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날에나 빙의했으면 좋으련만, 이 여자가 도망치려던 날에 들어와 버렸다. 정신을 차리기도 벅차던 때, 다짜고짜 문을 부수고 들어온 한 남자. “고작 이깟 서류 던지고 가면 해결될 줄 알았어?” 한참을 씩씩거리던 근육 빵빵 존잘남이 이혼 합의서를 펄럭거리며 말했다. “난 못 해, 이혼.” 미안하지만, 나도 못 할 것 같다. 이혼하기엔 남편이란 사람이 지나치게 잘생겼다. *** “하자고, 이혼.” “지금 이혼을 말하는 건가요?” “그래, 이혼.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서류 정리해 줄게.”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말했다. “분명 나는 이혼 안 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 준다는데 뭐가 문제인 거지?” 나는 에드먼드와의 거리를 좁히며 그의 옷깃을 잡아챘다. “봐주는 데도 한계가 있어요.” “클로엔……!” 눈 깜짝할 새였다. 성난 내 입술이 에드먼드에게 닿는 데까지. #빙의 #빗겨간착각계 #쌍방삽질 #개그지향 #능력여주 #불도저여주 #엉뚱발랄녀 #계략남 #철벽남 #가랑비젖듯스며드는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