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一章)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돌아온다.
봄.
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며, 생명의 기운이 싹트는 계절에 선 마현의 입가로 웃음이 떠올랐다.
“벌써 팔 년째인가…….”
참으로 빠르다. 마현이 마계를 벗어나, 중원으로 돌아온 지도 어느덧 여덟 해가 지난 것이다. 되새겨보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나름대로 큰 굴곡 없이 평탄하게 지내왔지만, 문제가 없었던 것만도 아니다.
고민도 있었으며, 위기도 있었다.
‘그래도 즐겁게, 잘 지내왔구나.’
아픔이 있기에, 성장이 있다.
그 말이 옳았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고비인 삼마왕의 침공 이후, 제자들은 그야말로 절치부심(切齒腐心).
자신을 스스로 갈고 닦고, 계속해서 두드려 빠른 성장을 거듭했다.
“팔 년이라…… 서원이 문을 연 지, 벌써 그만큼이나 시간이 지났던가요? 새삼스레 정말로 길게도 달려왔구나, 싶어지네요. 아이들도…… 지나간 세월을 돌이키면 이런 기분을 느끼겠죠? 신기하네요. 호호.”
학문을, 무공을, 자신을 갈고닦는 제자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구혜린이 웃음을 흘리며 말한다.
“물론이지.”
단순히 신기하다는 짧은 단어로도 표현이 되겠지만, 더 넓게 말하자면 모든 것이 놀랍고, 하나같이 믿을 수 없는 변화일 터였다.
생각이 바뀌고, 상상도 하지 않았었던 인간관계도 구축되었다.
이미 오랜 세월을 흘려보내며 자신만의 기준이 명확해진 어른들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그야말로 어린아이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배움에 있어서는 또 어떠랴?
다양한 출신의 일기 제자들도 그렇겠지만, 무가(武家)에서 태어나 학문(學問)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이기 제자들까지 모두 배움에 소홀함이 없다. 단순한 경쟁심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갈고닦는, 익힌다는 행위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다.
‘노력하는 자라 한들, 즐기는 자를 앞서지 못하니…….’
아이들의 양손에, 최고의 재능이라 지칭한다 한들 부족함 없는 무기가 쥐어진 셈이다.
어찌 됐든 덕분에 무공 역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무와 학은 때어놓을 수 없는 관계니, 함께 익힌다면 분명 상호 간에 좋은 효과를 보일 수밖에 없지.’
덕분에 아직 약관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절정의 벽을 넘보는 일기 제자들이다. 이기 제자들은 어떠한가? 어린 시절부터 가문으로부터 받은 수많은 도움을 발판 삼아, 서원의 비호(庇護) 아래 비상(飛上)의 준비를 하는 아이들은 그야말로 급성장이란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었다.
유독 눈에 띄는 재능을 발휘하는 모용청과 철무곤은 그 어린 나이에 벌써 일류의 벽과 대치하는 중이었다.
천재라 불렸다 한들, 처음 서원에 입문했을 당시만 하여도, 아직 이류의 벽조차 마주하지 못하고 있던 때를 생각한다면 비약(飛躍)적인 발전이다.
“아무래도 후대(後代)는 선대(先代)를 크게 앞서 나갈 것 같네요.”
구혜린의 즐거운 웃음이 섞인 말에, 마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 속도로 성장한다면, 장강의 앞 물결이 뒤 물결에 밀려나기까지도 오래 걸리지 않을 터였다.
“시대는 변화한다는 거지…….”
기쁘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에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나갈 인재들이 와룡서원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한 사람의 스승으로서, 웃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 * *
“그래서 말이지, 누가 최고라는 거야?”
마현의 학문 수업이 끝나고, 짧은 쉬는 시간.
각자의 할 일에 집중하고 있던 차, 낮게 들려오는 남궁성호의 목소리에 몇몇 제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야, 야…… 목소리가…….”
덕분에 난색을 나타낸 것은 함께 대화를 하고 있던 강초였다. 이름을 바꾼 후, 완벽히 와룡서원의 생활에 적응한 강초는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었다. 여전히 유약한 면을 보이기는 해도 확실히 사람이 밝아졌다. 덕분에 얼마 전에는 그럭저럭 꽤나 편한 성격을 가진 남궁성호와 친구 관계까지 형성한 참이었다.
하여, 쉬는 시간에 가벼운 농담거리 삼아 던진 대화 주제였다.
이기 제자들 중, 누가 제일일까?
무공만 따지자면, 모용청과 철무곤이 눈에 띄기는 한다.
하나 자세히 보면 황여준 역시 못지않다.
용가의 후예인 용제우야 말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굳이 실력을 크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의외로 남궁성아의 재능도 적지 않아 보였다. 거기다 사마아현의 경우는 그야말로 무와 학 양측 어디에다 가져다 대도 부족함이 없는 인재였다.
누구 하나를 제일이라 꼽기에 오묘 모호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하기에 남궁성호의 생각을 물었는데, 대화를 하다 보니 열기가 강해졌다. 덕분에 작던 남궁성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것일 터고 말이다.
“모용청, 철무곤, 황여준, 모두 대단하지. 용제우나 사마아현도 분명 엄청난 녀석들이라고 생각해. 네 말이 옳아. 하지만 결국 누가 최고라고는 너도 확신할 수 없는 거잖아?”
“그, 그야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큰 목소리로 떠들면 시선이 모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몇몇뿐이었는데, 이제는 당사자들을 포함한 모두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향해 있었다.
“……우습군.”
그 분위기 속에서, 콧방귀를 끼며 먼저 시선을 돌린 것은 황여준이었다.
작은 서원 내에서 벌어진 일일 뿐, 강호 전체를 따져도 흔히 있는 일이었다.
누가 제일이냐?
누가 더 강한가?
하기에 십대고수가 나뉘고, 제일 고수에 대하여 끊임없는 말다툼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냥 흔한 일일 뿐이다.
해서 대충 넘기려 했다.
하나 생각하고, 생각하니 또 기분이 묘해졌다.
‘이것 참…….’
당연한 것 아닌가?
“제일이라면 단연코, 이 몸인 것을.”
턱 끝까지 차올랐던 말을, 끝내 참지 못하고 내뱉는다.
시선은 어느새 저도 모르게 모용청과 철무곤을 향해 있는 채였다. 철무곤의 미간이 높게 치솟는다. 눈을 조용하게 감는 모용청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팔짱을 꼈지만, 들어 올려진 검지가 쉴 새 없이 움직여 자신의 팔뚝을 두들긴다.
순식간에 서원 내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굳어졌다.
“……난리 났네.”
아무래도 사고를 친 것 같다.
강초의 난감한 목소리에, 볼을 뾰로통하게 불린 남궁성호가 콧방귀를 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녀석…… 이제 보니…….’
아무래도 그 제일을 논하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이름이 없었던 사실에 분하여 일부러 일을 크게 벌인 것 같았다.
어린아이 같은 발상이라고밖에 할 수 없지만…….
‘우린 진짜 어리잖아?’
애초부터 제자들이 다 모여 있는 서원 내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꺼낸 자신부터가 실수했다.
그리 생각한 강초가 조심스럽게 주변 눈치를 살폈다.
사고를 쳤지만, 수습할 방법은 없다.
어찌 됐든 둑 깨진 항아리요, 엎질러진 물인 것이다.
역시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더 이상 말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은근슬쩍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는 시선을 보낸다.
의외인 점이라면, 분명 그사이에 모용청과 철무곤 역시 끼어 있다는 점일 터였다.
‘그럴 만도 하지.’
언제나 최고, 제일, 천재란 소리만을 듣고 왔던 그들이다. 하기에 굳이 남과의 경쟁 따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여겼었는데…… 와룡서원의 생활이 꽤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만만치 않아.’
차라리 비교도 안 될 상대의 말이었다면, 헛소리라며 코웃음 치고 넘어갔을 터였다. 하나, 애초부터 저도 모르게 도발의 말을 꺼낸 황여준은 확실히 만만치 않았다. 서원에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하여도 분명 큰 격차가 보였는데, 지금은 따지자면 종이 두어 장 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다. 매일 밤 쉬지 않고 이를 갈며 노력하는 그 재능만은 분명 제자들 중 제일이다.
이 상태로라면 황여준 역시, 얼마 가지 않아 같은 선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단순히 승부만 따지자면…….’
승부의 세계란 단순히 무공의 수위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니 어쩌면 지금 당장만 하여도, 작은 실수로 인해 황여준에게 패배할 수 있다.
그 사실이 신경 쓰여 견딜 수 없는 두 사람이었다.
단지 그뿐이면 다행인데.
‘모용청, 철무곤.’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를 빠르게 오간다.
분명 무공으로만 따지자면 두 사람은 서원 제일이다.
후대의 강호를 이끌어나갈 사람들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터였다. 무난하게 각자의 세력에 몸담은 채 성장하여, 패주가 되어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그야말로 목숨을 건, 서로의 어깨에 진 짐의 무게를 이끈 채 대전(大戰)을 펼칠 수 없다면 끝내 검을 나누지 못했을지도 몰랐다.
하나 지금은 다르다.
지금이라면…….
“괜찮…… 지 않을까? 우린 아직 어리니까.”
눈치만 보던 강초가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자연스레 아이들의 눈이 번쩍였다.
“이, 이미 물을 엎질러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 뭐냐. 중요하잖아. 대련이라거나…… 경험. 선배님들은 매일 같이 서로 대련을 한다고도 하는데 우리는 각자 개인 수련하기 바쁘니…….”
아무래도 익힌 무공이, 가전의 것들이다 보니 서로 간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기 제자들의 입장 탓이었다.
하나, 분명 명분이 있다면 무공을 드러내고 붙을 만하다.
아니, 그럴 필요도 없다.
따질 게 무엇이 있겠는가?
이기 제자들은 어렸다.
자존심 하나만 가지고도 붙어볼 수 있는 것이다.
“확실히…….”
듣고만 있던 용제우가 몸을 일으키며, 내기를 끌어올렸다. 엎질러진 물은 기름이 되고, 강초의 말은 불씨가 되었다.
단숨에 라도 터지거나, 불타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자자, 다들 다음 수업 시작합시다.”
초이영의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가 바깥에서부터 들려왔다.
제일을 가리기에, 쉬는 시간은 너무나 짧기만 했다.
* * *
늦은 밤.
침실에 함께 누운 마현의 입가로 어이없는 웃음이 서렸다.
“그래서, 당신한테 대련의 심사를 부탁했다고?”
“예. 누가 제일인지 가려서 확실하게 승부를 보겠다고.”
“하하하.”
이기 제자들답다면, 이기 제자들다운 싸움이었다.
대련의 본래 목적인 무의 발전보다는 대련의 승패에 연연한다.
“해서, 어떻게 하기로 했어?”
삼마왕 사건 이후, 마현은 무공 수련 시간에는 일기 제자들의 무공을 가르치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직접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이기 제자들에게 큰 신경을 쏟기는 어렵다. 하여 구혜린에게 전권을 위임해뒀던 차였는데,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일단 그 자리에서 바로는 조금 무리라고 생각해서요. 현 가가 의견도 들어보고 싶고.”
“흠…….”
턱 끝을 가볍게 쓰다듬은 마현의 입가로 웃음이 스몄다.
‘나쁘지도 않지.’
이기 제자들은, 일기 제자들과 다르다.
사정이 있고, 가치관이 있다. 또한 어른들이 심어둔 쓸데없는 고집 때문에 대련을 쉽게 생각지 못하고 있던 차였다.
오죽하면 공개적인 무공 수련 시간에는 기초 무공을 다지며 최대한 자신의 것을 감춘 채 수련하는 데 집중하겠는가? 새벽만 되면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가 몰래 무공을 갈고 닦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찌 됐든 이번 사건, 아이들의 경쟁 심리에 불이 붙은 것은 꽤나 좋았다.
‘서로의 무공이 발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테고…….’
우애(友愛) 역시 깊게 다질 수 있는 기회다.
나름대로 서로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일기 제자들만의 정만은 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다. 더 함께, 오래 지내다 보면 분명 그러한 정과 마음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그 역시 계속 서먹한 관계라면 힘들 뿐이다.
“잘 됐어. 이참에 이 대련을 이기 제자들 사이의 문화로 새겨 넣자고.”
“문화요?”
“응. 이른바 이기, 수석 제자 뽑기 대련이란 거지. 방식은 자유대련이고…….”
그렇게, 강초가 엎지른 물에서부터 시작된 불길은 서원 내부를 크게 감싸며 타올랐다.
* * *
一. 본 대련은 자유대련(自由對鍊)이다.
二. 대련의 결과에는 일체 거짓이 없어야 하며, 합당한 결과에 불복하지 아니한다.
三. 본 대련은 오로지 이기 제자들 사이에서만 치러지며, 우승자를 수석 제자로 명명(命名)한다.
四. 수석 제자의 역임(歷任) 기간은, 일 년을 사 분기로 나누어 일 분기(삼 개월) 주기로 한다.
五. 모든 대련은 와룡서원의 대사부 혹은 구혜린 소사부가 지켜보는 가운데에 시행한다.
“혹여, 불편하거나 굳이 대련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지금 기권해도 좋아.”
전날 밤, 마현과의 대화 끝에 결정된 항목을 공개한 구혜린의 시선이 제자들을 훑었다.
“저는 빠지겠습니다.”
“저도요. 아직은 무리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육숭과, 강초.
두 사람이 빠르게 손을 들며 고개를 내저었다.
무를 겨뤄야 하는 대련에 있어, 두 사람이 참가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많다 생각한 탓이었다.
“그 외로는, 더 없지?”
더 이상은 올라오는 손이 없다.
오히려 은근슬쩍 눈에 불길을 태우는 것이 뻔히 보였다. 이미 승리욕은 지펴졌다는 말이다.
“일단 궁금할 것 같아서 이야기하는데, 자유대련에서 우승한 수석 제자가 되면 몇 가지 특별 권한이 있어. 첫째는 원하는 일기 제자와의 정당한 대련. 나름대로 선배에게 쌓인 게 있잖니? 실력만 된다면 당당하게 풀 수 있다는 거지.”
물론, 이길 수 있을 때의 이야기이기는 하다.
하나, 구혜린의 의견에 확실히 눈에 붙은 불이 더욱 거세진 이기 제자들이었다. 한 번 졌다고 굽힐 정도로 마음이 약했다면, 오대세가와 흉왕성이라는 이름이 울 터였다.
여건만 된다면 언제든지 재도전할 생각이 있다.
“둘째로는 이기 제자들의 통솔권한. 큰일은 없겠지만, 혹여나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는 수석 제자의 말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거지.”
이는 단순히 수석 제자 추켜세워주기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만약의 사태에, 이전의 삼마왕 침공 때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제자들을 이끌고 대처해내 가야 할 머리가 필요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니, 확실한 대장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고 느낀 마현의 결정이었다.
“마지막으로 셋째. 사실 이건 권한이라기보다는…… 너희 마음인데. 제일이라는 명호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 거지. 그 누구도 수석 제자가 제일이라는 데 반발할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야.”
적으면 삼 개월, 혹은 길어봐야 삼 개월이라는 뒷말은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 터고, 그 기간 동안 아이들은 더욱 자신의 무공을 갈고 닦을 것이 분명했다.
“자, 그러면 자유대련 기간은 익일(翌日)부터 시작하여, 보름간이야. 그간 승부를 볼 때는 우리를 찾으면 되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자유대련이 끝난 후, 우승자는 대사부님이 내는 학문 문제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돼. 틀리면 수석 제자 자격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박탈.”
“…….”
구혜린의 마지막 말에, 제자들 몇몇의 얼굴에 난감함이 어렸다.
하나 어쩌겠는가?
“무공도 가르치고 있지만, 와룡서원은 그야말로 서원이니까. 무공 하나만 가지고 서원의 제일이라는 명호를 줄 수는 없잖아? 그런 만큼 보름간, 무공도, 학문도. 양측 모두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해주길 바랄게.”
구혜린이 웃는다.
난감함을 보이던 아이들의 눈에는 조금씩 열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무엇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서원 제일!
별것 아닌 듯하지만, 언젠가 천하를 논할 아이들이 모였을지도 모르는 만큼 결국 가벼운 호칭만은 아니다.
하기에 무공과 학문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노리고 나아간다.
이후로 와룡서원의 명물 중 하나가 될 제일차(第一次), 수석 제자 선발전의 깃발이 올라간 날의 일이었다.
제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