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학사귀환-36화 (37/83)

(第九章)

주화화의 부탁은 제법 난감한 측에 속했다.

현재 정도 강호에서 세외 세력인 북해와 연합하려 한다.

중심에는 물자를 지배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황금세가가 자리 잡을 예정인데, 그들을 도와 빙궁과의 연결선을 놓아 달라. 돌려 말하면 이 정도고, 짧게 말하자면 북해가 워낙 위험한 곳이라 하니 황금세가의 세력을 호위해주었으면 좋겠다. 정도였다.

대가는 소수린의 가족에 관한 비밀.

물론, 마현도 궁금하기는 했다.

단 한 번도 그녀가 직접 입을 열어 자신의 가족에 관해 이야기한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하나 그렇다고 하여 주화화의 거래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었다.

‘번거로워.’

첫째.

말 그대로 번거롭다.

북해는 그야말로 중원의 북단.

광동성의 정반대에 위치한 얼음의 대지다.

혼자 다녀오는 것도 아니고, 그곳까지 한 세력을 호위해서 다녀온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아니, 사실 이는 큰 이유의 축에도 끼지 못했다.

‘때가 되면 수린이가 직접 말하겠지.’

마현은 굳이 소수린의 비밀을 억지로 캐고 싶지 않았다.

품은 것이 있다면, 때가 되면 그녀 스스로 밝힐 것이다.

괜히 마현이 직접 나서 먼저 상처를 파낼 필요는 없었다.

마현의 결정에, 곤란한 표정을 지은 주화화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연 것은 그 직후였다.

“만약, 북해에 그 아이의 부모가 있다 하여도?”

“…….”

마현의 두 눈이 잠시 떨림을 보였다.

부모(父母).

낳아주고 길러준 이들을 말함이다.

처음, 소수린은 자신을 고아라고 말하였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답하지 않았다. 마현도 묻지 않았다. 단지 막연히, 죽었지 않을까 생각하기는 했다.

한데 살아있다고 한다.

저 먼 북해의 땅에나마 그녀의 부모가 있다고 말한다.

망설임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소수린이 말하길 마현을 아버지처럼 생각하며 따른다 하였다.

만약 그녀에게 낳아주고 길러준 진정한 아비가 있었다면 그리 말했을까? 지금까지처럼 와룡서원에 많은 것을 의지했을까?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자식에게는 부모가 필요하다. 어쩔 수 없는 천명(天命)에 의한 이별이 아니라면, 둘은 하나와 다름없이 서로를 늘 마주해야 한다.

그게 옳다.

하나, 이 역시 소수린이 원하지 않는다면 옳은 답이 아니다.

마현은 고민 끝에, 무겁게 입을 열었다.

“……생각은 해보겠습니다. 하나, 크게 변할 것은 없을 겁니다.”

“잘 생각해보게.”

주화화의 고개가 가볍게 끄덕여졌다.

* * *

혼자 남은 방 안.

마현의 깊은 탄식이 절로 터져 나왔다.

“부모, 부모라……!”

천륜(天倫)이란 말이 있지 않던가.

응당 자식이라면, 부모라면.

서로가 살아있는 사실을 안다면 찾아야만 한다.

하면 그녀의 부모는 소수린의 생존소식을 알까? 소수린은…….

‘아마, 알고 있겠지.’

직감이 왔다.

그녀는 처음부터, 자신의 부모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터였다. 어쩌면 상대가 누구인지까지 알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추어 두었다. 딱히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상대란 뜻이다.

‘그것이 옳은가?’

마현은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싫어하는 부모라 하여 외면하는 것이 옳은가?

하면 억지로 좋아하지도 않는 부모와 대면케 하는 것이 맞는가? 혼자 생각하여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답이 아니었다.

애초부터, 이 문제의 정답은 오로지 한 명.

소수린만이 내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와룡서원 내주 공사로 인해 아이들이 임시로 머물고 있는 숙소로 향했다. 마침 소수린은 산책을 하려는 듯, 숙소 바깥을 향해 나오던 중이었다.

“어디 가는 길인 게냐?”

“밤바람을 쐬고 싶어서요.”

부드러운 감정이 담긴 마현의 질문에, 입가로 옅은 미소를 그린 소수린이 답한다.

‘최근에는 늘 웃는군.’

정확하게 말하자면, 마현을 바라볼 때만 웃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냉담.

그 어떤 변화도 없었다.

감정 표현도 여전히 절제되어 있다.

그나마 가까운 정순욱과 백산에게는 조금 격렬한 표현도 하는 듯하나, 그 정도가 전부다. 마현에게 보이는 것과 같은 미소는 그 누구에게도 비치지 않는 소수린이었다.

‘부모가 있었다면 달랐을까…….’

한번 생각이 미치니, 계속해서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마현은 재빨리 고개를 내저어 상념을 털어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있었다면, 이라는 가정이 아니다.

살아가고 있는 현재다.

“마침 나도 산책이나 하려는 길인데, 함께 하겠느냐?”

“네.”

소수린은 제법 활기차게 대답하며, 제자리에서 곧바로 뛰어와 마현의 옆에 섰다. 서원의 다른 제자들이 보았다면 눈을 휘둥그렇게 떴을 모습이었다. 발랄하게 대답하는 것에서부터, 순종적인 언사, 심지어 달리기까지 하다니.

아니, 그 정도가 아니었다.

무엇이 그리 기쁜지, 조심스레 뒷짐을 쥔 소수린은 살랑이듯 걸음을 옮기며 마현의 옆을 따랐다.

그 모습이 마치 공중을 노니는 듯한 가벼운 발걸음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산책을 많이 좋아하나 보구나.”

“많이 까지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편이에요.”

“밤에 자주 나오느냐?”

늦은 시간에는, 마현도 구혜린과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그런 만큼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까지는 잘 몰랐다.

다만 늦지 않게 잠들고, 아침 일찍 편히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었다.

“최근에는요.”

“어째서 나오는지 물어도 되느냐?”

“그냥…… 딱히 이유는 없어요. 굳이 꼽자면 좋아서? 밤바람도, 조용히 가라앉은 분위기도요.”

“흐음…….”

참으로 소녀답다면 소녀다운 감성이다.

그리 생각하며 작은 콧소리로 말문을 닫은 마현은 가볍게 턱을 쓰다듬었다. 물어야 할 말이 있기는 한데, 워낙 무거운 주제다 보니 함부로 입을 열기가 어려운 탓이었다.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 거 아니세요?”

그런 분위기를 생각 이상으로 많이 풍겼던 것일까?

사박사박, 연신 웃는 얼굴로 옆을 걷고 있던 소수린이 물어왔다.

“……혹시, 북해에 대해 아느냐?”

마현은 잠시 망설이다, 돌려가는 질문을 택했다.

소수린이 정확하게 아는 것과 모르는 것.

둘 사이에 해야 할 이야기가 다를 수밖에 없는 탓이었다.

“…….”

대답은 듣지 못했다.

하나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정답이란 것이 있는 법이다.

“알고 있었구나.”

작지만 연신 미소를 그리고 있던 소수린의 표정이 굳어졌다.

눈빛은 짧게나마 흔들렸으며, 가볍게 옮겨지던 걸음은 제자리에 멈춰 섰다. 마현은 그런 소수린을 보며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알고 있었다면, 정녕 그렇다면 천륜의 도를 따르는 것이 옳다. 하나 그녀가 원치 않는다면…….

“이야기하기 싫다면, 더 이상 묻지는 않으마.”

언제까지고 기다릴 자신도 있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르면 소수린에게도 변화가 있을 터다.

만약 부모를 원망하고 있다면, 그 감정이 어느 순간 희석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러니 당장 물으려 하지 않는다.

이전과 다를 바 없이 행동하리라.

그리 결심한 마현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아버지는…….”

소수린이, 낮은 목소리로 입술을 뗐다.

“하아…… 아버지는 난봉꾼이셨어요.”

한숨과 함께 이어진 이야기는 꽤나 어린 시절부터 간직한, 그녀의 이야기였다.

“달리 숨길 것도 없겠죠. 혹시 풍협(風俠), 소명산(蘇銘傘)에 대해 아세요?”

“풍협……? 아!”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던, 마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소붕이 이야기했던 듯했다.

-지금 강호에는 풍협이라는 놈이 있는데, 아주 골치 아픈 녀석이야. 왜 골치 아프냐고? 들어봐. 이놈이 색마(色魔)는 아닌데…… 거느린 여자의 수가 양손을 다 쓰고도 모자라. 아니, 근데 어떻게 색마가 아니냐고? 괜히 별호가 풍협이겠나! 여자들이 알아서 그 뒤를 졸~졸~ 따르고 있는 게지. 문제는 그 여자들 중에서 강호에서 내로라하는 세가의 자녀들과 대문파의 후기지수들도 있다는데…….

선명한 기억이 떠오르며 얼굴에 잠시 당황이 어린다.

설마하니, 소수린의 아버지가 그 풍협 소명산이란 말인가?

“하지만 듣기로 풍협은 평생 성혼(成婚)도 하지 않고, 자식도 두지 않았다는데…….”

“물론 그랬었죠. 제 어머니…… 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과거가 떠오른다는 듯, 양 주먹을 강하게 움켜쥔 소수린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북해에 대해 아느냐고 물으셨죠? 제 어머니가 바로, 그 북해의 빙궁에 속한 무인이라고 들었어요.”

두 사람의 만남은 마치 운명과도 같았다고 했다.

서로를 보는 순간 첫눈에 사랑에 빠졌고, 풍협은 열협(熱俠)이 되어 소수린의 어머니에게 구애했다. 북해의 눈을 닮은 새하얀 피부에, 차가운 감정을 가진 그녀는 그렇게, 많은 여자들의 눈에서 눈물을 뽑았다는 풍협 소명산의 아내가 되었으며 따뜻한 중원의 햇볕 아래 자식까지 낳았다.

“그 아이가…… 바로 저고요.”

입가로, 허무감 가득한 실소를 지어 보인 소수린이 고개를 내저었다.

“완전히 어린 시절의 기억은 없어요. 단지 당시에는 두 분이, 저를 본인처럼 사랑하며 아껴주셨다는 말만을 전해 들었을 뿐이죠. 유모에게.”

“……유모도 있었던 게냐?”

“돌아가셨어요. 스승님을 만나기 직전에.”

유모를 언급하는 소수린의 음성에는, 슬픔이 가득 차 있었다.

아마 그녀에게 있어 어머니란 이름은, 북해의 눈을 닮은 새하얗고 아름다운 여인보다 지금은 하늘에 있을 유모란 여성에 가깝지 않을까? 풍협 소명산이라는 인물보다, 마현이 아버지란 이름에 더 가깝듯 말이다.

“기억이 정확하게 나는 건 여섯 살 무렵에서부터예요. 제 인생 최악의 시절이죠.”

열여섯.

짧은 인생이라고는 하나, 적은 햇수는 아니다.

그러한 시간들 중, 최악의 시기를 말한다.

굳이 어렵게 이유를 떠올릴 것도 없었다.

풍협 소명산의 전설은 꽤나 유명한 편이었으니 말이다.

“제가 처음에 말했죠? 아버지는 난봉꾼이었다고요. 시간이 흐르고, 자식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나이가 들어가는 어머니를 보며, 그 난봉꾼은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요? 뭐, 뻔하죠. 젊고 어리고, 예쁜 여자가 그리웠던 거죠. 그러니까, 그 어린아이를 내버려 두고. 자식을 낳아준 여성을 버려둔 채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도주를 택했겠죠.”

“수린아…….”

“어머니라는 여자도 참 웃겼죠. 그렇게 사랑이 떠나가니, 자식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았나 봐요. 난리를 치고, 화를 내고, 혼자서 울고, 그러더니…… 훌쩍 떠나버렸어요. 제 일곱 살 생일 전날의 일이었죠. 그때 이후로,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 모두 뵌 적이 없어요.”

“음…….”

소수린이 입가로 흐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만약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실존한다면 말이죠. 참으로 허황하고 우스운 뇌의 착각이 아닐까요? 마치 속은 텅텅 비고, 공기 바람만 가득 찬 만두와 같은 거예요. 겉으로 보기에는 먹음직해 보이고, 맛있어 보이지만. 정작 한 입 베어 물면 별것 없는……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처음 보았을 때부터, 너무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다.

기묘할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예의가 잔뜩 보였다. 그 모든 게 어려운 어린 시절을 지내온 탓일까? 마현의 입가로도 슬픈 미소가 번져나갈 때였다.

“그렇다고, 사랑이라든가, 마음이라든가 하는 것을 전혀 믿지 않는 건 아니에요. 저한테는, 유모가 있었거든요. 스승님도…… 있고요.”

그 어느 때보다 쾌활하게 웃어 보인 소수린이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유모는 어머니를 따라 북해에서부터 내려온 시녀라고 했는데, 꽤나 건강이 좋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저를 어떻게든 끝까지 책임지려 하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고요. 마지막에서는 제가 벌어와, 유모를 간병하는 모습이었지만…… 어찌 됐든 이러한 모습은 분명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다행이로구나.”

“하나 사랑이라는 감정이, 따뜻한 마음이 사람을 살 수 있게 한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그래서 유모가 죽고, 스승님을 찾아갔어요. 어린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야 한다고 여겼거든요. 그리고 여자인 제 몸으로는 무공보다 학문을 익히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고요.”

“하나 여성 학사가 나아갈 수 있는 길은 한정되어 있단다.”

“뭣하면 남장이라도 하려 했죠.”

“…….”

소수린이 언제, 이렇게까지 자신의 속내를 풀어내 이야기한 적이 있던가? 분명히 처음이다. 그렇기에 마현의 가슴이 더욱 아파왔다. 얼마나 오랜 시간, 이런 마음을 속에 쌓아두고 있었을까. 그 무게를 어찌 견뎠을까.

어린 제자의, 어른스러워 보이는 면모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부모님을 원망하고 있느냐?”

“한때는 했었죠.”

“하면 지금은……?”

“신경 쓰지 않아요. 지나가는 사람 하나, 하나를 일일이 살피는 건 피곤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자신에게 있어 부모란,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무관심의 존재다. 아마 소수린은 그리 말하고 싶은 것 같았다. 마현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딱히 나쁜 반응은 아니었다.

‘적어도 아직은…….’

마치 일면식 없는 타인의 일인 듯 말하지만, 그 목소리에 담긴 감정은 분명한 원한이다. 또한 옅게나마 감춰진 그리움이다. 아직은 부모의 품을 잊지 않고 있다.

또한 그들을 지워내지 않았다.

마음에 결심이 선다.

부모라고 하여 모두 옳은 부모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또한 소수린의 이야기로 듣기론, 그녀의 부모란 인물들은 분명 책임감 하나 없는 그른 부모다. 하나, 그렇다고 하여 자식이 부모를 떨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바꿔 말하자면, 부모의 입장에서도 자식을 버린다는 일은 상상조차 어렵다.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정말 아무런 이유 없이, 단순한 감정의 문제에 의해 소수린이 버림받았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나와 함께…… 북해로 가지 않겠느냐?”

하여 묻는다.

손을 내밀며, 아직 소수린은 가슴 속에 남은 그리움을 직시한다. 혼자 직면할 용기가 없어 망설이고 있다면, 단순히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을 외면하고 있는 것뿐이라면. 마현은 그런 자신의 제자를 돕고 싶었다.

“…….”

그 결심이 선 물음에, 한참이나 망설이듯 마현을 바라보던 소수린이 천천히 손을 내뻗는다. 잡을 듯 말 듯, 망설인다는 것은 그녀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지만, 그리워하고 있다. 냉정한 척하려 하지만, 그저 마음 한편이 정말 외로울 정도로 차가울 뿐이다.

‘그렇다면…….’

마현은 한 발 더 앞으로 다가가, 다가오는 손을 맞잡아 준다.

꼬옥.

두 사제(師弟)의 손이 서로의 온기(溫氣)를 느끼는 순간.

“……좋아요. 스승님과 함께라면…….”

얼굴을 붉힌 어린 제자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마음의 빙벽(氷壁)을 녹이며 용기를 낸다.

그 어렵고, 힘든 결단을 내리는 제자의 모습에 마현의 입가로는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소수린이 스스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제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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