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다른 이들의 반응은 어떤가.”
저녁 식사를 하던 황제가 헤일론에게 물었다.
“별다른 눈치는 없습니다.”
“그래.”
그 대답에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계속하는 황제의 모습에 제 나이프를 내려놓은 헤일론은 그에게 반문했다.
“왜 그러셨습니까?”
“무엇을.”
“클로디 영애께 파트너를 제안한 것 말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가장 쉬운 방법이지. 잘못해서 제국의 황태자가 웃음거리가 되어서야 되겠나.”
“그렇지만-”
“헤일론.”
그의 이름을 부르는 황제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낮아졌다.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느 상황에서 어느 방안이 가장 효과적일지 생각하고 답을 내리는 것이다. 고작 그것뿐이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하단 말이지. 소수의 시선을 생각하며 네 답이 늦어질수록 다수는 소수가 아닌 널 적대시할 것이라고 몇 번이고 말하지 않았나?”
“그건,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면, 앞으로는 방금 같은 발언을 하지 말거라.”
“…….”
그렇게까지 말한 황제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그가 문으로 향해 걸어가던 찰나.
“폐하.”
헤일론의 목소리에 걸어가던 황제의 발걸음이 멈췄다.
“하나만 더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그래.”
“클로디 영애에게, 그 일을 말한 적 있습니까?”
그 말에 황제는 휙 뒤를 돌아 그를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지?”
처음 듣는 듯한 황제의 반응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며 문을 나선 헤일론은 허, 짧은 숨을 뱉었다.
미리 들은 게 아니라면 분명 영애는 모르는 일일 터.
그럼 그녀에게 이 일을 찔러볼 이는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헤일론은 짙어진 표정으로 복도를 가로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