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 마스터-619화 (619/644)

00619  99. 연합 전쟁  =========================================================================

대화를 나누던 코도와 레이샤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저 왔습니다!”

“왔냐?”

“키르님 안녕하세요.”

다가온 이의 정체는 바로 랭킹 678위, 폭풍의 암살자라는 히든 직업의 주인공 키르였다.

“하핫, 레이샤님 안녕하십니까. 역시나 오늘도 아름다우시네요.”

키르는 레이샤의 손을 잡고 능글맞은 표정으로 재차 인사했다.

스윽

레이샤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손을 빼내었고 키르는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보면 어색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3지역 밖에 안 남았는데 거기 있지 그랬냐.”

하지만 코도의 물음으로 아주 자연스레 상황이 이어졌다. 코도의 물음에 키르는 표정에서 아쉬움을 지우며 답했다.

“야, 방금 전까지 3지역에 있었다. 좀 다른 지역도 와보고 싶다고! 레이샤님도 보고 싶고 하핫!”

코도, 레이샤와 달리 키르는 5지역에 있지 않았다. 방금전까지 키르는 3지역에 있었다. 아니, 약속에 의해 3지역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때?”

“내구도?”

“당연, 네가 거기 있던 이유가 내구도 때문이니까.”

“넉넉해.”

키르는 미소를 지었다. 키르가 3지역에 있던 것은 내구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내구도를 확인한 결과 아주 넉넉했다.

“몇 %인데?”

“63%!”

“헐, 63%?”

코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제랑 비교해서 13%밖에 안 떨어졌어?”

이틀 전에도 내구도를 확인했었다. 당시 3지역의 내구도는 76%. 이틀이나 지났는데 13%라니? 수많은 유저들이 몰리는 상황에 믿기지 않는 수치였다.

“워낙 단단한 곳이니까.”

키르가 말했다. 3지역은 1지역, 2지역, 4지역, 5지역과 비교 할 수 없다. 압도적으로 높은 내구도와 방어력을 갖고 있었다.

“천천히 가도 충분히 공헌도 뽑아 먹을 수 있을거야.”

그리고 키르가 말을 끝낸 바로 그때.

[3지역 신성 제국의 목책성 성벽이 파괴됩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메시지를 확인했던 키르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3지역이?’

메시지의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성벽이 파괴되었다니? 성벽이 파괴되었다는 것은 내구도가 0이 되었다는 것인데 그 점이 이해가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분명 63%였는데?’

방금 전까지만 해도 키르는 3지역에 있었다. 그리고 내구도를 확실히 확인했다. 분명 63%였다.

“야, 뭐야? 63% 남았다며?”

메시지는 키르만 나타난 게 아니었다. 코도는 미간을 찌푸린 채 키르를 바라보았다.

“...”

레이샤 역시 말없이 키르를 바라보고 있었다. 해답을 원하는 눈빛이었다.

“방금 전에 확인했는데...”

코도, 레이샤 둘의 눈빛에 키르는 당황스런 목소리로 해명을 하기 시작했다.

“진짜 63%였는데...”

잘못 본 게 아니다. 두번, 세번, 네번 확인했다. 방금 전 키르가 3지역에 있을 때에만 하더라도 내구도는 63%였다.

“야, 그럼 그 단단하고 엄청난 내구도가 네가 오는 사이 0이 됐다고? 63%에서? 그걸 믿으라고 하는 소리야?”

하지만 직접 본 키르 역시 당황스러운 상황에 코도가 믿을 리 없었다.

“저 역시 믿기 힘들어요.”

그것은 레이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니, 진짜야!”

억울했다. 진짜 63%였다. 거짓이 아니었다. 애초에 거짓을 고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너 딴 데서 놀았지?”

“키르님이라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죠.”

그러나 코도와 레이샤의 눈빛은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여태까지 보여 왔던 행실이 있었기에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진심! 와, 진짜 63%였어! 방금 전 그러니까 10분 전만 해도 63%였다니까?”

키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진실을 호소하는 것 뿐이었다.

“그럼 왜 0이 된건데?”

“맞아요. 랭커 수백이 모여도 그 짧은 시간에 내구도가 0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진실을 호소한다고 해도 설명을 할 수가 없으니 문제였다. 둘의 말에 키르는 말문이 턱하니 막혀버렸다.

[신성국가 발렌과 신성 제국의 전쟁이 끝이 났습니다.]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바르타슈, 전쟁의 서막’이 완료되었습니다.]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 ‘연합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바르타슈, 전쟁의 서막’의 챕터 중 완료되지 않은 챕터와 관련 퀘스트들의 힌트가 공개됩니다.]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

.

.

갑작스레 메시지들이 나타났다.

“...”

“...”

“...”

메시지를 본 세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라.’

‘연합 전쟁이라니.’

‘미완료 챕터 정보 공개가 됐어!’

그저 세 사람은 메시지를 보며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의 시작과 미완료 챕터 정보 공개에 대해 생각을 할 뿐이었다.

“레이샤님, 키르.”

먼저 입을 연 것은 코도였다.

“네.”

“응.”

코도의 부름에 레이샤와 키르가 답했다.

“로그아웃 후 메신저. 어떻습니까.”

이미 3지역 목책성은 무너져 내렸다. 내구도에 대해 왈가왈부 한다고 해서 내구도가 다시 복구되는 것도 아니다. 거기다 할 일이 없다면 모를까 왈가왈부 할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좋습니다.”

“콜!”

레이샤와 키르가 답했다. 그리고 그 답을 시작으로 세 사람은 로그아웃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보를 확인 후 향후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  *  *  *

3지역 발렌의 목책성.

“각종 포션 팝니다! 지속적인 전투로 공헌도 얻으셔야죠!”

“맛도 좋은데 스텟도 오르는 육포 팝니다! 시식 가능합니다!”

“버프 스크롤들 팝니다. 대량 구매 하시는 분은 조금 깎아 드립니다.”

많은 유저들이 쉴 새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뽐내고 있었다.

‘엄청 많네.’

명후는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하긴 남은 지역이 두 곳 뿐이니.’

이제 남은 지역은 명후가 와있는 3지역과 랭커 구역이라 불리는 5지역 뿐이었다. 유저가 많은 것은 당연했다.

“버프 팝니다! 스트렝스, 헤이스트 등 많이 있어요!”

“축복 해드립니다! 단돈 1골드! 지속시간이 한시간이나 됩니다!”

유저들의 외침을 들으며 걸음을 옮긴 명후는 곧 입구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와.”

그리고 입구에 도착한 명후는 감탄 할 수밖에 없었다.

“한 눈에 안 들어 온다고?”

명후가 감탄한 이유, 그것은 바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유저들의 수 때문이었다. 명후는 입구에 서 있었다.

전장이 한 눈에 들어와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정도로 어마어마한 유저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신성 제국도 마지막이라 그런가.”

이렇게 유저들이 많이 모인 것은 자유 구역 인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마지막이기 때문일 것이었다. 신성 제국의 유저들은 이곳이 아니면 더 이상 공헌도를 뽑을 곳이 없다.

“이러면 신이 나타난다고 해도 꽤 걸리겠는데.”

이전에는 다른 성이 있으니 신이 나타나면 빠졌다. 그러나 지금은 다음이 없다. 이제 신성 제국의 유저들은 신이 나타난다고 해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분명 그럴 것이라 명후는 생각했다.

바로 그때였다.

[환상의 신 쿼킬이 현신하였습니다.]

[신성국가 발렌 소속 유저들은 피해를 10% 덜 받습니다.]

[용기와 지혜의 신 에게레스가 현신하였습니다.]

[신성국가 발렌 소속 유저들은 모든 스텟이 10% 증가합니다.]

신이 현신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둘이나 현신을 했다. 그리고 신이 둘 현신한 그 순간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팽팽하게 유지되던 전장이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신들이 나타남으로 획득 한 버프 때문이 아니었다. 신성 제국의 유저들은 상대 할 생각이 없는지 성으로 빠르게 도망을 가고 있었다.

분명 신들이 나타난다고 해도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명후는 그런 광경에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걸음을 옮겨 신성 제국의 목책성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목책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5지역 신성 제국의 목책성 성벽이 파괴됩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오?’

메시지를 본 명후는 속으로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남은 지역은 3지역과 5지역 뿐이었는데 5지역이 무너졌다.

‘이제 3지역만 파괴하면 되는건가.’

이제 눈 앞에 있는 목책성만 무너지면 전쟁이 끝난다.

‘61..60%구나.’

내구도를 확인한 순간 61%에서 60%가 되었다.

‘이 많은 수가 두드리는데 쉽게 안 떨어지네.’

유저들은 정말 많았다. 그 많은 유저들이 공격을 하니 쭉쭉 떨어질만도 한데 내구도는 전혀 쭉쭉 떨어지지 않았다.

“잠시만요.”

명후는 유저들을 지나쳐 목책성으로 앞으로 바짝 다가갔다. 표식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것보다 지팡이를 직접 휘두르는게 더 많은 데미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윽

이내 목책성 앞에 도착 한 명후는 지팡이를 들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열심히 창과 칼, 방패등을 휘두르는 유저들과 타이밍을 맞춰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지팡이가 작렬했다. 소리는 표식보다 크지 않았다. 그러나 데미지는 표식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공헌도가 1억 25132169 상승하였습니다.]

‘워메.’

상승한 공헌도를 보고 명후는 순간 놀라 움직임을 멈췄다.

“뭐야?”

“아니, 갑자기 왜 내구도가.”

“버그인가?”

움직임을 멈춘 건 명후 뿐만이 아니었다. 근처에 있던 다른 유저들 역시 멈췄다. 갑작스레 내려간 내구도 때문이었다.

“시발, 이거 2지역 때도 이랬는데.”

하지만 정적은 오래가지 않았다. 유저들은 다시 목책성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명후고 유저들에 맞춰 다시 목책성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쾅!

[목책성 성벽의 내구도가 0이 되었습니다.]

[3지역 신성 제국의 목책성 성벽이 파괴됩니다.]

[공성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3지역 승리 보상’이 생성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 두드리자 메시지가 나타나며 눈 앞의 성벽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명후는 무너져 내리는 성벽을 보며 생각했다.

‘끝이다.’

끝이었다. 이제 신성 제국의 모든 목책성이 무너졌고 전쟁은 발렌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 시작이네.’

물론 이번 전쟁이 끝났을 뿐이다. 전쟁 자체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명후가 생각하던 사이 추가로 메시지가 나타났다.

[신성국가 발렌과 신성 제국의 전쟁이 끝이 났습니다.]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바르타슈, 전쟁의 서막’이 완료되었습니다.]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 ‘연합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바르타슈, 전쟁의 서막’의 챕터 중 완료되지 않은 챕터와 관련 퀘스트들의 힌트가 공개됩니다.]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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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이자 명후가 기다리고 있던 ‘연합 전쟁’의 시작이었다.

============================ 작품 후기 ============================

바로 기절하러 가보겠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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