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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184화 (184/281)

< 훈수로 메이저리거 - 184화 >

[이놈도 이제 훈수두는 거에 재미들렸네.]

‘경기에서 이기려고 그러는 겁니다.’

[이유는 우리한테도 있음.]

레전드들의 채팅에 고개를 저은 신우가 수비들을 살폈다.

그들의 말을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몸이 굳은 선수들이 제법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

[밀워키의 3번 타자 스나이더 선수가 들어섭니다. 이 선수 무서운 선수죠?]

[그렇습니다. 작년 시즌 40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3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을 정도로 주루와 타격 모두 뛰어난 선수입니다.]

[과연 스나이더 선수를 상대로 정신우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사인을 교환한 신우가 와인드업을 했다.

“흡!!”

쐐애애애액-!!

딱!!

“파울!!”

[1루쪽 관중석에 떨어지는 파울입니다. 조금 타이밍이 늦은 거 같네요. 구속은 99마일이 찍혔습니다.]

다시 공을 돌려받은 신우는 매버릭에게 직접 사인을 보냈다.

‘포심.’

코치에게 신우가 사인을 내면 오케이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매버릭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인 교환을 끝낸 정신우 선수, 2구 던집니다.]

쐐애애애액-!!

딱!!

“파울!!”

[2구 연속 파울입니다. 이번에는 완전히 밀리면서 3루 관중석에 떨어지네요. 구속은 100마일이 찍혔습니다.]

오늘 경기 두 번째 100마일이었다.

연달아 찍히는 구속에 팬들은 열광했다.

“우-! 우-! 우-! 우-!!”

[올림픽 스타디움에 정신우 선수가 챈트가 울려퍼지네요.]

[아-! 정말 좋은 공들이었습니다. 이제 선택지가 많아진 정신우 선수입니다. 과연 어떤 공을 던질지 궁금하네요.]

[사인을 교환한 정신우 선수,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

와인드업을 한 신우는 전신의 힘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 힘을 손 끝에 집중시켜 3구를 뿌렸다.

“하앗-!!”

쐐애애애액-!!

‘가까워!’

스나이더는 몸쪽에 붙어오는 공에 다급히 상체를 뒤로 뺐다.

뻐억-!!

그리고 폭음과 함께 공이 미트에 꽂혔다.

스나이더는 미트 위치를 보고 설마하는 심정으로 구심을 바라봤다.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스나이더 선수를 꼼짝 못하게 하는 몸쪽 포심 패스트볼로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냅니다! 이번에 던진 공의 구속은...무려 101마일! 162km가 찍혔습니다!!]

[세 개의 공을 차례대로 구속을 끌어올려 던졌기 때문에 스나이더 선수는 체감상 더 빠르게 느껴졌을 겁니다.]

카메라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신우를 찍으며 그의 모습이 전 세계로 중계됐다.

[명실상부 갤럭시의 에이스!! 정신우 선수가 1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합니다!]

화려한 갤럭시 데뷔전이었다.

* * *

더그아웃에 돌아온 신우는 미리 챙겨둔 음료를 들이켰다.

에이드리안이 만든 음료수로 각종 과일과 채소들을 갈아서 만든 것이었다.

단순히 몸에 좋은 것을 떠나서 단시간에 에너지를 보충시킬 수 있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에이드리안이란 녀석 확실히 능력은 좋은 듯.]

[ㅇㅈ. 덕분에 시누 굴리는 게 더 편함.]

[ㅋㅋㅋ 체력회복이 빠르니 무한굴림 가능하자너.]

레전드들의 채팅은 농담이 아니었다.

에이드리안이 준비한 식단은 신우의 회복에 큰 도움을 주었다.

문제는 그렇게 회복이 되는 걸 알게 된 레전드들의 훈련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덕분에 신우는 지옥훈련을 이전보다 더 높은 강도로 견뎌야 했다.

[실없는 소린 그만하고. 타격 준비도 해야지.]

[얘 4번이라서 안 올 수도 있잖아.]

[그렇긴 하지만, 준비해서 나쁠 건 없지.]

신우가 레전드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중계화면이 바뀌면서 갤럭시의 타순이 설명됐다.

[그리고 4번 타순에는 정신우 선수가 포진되어 있습니다. 갤럭시에서 정신우 선수의 타격능력을 꽤 높게 본 거 같네요.]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명타자를 소멸시키면서까지 그를 타석에 세우지 않았을 겁니다.]

[소멸이요?]

[예. 투수가 타석에 선다는 건 지명타자를 사용하지 않겠단 의미입니다. 이런 경우다른 투수가 올라오더라도 타석에 서야 합니다.]

[아...그럼 오늘 경기에서는 지명타자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그런 리스크를 짊어지고 올린다는 건, 코치진에게 신뢰를 주었다는 이야기겠죠.]

[정신우 선수는 시범경기에서 16타수 7안타를 때렸습니다. 4할 3푼 7리의 타율이죠. 거기에 홈런 역시 3개를 때려내며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죠.]

시범경기이기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그렇기에 신우를 4번에 배치한 것이다.

제이비어 감독은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궁금했다.

‘과연 정규시즌에서도 시범경기와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수많은 선수를 봐온 그조차 궁금했다.

딱-!!

그때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자가 1루로 내달렸다.

타구가 우익수 키를 넘어 담장을 원바운드로 때리는 사이, 주자는 2루에 도달해 있었다.

[원아웃에서 2번 타자 데미안이 2루타를 때려냅니다!]

[수비에서 실수가 있었던 데미안 선수인데요. 스윙을 부드럽게 하면서 좋은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데미안이 베이스를 밟고 더그아웃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어깨를 푸니까, 스윙이 간결하게 나갔어.’

이번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긴장을 풀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스윙이 간결하게 나가면서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대단한 녀석이네.’

데미안이 신우에게 놀라고 있는 사이.

신우 역시 놀라고 있었다.

‘소오오오름-! 선배님들 조언 한 방에 저렇게 때린다고요?’

레전드들에게 말이다.

[이쉑 우리 조언을 믿는다면서 아니었누.]

‘아니, 그거야 저는 선배님들이 보이니까. 바로 믿을 수 있지만, 쟤는 아니잖아요.’

[어차피 메이저까지 올 레벨이면 기술은 충분함. 중요한 건 멘탈이지.]

[긴장을 하고 있으면 몸이 굳고, 몸이 굳으면 스윙이나 투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 긴장만 풀어주면 그냥 본인의 스윙을 할 수 있는 거지.]

‘아...’

레전드들은 쉽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걸 하는 것이 어렵기에 코치들은 매번 골머리를 썩는다.

즉, 쉬운 일이 아니란 소리였다.

[그리고 네가 말했으니까, 바로 실행에 옮긴 거지.]

‘제가 말해서요?’

[그래. 팀의 에이스이자 사이영상 2년 연속 수상 거기에 MVP까지 타낸 녀석이 조언을 했는데. 안 듣겠냐?]

[그냥 너라면 어땠을지 생각하면 쉽다.]

사이영상 거기에 MVP수상까지 한 선수가 자신에게 조언을 한다면?

당연히 신경이 갔을 거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이미 실적을 쌓은 엘리트 선수가 하는 이야기니 말이다.

“시누! 다음 타석이니까, 준비해야지.”

“예.”

리바이 코치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난 신우가 헬맷을 썼다.

그 모습에 동료들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과연 어떤 타격을 할까?’

‘더블플레이로 물러나는 거 아니야?’

‘시범경기때는 장난 아니었는데.’

각자의 생각을 가지며 신우가 어떤 타격을 할지 궁금해했다.

[타석에는 3번 타자 좌익수 안토니 소사 선수가 들어섭니다.]

그때 화면이 바뀌면서 대기타석을 비추었다.

[그리고 대기타석에서는 정신우 선수가 준비를 하는 군요.]

[이렇게 보니 타자 정신우 선수 역시 잘 어울리네요. 워낙 피지컬이 좋다보니 거포의 이미지를 물씬 풍겨주고 있습니다.]

신우가 헬맷을 쓰고 등장하자 팬들이 열광했다.

“와아아아아-!!”

“시누! 홈런 한 방 날려버려!!”

“일인야구를 보여줘!”

이미 언론을 통해 신우가 투웨이를 한다는 건 알려져 있었다.

개막전이 열리기 전.

ESPN에서 진행한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게 무엇입니까? 란 질문으로 투표를 했다.

그중에서 1위가 된 것이 신우의 투웨이 플레이였다.

무려 93퍼센트란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만큼 신우의 투웨이 플레이는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었다.

관계자들 역시 궁금해했다.

과연 신우가 투웨이 플레이를 하면서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말이다.

[올 시즌 정신우 선수의 투웨이 플레이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예. 메이저리그 관계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선 매번 관련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몇몇 구단들은 낮은 등급의 마이너리그에 있는 유망주들에게 투웨이 플레이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벌써 말입니까?]

[아마 올 시즌 정신우 선수의 성적여부에 따라 투웨이 플레이어가 다시 빛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오타니의 투웨이 플레이 실패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투웨이 플레이어는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구단들이 다시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선수들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자연스레 그렇게 유행이 사그라드는가 싶었다.

그런데 신우가 다시 그 카드를 들고 나오니 팬들은 열광했다.

투수와 타자.

양쪽 모두를 해내는 선수만큼 매력적인 카드는 없으니까 말이다.

딱-!!

[4구를 강타! 하지만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 중견수 잡으면서 2루 주자는 베이스에 묶입니다. 투아웃!]

두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신우는 배트를 들고 타석으로 걸어갔다.

그런 신우를 지나치는 안토니가 말했다.

“투수 녀석 컨디션이 좋아. 특히 홈플레이트 앞에서 공이 변화해.”

“오케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볼끝이 변한는 이윤 하나다.

[볼끝이 좋은 놈인가보네.]

[확실히 아까 던지던 공들 보면 변화가 심하긴 하더라.]

[어떻게 공략하쉴?]

신우는 타석 앞에 멈처서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뽝! 하고 날려버려야죠.’

[ㅋㅋㅋ 간단해서 좋네.]

[그렇게 쉽게 될까?]

‘아, 이거 또 섭하네요. 제 말이 그렇게 신뢰가 되지 않으십니까?’

[쟤 공도 만만치 않아 보이거든.]

‘그럼 내기하실래요? 만약 제가 홈런 때리면 10만 노잣돈, 장타 때리면 1만 노잣돈, 안타면 1000원.’

[못 때리면?]

‘특별코스 1라운드 뛰겠습니다.’

특별코스란 레전드들이 신우를 위해 준비한 특별 트레이닝 메뉴였다.

웬만큼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신우도 그걸 끝내고 쓰러져서 일어나질 못했다.

그만큼 힘든 훈련이었다.

[1라운드는 적다! 4라운드!]

[사딸라!!]

저런 건 도대체 어디서 배우는 건지...

‘저 그거 한 번 하면 못 일어나요.’

[어디서 약을 파누, 너 저번에 3라운드까지 했잖아.]

[구라 치다 거리면 손모가지 날아가는 거 안 배웠냐? 으이?!]

‘...요즘 타짜 보셨습니까?’

[ㅇㅇ]

‘도대체...하아...됐습니다.’

이제는 물어보는 것도 지쳤다.

가불기가 날아들면 할 말이 없어지니 말이다.

신우는 가볍게 배트를 돌리며 타석의 투수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타석에 들어섰다.

‘그렇게 하죠.’

[콜~!]

[자신감 넘치시구요~]

레전드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노잣돈은 쌓이면 쌓일수록 좋은 상황.

리스크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만한 도박이었다.

“후우...”

심호흡을 뱉으며 자세를 잡자 기다렸다는 듯 포수의 견제가 들어왔다.

“헤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그냥 투수만 열심히 해도 힘들텐데.”

타석에 들어서면 포수는 끊임없이 도발을 걸어온다.

싸우자는 게 아니라 타자의 집중력을 흩트리려는 의도였다.

KBO야 건너면 다들 아는 사이기 때문에 포수가 웬만큼 베테랑이 아닌 이상 수위 높은 도발을 걸 수 없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달랐다.

워낙 팀이 많고 이런 도발을 당연한 거라 생각하다보니 수위 높은 도발도 자주 나왔다.

“괜히 쇼하지 말고 적당히 서있다가 들어가는 게 어때? 루상에 나가서 괜히 깔짝대다가 어깨라도 다치면 투수로도 돈을 못 받을 거 아니야?”

도발이 먹힌 걸까?

뻐억-!!

“스트라이크!!”

신우는 초구를 그냥 흘려보냈다.

그런 신우를 보며 포수는 미소를 지으며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뭐야? 자신만만하게 투웨이를 선언하다니, 막상 실전에서는 얼어버린 거야? 그럴거면 그냥 돌아가서 감독한테 투웨이는 못할 거 같다고 말하는 게 어때?”

“데이브. 적당히 좀 해.”

점점 수위가 강해지자 구심이 한 마디를 쏘아붙였다.

고개를 끄덕인 데이브가 다시 마스크를 쓰고 앉았다.

‘완전히 얼어버렸으니까, 빠르게 치워버리자고.’

데이브의 사인에 고개를 끄덕인 투수가 2루 주자를 눈으로 견제하고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그리고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신우의 몸쪽을 파고드는 순간.

후웅-!!

‘어?’

데이브의 눈앞으로 검은물체가 지나갔다.

뒤이어 몰아치는 돌풍과 함께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따악-!!

깜짝 놀란 데이브의 눈앞으로 신우의 배트가 날아가는 게 보였다.

휘리리릭-!!

화려한 배트플립에 눈길이 사로잡힌 데이브에게 신우가 한 마디를 툭 뱉었다.

“아까 뭐라하지 않았냐?”

“뭐...?”

“집중하느라 못 들었다.”

그 말과 함께 1루로 달려가는 신우의 뒤로 데이브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갓 뎀!!”

뒤에서 들려오는 욕설을 들으며 신우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시끄럽게 떠들던 포수에게 한 방 먹인 것도 좋지만, 더 기분이 좋은 건.

【빌 테리님이 100,000노잣돈을 후원하셨습니다.】

【뎀은 내가 더 뎀이다!! 말 많은 쉑 때문에 내 돈만 나가누!!】

쏟아지는 후원과 특별코스를 해도 되지 않는단 생각이 그를 기쁘게 만들었다.

그런 신우를 보며 갤럭시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렇게 쉽게 때려낸다고?’

‘도대체 저 스윙은 어떻게 나오는 거야?’

‘나중에 같이 훈련하자고 해볼까?’

신우의 실력에 감탄하는 이들.

‘우연이겠지.’

‘실투로 들어온 거 같았어.’

질투에 눈이 멀어 아직도 의심하는 자들.

그리고.

‘와...저런 배트플립은 어떻게 하는 거야? 저게 한국의 빠던이라는 건가? 나도 나중에 알려달라고 해야겠다.’

묘한 것에 꽂힌 선수까지.

각자의 생각을 하며 홈을 밟는 신우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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