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3화
10눈짜리 주사위 하나와 6눈짜리 주사위 하나.
넘어야 할 수치는 90 이상. 기존 지식 수치는 82.
즉, 나온 눈을 합쳐서 8 이상만 되면 이 도박은 승리였다.
“아, 혹시 몰라 말하는데 주사위 조작하면 안 된다.”
“제가 왜 조작합니까.”
“너라면 각도나 높이나 막 다 조절해서 원하는 눈 나오게 할 것 같아…….”
“아, 켄님이라면 진짜 될 것 같다.”
레리나 검은양이 레드바의 의견에 웃으면서도 동의표를 던졌다. 은우는 그에 어깨만 으쓱였다.
“가능은 하지만 지금은 안 할 겁니다.”
“뭐?! 진짜 가능해?!”
“헐, 대박.”
“갑니다.”
촤르르륵
주사위 두 개가 허공을 날았다. 당연하지만 특별한 눈을 노리고 던진 게 아닌 순수한 주사위 굴리기였다.
아무렴 진짜 도박판이라면 모를까,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두근거림으로 하는 게임에서까지 진심이 될 생각은 없었다. 열정이고 뭐고 이전에 예절 문제였다.
그리고…….
“음.”
“우아아악!”
“와, 이게 안 되네.”
“아이고, 아까워라.”
5, 그리고 2.
눈 하나 차이로 도박이 실패했다. 은우의 눈살이 미묘해졌다.
“그럼 정보 놓친 겁니까?”
“네.”
“…그렇군요.”
자고로 TRPG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잘 싸우든, 추론 능력이 얼마나 뛰어나든 캐릭터의 능력치가 아니면 쓸모가 없다. 모든 건 그저 주사위 신에게 달려 있을 따름이다.
은우는 그렇게 평등하지만 불합리한 TRPG의 참맛을 맛보며 천천히 빠져들었다.
▣ 번외. 그 스트리머가 생일 파티 하는 법 (3)
“생일 축하한다, 야. 근데 표정이 왜 그래?”
5시 즈음에 집으로 찾아온 슬리퍼가 은우의 얼굴을 보곤 한 말이었다. 그에 짐을 옮기던 세 사람은 킬킬 웃었다.
“아까 티알 뛰었는데 캐릭터가 죽었어.”
“죽었어?!”
슬리퍼도 레드바한테 영업당한 전적이 있는지라 대화는 쉽게 통했다. 그러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
“캐릭터 죽었다고 심통 난 거야? 으하하핳.”
“심통 안 났습니다.”
은우는 항변했다.
“개죽음당한 것도 아닌데 왜 심통을 부립니까.”
명목상 동료인 캐릭터들은 살았다. KPC와 그의 캐릭터는 죽었지만 나머진 살았다.
그러니까 괜찮다. 괜찮았다. 기분 나쁠 이유가 없었다.
“음모는 막았어요.”
그러나 그는 몰랐다. 평소보다 침울하게 가라앉은 눈썹이 그 항변의 설득력을 0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점차 익숙해짐으로써 일어난 폐해였다.
“아핰핰핰핰! 그래그래! 음모 막았으면 됐지!”
슬리퍼가 깔깔 웃으며 그의 등짝을 짝짝 쳤다. 물론 얼얼함을 느낀 쪽은 맞은 사람이 아니라 때린 사람이다.
“아오, 따가워. 넌 피부가 왜 이렇게 딴딴하냐, 킁.”
“손에 굳은살이 없으니까 그런 겁니다.”
호들갑 떠는 슬리퍼를 가만 보며 은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곤 슬리퍼가 가져온 짐들을 받아 들었다.
대부분 쌈 채소와 고기였다. 고기에 곁들여 구울 채소나 음료도 있다.
참고로 비용은 나중에 영수증을 모아 더치페이할 예정이다.
“이건 생일 선물.”
“감사합니다.”
슬리퍼가 추가로 상자를 더 건네주었다. 은우는 그것을 받아 들어 방에 가져다 두었다. 방에는 지인들이 준 선물 외에도 시청자들이 보내온 선물이 한가득 쌓여 있다.
저들이 간 뒤 하나하나 까 볼 것이다.
“고기는 마당에서 구운다 했지?”
“네, 거실에서 구우면 기름 튀니까요.”
날이 지며 조금 쌀쌀해지긴 했지만 추운 정도는 아니다.
더불어 은우에겐 캠핑용 장비가 있었다. 그리들과 불멍 정도면 야외 바베큐 흉내쯤은 어렵지 않았다.
레리가 두 강아지를 견뎌 내야 한다는 소소한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켄아, 이것 좀 들어 주라.”
“네.”
“나도 도울게.”
“넌 손부터 씻고 와라.”
“넵.”
“올 때 냉장고에서 술, 물, 음료수 갖고 와!”
“오케이!”
슬리퍼는 얌전히 발을 돌려 화장실로 들어갔다.
“오오, 느낌 난다, 느낌 나.”
그사이 은우는 레 남매가 챙겨 온 그릴을 마당 한쪽에 세워 두었다.
고기는 테이블 위에 올려놨는데, 냄새를 맡은 강아지들이 벌써 꼬리를 휙휙 흔들고 있다.
“안 돼, 너흰 다른 거 먹어야 해.”
“생고기는 절대 주시면 안 됩니다.”
그는 혹시 모를 당부를 건네며 토치를 들었다. 그릴 안엔 젤 착화제가 발린 숯이 있다.
“생고기는 먹이면 안 돼?”
“돼지고기는 위험하다고 하더라고요. 비계도 문제고.”
“아하.”
젤 착화제에 불이 붙었다. 은우는 토치를 거둬들였다. 이대로 토치를 켠 채 숯을 태워 버리는 수도 있겠으나 굳이 거기까지 할 필요성은 없다.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7시 넘어서 산호도 온다 했으니 조금 천천히 구워도 문제없다.
“이러면 요 솥뚜껑은 별로 필요 없지 않나?”
“나중에 인원 늘면 그릴로도 안 될 것 같아서요. 볶음밥도 볶아 먹어야 하고.”
“아, 볶음밥은 중요하지.”
레드바는 순식간에 수긍하며 그들이 사 온 재료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았다.
소시지와 라면 알루미늄 호일로 돌돌 감싼 고구마, 편으로 나박나박 썰어 둔 각종 채소까지. 재료만 벌써 한가득이었다.
“이건 다 김치야?”
다만 뒤늦게 나온 슬리퍼는 재료가 아닌 다른 것에 놀라움을 표했다. 은우가 가리킨 김치 냉장고에서 레리가 손수 꺼내 온 각종 김치가 그 대상이다.
“살다살다 김치가 너무 많아서 고민되는 건 처음이었어요.”
레리는 먹기 좋게 잘라 온 배추김치와 총각무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김치들 옆에는 간단하게 무쳐 온 상추 겉절이와 참소스에 절인 양파채 따위가 있다.
“술병이랑 음료는 거기에 내려 두시면 돼요.”
“여기요?”
“네, 거기요.”
“이제 또 뭐 갖고 올 거 있어, 레리?”
“글쎄. 아, 밥 안 가져왔… 으악!”
냄새를 맡은 강아지들이 테이블 아래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슬리퍼, 검은양과 대화하던 레리가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 쳤다.
“아이고. 민식아, 로건아.”
그걸 본 레드바가 은근슬쩍 그사이 끼어들었다.
“자, 다른 데 가자. 옳지옳지.”
미우나 고우나 가족은 가족이었다.
은우는 그것을 가만 살펴보다가 멀뚱히 서 있는 슬리퍼를 불렀다.
“슬리퍼 형, 불 좀 잠깐 봐 주세요.”
“잉.”
그는 슬리퍼와 검은양에게 준비를 미뤄 두곤, 잠깐 거실로 들어갔다. 그런 그가 곧 들고 온 건 레리를 구원할 비장의 무기였다.
“서민식, 서로건.”
이름이 불리자 두 강아지의 고개가 휙 돌아왔다. 그런 그들에게 은우는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살짝 흔들었다.
강아지들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저기 가서 먹어.”
은우는 그들을 유혹하는 개껌을 엉망진창인 소파 위로 던졌다. 민식이와 로건이가 후다닥 들어가며 개껌을 재빨리 물었다.
바닥에 발톱이 닿으며 나는 토토톳 소리가 그리도 경쾌했다.
드르륵
그리고, 문 닫히는 소리도 경쾌했다.
“으하하핰. 격리하는 거야?”
그릴 위에 고기를 올리던 슬리퍼가 대소했다.
“뭐, 어쩔 수 없죠.”
미안하긴 하지만 사실 격리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왕성하게 움직이다가 그릴이나 테이블을 엎으면 그건 그것대로 위험했으니까.
캠핑장처럼 마당이 넓은 편도 아니니 조심하는 게 나았다.
“어차피 곧 저녁 시간이라. 대신 내일 제대로 놀아 줄…….”
사브작. 살짝 닳아 가는 콘크리트면을 밟는 소리가 그의 귀를 때렸다. 은우는 빠르게 눈동자를 돌렸다.
끼앵.
우애옹.
그의 집을 먹이 보급소 정도로 여기고 있는 길고양이들이었다. 미성숙한 녀석들도 이젠 어엿한 성인이 되어 그의 집을 쳐들어… 아니, 놀러 오고 있다.
구분을 위해 임의로 붙여 준 이름을 부르면 알아듣고 반응할 정도로 자주 말이다.
“으악! 고양이!”
“너무 귀여워.”
“와, 고양이도 와?”
“쟤네가 걔네구나!”
세상에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법이라 하였다. 그들은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동시에 전자 노트를 들었다.
그것에 은우는 묘하게 자존심이 상했다.
“로건이랑 민식이 사진은 안 찍으시고…….”
두 강아지가 소파를 망가트려도, 결국 그는 어쩔 수 없는 애견인이었다. 깨끗하게 씻긴 두 멍멍이가 아니라 길가에서 뒹굴고 온 길고양이들이 사진 찍히는 게 괜히 분했다.
“삐졌어?”
그 기색을 알아챈 검은양이 그의 팔을 가볍게 꼬집었다.
은우는 눈만 데굴데굴 굴리다가 고기 집게나 집었다. 너무 사소한 분노라서 뭐라 토로하기도 그랬다.
“고기 슬슬 올릴게요.”
그는 삼겹살을 찾았다. 고양이? 귀엽긴 하지만 호들갑 떠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캣 타워에서 좀 놀다가, 그에게 좀 치대다가, 뭘 좀 얻어먹은 다음 미련 없이 떠나갈 녀석들임을 그는 잘 알았다.
“슬리퍼 형, 고기.”
“엉, 어? 어.”
슬리퍼의 시중을 받으며 은우는 삼겹살을 그릴 위에 올렸다. 치이이익 소리와 함께 가열된 철망에 기름기가 코팅되기 시작했다.
“어, 켄님…….”
그때 레리가 놀란 말투로 그를 불렀다. 물론 은우는 그 이전에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고 몸을 긴장시키던 상태다.
그러나 발달된 감각이 그 기척의 주인을 헤아린 순간, 그는 몸에 힘을 쭉 뺏다.
탁!
발톱을 세운 발바닥이 그의 엉덩이와 허리, 등을 타고 올라왔다. 어깨가 묵직해졌다.
우앵.
“소리 들으니까 딱 알겠네요. 로빈이죠.”
은우는 고양이가 갑작스럽게 어깨에 탔음에도 흔들림 없이 고기를 구웠다. 고양이 역시 널찍한 어깨에 수건 얹어 둔 것마냥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상태다.
“으핳핳하핳핳! 완전 자연스러운 거 아니야? 으하핳.”
“으악! 진귀한 장면!!”
그것을 본 슬리퍼가 빵 터지고, 검은양은 흥분해서 카메라를 연타했다. 레리는 얌전한 고양이의 모습에 시선을 빼앗겨 눈망울이 아주 초롱초롱하기 짝이 없다.
“자주 그래?”
레드바도 흐흐 웃고 있긴 매한가지다. 은우는 삼겹살 옆에 채소와 소시지를 얹으며 조곤조곤 답했다.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짜!?”
“처음인데 왜 그렇게 익숙해 보이는 건데에, 흐하하핳핳.”
“슬리퍼 형, 허파에 바람 들어갔습니까.”
방송만 보면 입 걸걸한 터프남이 따로 없는데, 일상에서 보면 그냥 허파에 바람 든 인간이다.
“딱히 당황할 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는 어깨 위로 손을 올려 로빈의 코를 살살 긁어 준 후 몸을 돌렸다. 슬쩍 테이블을 보니 소금장이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소금장 없죠? 가져오겠습니다.”
“앗, 켄님. 밥도 없어요.”
“아, 밥은 내가 따라가서 챙기지 뭐.”
“그럼 고기 좀 봐주세요.”
은우는 레드바와 함께 거실로 들어갔다. 어깨에 탄 고양이가 몸을 꿈틀거리더니 그의 머리에 얼굴을 마구 부볐다.
그 과정에서 이빨이 두피를 살짝 긁기도 했지만 고양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늘 개박하로 샤워했어?”
“그렇진 않은데요.”
다른 고양이들은 평소처럼 캣 타워에 자리 잡아 늘어지고 있는데, 얘는 오늘따라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은우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유리문을 살짝 열었다.
토도도돗.
안에서 개껌 가지고 놀던 민식이와 로건이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입에는 개껌이 야무지게 물려 있다.
“잠깐.”
은우는 그들이 바깥에 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조금만 열어 슬쩍 통과했다. 그의 뜻을 알아챈 레드바도 비슷했다.
끼잉
그러자 두 강아지가 애처롭게 울었다. 이 집에 왔던 초기, 저런 얼굴을 할 때마다 몇 번 봐줬더니 아주 버릇 들었다.
그러나 이제 단호해진 견주와 달리 레드바는 마음이 약해지는 듯 눈썹을 내렸다.
“아구, 미안해. 우리 어머니 딸내미 때문에.”
레드바가 아이들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는 동안, 은우는 쉽게 주방에 입성했다. 고양이는 여전히 그의 어깨에 탑승한 상태다.
제 어미를 닮아 옅은 주홍빛 털이 희미한 줄무늬를 품은 채 반질반질 빛났다.
길고양이를 쓰다듬은 손으로 밥을 풀 수는 없다. 은우는 오늘만 해도 여러 번 씻은 손을 다시 씻었다. 굳은살이 박이긴 했지만 상처 없이 깨끗한 손이 비치된 수건에 물기까지 탈탈 털어 냈다.
“맞다, 켄아.”
“네, 형.”
“이거 네가 그린 거지.”
은우는 힐끔 레드바가 가리킨 것을 보았다. 붓칠엔 자신이 없어 연필로만 쓱쓱 그려 낸 것은 이젠 더는 볼 수 없는 사람이다.
“네.”
“볼 때마다 궁금했는데, 아는 사람이야?”
지금껏 레드바가 놀러 온 적은 많지만 저 그림에 대해 캐묻는 건 지금이 처음이다.
예전에 물어보려다가, 그의 표정을 살피고 거둔 적이 있으니 새삼스럽게 궁금해진 것은 아닐 것이다.
“네.”
은우는 흐릿하게 웃으며 밥솥으로 고개를 돌렸다. TRPG가 끝날 때쯤 지어 둔 밥은, 뜸 들인 후 잘 뒤섞기까지 해서 무척이나 고슬고슬하다.
“지금도 만나?”
“…아뇨.”
그것을 대접에 밥을 퍼 날랐다. 그러곤 레드바가 받아 가기 좋게 식탁에 내려 두었다.
“이젠 못 만납니다.”
“더 물어봐도 돼?”
은우는 그것을 내려 두며 다시 시선을 올렸다. 레드바가 그림을 앞에 두고 말간 눈을 하고 있었다.
또한 그 뒤에는 지난 20번의 고요한 생일을 시끌벅적한 형태로 덮어 버린 사람들이 뛰놀고 있다.
“고맙다고 적은 걸 보니까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아서.”
은우는 유리창을 두고도 느껴지는 소란 속에서 눈을 잠깐 감았다가, 둥글게 휘도록 눈꺼풀을 들었다.
“네.”
2년 전에는, 그의 집이 공개되고 저 그림의 정체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말이 올라올 때마다 조금 불편했다.
1년 전에는, 저 그림의 정체에 대한 추론을 두고 넘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물어보셔도 괜찮습니다.”
그냥 괜찮아졌다.
때때로 저 그림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상념에 젖곤 해도, 그것이 불쾌하거나 나쁘지 않았다. 아쉬움에 가까운 마음은 들었으나 그것에 깊게 사로잡히진 않았다.
“아픈 손가락은 더 이상 아니니까.”
그건 은혜를 잊은 검은 머리 짐승의 마음인 걸까?
“그래?”
“네.”
그게 아니면.
“혹시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이젠 떳떳이 대할 수 있거든요.”
이해할 수 없다는 의문과 고마움을 전하지 못했다는 약간의 아쉬움마저 딛고 일어나, 다만 그 사람의 마지막 말에 당당히 답할 수 있게 됐다는 자신감일까.
“부탁받은 거, 정말 잘 지키고 있다고.”
은우는 유리문 너머로 손을 흔드는 슬리퍼와, 레리와, 검은양을 보았다.
그리고 오늘 하루 종일 들은 말을 떠올렸다. 지금도 봇물처럼 넘쳐 나, 그에게 닿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말들을 상기했다.
“잘살고 있다고 말할 자신이 있어서요.”
이제 그는 수만 명에게 탄생을 축하받는다.
그러니 그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도왔든, 그 사람이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남겼든.
그는 그 사람에게 당당할 수 있다. 더 이상 한 점 부끄럼 없이, 정말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고백할 자신 있다.
그러니까, 이제 정말 괜찮았다.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다.
우엥.
어깨 위 고양이가 나른하게 울었다.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