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사업이요?”
대뜸 나온 사업 이야기에 공작은 눈을 끔벅였다.
“저번에 공작님이 말씀하셨잖아요. 레이즌을 더 키우고 싶다고. 저도 동의해요. 그래서 하고 싶어요.”
“제 기억에 영애는 그것을 그리 원하지 않아 하셨는데요. 갑자기 뜻을 바꾼 이유가 있나요?”
“그게…….”
나는 그 이유를 전부 설명했고 공작은 잠시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다면야 저는 좋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바뀐 생각은 후에 후회할 수도 있어요. 이제 시간은 많으니, 조금 더 생각해 보는 건 어떻습니까?”
침착하게 말하는 그에게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이제 널린 게 시간이었으니, 굳이 다급하게 준비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빙긋 웃으며 그렇게 하죠, 답했다.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요.”
“좋아요.”
공작은 내가 안 보이던 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물었다. 몇 이야기가 더 오가고 시간이 꽤나 지나가자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그는 돌아갔다.
저택으로 돌아온 내가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오자 침대 곁 탁상에는 몇 가지 책이 놓여 있었다.
내가 씻기 전 미리 메이샤에게 부탁한 것들이었다.
서재에 있는 돈과 사업에 관한 책들을, 주홍색 불빛에 의지해 읽어 나갔다.
몇 번이고 반복하고 있자 이제 이 짓도 익숙해진 기분이 들었다.
‘이 정도면 과로에 익숙해지고 있는 걸지도.’
그렇게 책을 읽어 내려가던 중.
“음?”
책에 적힌 한 가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투자?”
투자, 투자라. 생각지도 못한 방식에 탁, 기분 좋게 눈이 뜨였다.
‘괜찮지 않나?’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지, 이렇게 보니 나쁘지 않았다. 아니 어찌 보면 사업보다도 더 괜찮은 방법이었다.
아직 떠오르는 아이디어도 없는데 굳이 내 사업을 늘리지 말고 차라리 가능성이 보이는 남의 사업에 투자를 해 보는 건 어떨까?
게다가 투자를 한다 하면 생각나는 곳도 있었다.
‘정말 나쁘지 않을지도.’
밤새 그 생각에 동그랗게 떠진 눈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그렇게 다음 날 나는 곧장 공작저로 향했다.
이 이야기를 공작에게 해 주고 의견을 묻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