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171화 (171/281)

< 훈수로 메이저리거 - 171화 >

* * *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뉴욕 메츠의 정신우 선수와 신생구단인 몬트리올 갤럭시의 1:5 트레이드가 단행됐습니다.

갤럭시는 특별지명으로 확보한 5명의 유망주와 현금을 내주는 대가로 뉴욕 메츠의 정신우 선수를 얻게 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매각이 거의 확실시되는 메츠가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우의 트레이드.

2천만 달러 계약에 사인한지 2주일만에 나온 발표였기에 사람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와...이 정도면 무키 베츠 다저스 트레이드보다 더 빠른 거 아니냐?

ㄴ 그때 연봉조정 하고 한 달 뒤에 했으니까 맞을 듯.

ㄴㄴ 메츠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트레이드네.

-신생구단이면 우승은 날아갔네.

ㄴ 갤럭시가 올 시즌 FA를 제대로 잡은 것도 아니라서 최소 1년은 날린 듯.

ㄴㄴ 1년이 뭐냐? 제 2의 트라웃이지.

-그나저나 갤럭시는 뭔 배짱으로 유망주를 다섯명이나 내줬냐?

ㄴ 일단 에이스를 확보하려는 거 아니겠음?

ㄴㄴ 에이스 혼자 야구하나?

ㄴㄴㄴ 신우는 혼자 야구 쌉가능.

-갤럭시가 제 2의 디-백스가 될 생각이면 신우 영입도 이해 됨.

ㄴ 디-백스 창단했을 때 지렸지.

ㄴㄴ 그럼 신우가 랜디 존슨이겠네?ㅋㅋ

ㄴㄴㄴ 본투K는 누구 시키냐?

다양한 의견들이 댓글에게 눈을 뗀 신우가 창밖을 바라봤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마라.]

[어디서 야구하든 크게 변하는 건 없음.]

[넌 네 역할만 잘 하면 된다.]

레전드들의 조언에 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덕분에 심란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보라스였다.

[신우, 보라스입니다.]

“예.”

[다름이 아니라 갤럭시에서 입단식과 관련해서 상의를 위해 연락을 해왔습니다. 사장과 단장이 직접 하와이에 방문하겠다고 합니다만.]

사장과 단장의 직접 방문요청.

이건 예상치 못했다.

[오올-! 이제 거물대우 받누.]

[갤럭시가 둥가둥가 좀 할 줄 아네.]

[고러치! 요런 작은 것도 제대로 할 줄 알아야지!]

[크으-! 통보도 아니고 방문해도 되냐고 물어보네.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방법을 아는 듯.]

[다른 애들은 몰라서 안했겠냐? 그냥 지들이 위라고 생각해서 안했지.]

레전드들의 채팅에 동의하며 신우는 그들의 방문을 승낙했다.

* * *

이틀 뒤.

신우는 리조트의 카페에 앉아 있었다.

다른 손님은 없었다.

원래 프라이빗한 휴가를 위해 찾는 곳이다 보니 카페에서 머무는 사람은 없었다.

그곳에 네 사람이 앉아 있었다.

“갤럭시의 사장인 오웬 놀란입니다.”

“크리스토퍼입니다. 단장직을 맡고 있죠.”

“신우 정입니다.”

오웬, 크리스토퍼 그리고 보라스와 신우.

네 사람의 만남을 멀리서 지켜보는 박광수는 팔을 쓰다듬었다.

“와씨...소름 돋아. 진짜 거물이 되면 구단의 사장이 움직이는구나.”

“와...나도 말로만 들어봤지. 저런 게 진짜 있나 싶었다.”

“그러게 말이야.”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한국으로 유턴한 선수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일화들이 전해졌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거물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구단의 높은 사람들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감독이나 단장은 당연했고 팀의 주장이나 심지어는 사장, 레전드플레이어들이 움직이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사장이나 수뇌진이 움직이는 건 영입전에서 그러는 거 아닌가?”

“맞아. 이미 신우형은 영입이 된 거잖아? 그런데 굳이 수뇌진이 움직인 이유가 뭐지?”

“짜식들! 당연한 거 아니냐?”

최연우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만큼 신우형님이 거물 of 거물이란 뜻이지.”

“아하-!”

“하긴...2년 연속 사이영에 MVP까지 수상하셨는데...”

“거기에 마무리에서 선발까지 크으-! 우리 형이 대단하긴 하지.”

어느샌가 재벌 3세에게 우리 형이 되어버린 신우였다.

세 사람이 실없는 소리를 나누는 사이.

신우는 오웬과 입단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입단식에는 CBC를 포함해서 CNN 폭스 등 다수의 방송국이 참석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기자분들과 방송국 역시 참여해서 성대하게 치러질 겁니다.”

“이번 입단식에서 갤럭시의 새로운 시즌 유니폼을 최초로 공개하면서 신우 정을 모델로 세우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갈 계획이고요.”

대화를 나누면서 신우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메츠와는 완전히 다르누.]

[이게 정상이긴 하지.]

[너한테 거는 기대가 크긴 한갑다.]

레전드들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저들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명백하게 알 수 있는 만남이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 입단식에는 빌 해리스 구단주도 참여할 거란 연락을 받았습니다.”

“직접이요?”

“예. 그리고 빌 해리스 구단주께서 신우 정의 이동편의를 위해 전용기를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끔 공항에 대기시켜둔 상태입니다.”

[ㅗㅜㅑ]

[전용기 클라스 실화냐?]

[구단주가 좀 아네.]

예상하지 못했던 대우에 신우는 어리둥절했다.

* * *

“미스터 정, 식사를 준비해드릴까요?”

“예, 부탁합니다.”

승무원이 미소와 함께 식사를 내왔다.

퍼스트클래스에서 먹었던 메뉴보다 한층 더 고급스런 식사였다.

[우리 때는 저런 거 없었는데...]

[부럽누...]

[저거 캐비어 아니냐? 저거 바게트에 올려 먹으면 존맛인데.]

‘후후, 선배님들 부러우십니까?’

[당연히 부럽지!]

[안 부러우면 사람이냐?]

[우리 때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런 거 못 먹었음.]

‘저승에는 뭐든 다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있으면 뭐하냐 냄새밖에 못 맡는데.]

[쓸데없는 소린 그만하고 먹방 가즈아-!]

레전드들의 재촉에 신우는 목을 축이고 식사에 들어갔다.

퍼스트클래스와는 또 다른 편안함이 있는 전용기를 타고 신우는 캐나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미스터 정, 호텔로 모시겠습니다.”

공항 활주로에 마중나온 기사와 롤스로이스를 타고 신우는 호텔로 향했다.

‘이제 슬슬 부담 되는데요.’

[주는 건 일단 다 받는 게 좋다.]

‘너무 공짜 좋아하면 머머리 된다던데...’

[머머리 되고 이런 대접 받을 수 있으면 이거 택할 듯?]

[어...그건 아님.]

[ㅇㅇ 모발은 언제나 소중함.]

[남자는 머리빨이지.]

레전드들의 말에 격하게 동의했다.

* * *

다음 날.

신우는 구장에 일찌감치 도착했다.

구단이 마련해준 대기실에서 메이크업하는 신우에게 김이나가 말했다.

“구장이 오래 됐다고 하는데, 내부는 전혀 그렇지 않네요.”

대답은 옆에 있는 보라스에게서 나왔다.

“외관은 그대로지만 내관은 전부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내부만 보면 최첨단의 기술이 접목된 곳들이 많죠. 특히 예전에 악명 높았던 잔디문제나 외야 그라운드의 문제를 모두 고쳤습니다.”

“아하!”

엑스포스의 외야 인조잔디로 인해 수많은 플레이어의 무릎이 고장났었다.

하지만 지금은 천연잔디를 비롯해서 난방과 돔의 개폐까지 모든 걸 리모델링했다.

덕분에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구장이 되었다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건 구단주의 의지 덕분이었다.

갤럭시의 지분은 빌 해리스 구단주가 52퍼센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수의 투자자가 모인 투자그룹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즉, 빌 해리스 구단주의 의향이 구단에 많이 묻어나온다는 소리였다.

[최근 행보를 보면 엄청나게 공격적이네.]

[레알 제 2의 디백스가 될 수 있겠는데?]

[아직 FA에서 제대로 영입한 게 없으니, 조금 더 지켜봐야 될 듯.]

[올해는 초대형급이 없었으니까, 내년 보는 거 아님?]

올 시즌 FA시장은 잠잠했다.

엄청난 대어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신생구단들이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첫 합류다보니 첫해부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중이 강했다.

이는 다이아몬드백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첫 시즌을 유망주 위주로 치르고 2년차인 99시즌부터 엄청난 투자를 감행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쇼미더머니 치트키를 사용하는 것처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수많은 선수들을 사들였다.

그 중심에 있는 게 빅유닛 랜디 존슨이었다.

그리고 한국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born to K 역시 이 시대에 이름을 알린 선수였다.

그런 선례가 있기에 레전드들과 야구팬들은 현재 갤럭시의 행보를 디백스와 비교하고 있었다.

그때 노크소리와 함께 한 여인이 들어왔다.

똑똑-!

“홍보팀장 클로이에요. 행사 관련해서 브리핑을 드리려고 하는데, 시간 괜찮으세요?”

“네, 들어오세요.”

“오늘 일정은 입단환영식이 먼저 진행이 돼요. 그 자리에 단장님과 사장님 그리고 감독님과 작년 주장을 맡았던 리먼이 참가할 거예요.”

갤럭시는 작년부터 트리플A에서 뛰었다.

마이너리그였기에 빅 네임의 플레이어는 없었지만, 다수의 유망주들이 경험을 쌓았다.

그중에 리먼은 마이너리그에서 4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빅리그 스카우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감독님은 작년에 팀을 맡았던 분이 계속 맡으시는 건가요?”

“아뇨. 콜튼 감독님은 트리플A를 계속 맡으실 거예요. 메이저리그에서는 새로운 감독님이 임명됐습니다. 제이비어 감독님이라고 아시나요?”

“물론 알죠.”

제이비어 벤자민.

월드시리즈 2회 우승, 리그 챔피언 5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이다.

특히 그는 이름없는 선수를 발굴해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거기에 파격적인 기용과 기존의 상식을 깨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그런 그와 함께 야구를 한다는 게 설레었다.

“그리고 구단주님도 참여하실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워낙 바쁘신 분이라 제 시간에 도착하실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연락을 받았고요. 하지만 최대한 시간을 맞추실 거라 하시더군요.”

“알겠습니다.”

이해했다.

억만장자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이런 자리에 참석해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준비를 끝낸 신우가 시간을 확인했다.

‘곧 시작이네.’

[떨리냐?]

‘떨리죠. 이런 자리는 처음이니까요.’

메츠로 콜업이 됐을 때는 입단식 같은 게 없었다.

당연했다.

그때는 이름없는 투수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이제는 달라졌다.

이 팀에 들어왔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쁩니다.’

[그래. 이제 이런 걸 즐겨라.]

고개를 끄덕인 신우가 입단식의 준비를 이어갔다.

* * *

[지금부터 메이저리그 몬트리올 갤럭시에 입단하는 정신우 선수의 입단식을 중계해드리겠습니다.]

신우의 입단식은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이런 관심은 곧 입단식 생중계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인터넷은 물론이거니와 방송국을 통해 TV로도 나오는 입단식에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일정 때문에 직접 캐나다에 가지 못한 신우의 어머니, 한선예 역시 TV 앞에 앉아 입단식을 시청했다.

[몬트리올 갤럭시는 이번 입단식을 위해 고위직은 총 출동했군요. 사장인 오웬 놀란과 단장인 크리스토퍼가 보입니다.]

[그 옆에는 27시즌부터 몬트리올 갤럭시의 감독을 맡게 된 제이비어 벤자민 감독이 보이는군요.]

자리를 가득 메운 이들이 소개됐다.

-갤럭시 고위직들 총출동했네.

-이 정도면 에이스급 대우 아니냐?

ㄴ 에이스급 대우가 아니라 에이스임.

ㄴㄴ 연봉도 메츠에서 지원 안해준다더만. 그럼 2천만달러짜리 투수를 데리고 온 거임.

ㄴㄴㄴ 메츠 레알 계약만 하고 바로 팔아버리네 ㅋㅋ

-한 가지 확실한 건 갤럭시가 신우를 엄청 챙기네.

ㄴ 구단주가 신우빠인 듯.

ㄴㄴ 구단주 오늘 참석한다고 하지 않음?

ㄴㄴㄴ 지금 나온다.

카메라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두 남자를 잡았다.

[지금 몬트리올 갤럭시의 빌 해리스 구단주가 경호원과 함께 입장합니다. 빌 해리스 구단주는 더 페이스라는 어플을 만들어 세계적인 히트를 친 IT기업 더 페이스의 CEO이자 최대주주로 있는 인물입니다.

올해 44살인 그의 재산은 약 720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빌 해리스 구단주가 자리를 잡자 뒤이어 반대쪽 문이 열리며 신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정신우 선수가 입장합니다!]

스캇 보라스와 함께 입장한 그가 한 사람씩 악수를 나누며 자리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빌 해리스 구단주와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

간단한 소개가 이어지고 곧 유니폼 수여식이 이어졌다.

[빌 해리스 구단주가 직접 유니폼을 집어 정신우 선수에게 전달합니다.]

흰색 바탕의 유니폼에 검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유니폼을 입은 신우가 모자까지 받아 착용했다.

뒤이어 빌 구단주와 함께 악수를 나누자 엄청난 플래시세례가 터졌다.

* * *

「메이저리그의 정신우 선수가 뉴욕 메츠를 떠나 몬트리올 갤럭시에 정식입단했습니다. 금일 열린 입단식에는 갤럭시의 수뇌진이 총출동해 정신우 선수에게 거는 기대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갤럭시의 구단주이자 억만장자인 빌 해리스 구단주가 직접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빌 해리스 구단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목표는 갤럭시가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단시간에 들어올리는 것이다. 그 목표를 위해선 반드시 시누가 필요했다. 명실상부한 에이스가 입단했으니, 이제 남은 카드들을 맞출 생각이다.” 라고 밝히며 정신우 선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정신우 선수 역시 “메츠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나 아쉽다. 신생구단에 온 만큼 내 역할을 충분히 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습니다.」

신우의 입단식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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