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85화 (85/281)

< 훈수로 메이저리거 - 85화 >

* * *

- 실화냐?

- 와...미쳤다.

- 백투백투백 홈런 실화?

ㄴ 마지막 투수가 홈런 때림.

ㄴㄴ 그것도 굿바이 홈런.

- 정신우 못 하는 게 뭐임?

ㄴ 그냥 타자 돌려도 당장 40홈런은 때릴 각.

ㄴㄴ ㅇㅈ.

- 그나저나 메츠는 신우 너무 굴리는 거 아니냐?

ㄴ 솔까 클로저를 갑자기 타자로 쓰는 건 너무했음.

ㄴㄴ 레알 노이해.

ㄴㄴㄴ 이미 이야기가 다 됐겠지.

ㄴㄴㄴㄴ 이야기 안 되고 그냥 굴린거면 막장이다 ㅋㅋ

- 신우도 그냥 투타겸업 가즈아-!

ㄴ 투수보직도 클로저라서 타자 겸업하기 쉬울 듯.

ㄴㄴ ㅇㅇ 관리만 해주면 선발보다는 더 편하겠지.

ㄴㄴㄴ 루틴도 선발처럼 철저하지도 않으니까, 쌉가능.

- 오늘은 우까들 안 보여서 클린하네-!

신우의 활약에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 * *

다음 날.

신우는 출근하기 전, 호텔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미스터 정.”

문을 지나자 지배인이 다가왔다.

공손하게 예의를 차리는 지배인을 보며 신우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랭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죠?”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스터정 덕분에 더욱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에이전트 보라스가 기다리고 계시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앞장서는 랭던을 따랐다.

“어제 홈런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보셨어요?”

“유튜브를 통해 봤습니다. 라이브 때는 업무를 보니까요.”

“그렇군요.”

“백투백투백 굿바이홈런이라니. 제 친구들의 SNS에는 모두 당신의 이야기밖에 없었습니다.”

신우의 이름은 미국에 퍼지고 있었다.

수많은 야구팬들에게 그의 이름은 각인되었다.

하지만 인기가 높냐고 이야기하면 아직은 아니었다.

루키시즌의 반짝활약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메이저리그는 그런 곳이었다.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가도 순식간에 사라지는 선수가 많았다.

보직 역시 불펜이란 점이 그의 인기도를 막고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뉴욕으로 한정지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뉴욕에서만큼 신우는 애런 저지나 게릿 콜과 같은 양키스의 슈퍼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저희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들도 미스터정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본인이 개최하는 파티에 초청하고 싶다 하시는 배우나 가수분들 그리고 사업가분들도 계시더군요.”

“영광이군요.”

뉴욕은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의 대도시였다.

그만큼 유명한 이들도 많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호텔은 그러한 이들의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애용되고 있었다.

레스토랑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슐랭을 받을 정도로 인지도와 실력을 인정받는 곳이었기에 많은 셀럽들이 찾는 공간이었다.

그런 이들이 신우를 보고 싶다는 건 여러 의미를 담고 있었다.

[최소한 뉴욕에서는 성공했네.]

[이왕이면 저런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는 게 좋다.]

[맞말추.]

[내가 은퇴 이후에 제대로 된 사업을 벌일 수 있었던 것도 인맥 덕이 있었지.]

타이콥의 채팅이 올라갔다.

‘콥 선배님도 사업을 했어요?’

[몰랐냐? 쟤 사업해서 재벌수준까지 올라갔잖아.]

[야구할 때보다 더 벌었지?]

몰랐던 사실이다.

사실 레전드플레이어들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딱히 찾아보지 않았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곁에 있으니 더욱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재벌이라니...정말 대단한 거잖아요?’

[흠흠,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나도 현역 때 코카콜라 주식 좀 샀어야 했는데...하아...]

타이콥은 현역시절에 주식투자를 했었다.

당시 샀던 주식이 제네럴모터스와 코카콜라라는 건 유명한 일화였다.

그로 인해 엄청난 돈을 벌었고 이후 벌인 사업들도 대박이 나면서 재벌급의 삶을 보냈었다.

[너도 나중에 투자도 하고 그래라. 돈은 고여 있으면 안 되는 거야.]

[야구를 열심히 해야 되는 애한테 무슨 주식이냐?!]

[원래 돈을 벌 수 있을 때 들어오는 구멍을 여러개 만들어둬야 되는 거야.]

채팅이 시끄러워질 때.

랭던이 굳게 닫힌 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똑똑-!

“미스터 보라스, 손님이 도착하셨습니다.”

“들어오세요.”

허락이 떨어지자 랭던이 문을 열며 한쪽에 비켜섰다.

자연스런 그의 움직임 덕분에 신우는 편하게 룸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 시누.”

자리에서 일어난 보라스가 환하게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자 앉으시죠.”

“예.”

보라스가 맞잡은 손을 놓으며 자리를 권했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랭던이 보라스에게 물었다.

“식사를 내올까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아침을 해서 괜찮습니다.”

“그럼 간단한 음료라도 하시겠습니까?”

“예. 혹시 과일주스가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오늘 블루베리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다른 과일들과 조합하면 훌륭한 음료가 될 겁니다.”

“그럼 그걸로 부탁할게요.”

“알겠습니다.”

“나는 커피로 부탁하네.”

“예.”

랭던이 고개를 숙이고 룸을 나갔다.

다시 문이 닫히자 보라스가 웃으며 신우를 바라봤다.

“어제 활약은 잘 봤습니다. 정말 당신은 매번 사람을 놀라게 하더군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물론 칭찬입니다. 슬라이더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놀라웠는데, 백투백투백 굿바이홈런이라니. 그걸 보고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 없어서 이렇게 왔습니다.”

“그러셨군요.”

신우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걸 간파한 보라스가 그에게 물었다.

“무언가 어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있으신 거 같군요.”

신우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대타로 나갈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는 것에 불만을 가지신 거겠죠?”

“예. 그런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메츠의 현 단장이 베켓이니까요.”

단장이 베켓인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의문을 가지고 있을 때.

똑똑-!

“차를 가져왔습니다.”

노크소리와 함께 랭던이 허락을 구했다.

보라스가 허락을 하자 곧 랭던이 들어와 두 사람의 앞에 차를 내려두었다.

그리고 다과까지 세팅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룸을 나갔다.

“베켓이 단장을 맡기 시작한 건 14년도부터입니다. 메츠까지 총 3개의 팀을 맡았는데, 모두 리빌딩이 필요한 팀들이었습니다.”

베켓의 과거에 대해 신우는 모르고 있었다.

정확히는 알 필요가 없었다.

그가 어떤 타입의 단장인지 선수와는 큰 관련이 없었으니 말이다.

보라스가 그걸 안다는 듯 본론을 꺼냈다.

“그는 과거에도 꽤 파격적인 선택을 여러번 했습니다. 실제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투수를 타자로 전향시킨 케이스도 있죠. 현재 피츠버그에서 뛰고 있는 머레이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죠.”

머레이는 2020년부터 피츠버그의 간판타자로 활약하고 있었다. 올 시즌 3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다.

“분명 그는 팀을 새로 조직하는데 뛰어난 능력이 있습니다. 오른팔인 에이든의 분석능력이 뛰어나서 새로운 인재를 발굴해내는 능력이 뛰어나죠.”

“그렇군요.”

“그러나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선수들의 의사를 무시한다는 거죠. 특히 서비스타임을 채우지 못한 선수들을 체스말처럼 활용합니다.”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은 선수들, 그리고 구단을 운영하는 단장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서비스타임 3년차까지 선수는 구단이 주는 연봉을 받아야 된다.

그것을 거부할 방법은 현재로서 없다.

양키스의 간판타자 애런저지나 다저스의 상징 코디 밸린저 역시 최저연봉을 받던 때가 있었다.

성적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이미 메이저리그 톱클래스 수준의 성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그들은 최저연봉을 받았다.

그 이유는 바로 연봉조정신청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서비스타임 3년에 해당하는 기간을 채우면 생긴다.

즉, 3년동안 최저연봉을 받으며 뛴 선수가 시즌이 종료되면 연봉조정에 대한 권리를 얻는단 소리다.

“그래서 GM들이 서비스타임을 채우지 못한 선수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실정이죠.”

“그걸 거부할 방법은 없습니까?”

“당장 방법은 없습니다. 물론 제가 베켓을 만나 어필할 생각입니다. 그것을 위해 뉴욕에 온 것이고요.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몸값을 올리는 겁니다.”

“몸값을 올린다고요?”

“현재 시누의 활약이라면 슈퍼2에 해당이 됩니다. 즉, 내년까지 풀시즌을 뛴다면 내년 시즌이 끝난 뒤 연봉조정신청이 가능해질 겁니다.”

메이저리그의 한시즌은 휴식일 포함 187일이다.

이중에서 172일까지 로스터에 들어야 서비스타임 1년이 된다.

마이너리그에서 콜업이 된 선수는 경기에 나선 날부터 계산이 된다.

즉, 1년에 172일동안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있지 못했다면 서비스타임 1년을 채우지 못하게 된다는 소리다.

이러한 맹점을 이용해 구단들은 마이너리그를 폭격하는 선수들의 콜업을 늦춘다.

서비스타임을 채우지 못하도록 말이다.

“슈퍼2는 이러한 제도를 악용하는 구단들의 조치를 막기 위해 생겨난 조항입니다. 2년 이상 3년 미만의 서비스타임을 채운 선수들 중 등록일수가 상위 22퍼센트인 선수들에게 연봉조정신청의 권리를 주는 것이죠.”

“그럼 저는...”

“내년 시즌도 풀타임을 채운다면 이 조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우는 작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9월에 데뷔했기에 서비스타임 30일을 채운 상태였다.

올 시즌은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즉 172일을 채우면서 서비스타임 1년을 획득하게 됐다.

내년 시즌도 큰 변수가 없다면 개막전부터 나설 가능성이 컸다.

중간에 부상만 없다면 서비스타임 2년은 무난하게 획득할 것이다.

그 경우 서비스타임 2년을 채우게 된다.

거기에 등록일수는 2023시즌의 30일을 합쳐 총 374일이 된다.

“374일의 등록일수라면 슈퍼2에 무난하게 들어가고 연봉조정에 대한 권리를 얻게 되겠죠. 다른 선수들은 3년만 활용할 수 있는 연봉조정을 시누는 4번을 요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제대로 집어주네.]

[연봉조정신청을 4번이나 하면 구단입장에서는 골 때릴 거다.]

‘그 정도예요?’

[응. 너 정도 성적을 꾸준히 올리면 연봉조정신청을 한 번 할 때마다 몇백만달러씩 오감. 처음에는 천만달러 정도 오를 가능성이 높고.]

[그런 조정을 한 번 더 한다? 구단은 미칠 노릇인 거지. 자기네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에 골이 더 아파지고.]

연봉조정신청은 중재위원회에서 진행한다.

구단과 선수가 원하는 연봉을 적어내고 중재위원회가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구조다.

“예를 들어 구단이 오백만달러, 선수가 천만달러를 적어냈습니다. 그리고 중재위원회가 적정연봉으로 800만달러를 책정합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천만달러로 연봉이 책정됨.]

“천만달러요?”

“정확합니다. 천만달러로 책정이 됩니다. 중재위원회가 책정한 800만달러는 그 금액으로 계약을 하라는 게 아니라 적정연봉입니다. 그리고 그 적정연봉과 근접한 연봉을 적어낸 쪽의 손을 들어주는 거죠.”

다소 복잡한 시스템이다.

만약 이러한 시스템을 제대로 모른다면 헷갈릴 수도 있다.

“코디 밸린저는 2017시즌 데뷔해서 신인왕을 탔습니다. 약간의 슬럼프를 겪은 18시즌을 지나 19시즌에는 내셔널리그MVP를 탔죠. 그리고 슈퍼2조항에 따라 연봉조정에 들어가서 천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게 됩니다.”

애런저지는 더욱 심했다.

2018년부터 메이저리그 유니폼판매순위 전체 1위에 등극한 간판타자지만 그는 2019시즌까지 68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구단에서 애런저지를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울 생각을 가졌기에 그나마 최저연봉보다 10만 달러를 높게 준 것이다.

“사실상 많은 이들이 말하는 메이저리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 서비스타임 3년을 채운 선수들인 셈이죠.”

“즉, 내년 시즌까지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단 소리군요.”

“한 가지 있습니다.”

신우가 보라스를 바라봤다.

“규정상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만 베켓을 압박할 방법은 있습니다.”

“그게 뭐죠?”

“바로 시누의 가치를 올리는 겁니다.”

[정답이네.]

[하긴, 신우가 당장 선발로 전향하면 구단이 기어야지.]

선발과 클로저의 연봉은 큰 차이를 보인다.

2010년 이후 최고의 연봉을 받은 클로저는 켄리 젠슨이다.

그는 19시즌과 20시즌을 18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고 21시즌에는 무려 2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클로저 최고의 연봉이었지만 선발투수까지 포함하면 높은 액수는 아니었다.

선발투수까지 포함하면 젠슨의 2000만 달러는 20위 안에 들지 못하는 금액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선발과 클로저가 받는 대우가 얼마나 차이나는지 여실히 알 수 있었다.

레전드플레이어들은 보라스가 신우에게 선발전향을 권유할 거라 생각했다.

[그게 아닌 거 같은데?]

하지만 몇몇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최고의 에이전트라고 하더니, 보는 눈이 좀 있군.]

[원석을 제대로 찾아낼 줄 아는 놈이야.]

[재밌겠네.]

스판과 매튜슨 등.

몇몇의 채팅이 연달아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보라스가 입을 열었다.

“투타겸업을 해보실 생각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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