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九章)
무혈천마가 이끄는 마교도들이 청해성을 벗어나, 사천성으로 진격(進擊)을 시작했다. 합동 전선을 구축한 정의맹과 흉왕성 측에서도 다급하게 사천성을 향해 수많은 고수가 포함된 병력을 파견하였다.
불안해하는 무림인들을 향해, 호사가들은 입을 모아 외쳤다. 아무리 무혈천마와 마교라 한들, 구파 중 이 파에 속하는 아미파와 청성파, 오대세가 중 전쟁(戰爭)에 가장 특화되어 있다는 당가가 자리 잡고 있는 사천의 벽을 단숨에 넘을 수는 없으리라.
정의맹과 흉왕성의 정예 병력까지 도착한다면 마교도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 당연하다.
모두의 기대와 희망이 사천으로 향했다.
* * *
천하가 들끓고 있지만, 자유대련의 시기가 지나간 와룡서원에는 큰 변화가 없이 일상의 굴레가 굴러가고 있었다. 워낙 중원의 중심과 동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만큼, 소식이 늦은 탓도 있다.
하나 그보다는 아이들이 속한 각 가문이 어른들의 싸움에, 아이들이 괜한 심려를 하지 않도록 귀를 닫아둔 탓이 컸다.
만약 이번 사건으로 작금의 무림이 멸망(滅亡)한다 할지라도, 미래를 위한 씨앗은 남겨 두어야 했으니 말이다.
하기에, 와룡서원은 언제나 그렇듯 조용히, 그리고 소소하게 굴러가고 있었다.
그때쯤, 마현의 앞으로 한 장의 서신이 전달되었다.
정의맹 총군사, 제갈천의 이름으로 쓰인 간곡한 구원(救援) 편지였다.
“흠…….”
진중한 눈으로, 제갈천이 정성 들여 쓴 서신을 훑은 마현이 짧은 침음성을 흘렸다.
“어떻게 하실 건가요, 현 가가?”
내려놓은 서신을 곁눈질로 훔쳐본 구혜린이 묻는다.
간곡한 문장이나, 다급해 보이는 문체에서 제갈천의 진심이 깊게 묻어 나오고 있었다. 그만큼이나 작금의 강호가 위험하다는 뜻이리라.
하나, 솔직히 말해 마현에게 있어서 제갈천의 간곡한 서신은 큰 안중에도 없는 일이었다.
사실 그가 어떠한 정성을 담았건, 마현이 무림의 일에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으니 말이다.
‘하나…….’
강호 전체가 피로 물들만한 큰 사건이라고 한다.
하면, 무림에 함께 속한 자신의 두 동생 역시 천마가 일으킨 겁화(劫火)를 피해갈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천마…….’
와룡서원을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더니, 강호 전체를 들쑤시고 있다. 아마 마현을 자극하고자 하는 속셈도 없잖아 있을 터였다.
“귀찮은 녀석이 나타났군.”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그러한 위협을 받고도 겁도 없이 강호로 나올 정도라면 어지간한 인물은 아니란 뜻이었다. 제갈천의 서신에 적힌 바를 보아하니, 전설의 천마삼재공을 모두 대성하였다는 말도 적혀 있다.
“천마삼재공이라.”
처음 마현이 마계로 떨어졌을 때 무공 스승, 천포가 말했었다. 만약 자신의 무공과 직접적으로 겨룰 수 있는 무공이 있다면 천마신교의 천마삼재공뿐일 것이다.
무공에 대한 자긍심으로 가득 차 있던, 천포가 유일무이하게 인정한 무공이 바로 천마삼재공인 것이다.
그러한 천마삼재공을 대성한 인물이, 바로 작금의 무혈천마다.
아마 현재의 강호로서는 그 힘을 감당키가 어려우리라.
결국 두 동생도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어찌할까?’
마현의 머릿속에 두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첫째는 제갈천의 부탁을 못 이기는 척 받아들여 천마와 그를 따르는 마교도들을 척살(刺殺)하는 것이다.
하나, 이번 사건은 자칫하면 흘러가는 강호의 역사 전체를 뒤집을 수도 있는 큰일이다. 세상의 의지와 대적해서도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는 마현이라고는 하나, 굳이 세계의 흐름에 척을 지고 살아갈 이유도 없다.
하기에 떠오르는 방법이 두 번째.
동생인 마운과 마연만을 강호에서 빼내 온다.
분명 둘은 한사코 거부할 터였다.
무림에 몸담은 이로써, 무림이 불타는 것을 뻔히 두 눈으로 지켜보려 할 리는 없을 터니 말이다.
어쩌면, 이만큼이나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두 동생이 아직까지 찾아오지 않은 이유도 이 탓일지도 몰랐다. 마현이 쉽게 강호의 일에 나서지 않으려 하는 성정을 가진 만큼, 오히려 자신들을 붙잡아 둘 수도 있다 생각한 것이다.
“녀석들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그러고 보니 굳이 두 동생만 걸리는 것도 아니었다.
두 동생 탓에 마현에게 맺힌 인연들.
공서하, 주화화, 남우.
그중 공서하는 나름대로 마음의 친우로 여기는 인물이다. 딱히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가진 사람다움이 싫지는 않다. 부족한 듯, 부족하지 않은, 하나 따뜻한 마음을 가진 공서하는 분명 마현의 친구였다.
주화화는 어떻던가?
마현이 마계에서 친하게 지내왔던 소붕 영감의 전, 연인이자, 현재 동생인 마운과 심상치 않은 사이로 지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가 죽는다면, 마운이 크게 슬퍼할 것이다.
어쩌면 분노하여 앞뒤 가리지 않고 목숨을 내던질지도 몰랐다.
남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미 마연과 마음이 통한바, 두 사람이 서로 함께하길 원한다면 그는 마현의 가족이 된다.
‘가족(家族)…….’
가족, 가족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와룡서원 제자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기 제자들.
다른 아이들은 몰라도, 무림에 몸담은 오대세가와 사대흉가의 자제들이 바로 이 와룡서원에 있다.
마현의 제자로서, 훌륭하게 쑥쑥 자라고 있다.
그들이 서원에 있는 동안 부모가, 함께 나고 자란 가족이, 매일 같이 얼굴을 보아왔던 식구들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모두 슬퍼할 게 뻔하다.
마현 하나의 선택으로 인해, 수많은 이들의 슬픔을 자아낼 수도 있으며, 묻을 수도 있다.
나설 수밖에 없다.
그리 생각한 마현의 두 눈이, 이제는 크게 부풀어 오른 구혜린의 배를 향한다.
‘만약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또다시 이전과 같은 일이 생기면?
예상치 못한 일이란,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할 때 일어나는 법이다. 그리고 절대자와 만능자의 경계에 선 마현조차 예측지 못할 일이란 곧, 세계의 개입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자면 그런 것이다.
마현이 종선휘를 만나 세계에 반발하는 힘을 펼친 탓에, 와룡서원에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큰 사건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마현에게 있어 경각심을 가지게는 할 법한 일이었다.
세계의 경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초월(超越)적인 의지를 가진 존재의 개입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걱정이 되었다.
수많은 이들의 슬픔 정도는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길 만큼, 큰 걱정이었다.
‘내 아이에게 탈이 생긴다면…….’
그때는, 강호의 멸망이 아니다.
가족들이 모두 살아간 이후.
구혜린이 떠나고 난 이후.
제자들마저 눈을 감은 뒤.
혼자만의 세월을 보낸 마현의 손이 세계를 멸할지도 몰랐다. 초월의 의지조차, 분노한 마현의 손길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이미 한 번, 하나의 세계를 파괴할 뻔한 적이 있던 마현이었으니 말이다.
‘큰일을 피하기 위해, 작은 일을 벌여야 하는가.’
고심이 깊어진다.
욕심대로라면, 역시 동생들을 모두 잡아다 감금하는 방법이 가장 편하다. 슬픔을 안을 기억 정도야, 뇌를 조금 주무른다면 큰 문제 없이…….
흠칫.
생각이 깊어지고, 더욱 깊어져 옳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때, 마현의 손을 부여잡는 따뜻한 손길이 있었다.
“내 걱정은 말고 다녀와요.”
구혜린이 말한다.
환하게 웃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쉬이 그럴 수 있다면 고민이 필요했으랴?
“현 가가.”
마현의 큼직한 손을, 양손으로 감싸 들어 올린 구혜린이 자신의 배 위로 얹어놓는다.
마현의 손끝으로 고동이 느껴졌다.
생명의 소리다.
“우리 아이가 이 안에서 자라고 있어요.”
“…….”
“지금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을 거예요.”
“음…….”
“현 가가.”
“…….”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것이, 어른의 몫이잖아요?”
후세(後世)를 위해 산다.
수많은 역경을 거쳐 온 마현에게 와 닿지 않는 말이었다. 언제나 현재를 살아야 했다. 남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생존을 위해 끝없이 버텨왔기 때문이리라.
하나, 구혜린의 뱃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심장 고동에 감각을 기울이고 있노라며, 그 말의 의미를 알 것도 같다.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어야 하잖아요.”
“린 매.”
“현 가가, 가능하다면 우리 아이는 그저 밝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세상 속에서는, 힘든 일이겠죠?”
“…….”
“알아요, 현 가가의 힘이 가진 무게를. 아마 세상 사람들은 조금도 예측하지 못하겠죠. 저조차도 그 끝을 모르니까요. 하나, 현 가가에게 그만한 힘이 쥐어졌다면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들…….”
“적어도, 우리의 아이를 위하여.”
늘어지는 구혜린의 말을, 마현이 되받는다.
“가족과, 귀여운 제자들을 위해서도요.”
마현이 웃는다.
그의 힘은, 분명 세상이 주어지게 해준 것이 아니다.
하기에 경계를 돌파하여, 한계조차 넘어선 것이다.
이 힘은 이용하기에 따라 세상을 멸할 수 있듯,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 마현은 이 힘을 이용해 세상을 구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강호가 피로 물든다 하여도 상관없었다.
하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추잡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결심을 한 마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다녀올게.”
출발하기 전, 꼭 해야만 할 일이 있었다.
* * *
마현은 홀로 와룡서원을 벗어나,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 직후,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았던 마황고의 입구를 열어 몇 가지 도구를 꺼내 들었다.
첫 번째는 갑옷이었다.
백천악을 물리칠 때 이미 한 번 입은 바 있던, 마왕갑.
그를 걸친 마현의 몸에서, 자연스레 사결의 가장 위에 군림하는 암흑결의 힘이 피어오른다.
두 번째로 꺼내 든 것은 한 쌍의 반지였다.
각기 남성상과 여성상을 띤, 괴로운 듯한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마귀의 얼굴이다.
세 번째로 꺼내 든 것은 하나의 작은 상자였다.
마현의 한 손바닥 위에 올라갈 만큼의 작은 상자는, 알 수 없는 불쾌한 기운을 가득 뿜어내며 하늘을 뒤덮는다.
마현은 망설임 없이, 상자의 뚜껑을 열어젖혔다.
직후, 엄청난 어둠이 세상 전체를 뒤덮을 듯 풀려나기 시작했다. 마현조차도 그 어둠에 저항할 수 없다는 듯, 온몸을 맡긴 채 눈을 감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잠시 후.
쾅-!
천하를 떨게끔 하는 폭음이 일었다.
밤하늘에 뜬 달이 반으로 갈라졌다.
아니, 세상이 쪼개졌다.
하늘 위, 땅 아래, 존재하는 모든 것이 절반으로 갈라져 끔찍한 비명을 토했다.
하나 그러한 광경 역시 잠시.
모든 것이 착각이었다는 듯, 세상이 제 모습을 되찾는다. 비명도, 폭음도 없었다. 하늘을 뒤덮던 어둠도 사라졌다. 공중에 뜬 마현 역시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경고요. 만약 내 가족에게 위해를 가한다면…….”
마현이 작게 읊조렸다.
* * *
천마의 강호 출도(秫稻)는 큰 사건이다.
하나, 강호 역사 전체를 둘러보자면 아주 없었던 일은 아니다. 시대가 흐르고, 강산이 몇 번이나 뒤집힐 즘이면 한 번씩 꼭 큰 파란(波瀾)이 일었다.
작금 마현의 손을 빌어 위기를 벗어난다 한들, 또다시 언젠가 강호의 위기는 찾아온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럴 때마다 매번 마현이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태껏 강호의 일에 나서게 된 계기 역시, 모두 마현의 가족과 제자들이 연계되어 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역시 슬슬 끝을 보아야 한다.
‘가족과 제자들을 끌어안는 것도 좋지.’
하나, 언제까지고 품에 안고만 가려 한다면 큰 성장을 향해 나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각오를 해야 할 때다. 성장을 위한 고행(苦行)을 맞이해야 할 때였다. 해서 마현은 굳이 찾아오지 않는 마운과 마연에게 연락을 넣지 않았다.
‘성장(成長)하거라.’
어린아이처럼 보이던 두 동생 모두, 이제 어엿한 성인(成人)이다.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그들은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짊어지고 나가고 있었다.
어쩌면 그간 마현은 도를 넘어서 가족들을 감싸왔을지도 몰랐다.
‘힘들고, 고되겠지만…….’
그 끝에 최악의 결과가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본인들이 선택한 길이다. 하기에 믿기로 하였다. 잘 이겨 나갈 것이다. 견뎌낼 터다. 크게 성장하여, 더 이상 마현의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강해질 수 있을 터였다.
동생들뿐만이 아니었다.
‘내 제자들.’
아직 어린 이기 제자들의 경우야, 보살핌이 많이 필요하다. 또한 성장할 때까지 지켜주어야 한다. 하나 일기 제자들은 다르다. 어느덧 훌쩍 자라난 아이들은, 곧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어른이 될 것이다. 그때가 되어서도 마현이 계속해서 감싼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생각한 바가 많았기에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감싸주면, 안전하겠지만, 큰 인물이 될 수는 없다.
그들이 원하는 바를 손에 쥐지 못할지도 몰랐다.
곧, 본인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마현이 제멋대로 아이들을 가지고 놀 뿐이다.
해서 큰 결단을 내렸다.
“제 발로 나아가야 할 때다.”
마현의 낮은 목소리에, 정좌(正坐)한 다섯 제자가 눈을 빛낸다. 마교가 발호(跋扈)하여, 천하를 암운(暗雲)으로 뒤덮고 있다. 아직 광동까지는 닿지 않은, 그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다. 직후 마현이 제 발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을 읊었다.
의미는 분명했다.
“나는 너희 다섯을 전장(戰場)으로 이끌 것이다.”
“아…….”
제자들의 입에서, 탄식일지, 감탄일지 모를 오묘 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예측하고 있었으며, 각오하고 있었지만 전장이라는 말의 무게가 심장에 와 닿는 순간, 저도 모르게 흘러나온 목소리였다.
“큰 위기는, 큰 성장의 발판이 된다.”
전쟁이란, 그것도 이토록 큰 위기란 분명 그러한 몫을 해줄 터였다.
“하나…… 전장에는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기회 말고도, 또 하나의 숨은 존재가 살아간다.”
두 눈을 감은 마현은, 마계에서 있었던 수많은 대전(大戰)을 떠올렸다. 피와 살점이 난무하고, 비명과 괴성이 오간다. 살인(殺人)과는 또 다르다.
“전장에는, 죽음보다도 무서운 광기(狂氣)라는 괴물이 살고 있다.”
누군가를 죽인다는 의식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마구잡이로 벌어지는 살육의 축제에 말려들게 하는 진정한 괴물!
그 속에 빠져들면, 헤어 나올 수가 없다.
뇌리는 잠식되고 심장은 감정을 잃어버린다.
그 끔찍한 감각을 알고 있다.
인간이되, 인성(人性)을 잃어버린다.
“명심하거라. 부동심(不動心)을 보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하나 절대 마음을 잡아먹는 괴물에게 사로잡히지는 않아야 한다. 내 말, 이해하겠느냐?”
“예, 스승님.”
다섯 아이가, 한몸이 된 듯 고개를 숙이며 답한다.
그날 밤.
마현은 다섯 제자와 함께 조용히 와룡서원의 담장을 넘었다.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구혜린은 기도했다.
‘부디, 모두 몸 조심히 다녀오기를.’
와룡서원의 첫 정식, 강호출도(江湖秫稻)였다.
제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