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매일매일이 비슷하던 골목에 서너 명의 기사들이 들어선 이후 그 분위기는 줄곧 비슷했다.
두려움이 가득한 시선들을 보내던 이들은 순식간에 자리를 피했다.
그로 인해 그토록 시끄럽던 골목이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이 거리까지 도착했다 했지.”
“예, 아마 어느 이유가 있었던 것일 테니 주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귀찮게 하네.’
일전부터 자꾸 계획에 반박을 걸어 물러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건만, 이번엔 아주 크게도 일을 벌여 놨다.
이 일 때문에 돌아본 거리가 족히 3개는 넘었다.
사실 고작 백작 영애의 가출이야 며칠 지나면 제 발로 돌아올 것이니 상관하지 않고 싶지만-
‘책상 위에 그건 분명 기사단 신문이었지.’
자꾸만 거슬리는 행동들에 창문으로 뛰어내리기까지 할 정도의 행동이 단지 가출을 위한 게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열어 두고 싶지는 않으니까.
“지금부터 이 주변을 샅샅이 뒤진다. 어떻게든 정보를 가져와.”
그의 말에 기사들이 순식간에 서로 흩어졌고 곧 골목 깊숙이 줄지어진 여관들이 눈에 들어왔다.
“쓸데없이 수만 많군. 전부 나누어져서…….”
그렇게 말을 잇던 도중, 무언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원을 확실히 하는 주변 여관들과 달리 그것에 대해 소홀한 저 구석의 건물들.
“저기부터 찾는다. 다들 따라와.”
그는 골목 끝에 위치한 여관들을 하나씩 털기 시작했으나 그의 손에 떨어지는 정보는 없었다.
“수상한 여성을 보지는 못했나?”
“그런 이는 본 적 없습니다. 수상하다면 저 가게가 더 수상하지요.”
별 기대 없이 물은 질문에 답한 주인장은 제 가게 맞은편에 자리한 한 건물을 가리켰다.
“여관에서 인수한 지도 오래일 텐데 뭘 바꾸려고도 안 해, 애초에 영업도 안 한다 하고.”
“흐음.”
침음하던 제릭은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저곳에서 무언가 나올 법한 기분이 물씬 풍겼다.
“다음은 저곳. 이동한다.”
그의 뒤를 따르는 기사들이 문으로 바짝 붙었다.
똑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