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막 남편과의 이혼을 거부합니다 (5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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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 남편과의 이혼을 거부합니다 (5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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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분명 흔적이 있을 텐데.”
주변을 살피던 에드먼드의 눈살이 보기 싫게 구겨졌다. 의심을 피하고자 동선을 좁혀 가며 저택 곳곳을 살폈으나, 결국 원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
“젠장.”
낮은 읊조림과 함께 에드먼드가 입 안을 세게 물었다. 이내 흐트러진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품에 있던 회중시계를 살폈다.
초침은 7을 가리켰고, 연회장을 비운 지 약 30분가량이 흘렀다.
“후…….”
그와 동시에 에드먼드의 잇새에서 무거운 숨이 흘러나왔다.
이곳에 온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는 답답함도 있었지만, 제 아내의 사고방식을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더 컸다.
“아니, 어떻게 하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생각할 수가 있지?”
말도 안 된다는 듯, 에드먼드는 설레설레 고개를 내저으며 무심하게 시선을 돌렸다.
복도에 걸려 있던 거울 위로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보였다. 생소한 모습에 에드먼드는 부러 입매를 굳히며 표정을 지웠다.
“여기서 뭘 하는 건지, 대체.”
에드먼드는 메고 있던 붉은 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굳이 반갑지도 않은 헤슈턴의 연회에 참석한 데에는 비단 클로엔의 성화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기 이 표식은 균형을 어그러뜨리는 마법이야. 일정 궤도를 벗어나면 제어를 할 수 없게 만들었지.’
‘자칫, 우발적 사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로 들리는군.’
‘굳이 도주를 결심한 사람이 본인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일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누군가의 손을 탔다면 모를까.’
‘배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