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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자도 방송할 수 있습니다-173화 (173/233)

173화

갑작스레 전투신으로 내몰린 플레이어를 배려하기 위함인가. 무너진 열차 부근에는 총알이 루팅해 달라는 듯 하얗게 반짝거렸다.

저 보스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양이냐고 물으면 조금 애매한 감이 들지만, 애당초 그가 원래 들고 있던 탄환도 있다. 부족할 것 같진 않았다.

“시안…….”

안타깝게도 사라는 동생이 납치된 상태라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 죽을 위기에 처하면 각성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하진 않다.

크아아아아!

“빈 수레가 요란하다던데.”

─아니 시안, 아, 시안아!!

─진자 스토리 에반데;;;

─이 와중에 켄님 침착한 것 보소

─나엿음 멘탈 깨져서 그냥 죽을듯

─구울이라서 그렇습니다 휴먼

시작은 화염병이었다. 은우는 거머리가 돌아다니는 피부를 향해 병을 던졌다.

화르륵!

불꽃이 온몸을 핥기 시작했음에도 강화된 팬저는 별 반응이 없다. 병이 깨지는 순간에만 잠깐 움츠렸을 뿐, 아무런 문제 없이 움직이는 것이다.

심지어 불은 금방 꺼졌다. 시뻘겋던 피부만 불에 구워져 새까매진 게 다였다.

크아아!

팬저가 그에게로 돌진을 시작했다. 은우는 그것을 가볍게 피한 후, 버석버석 구워진 녀석의 피부 사이에 마체테를 냅다 박았다.

사각 소리와 함께 고깃덩이가 잘려 나갔다. 벌초나 벌채에 쓰이는 녀석이라 절삭력 하나는 끝내준다.

대신이랄지, 내구도가 1/5쯤 줄어들었다. 안타까운 내구도였다.

─사라는?

─사라 깔린 거 아님?

─사라 괜찮누;;

“안 깔렸을 겁니다. 시스템상 개입하지 못하도록 투명 벽을 깔아 놨습니다.”

─휴,,, 다행

─사라까지 죽었음 멘탈 갈렸을 뻔

─그럼 게임 본사 터트렷지

덕분에 사라는 목숨 걱정 없이 울어도 됐다. 일반 플레이어라면 전력이 줄었다며 서글퍼질 지점이었다. 혹은 시안 잡혀간 것 때문에 멘탈이 털려서 생각도 못 하거나.

쇄액!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그를 향해 쇄도했다. 은우는 몸을 비틀어 그것을 피한 후 스텝을 밟았다.

시간을 두고 연속으로 내려꽂힌 3개의 꼬리는 전부 간발의 차로 은우를 놓치고 말았다.

그때, 인간에서 기초되었을 것임에도 인간과 거리를 두고 발달한 얼굴이 그를 보았다. 머리카락 대신 존재하는 얇은 피막들이 그것의 눈을 가리고, 턱은 코보다 더 튀어나와 무엇이든 씹어 버릴 것 같은 임팩트를 자랑한다.

은우는 그 상태에서 산탄총을 들었다.

타앙!

시원시원하다 못해 귀가 따가울 수준의 소음이 퍼졌다.

물론 팬저는 모기가 물었냐는 듯 고개만 휘저었다. 거대한 상반신이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것이 그를 향해 다시 달려들려 할 때, 은우는 총을 발사했다. 팬저가 공격의 여파로 머리를 틀고 돌진을 멈추었다. 산탄총의 위력이 콧방귀 뀔 수준이긴 해도 머리에 직격하면 타격이 있는 모양이다.

철컥.

새로운 총알이 장전되었다.

은우는 다시 한번 총을 격발했다. 화가 났는지 팬저는 얼굴에 총알이 직격했음에도 그냥 돌진했다. 성인 남성의 상반신만 한 크기의 손과 팔을 그대로 내려꽂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빤히 보이는 공격을 맞아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은우는 뒤로 스텝을 밟아 회피했다. 그러곤 바로 앞에 선 팔을 마테체로 내려긁었다. 근접 공격은 일격에 사망시킬 상황이 아닌 이상, 머리를 때리든 몸통을 때리든 대미지가 같아서 한 일이었다.

팬저가 화가 났다는 듯 꼬리로 다시 공격을 시도했다. 아까랑 패턴이 같아서 눈 감고도 피할 수 있다.

“역시, 인간형이 제일 재밌는 것 같습니다.”

짐승형은 패턴이 획일적이라서 때려잡는 맛이 좀 적다. 은우는 팬저의 머리만 집요하게 쏘며 착실히 대미지를 쌓아 갔다.

녀석은 큰 덩치나 그로테스크한 외형과 달리, 제대로 맞추면 쉽게 움찔움찔했다.

“파라솔 개새끼들, 용서하지 않아…….”

그렇게 2페이즈가 되니 사라가 일어섰다.

다만 소녀의 뺨은 눈물범벅이었는데, 그게 흡사 땟국물 같았다. 추적 때문에 씻지 못하기도 했고, 방금 전까지 도망치며 온갖 먼지를 뒤집어쓴 탓도 있을 것이다.

“으아아아아!”

어쨌거나 팬저가 강화된 만큼 사라가 참전해 화력을 더했다. 팬저에게 사방팔방 폴짝거리는 패턴이 추가됐으나, 그마저도 좁은 지하 터널 덕에 공략은 어렵지 않았다.

결국 변종 감염자─어쩌면 실험체─의 거체가 쓰러졌다.

“끝이네요.”

─크,,,

─드디어 끝이네

─해치웠나

─ㅎㅊㅇㄴ?

─얘가 리퍼보다 쉽네

액션 장르긴 한데 서바이벌 호러와 스토리에 치중된 게임이라 그런지 보스전은 여전히 간단했다. 은우는 옆으로 쓰러지는 팬저를 지그시 응시했다.

그 순간, 컷신이 시작되었다.

크르르르르-

옆으로 엎어진 팬저가 성대를 울리더니 이상한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몸이 부풀기 시작하며 안쪽이 벌겋게 빛나기 시작한 것이다.

“시이발.”

마치 하얀 전등을 얇은 가죽 따위로 덮은 것 같은 광경에 노아는 불길함을 감지했다.

“튀어!”

그는 사라의 팔뚝을 붙잡고 팬저와 최대한 멀어지려 했다.

그러나 대피보다 사건이 터지는 게 더 빨랐다.

“젠장!”

그는 사라를 끌어안은 채 바닥에 몸을 던지듯 엎드렸다. 간발의 차로 팬저의 몸이 대폭발을 일으켰다. 살점과 엄청난 양의 핏물이 지하철 바닥을 더럽혔다.

“시…발……. 시안… 구해야 하는데…….”

“으… 아? 노아?”

노아가 온몸을 다해 막아 준 덕에 사라는 비교적 멀쩡하게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폭발에 등이 노출됐던 노아는 그러지 못했다.

“이봐요, 이봐요! 안 돼요!”

“생존자 발견……!”

“신원… 면역…….”

“죽지 말아요……!”

삐이이 하는 이명과 잔상이 남도록 흔들리는 시야가 끝내 검정으로 물들었다.

▣ 173. 그가 할 수 있는 최선

“깨어나셨군요.”

다시 깨어났을 땐 병실 배경의 어느 장소였다. 옆에 앉아 있는 사라는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퀭하다기보다는 음울한 쪽에 가까웠다. 쉽게 말하면 눈이 죽어 있다.

“나, 살았냐?”

“네.”

노아는 여전히 특유의 까칠한 말투를 구사했다. 몸을 일으키려는 시도는 비록 고통스러운 표정과 함께 불발됐지만 말이다.

사라가 침대 각도를 조절해 주었다.

“여긴 또 어디야……. 군부대?”

“…네, 맞아요. 팬저가 폭발한 직후 정부군이 도착했어요. 상처가 심각해서 바로 병원으로 이송했고요.”

“그것 때문에 병원으로 왔을 리가 있나. 백신은?”

노아의 말은 완전히 맞지도, 완전히 틀리지도 않다. 그들이 일반인이었어도 군인들은 그들을 병원에 이송해 주었을 테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멀쩡히 눈뜰 확률은 또 낮을 거다. 인력도, 병상도 부족할 것이므로.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사라의 표정이 조금 더 어두워졌다.

“…개발 중에 있어요. 곧 치료제가 나올 거래요.”

“그러냐.”

그것은 그들의 고된 여정이 빛을 발하게 됐다는 말이라. 그렇지만 두 사람 다 밝은 얼굴과는 거리가 멀었다.

노아야 오랜만에 깨어난 상태라지만, 사라의 안색만 보고 대략 짐작해 낸 모양이다. 더구나 그도 같이 있지 않았나.

“…시안이 납치됐어요.”

시안이 납치되는 순간에.

“…자세히 말해 봐.”

사라가 침묵을 깼고, 노아는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다.

그러자 소녀는 더듬거리며 그간 있었던 일을 보고했다. 정리하자면, 정부가 노력했음에도 결국 시안을 납치한 P.C 일당을 놓치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빌어먹을.”

노아는 주먹으로 눈가를 꽉 누르며 욕설을 지껄였다. 스토리가 진행되며 남매에게 정든 건 노아뿐만이 아니라, 시청자들도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괜찮을까요?”

그리고 그 속에서 사라가 먼저 눈물을 보였다. 노아가 소녀에게 정이 든 만큼 소녀도 노아에게 의지하게 됐을 터. 하나뿐인 혈육은 납치되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은 쓰러진 상태에서 치료제 취급이나 받았을 테니 지금까지 버틴 게 장한 수준이었다.

“우리, 시안, 괜찮을까요?”

─ㅠㅠㅠ애기야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시발 시안이 어카냐고ㅠㅠㅠ

─시안이 구해 구해 구해!

─와,,,파트2 어케 기다리냐;;

시청자들까지 공감해서 우는 사이, 노아는 눈가를 누르던 손을 뗐다. 그러곤 몸을 억지로 일으켜 사라를 안아 주었다. 붕대가 칭칭 감긴 손이 소녀의 머리를 느릿느릿 쓰다듬었다.

“괜찮을 거야.”

“무서울, 텐데.”

“의외로 강단 있는 애잖냐.”

“혼자서, 버티기 힘들 텐데.”

“분명 괜찮을 거야.”

사라는 엉엉 울었지만, 어른은 울지 않았다. 화면 시점이 노아의 정면으로 고정되며 사라의 뒤통수와 울지 않는 어른의 얼굴을 보였다.

그건 아직 남매가 면역임을 몰랐을 때, 감염자에게 물린 시안을 향해서 총구를 들던 때와 같은 눈빛이니.

“시안, 그 꼬맹이가 울면 내가 그 새끼들 눈에선 피를 뽑아내 줄 거니까.”

상실의 아픔과 공포에 무너진 자의 얼굴이 결코 아니다.

“괜찮아.”

감히 그의 것을 빼앗아 간 자에게 복수의 칼날을 가는 자의 눈이었다.

쿵!

무거운 소리와 함께 화면이 검게 물들었다.

BIOTERRORISM Part Ⅰ

잉크 방울 떨어트린 것처럼 느리게 떠오른 제목은 게임의 끝을 선언했다.

─와 영화 하나 본 듯

─아 미친 진짜 파트2냐고ㅠ

─시안아아아악

─하,,,,어케 버티누;;

“게임 끝났습니다.”

은우는 검은 바탕에 하얀 글자로 올라가는 크레딧을 보며 의무적으로 박수를 보냈다.

“파트 1이라서 그런지 결말 부분이 확실히 다음 편을 궁금해하도록 만들고 끝났네요. 아무래도 시안을 구하러 가는 게 주 내용일 것 같은데.”

─ㅠㅠㅠ

─시안이 막 감염체 되어있는 거 아님?

─아 ㅅㅂ 그럴듯

─애기야아아ㅏㅏㅏㅏ

─시안아아아아아ㅏㅏㅏ

그는 크레딧을 스킵하고 대기실로 돌아왔다. 할로윈풍의 대기실은 다시 아포칼립스와 햇볕이 합쳐진 상태로 돌아온 상태다.

“레일로드형 진행이긴 했지만, 재밌었습니다.”

뭐라 콕 집어 말하긴 그렇지만, 스토리라든가 등장인물이라든가, 그런 게 나름 마음에 들었다. 비록 자유도가 떨어지고 VR이라서 등장인물에 대한 표현이 적었지만─컷신을 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말이다.

“아쉬운 건 끝까지 헬멧이 안 나왔다는 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헬멧 성애자on!

─헬멧집착 광공이 왜 안 나오나 햇다

─아 헬멧은 못참지;;

“좀비가 나온다길래 공포 요소가 많을 줄 알았는데, 그런 부분이 생각보다 적은 것도 아쉬웠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PC판으로 할 걸 그랬네요. 연출은 그게 더 낫다고 들었는데.”

─피씨 판이 연출 죽여주는데

─아쉽

─파트2는 언제 나오나.....

─5년째 감감 무소식

─이번에 스토리 유출됏다던데

─ㄹㅇ?

─ㅋ...ㅋㅋㅋ...유출된 스토리 개박살이던데

─에이 설마

─뜬금없지만 검기사2 발매날짜 확정됨

“파트 2가 나온다면… 그건 콘솔이나 PC 버전으로 하겠습니다. 언제 나올진 모르겠지만요.”

은우는 헬멧을 쓴 채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방송 시청해 주셔서 감사하고, 내일 저녁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대 가지마

─ㅠㅠㅠㅠ

─2회차 가자

─바바ㅠ

─고생햇습니다

“좋은 밤 되십쇼.”

─ㅠㅠ

─켄바

─ㅂㅇㅂㅇ

─좋은 밤 되세용

─자야겟다

다들 아쉬움을 토해 냈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야 쓰나.

방송이 종료되었다. 물론 은우의 밤은 방송이 종료됐다고 끝나진 않았다.

『레드바 님> 봉사, 하지 않겠는가 (하치 않겠는가 이모티콘)』

레드바로부터 봉사 날짜가 날아왔다. 형 생일 며칠 전 날이었다.

* * *

[한국에서는 유기 동물 안락사에 대한 법 제정이… 유기 동물의 안락사는 동물 보호소에 따라 다르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어차피 겪어 보면 다 알게 될 사실이다. 레드바가 알려 준 것도 많다.

그러나 은우는 영상으로나마 미리 접하길 택했다. 만일을 대비해서였다. 다른 무엇도 아닌 봉사이니 만큼 좌충우돌보단 준비해서 대비하는 게 나을 테다.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거 아는데, 가능하면 동물 키우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책임감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놀랍게도 동물 보호소는 대체로 열악한 경우가 많았다.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수백 마리의 동물들이 살 땅덩이가 나오는 건 아닌 탓이다.

좁은 견사, 인력 부족으로 산책도 자주 갈 수 없는 환경, 봉사자가 가더라도 산책 전용 도로나 공원도 없는 주변. 턱없이 부족한 병원비.

그는 영상 몇 개를 돌려 보다가 선반에서 톡 떨어지는 고양이 인형을 잡아챘다. 어설프게 연결된 물고기 때문인가, 가끔가다 고양이가 앞으로 꼬꾸라질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고양이 인형을 몇 번 꾹꾹 눌러 보다가 느지막이 선반에 다시 돌려놨다. 줍기 귀찮긴 한데, 폭신하게 잡히는 게 기분 나쁘지도 않아서 나름 좋아하는 이벤트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유기 동물 영상을 봐서 그런가, 쉽사리 돌려놓지를 못했다. 하필 잡고 있는 게 고양이라서 더 그랬다. 유기 동물 보호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강아지였지만, 고양이도 많았다.

레드바가 3년 동안 해 왔던 일은 생각보다 더 무거운 일이었구나. 영상 속 보이는 보호소 직원들은 그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을 테고.

봉사를 가볍게 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던 은우의 태도가 달라졌다.

다들 대단하다. 그는 눈을 껌뻑였다. 후원금도 적어서 동물들 돌보는 데 쩔쩔매는 마당에 돈을 벌 수 있을 리가 없을 터. 사람들의 존경이야 조금 사겠지만, 그것보단 고생이 더 클 터였다.

그럼에도 동물을 위해 보호소를 운영하는 건 결국 그만큼 동물들을 사랑해서, 그들을 보호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

방송하면 인기 끌 것 같은 재능이 있다는 이유로 이 판에 뛰어든 그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가 있다.

은우의 눈이 나름의 존경심으로 물들었다. 한창 그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이 많은 시기라 그들이 더욱 굉장하게 보였다.

그러고 보니 아까 영상에서 사료가 후원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없다고 했던가.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레드바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료를 사 가는 게 좋을까요. 그런 문자였다.

대낮이라서 보내는 데 망설일 필요도 없다.

『레드바 님> 사료 좋죠! 그럼 전 간식이랑 이런저런 소모품 사 가면 되겠네요. 마침 누님이랑 슬리퍼 형님도 기부해 주신다고 했고.』

전자 노트를 가까이하고 있었는지 답장이 곧바로 왔다. 은우는 고개를 기울였다.

『나> 두 분은 안 가십니까?』

『레드바 님> 누님은 개 무서워해서 못 가고, 슬리퍼 행님은 털 알레르기요…….』

레드바는 산호의 근황도 덧붙였다. 요즘 모델 일에 전념하고 있어서 스트리밍도 잠시 접었단다. 그래도 어떻게 연락은 닿아서 기부에 동참할 거랬다.

『레드바 님> 그것 외에도 기부에 동참할 사람으로…….』

『나> 인맥이 대단하시네요.』

『레드바 님> 제가 좀 발이 넓죠. 핫핳ㅎㅎ』

우쭐하고 있을 레드바의 얼굴이 훤히 보인다. 은우는 피식 웃고는 이왕 봉사 얘기 나온 거,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좀 더 심도 있는 토의를 시작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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