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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그만 강해지고 싶다-83화 (83/437)

회귀자는 그만 강해지고 싶다 83화

국가(맵)마다 극초보, 초보, 중수, 고수, 초고수 등을 나누는 구간은 조금씩 다르다.

각각의 구간을 일컫는 용어도 다르다.

일례로 중국의 경우는 고수나 초고수등의 말 대신, 화경이나 현경 등의 말로 대체하여 사용한다.

시스템상의 분류가 아니라 사람들이 각국의 편의에 따라 나누는 것이므로 모든 것이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한 가지만큼은 통일되어 있었다.

'60레벨'을 특이점으로 본다는 것이었다.

한국을 기준으로 하면 60레벨을 중수의 초입 구간으로 본다.

그것은 60레벨 달성 시, 플레이어에게 몇몇 특전들이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모든 스킬과 특성의 능력이 소폭 상향조정되고, 신체 자체의 스펙이 상당히 높아진다.

59레벨과 60레벨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차진혁은 마치 방송을 하고 있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60레벨이 되면서 많은 능력들이 강화되었습니다."

쾅!

주먹과 주먹이 맞부딪쳤다.

차진혁이 몇 걸음 뒤로 밀렸고, 대검 라칸의 몸이 움찔했다.

잠시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차진혁은 두둑- 소리를 내며 어깨를 끼워맞췄다.

"어깨가 살짝 빠졌지만 이 정도는 그럭저럭 받아낼 만하군요."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저런 무지막지한 공격을, 탱커도 정면으로는 못 받아내는 공격을 막아냈다.

정면에서 이렇게 막아낼 수 있었으니 흘리면 훨씬 더 잘 받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검을 사용하면 더욱 수월할 것이고.

60레벨의 힘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즐거웠다.

차진혁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60레벨이 되면서 일부 업적들을 합성할 수 있는 기회마저 주어졌습니다."

방송을 껐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었다.

방송을 하는 것처럼 계속 말했다.

"그래서 사러가 던전의 '올 클리어 업적'과 '반복된 지름길과 숨겨진 제왕' 업적을 합성했습니다. 주 재료는 전자였고, 소모 재료는 후자였죠."

차진혁은 한 줄 한 줄, 예전 업적과 비교해 가며 설명했다.

이전 업적 내용을 캡쳐해 놓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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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클리어(사러가 던전)]

사러가 던전을 올 클리어한 이에게 부여되는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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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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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 클리어 각인. (각인 생성 위치 : 오른손목)

- 사러가 던전의 마물들에게 공격을 받지 않습니다.

- 사러가 던전 내에서 모든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

"사러가 던전 내에서만 적용되던 업적효과가 이렇게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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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 클리어 각인. (각인 생성 위치 : 오른손목)

- 사러가 던전의 반경 1,000m 내의 모든 마물들에게 공격을 받지 않습니다.

- 이는 사러가 던전의 반경 1,000m 내의 모든 던전 내에서도 통용됩니다.

- 사러가 던전의 반경 1,000m 내에서 모든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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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러가 던전 내에서만 적용이 아니라 사러가 던전을 중심으로 하여 반경 1,000미터 내의 모든 곳에 해당 업적이 적용되었다.

"그런데 오늘 중요했던 건 다음입니다."

차진혁은 방송을 위해 -여전히 방송은 끈 상태지만- 안전지대로 이동했다.

팀원들이 차진혁의 안정적인 방송(?)을 위해 이전처럼 대검 라칸과 싸우기 시작했다.

"이걸 보시죠. 이게 원래 업적효과였습니다."

──────────

2) +1 속성 방어술

- 방어계열 능력에 속성을 부여합니다.

- 방어계열 능력과의 상성에 따라 발현되는 속성이 상이합니다.

──────────

"이 속성 방어술 덕택에 레벨 50급 이하의 모든 타격, 체술계 공격에 완전 면역이었습니다. 거기에 반복된 지름길 업적을 합성해서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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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속성 방어술

- 방어계열 능력에 속성을 부여합니다.

- 방어스킬/특성 사용시.

┗ 레벨 80 이하급 체술계 공격에 완전 면역.

┗ 레벨 100 이하급 체술계 공격에 일부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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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는 이 올 클리어 업적을 적용 중이고, 레벨 100 이하급 모든 체술계 공격에 일부 면역인 상태입니다. 덕분에 어깨가 빠지는 것 정도로 대검 라칸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차진혁은 온갖 종류의 뿌듯함을 느끼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나 지금 뭐하냐?'

방송도 껐고 심지어 녹화 중도 아니다.

앞으로 방송에 내보낼 예정도 없다.

그런데도 마치 진짜 방송을 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거…… 미친놈의 전조증상인데.'

그래서 좀 흐뭇해졌다.

'일단 나도 합류해서 놈을 잡아봐야겠다.'

차진혁이 적극적으로 합류해서 대검 라칸과 전투를 이어갔다.

차진혁이 합류하자 결국 7트째에 대검 라칸을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며칠간 '대검 라칸의 무덤'을 계속해서 도전하여 라칸을 계속해서 사냥했다.

덕분에 팀원들의 레벨이 조금씩 올랐고, 한세린도 랭킹 2위를 탈환했다.

한세린은 기쁘다기보다 놀라웠다.

특히 차진혁을 향한 놀람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보면 볼수록 이상했다.

'저게 스트리머냐, 딜러냐, 탱커냐, 군주냐?'

도대체 정체를 모르겠다.

예전에 고두현 무리를 쓸어버릴 때 눈치챘어야 했다.

'무늬만 스트리머지 사실상 올라운더잖아?'

게다가 팀의 유일한 힐러인 차진솔 또한 차진혁의 도움(피)이 있어야만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기까지 했다.

'여긴 각 계열 랭커들이 모인 유니크한 집단인데…….'

거기서 비랭커인 차진혁이 유독 도드라졌다.

랭킹 시스템에 약간의 회의감이 들 정도였다.

'저러면 랭킹이 다 무슨 의미야?'

차진혁 밑으로는 다 평등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차진혁은 약간 이성을 잃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일부러 몸을 좀 사렸다면, 이제는 제멋대로 날뛰는 것 같았다.

그러면 그럴수록 라칸을 사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처음의 경이로움도 잠시, 한세린은 점차 자극에 익숙해져 갔다.

"도대체 언제까지 같은 개체를 사냥할 거야?"

좀 더 어려운 던전에 가고 싶었다.

극악 난이도에 대한 열망이 피어올랐다.

"저 대검이 갖고 싶은데 영 드랍이 안 되네."

"이 정도 잡아도 드랍이 안 되는 거 보면 드랍 불가템 아냐?"

"아냐."

"그걸 어떻게 알아?"

"중계자의 시야로 보면 다 보여."

사실 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게 둘러댔다.

결국 여러 차례 더 시도하다가 일단은 해산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집으로 돌아온 차진혁은 천사소녀 송하영을 호출했다.

7트 이후로는 영상을 따로 찍어서 보관하는 중이었고 송하영에게 영상을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제 시간을 뺏었다며 심드렁하던 송하영은 점차 영상에 빠져 들어갔다.

차진혁이 물었다.

"뭐 이상한 점 없어?"

"있지, 왜 없었겠어?"

"뭔데?"

"저 마물이 들고 있는 대검, 왜 안 훔치는 건데?"

차진혁은 벅차오름을 간신히 숨겼다.

저 검을 얻고 싶다는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는데 송하영은 스스로 알아차렸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지!'

적일 때에는 그렇게 열 받았었는데 아군이니까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저거 어떻게 훔치는데?"

"훔칠 수 있다는 것까지만 알겠어. 근데 더 확실한 건 직접 봐야 알 거 같은데?"

결국 송하영도 합류하기로 했다.

* * *

"둘이 구면이었어?"

천사소녀 송하영과 패스파인더 한세린은 구면이었다.

정확히는 악연에 가까웠다.

한세린이 송하영한테 지갑이 털렸다나 뭐라나.

"내 지갑!"

"나한테 지갑 털렸었어요?"

"내놔라 이 도둑놈아!"

"훔친 걸 내놓는 도둑이 어딨어? 그건 도둑의 명예에 먹칠하는 짓이지."

둘이 하도 옥신각신하길래 내가 나름대로 중재해 줬다.

"야, 길잡이가 도둑한테 털린 게 자랑이다."

길잡이는 모든 루트에서 팀원들을 보호하고 안내하는 역할이다.

암살자나 도둑들의 위협을 미리 알아차리고 대비하는 것도 길잡이의 역할.

한세린은 그것에 실패한 것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내 상식적인 중재는 다행히 잘 통했다.

송하영이 말했다.

"그러니까 말이야. 근데 돌려달라는 뻔뻔함까지? 길잡이가 그래도 되는 거야?"

"……."

"사과해라, 길잡이."

"……미안하게 됐어."

"그래. 나는 마음이 넓으니까 사과 받아줄게."

송하영과 한세린 둘 다 잘 납득했고 우리는 단단한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다.

어쨌든 우리는 던전, '대검 라칸의 무덤'에 다시 진입했다.

송하영의 합류 이후 5트째가 되었을 때, 송하영이 비밀을 일부 알아냈다.

"아, 내가 왜 이걸 눈치 못 챘지?"

"뭔데?"

"던전 이름이 '대검 라칸의 무덤'이잖아요. 저 마물의 본체는 저 거인이 아니라 검 그 자체인 것 같아요."

거인을 죽이면 검도 생명을 잃고 사라지기는 하지만, 어쨌든 본체는 '검'이었다.

"저 분신으로부터 검을 떼어놓아야 할 거 같은데."

그 말에 따라 우리는 여러 차례 시도했고, 결국 라칸의 손목을 잘라내는 데 성공했다.

송하영은 날렵하게 움직여 대검을 잡았다.

그 날렵한 움직임에 비해서는 상당히 낑낑대며 대검을 옆으로 질질 끌었다.

불기둥이 치솟아 오르는 구멍에 대검을 꽂았다.

"여기만 불길이 계속 일정 높이로 치솟더라고요. 맞지, 길잡이?"

"맞아."

도적과 길잡이가 협업을 제대로 하고 있다.

역시 내 중재가 정확했던 거 같다.

순간,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평소의 불길보다 훨씬 거대한 불길이 대검을 집어삼켰다.

송하영이 그 불기둥 속으로 뛰어들었다.

"힐러, 부탁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송하영은 상당히 행복해 보였다.

불길 따위는 도둑질을 향한 그녀의 열정을 감히 막을 수 없었다.

차진솔은 힐러로서 최선을 다해 송하영을 실시간으로 치료했고, 이내 송하영은 불길 속에서 반짝이는 구슬 하나를 꺼내왔다.

일종의 핵 같았다.

"자. 이걸 꺼내올 수 있었어요. 이걸 가져오는 것까지는 했는데, 다음부터는……."

송하영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송하영의 몸이 가로로 반 토막 났다.

순간, 모두가 침묵에 휩싸였다.

송하영이 고개를 갸웃했다.

"뭐야? 나 왜 누워 있어?"

고통을 느끼지도 못한 듯한 모양새였다.

대검 라칸은 송하영을 베어낸 뒤 빛을 잃고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나 죽나 보다."

송하영이 씨익 웃었다.

"그래도 이걸 훔쳐본 건 세상에 나밖에 없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죽은 것처럼 보였다.

송하영이 손에 쥐고 있던 구슬도 가루가 되어 없어져 버렸다.

나는 송하영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중얼거렸다.

"엘튜브 각이었는데."

* * *

집으로 돌아온 나는 송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벨이 여러 차례 울렸으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긴고주'를 발동하시겠습니까?]

긴고주를 외웠다.

30초가 지나지 않아서 핸드폰이 울려왔다.

[송하영]

이럴 줄 알았다.

감히 내 전화를 씹어?

['긴고주'를 발동하시겠습니까?]

'발동.'

핸드폰이 계속 울렸다.

나도 안 받아야지.

['긴고주'를 발동하시겠습니까?]

'발동.'

'발동.'

'발동.'

'발동.'

얘가 내 전화를 30초 동안 무시했으니까 나도 30분은 괴롭혀야겠다.

카톡이 미친 듯이 울려댔다.

[제발, 살려줘요.]

[잘못했어요. 내가 다 잘못했어.]

[바로 갈게요.]

[용서해 줘요.]

내가 전화를 받아서 말했다.

"10분 안에 안 오면 긴고주다."

10분 지났다.

'발동!'

오면서 많이 괴로워하며 발작하긴 하겠지만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가고 있어!]

[제발!]

10분이 지났다.

'발동!'

중간에 꽤 큰 고초를 겪었겠지만 송하영은 어찌어찌 우리집에 도착했다.

송하영은 우리 집 현관문 앞에 엎드려서 헥헥거렸다.

꼴이 말이 아니었지만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었다.

"분신을 사용해서 죽은 척했던 건 꽤 괜찮은 선택이었어. 구슬을 가루로 만들어서 훔치지 못한 척한 것도 좋은 시도였고. 여러모로 도둑으로서 아주 좋은 모습이라고 봐. 진심으로 칭찬해."

분신을 사용해서 죽은 척한 것도 괜찮은 방법이었다.

자고로 좋은 도적이라면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

나로부터 계속 도망쳐야지, 안주하면 안 된다.

"이런 시도 안 했으면 나는 너한테 실망했을 거야."

그리고 죽는 모습 진짜 리얼했다.

잘만 연출하면 엘뷰트각도 잡을 수 있을 거 같다.

"시도는 진짜 멋있었다."

"그, 근데 도대체 왜……!"

"들켰잖아."

"……."

"들키면 다 무슨 소용이냐? 안 들켜야지."

송하영은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도망치려고 한 것도, 핵을 몰래 빼돌린 것도, 다 잘못이 아니라는 소리야?"

"도둑이 훔치고 도망쳐야 도둑이지. 안 훔치고 안 도망치면 그게 도둑이냐?"

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말에 송하영은 결국 입을 다물었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반박하기 어려울 거다.

"자, 그럼 내놔."

"도둑이 훔친 걸 다시 내놓는 경우가 어디……."

"있지. 강도당하는 경우."

도둑이라고 강도 안 당하는 거 아니다.

"내놔, 얼른."

"……이건 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일이야."

"돌려준 거 아니고 강도당한 건 괜찮아."

"그, 그런가?"

"어. 네 명예는 망가지지 않은 거야."

"고, 고마워."

"뭘 이런 걸로."

결국 나는 송하영으로부터 핵을 받아들었다.

──────────

[대검 라칸의 핵]

──────────

근데 이걸 어떻게 검의 형태로 만들지?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을 모르겠다.

'아! 그 방법을 쓰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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