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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그만 강해지고 싶다-42화 (42/437)

회귀자는 그만 강해지고 싶다 42화

카톡!

최갑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한국의 앱을 사용하는 건 아니었다.

시스템 메신저였으나 자동으로 카톡과 연계되어 사용되었다.

그 기능과 인터페이스는 카톡과 완전히 동일했다.

[돈쭐 : 비겁하게 그런 식으로……]

[돈쭐 : 돈벼락 글자에 왜 강조를……]

미리보기만 확인한 최갑수는 핸드폰을 뒤집어놓았다.

그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후후. 이것이 전통 강자의 노련함이라 할 수 있지 않겠나?"

* * *

* * *

이제 갓 떠오르기 시작한 애송이들은 이 노련함을 따라올 수 없었다.

자존감이 높아지는 기분이었다.

"근데, 직접 공격을 하려고?"

김철수가 단도를 들고서 황금 뿔 두꺼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김철수에게 직접 공격 스킬이 있었나?"

황금 두꺼비는 레벨 47의 보스 몬스터.

그보다 레벨이 낮은 스트리머가 직접 사냥하기에는 꽤 무리가 있는 수준이었다.

약간 걱정은 됐다.

"쓸데없는 딜뽕이 차오르면 안 되는데 말이다."

스트리머는 스트리머다워야 한다.

스트리머가 전투 계열 플레이어들을 따라 하다가 훅 가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봤다.

100 이하 레벨에서는 어찌어찌 가능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어림도 없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확신이었다.

"뭐, 그래도 당분간은 괜찮겠지. 방어능력도 워낙 탄탄하고."

선제 각성 스트리머들은 대부분 '중계결계'를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김철수는 중계결계를 매우 잘 이용하는 축에 속했다.

같은 검을 쥐어도, 누가 휘두르냐에 따라 그 위력이 달라진다.

최갑수가 보는 김철수의 중계결계 활용능력은 최상이었다.

김철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독을 묻힌 단검으로 찔러 보겠습니다.

1인칭 시점이라서 전투장면이 꽤 실감났다.

김철수의 단도가 황금 두꺼비의 등을 찔렀다.

푹!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푸욱! 푸욱! 푸욱!

차진혁은 연거푸 황금 두꺼비의 등을 마구잡이로 찔러댔다.

녹색피가 튀어 차진혁의 온몸을 적셨다.

-중계결계가 없었다면 상당히 괴로울 뻔했겠는데요.

중계결계에 맞닿은 녹색피가 치익- 소리와 함께 피어오르고 있었다.

차진혁에게는 그다지 피해를 입히지는 못했다.

목소리는 상당히 평화로웠다.

-돈벼락 님의 포션의 효과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다시 포션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황금 뿔 두꺼비는 배를 까뒤집고 누워 팔다리를 바르르- 떨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큰 치명상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까지 뛰어난 효과를 보여줄 줄은 몰랐는데요. 정말 대단한 포션입니다.

황금 뿔 두꺼비가 경련을 일으키며 전투는 잠시 소강상태.

오늘의 방송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최갑수는 턱을 매만지며 화면에 집중했다.

"두꺼비가 그렇게 나자빠진 건 단순히 독 효과야. 사실상 큰 데미지를 입은 건 아닌데 말이지. 자넨 그걸 알아차렸나?"

지금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

모든 딜러들이 힘을 합쳐 공격해야 할 타이밍이다.

"지금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2페이즈 돌입이다. 좀 있으면 독에 내성이 생길 것이야."

채팅으로 알려주면 좋으련만.

아마 다른 시청자들도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을 거다.

정보를 주고 싶은데 소통창구를 완전히 막아놨다.

지금 공격해!

지금 죽여야 한다!

어떻게든 지금을 노려야 해!

시청자들이 아우성치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했다.

그 또한 손가락이 근질근질했다.

"답답해 죽겠군."

김철수는 편안한 방송을 이어갔다.

김철수는 황금 두꺼비의 배를 어루만졌다.

-촉감이 보드라운 편입니다. 여길 찌르면 좀 더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황금 뿔 두꺼비의 등을 찌르기 시작했을 때, 나는 순간적인 충동과 맞서 싸워야 했다.

'적당히. 적당히 찌르자.'

황금 뿔 두꺼비는 이미 우리 애들한테 여러 차례 공격을 허용한 상태였다.

때문에 등의 내구도가 많이 낮아져 있었고, 어디 어디를 공략하면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지 자연스레 보였다.

검왕의 시절일 때 보였던 '결'이 너무나 잘 보였다.

아무리 경험과 기억을 온전히 가지고 있다고는 해도, 몸이 달라졌는데 이렇게까지 잘 보일 수가 있나 싶었다.

내 본능대로 그냥 찔러댔다면 황금 뿔 두꺼비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공격스킬 없는 평범한 스트리머다. 스킬없이 내 공격으로 두꺼비를 너무 쉽게 죽이는 건, 스트리머의 힘을 지나치게 초과하는 힘이야.'

내 목표는 3등이다.

내가 어쩔 수 없이 직접 레이드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칼을 휘두르면서 이성을 잃을 뻔하기는 했지만, 나는 정신 줄을 놓치지는 않았다.

나보다 저레벨도 아니고 심지어 보스몹인데 그렇게까지 쉽게 잡으면 좀 곤란할 수도 있다.

유달리 뛰어난 것에는 각성자 사냥꾼이 붙기 마련이다.

지금은 아주 저레벨 구간이라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조심성은 갖추기로 했다.

'너무 다 드러내면 안 돼.'

적당히 찔렀고, 적당한 데미지를 입혔다.

일부러 언급했다.

"이렇게까지 뛰어난 효과를 보여줄 줄은 몰랐는데요. 정말 대단한 포션입니다."

애들이 쓰러진 황금 뿔 두꺼비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나대로 황금 뿔 두꺼비의 몸통 위에 올라타서 입가로 다가갔다.

'조심해야지.'

이 녀석이 언제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지만 정신을 차리면 아주 강력한 독액을 분사할 거다.

그거 맞으면 거의 무조건 죽는다.

안 맞을 거니까 상관은 없지만.

'독액을 분사하기 전에 안쪽에 독샘이 열렸었지?'

그것만 잘 보면 된다.

나는 녀석의 입을 강제로 벌렸다.

어우, 입 냄새.

대부분의 마물들이 그렇지만 입냄새가 정말 독했다.

단련되지 않은 사람은 기절할 수도 있을 정도로 독한 냄새였다.

'저 안쪽에 검은 점이 독샘이고.'

굳이 방송으로 아는 체하지는 않았다.

저게 열리는 걸 조심하기만 하면 된다.

"독 포션을 목구멍 안쪽에 쏟아보겠습니다. 그게 효과가 제일 좋겠죠?"

그냥 쏟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놈의 입은 독을 중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니까.

목구멍 안쪽으로 손을 최대한 깊이 밀어 넣었다.

콸콸콸.

독포션을 쏟아부었다.

'어, 독샘 열린다.'

독포션도 다 부었겠다 나는 손을 빼냈다.

그리고 놈의 몸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푸아아악!

하늘 위로 독액이 솟구쳤다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중계결계.'

직사로 맞은 게 아니어서 맞을 만했다.

"저걸 직접 맞았으면 얼굴이 녹았겠네요. 뭐, 안 맞았으니까 별로 문제는 없습니다."

한 병으로는 어림없었다.

나는 다시금 놈의 몸에 올라탔다.

두 병째 독 포션을 흘려 넣었다.

근데 독 포션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얘 슬슬 정신 차릴 거고, 2페이즈 돌입하면 좀 힘들어진다.

우리 딜러 애들 공격력이 내 생각보다 좀 약한 거 같다.

"생각해 보니 입안은 보통 약점이니까 제 칼로도 찔러보겠습니다."

팔을 깊이 밀어 넣었다.

입을 보호하는 산성독이 뿜어져 나왔지만 중계결계가 잘 버텨주었다.

목구멍 안쪽을 단도로 마구 헤집었다.

그 와중에 운 좋게도 크리티컬 샷이 한 번 떴다.

이건 공격자 본인만 알 수 있는 묘한 감각이었다.

'와, 이 손맛.'

아니, 이게 아니지.

헤벌쭉 웃을 뻔했는데 겨우 참았다.

얼마 후 내 팔을 보호하고 있던 중계결계가 깨졌다.

그 타이밍에 맞추어 팔을 빼냈다.

"와, 진짜 운이 좋았습니다. 조금만 늦었으면 팔이 녹았겠는데요."

서지수가 이를 꽉 깨물고 황금 뿔 두꺼비의 배를 찔렀다.

"죽어!!!"

내 크리티컬 샷 덕택에 황금 뿔 두꺼비의 방어막이 거의 무효화 된 상태.

서둥이들이 마지막을 잘 마무리했다.

[황금 뿔 두꺼비를 처치하였습니다.]

'황금 뿔'이 드랍 되었는데 내가 그걸 주웠다.

['황금 뿔'을 획득하였습니다.]

보통 보스 몬스터에게서 드랍되는 건 나중에 귀중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으니 일단 내가 가져야지.

다른 애들도 내가 이걸 갖는 것에 대해 별 불만은 없었다.

한편, 천사소녀가 활짝 웃었다.

녹색 피 범벅이 돼서 웃고 있는 게 상당히 기괴스러웠다.

쟤는 거울도 안 보나 보다.

"진짜로 사냥에 성공했어!"

겉으로 보기에는 엄청 기뻐 보였다.

순진 무구한 어린애 같기도 했다.

내게 다가와 내 손을 꽉 붙잡고 방방 뛰었다.

"진짜로 성공할 줄은 몰랐어요. 진짜 대단해요!"

[#이제 금은 내거 #금내놔라 금]

"방송은 이만 종료하겠습니다."

강미나가 가르쳐줬다.

보상 구간에서 한 번씩 끊어야 한다고.

이걸 스트리머들은 절단마공이라 불렀는데 너무 자주 쓰면 욕먹으니 주의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방송은 지금 끄는 게 맞을 거 같다.

'살인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살인은 호불호가 갈리는 콘텐츠였다.

이왕이면 지양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아, 참고로 도둑이 내거 훔쳐갔을 때 되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5분 이내에 죽이는 거다.

훔친 물건의 경우 5분 내에 죽이면 대부분 다시 드랍한다.

나는 내 손을 잡고 활짝 웃는 천사소녀를 바라보며 마주 웃었다.

'언제쯤 수작을 부릴까?'

이번에는 개박살을 내줄 수 있을 텐데.

약간 설레는 거 같기도 하고.

송하영은 자신 있었다.

'지금이 때야.'

아닌 척하고 있지만 저 스트리머는 지금 굉장한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틀림없었다.

전투계열이 아닌 스트리머가 직접 전투에 나서야 했을 만큼 치열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승리까지 거머쥐었으니 방심할 수밖에.

게다가 이 남자는 자신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스킬, '대도적의 손길'을 사용합니다.]

벌써부터 묘한 희열감이 피어올랐다.

이제는 정말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사이, 시스템 알림이 이어졌다.

[히든 피스, '부의 추월차선'을 만족하였습니다.]

차진혁이 노리고 있던 것이었다.

지름길을 통과하여 보스룸을 깨면 '부의 추월차선'이 적용된다.

[특전, '수익률 2배'가 적용됩니다.]

[던전 내에서 획득한 모든 것에 'x2 효과'가 적용됩니다.]

송하영이 활짝 웃었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대도적의 손길 효과로 원래도 2배 효과인데!'

거기에 '수익률 2배' 효과가 또 적용되면 무려 4배의 전리품을 얻을 수 있었다.

저 금괴들의 4배라니.

상상만 해도 정신이 아찔해졌다.

한편, 차진혁은 중계자의 시선으로 송하영을 살펴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송하영이 사용한 스킬을 지켜봤다.

'와, 이게 된다고?'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손목 두 개가 보였다.

그것은 유령처럼 둥둥 떠다니다가 차진혁의 가슴을 똑똑 두드렸다.

그러자 차진혁의 인벤토리가 활성화 되었다.

'이게 다 보여?'

두 개의 손목은 각각 하얀색 손수건을 들고 있었다.

그것들로 금괴를 슥슥- 정성스레 닦았다.

이내 초록색 'V'체크가 되었다.

[스킬, '대도적의 손길' 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진행률 10%]

'아, 쟤 스킬이 이렇게 적용되는 거구나.'

차진혁은 '중계자의 시선'이 가지는 능력에 또 감탄하고 말았다.

두 가지 모순된 감정이 그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역시 나다. 이런 능력쯤은 있어야지.

이런 건 좀 위험하다. 방송 끄길 잘했다.

두 마음이 충돌을 일으켰다.

그도 이제 뭐가 진짜 마음인지 알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까까지는 은퇴하기 전까지만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생각했다가, 또다시 생각해 보니 그랬다가 은퇴 못하면? 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러워졌다.

그 스스로도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그래도 역시, 2가 맞지.'

시간이 많이 지나서 희석된 거 같은데 전생은 진짜 개고생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기억해 냈다.

시스템 알림이 이어졌다.

[황금 두꺼비 던전의 '첫 번째' 클리어로 인정되었습니다.]

이건 차진혁도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첫 번째' 판정을 받아 특전이 부여되었다.

[첫 클리어에 한하여, 추가 수익률 2배가 적용됩니다.]

원래 2배.

거기에 또다시 2배.

도합 4배 적용이 되었다.

그사이, '대도적의 손길' 진행률은 70퍼센트가 넘었다.

이 스킬이 완성되는 순간 무력화시키면 완벽한 스킬 실패로 인정될 거다.

차진혁은 문득 궁금해졌다.

'이 스킬 실패하면 나한테 2배의 피해보상을 하게 되어 있잖아?'

거기에 '부의 추월차선' 효과까지 적용될 거다.

다시 말해, '대도적의 손길' 실패 시 8배를 물어줘야 한다는 소리다.

대도적의 손길 진행률이 99퍼센트가 되었다.

차진혁과 송하영 둘 다 동시에 생각했다.

'지금이다!'

'지금이다!'

송하영이 더욱 활짝 웃기 직전.

'찌른다!'

'훔친다!'

차진혁이 단도를 뻗어 송하영의 어깨를 찔렀다.

푹!

역시 도둑질 못하게 하는 건 냅다 찌르는 게 최고였다.

[스킬, '대도적의 손길'을 무력화하였습니다.]

송하영의 어깨에서는 피가 솟구쳤고, 땅바닥에는 결국 훔치지 못한 금괴 하나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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