검색빈도는 일종의 지표와 같았다.

대중이 어떤 거에 관심을 가진다와 같은 지표 말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역시 유튜브와 인터넷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기에 이런 데이터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이 2위인 건 의외로군.”

“그렇지 않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보더라도 자국의 스타가 등장했을 때 한국인들의 관심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이는 베이스볼만이 아니라 축구, 피겨,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공통사항입니다.”

“그렇군. 우리에게 관심갖는 팬들을 놓칠 순 없지. 한국쪽의 마케팅을 높이고 관련 이벤트도 준비하도록 해.”

“예!”

갤럭시는 한국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마케팅을 준비했다.

그리고 이틀 뒤.

신우는 밀워키와의 세 번째 경기에서 우익수로 출전했다.

* * *

[어제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던 정신우 선수가 바로 우익수로 출전을 했네요.]

[이는 오타니 선수의 루틴과 비슷합니다. 선발등판의 피로를 풀기 위해 하루 휴식을 하고 3일째부터 타자로서 경기에 나서는 거죠.]

[하지만 당시에는 지명타자로 나서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신우 선수는 완벽한 투웨이 플레이어. 즉, 투수와 야수를 동시에 해내겠다고 하기에 이런 기용방식을 택한 듯 합니다.]

[이러면 회복이 어렵지 않을까요?]

[그게 관건입니다. 회복력은 선수마다 모두 다릅니다. 그렇기에 어떤 게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아마 정신우 선수나 갤럭시 코치진들 역시 여러 방법을 시도해볼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각국의 중계진들의 의견이 갈렸다.

누군가는 힘들 것이다.

누군가는 가능할 거다 등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투웨이 플레이는 데이터가 부족하다.

어떤 게 정답인지 누구도 모른다.

그건 제이비어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럴 때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

결국 본인의 몸상태는 본인이 제일 잘 안다.

하지만 프로선수이니만큼 무리할 수도 있기에 제이비어 감독은 신우의 신체를 전담하는 닥터 그레이엄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신우의 회복력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신우의 회복력은 경이로운 수준입니다. 하루면 충분히 회복이 될 테니, 걱정 마십시오.)

박사 그레이엄이 어떤 경력을 이루어냈는지 제이비어 감독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스포츠의학의 권위자이며 수많은 선수의 수술을 집도한 경력이 있었다.

그렇기에 제이비어 감독도 그 말을 신뢰했다.

딱-!!

그때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외야로 날아갔다.

방향은 우익.

스핀이 걸려 바깥으로 휘어져 날아가는 타구에 신우가 열심히 쫓았다.

하지만 스타트가 조금 느렸기에 타구가 먼저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안타가 나왔습니다. 타구가 조금 어려웠죠?]

[그렇습니다. 휘어져 나가는 타구였기에 낙구지점을 포착하기 어려웠습니다.]

한국의 중계진들은 타구가 어려움을 어필했다.

하지만 때를 놓치지 않고 신까들이 댓글에 등장했다.

-타구 탓 하네.

-메쟈급이면 이 정도 타구는 그냥 처리했어야지.

-다른 팀 주전 우익수였다면 잡았다. ㅇㅈ?

ㄴ ㅇㅈ!!

-솔직히 반응이 느리긴 했음.

-신까들 또 등장했네.

-너희들이 질리지도 않냐?

-사이영 투수한테 훈수두는 방구석 존문가들 역겹다.

ㄴ 투구로 깠음? 수비로 깠지.

ㄴㄴ 우린 우익수 정신우한테 뭐라한 거임 ㅋㅋㅋ

신까들의 논리는 간단했다.

투수로 까지 않았으니 자신들의 말이 맞다는 거다.

그게 맞는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그들은 까기 위해 논리를 찾는 거지, 논리 때문에 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그러한 반응을 모르기에 경기에만 집중했다.

[조금 늦었다.]

[외야에서 중요한 건 스타트야. 공을 치는 소리와 타구각을 보고 바로 감을 잡아야 해.]

‘어렵네요.’

[당연히 어렵지! 수비라는 건 결국 경험이다.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연습밖에 없고. 비시즌부터 미치도록 연습을 하긴 했지만, 아직 몸에 익지 않았어.]

신우는 비시즌기간과 스프링 기간에 수비연습에 매진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외야로서 수비를 그동안 하지 않았다.

당연히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

주전자리를 달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그래서 신우는 레전드들의 도움을 받으며 끊임없이 훈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금은 어느 정도 해낼 수 있게 됐다.

단기간에 해냈다는 게 놀랍지만, 그의 스승이 전설의 로베르트 클로멘테나 커트 플러드와 같았으니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았기에 레전드들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언제나 몸을 릴렉스하고 있어야 해. 오래 서있는다고 긴장하면 스타트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로베르트 클로멘테의 조언에 신우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사실 그라운드에서 릴렉스를 하는 건 무척 어렵다.

특히 수만명의 관중이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우는 쉽게 몸을 릴렉스시킬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 이미 수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이번 타자는 좀 어렵게 상대하네.’

릴렉스를 해서일까?

경기를 조금 더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쟤 너한테 삼진 먹은 놈이었잖아.]

‘그렇죠.’

타석에는 스나이더가 있었다.

개막전에서 아무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였지만, 어제 경기에서는 전혀 달랐다.

[홈런 때렸지?]

[거기에 3안타 경기했잖슴.]

[잘하더라.]

레전드들도 감탄할 정도로 스나이더의 타격은 물이 올랐다.

덕분에 어제 경기에선 갤럭시가 완패했다.

당연히 투수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너무 조심하는 바람에 볼카운트가 몰렸다.

퍽!

“볼!!”

구심이 다시 볼을 선언하며 볼카운트는 3볼 1스트라이크가 됐다.

그때 옆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헤이! 시누!”

고개를 돌리자 루카스가 손가락 세 개를 펼쳐보였다.

“쓰리볼이야! 긴장해!”

“오케이!”

쓰리볼 상황에서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공은 제한된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공격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즉, 존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장타가 자주 나왔다.

그것을 아는 루카스가 신우에게 일깨워준 것이다.

[그래도 너 챙겨주누.]

‘그러게요.’

레전드들의 채팅이 끊임없이 올라와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것이었다.

[녀석의 타격이라면 단번에 펜스를 때릴 수도 있으니까, 조금 뒤에서 수비하는 게 좋을 듯.]

[그렇지 않아도 포수가 사인 보내네.]

[더그아웃에서도 나온다.]

수비사인은 한 명이 보내지 않는다.

외야에서 더그아웃과 포수의 위치까지는 7-80미터가 되기에 자칫 잘못하면 사인을 놓칠 수 있다.

그렇기에 더그아웃에서도 사인을 내고 포수 역시 사인을 냈다.

신우는 사인대로 조금 뒤로 물러났다.

[릴렉스! 잊지 말고.]

‘예.’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투수가 공을 뿌렸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스나이더가 배트를 돌렸다.

딱-!!!

“와아아아아!!”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떠올랐다.

그리고 매서운 속도로 자신을 향해 날아왔다.

[넘어가지는 않아!]

로베르트의 채팅에 신우도 동감했다.

문제는 너무 낮고 빠르게 날아오기에 낙구지점을 잡기 어렵다는 부분이었다.

[릴렉스!]

이 상황에서?

신우는 순간 고민하다 이내 몸에 힘을 풀었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몸에 힘을 풀자 2루로 달리던 주자가 멈추고 타구의 위치를 확인했다.

“뛰어!!”

그런 주자를 향해 스나이더가 외쳤다.

주자가 급히 2루로 내달리는 순간, 타구가 신우의 머리 위를 지나 펜스를 직격했다.

퍽!

신우는 튕겨져 나온 공을 잡아 곧장 몸을 돌렸다.

주자는 2루를 지나 3루로 내달리던 중이었다.

[노바운드로 날려버려!!]

‘그렇지 않아도...!’

신우는 체중을 앞으로 보내며 시선은 3루에 고정했다.

그리고 모든 힘을 담아 공을 뿌렸다.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쐐애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외야를 가로질러 날아갔다.

유격수가 공을 잡으려는 포즈를 취하자 2루로 달리던 스나이더가 다급히 1루로 귀루했다.

하지만 공은 유격수의 머리 위를 지나 3루수를 향해 정확히 날아갔다.

동시에 주자가 주루코치의 사인에 몸을 날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베이스로 들어갔다.

퍼퍽!!

공을 포구한 3루수가 그런 주자의 어깨를 터치했다.

“아웃!!!”

[아웃!! 주자 아웃입니다!! 정신우 선수의 엄청난 레이저송구가 나오면서 주자가 사라지고 타자주자는 1루에서 묶였습니다!!]

[와...이건 정말 대단한 송구가 나왔습니다. 외야 펜스를 때린 타구를 노바운드로 3루까지 던졌어요. 정말 어마어마한 어깨입니다.]

[순식간에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정신우 선수에게 선발투수인 덱스터가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수비는 경의를 표할만 했습니다. 송구도 송구였지만, 그 전에 보여준 페이크플레이에 주자가 멈췄어요. 만약 멈추지 않았다면 3루까지는 무난하게 들어갔을 겁니다. 물론 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면 바로 아웃이었겠지만요.]

신우의 엄청난 어깨에 반응이 폭발했다.

-ㅁㅊ 내가 뭘 본 거냐?

-레알 미쳤다.

-우익선상에서 3루로 노바운드 레이저를 쏘는 외야수가 있다? 뿌빠뿌?!!

-신까들 어디갔냐 ㅋㅋㅋㅋㅋ

-수비로 뭐라하던 쉑들 죄다 잠수탔네.

-페이크플레이에 송구까지. 레알 사기캐네.

-게임에서도 이러면 차단 먹겠다.

-이런 캐릭터도 게임에 나오면 밸런스 좆망이라고 욕먹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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