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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그만 강해지고 싶다-307화 (307/437)

회귀자는 그만 강해지고 싶다 307화

브릭은 치열하지 못해서 죄스럽다고 말했지만 차진혁 입장에서는 조금 놀랐다.

출발한 지 몇 분 지났다고?

-“생각보다 빨랐는데?”

-“생각보다 기준이 낮군, 김철수 경.”

아무리 워프 포탈 등을 이용한다고해도 시간이 꽤 걸렸을 텐데?

브릭은 약간 기세등등해져서 말을 이었다.

-“르세핌 경과 뮈엔느 경이 자신의 치열함을 증명하였으니, 나 또한 응당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철수 경.”

브릭은 르세핌이나 뮈엔느처럼 다른 부분에서 치열함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그대가 천사소녀에게 핫산에 대해 알아보던 그 시점에 나 또한 실시간으로 핫산에 대한 정보를 끌어모았다. 핫산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지! 지난 3일의 시간은 충분하고도 남았다.”

차진혁은 솔직히 감탄하고 말았다.

브릭이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플레이에 임할 줄이야.

좋은 영향력을 주는 훌륭한 친구가 생긴 기분이었다.

-“김철수 경. 본인은 치열했는가?”

-“그 정도면 충분히 치열했다 할 수 있지.”

-“부끄럽군, 후후. 아, 그리고 검은가시 녀석들도 생각보다 치열하더군. 김철수 경의 선한 영향력이 닿은 모양이지.”

어쨌든 6명은 몰살.

목을 잘라서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차진혁은 거절했다.

전화를 끊기 직전, 브릭이 한 가지를 더 물었다.

-“김철수 경, 그런데 놈들을 죽인 건 어떤 정의감의 발로였지?”

-“정의감의 발로?”

-“그대가 지구에서 질서와 정의와 아름다움의 치열좌로 불리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불의한 일에 분노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지.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질서와 정의와 아름다움의 치열좌이기에 사적 복수나 제재는 최대한 지양하는 것 아니었나, 김철수 경?”

차진혁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걔네가 방송 물 흐렸잖아.”

-“…….”

-“신성한 방송을 이렇게 이용하는 건 선 넘었지.”

브릭의 궁금증이 말끔하게 해소되었다.

-“과연. 그쪽 방면으로 선을 넘었던 거였군!”

암살의뢰를 하기에 개연성이 충분한 것 같았다.

* * *

핫산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차진혁과 브릭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정말로 그 6명을 죽였다는 사실을 믿기도 어려웠고.

그때, 차진혁이 민하TV의 알림을 확인했다.

“어, 영상이 꽤 빨리 업로드 됐네.”

강미나가 벌써 브릭과 함께하는 영상을 업로드한 것이다.

‘편집까지 끝냈다고?’

브릭의 일처리만큼이나 빠른 속도였다.

요즘 주변 사람들이 다 치열하게 플레이하는 것 같다.

‘다들…… 대단한데?’

차진혁에게는 꽤 좋은 자극이었다.

“핫산, 봐봐. 이놈이 맞지?”

강미나의 영상은 오랜만에 ‘19금’이 걸려 있었고, 내용은 꽤 잔인했다.

-“지구에 아주 뛰어난 플레이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쥐계 수인족(브릭)이 얇은 검을 빼 들고서 한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이름은 이현성. 지구에서는 나약한 항문검이라 불리더군.”

브릭은 차진혁의 영상을 많이 찾아보았고, 그중에서도 이현성이 등장하는 영상들에 깊은 감명을 받은 상태였다.

이현성의 진실함과 간절함이 브릭의 마음에도 뜨거운 울림을 준 것이었다.

-“그의 검에 많은 영감을 받은 나의 검은.”

남자에게 달려든 브릭이 검을 내질렀다.

-“더욱 치명적인 검을 변모하였다!”

강미나는 적절한 수위로 내용을 잘랐다.

‘내용이 너무 무겁지 않게 코믹스러운 연출로 잡았네?’

음악도 상당히 발랄하고, 코끼리가 뿌우- 하는 효과음이 적용되었다.

모자이크 처리 대신 두 개의 방울이 딸랑거리다가 땅에 툭! 떨어지는 이미지를 삽입했다.

살벌한 내용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연출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잔인하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브릭의 실력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검은 가시 연합원들도 움직였다.

그들 기준에서 브릭 같은 일류 암살자와 함께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배움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우리도, 브릭처럼.’

브릭처럼 치열함을 증명했다.

여섯 번째 스트리머를 죽이면서 영상은 끝났다.

다만, 강미나도 한 가지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사람을 죽이려면 나를 먼저 죽여!”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지. 그대는 그대의 오라비를 보이러브 경의 절반만큼만 아꼈더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브릭은 핫산의 여동생도 살려두지 않았다.

-“그대가 제일 썅년이다, 여동생 경.”

해당 장면은 편집되었고, 핫산은 6명의 스트리머들의 죽음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핫산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진짜로…… 다 죽였잖아?”

한편으로는 통쾌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금방 사라졌다.

“얘들아!”

강미나가 올린 다음 영상은 핫산의 조카들이 등장했다.

강미나가 피자와 햄버거 등을 잔뜩 사 들고서 핫산의 조카들을 배불리 먹이고 있는 영상이었다.

-“너희들 삼촌은 지금 엄청 고귀한 일을 하러 한국이란 곳에 갔어. 그래그래, 아주아주 거대한 수호수가 있는 나라야. 그 수호수의 주인이 직접 너희 삼촌을 제발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거든. 음, 왜냐하면 너희 삼촌에게는 아주 특별한 힘이 있어. 거기서 기적을 일으키고 돌아올 거야. 그으럼. 삼촌 대단한 사람이지!”

영상 속 아이들은 순수한 얼굴로 감탄하는 중이었다.

-“우리 삼촌이 그렇게 위대해?”

-“삼촌 진짜 멋있다!”

핫산의 마음이 왠지 모르게 간질거렸다.

* * *

차진혁은 핫산에게 한 가지를 제안했다.

“네 기적을 실시간으로 방송해도 될까?”

“…….”

핫산은 어안이 벙벙했다.

복수를 대신 해주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기적을 방송한단다?

‘그 유명한 김철수가?’

방송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핫산도 김철수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 정도였다.

어마어마하게 유명하고 영향력이 있는 스트리머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김철수가 나를 홍보해 주면……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어.’

그렇지만 김철수가 왜?

‘혹시 내가 실수라도 하면? 그러면 김철수의 명예에 엄청난 타격이 있는 거 아닌가?’

그는 혼란스러웠다.

김철수가 자신에게 왜 이런 호의를 베풀어주는지도 알 수 없었고.

이유없는 호의를 받는 것이 너무 낯선 핫산은 경계심을 풀지 못했다.

“이거 호의 아니다.”

“……뭐?”

“소모성 스킬로 혜택을 받으면 값을 지불하는 게 당연한 거지.”

“하지만 내 스킬은…….”

아직 증명된 적이 한 번도 없어.

아무도 나를 믿지 못한다고.

“알아. 아직 한 번도 써본 적이 없겠지.”

“…….”

“그렇기에 더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낮은 숫자의 기적일수록 더 훌륭한 효과를 일으킨다.

무려 첫 번째 기적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져올지, 차진혁도 무척 기대 되었다.

그런 속사정을 알 리 없는 핫산은 결국 울먹거리고 말았다.

“그렇기에 더 가치가 있다…….”

그 말이 무척 거대하게 느껴졌다.

아직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으나, 그렇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

나의 능력을 누군가 믿어주었다.

숱한 거절과 비웃음을 당해왔던 핫산에게,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김철수다!’

김철수. 현재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아닌가.

김철수의 말이 핫산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꼭 성공해 보이겠습니다.”

그리고 30분 뒤, 엄청난 근육을 소유한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

“얘야 오빠? 완벽한 성전환을 시켜줄 수 있다는 애가?”

* * *

시술(?)은 무척 간단했다.

다른 스킬들이 으레 그렇듯, 그저 스킬을 사용했을 뿐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못해 충격적이었다.

“……이게 나라고? 어, 씨X! 내 목소리 뭐야? 진짜 여자 목소리가 나네?”

거울 앞에 선 카트리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카트리나의 다소 험상궂은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약간 날카로운 인상이기는하지만 무척 예쁜 얼굴이 보였고,

“나 왜 예쁘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머리카락도 만져보았다.

“내 머릿결이 왜 이렇게 고운 건데? 머리숱은 왜 이렇게 많아졌어?”

그리고 무엇보다,

“이두가 더 커졌잖아!”

카트리나는 거울 앞에 서서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 보았다.

근질이 훨씬 선명해지고 사이즈도 커졌다.

분리도도 굉장히 좋아져 있었다.

“삼두도! 전면 삼각근도!”

카트리나는 흥분해서 옷을 찢어버렸다.

“대흉근도! 복근도!”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대흉근이 거대해지기는 했으나 남자의 가슴과는 모양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카트리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얼굴도 예쁘고, 몸은 너무너무 내 스타일이네.”

카트리나에게 그야말로 기적이 벌어졌다.

그녀가 원하는 완벽한 육체가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핫산의 ‘첫 번째 기적’은 카트리나에게 내재되어 있던 능력을 끌어내고 증폭시켜 주었다.

그녀에게 새로운 특성까지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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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트레이닝]

전문 지식을 갖춘 트레이너의 일대일 맞춤 지도.

사람마다 특징과 재능이 모두 다르므로, 수강생 개개인에게 알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양질의 수업을 제공한다.

적용 분야 :

1) 육체 단련

2) 제련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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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거의 운명이라고 할 수 있는 거지?”

차진혁의 조건은 ‘넬슨을 제자로 받아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타이밍에 ‘퍼스널 트레이닝’ 같은 특성이 생겼다는 건 아무래도 넬슨을 가르칠 운명인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온 우주가 오빠를 돕는 것 같아. 솔직히 내가 아는 게 많은 편이긴 한데, 이걸 누구한테 가르쳐주기가 좀 어려웠거든.”

내가 공부를 잘하는 것과 남을 가르쳐주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니까.

“어쩔 수 없네, 나 넬슨 가르쳐야겠네.”

카트리나는 넬슨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무래도 난 아르비스로 돌아가야겠어.”

“아르비스로?”

“어. 이제 완전히 여자가 되었으니까, 나를 낳아준 년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좀 궁금하고.”

카트리나가 키득키득 웃었다.

“넬슨을 좀 번듯하게 가르치려면 여기보다는 아무래도 가문에 복귀하는 편이 훨씬 나을 거 같거든.”

안 가르치면 또 모를까.

이왕 가르치기로 작정했으면 제대로 가르치고 싶었다.

그게 김철수를 위한 일이기도 했고.

“아무튼 진짜 여자가 됐으니 이제 오빠랑 결혼 생각을 진지하게 해봐도 되는 건가?”

차진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콘텐츠는 안 된다니까.”

“콘텐츠 아니라…….”

거기까지 말한 카트리나는 번뜩 정신을 차렸다.

콘텐츠 아니라고 말했다가는 차진혁과 만날 일이 영영 없을 것 같았으니까.

‘한국에는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지.’

좀 더 천천히, 멀리 보기로 했다.

“가끔 넬슨 보러 와. 열심히 가르치고 있을게.”

“그래. 아, 그리고 뭐 좀 부탁해도 되나?”

“부탁 들어주면 우리 집 놀러 올 거야?”

“약속하지.”

안 그래도 우주급 시나리오가 카트리나의 가문과 관련이 있으리라 짐작하는 상황.

카트리나가 먼저 초대해 준다면 감사한 일이었다.

“무슨 부탁인데?”

“잊혀진 여왕 베셀리티와 관련된 모든 것들.”

“베셀리티?”

“아마도 너희 가문과 깊은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노력해 볼게.”

카트리나는 넬슨을 데리고서 아르비스로 돌아갔다.

한편, 핫산에게는 커다란 변화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 사건을 진두진휘한 장본인인 차진혁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의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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