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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617화 (617/644)

00617  99. 연합 전쟁  =========================================================================

항복, 헤론의 입에서 나온 것은 항복이었다.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다. 왕국의 힘만 갉아 먹을 뿐이었다.

“...”

헤벨은 헤론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항복이라...’

다른 이가 말했더라면 분명 아작을 냈을 것이다. 하지만 말을 한 이가 가린 왕국의 밤을 장악했으며 역으로 납치까지 되어 많은 것을 알게 된 헤론이었다. 전적으로 헤론을 믿고 있는 헤벨의 입장에서 헤론의 말을 무시 할 수는 없었다.

‘헤론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확히 말해 헤론의 말이 사실이라면 버티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다. 항복을 해야 하는 게 정상이었다.

“...후.”

어떻게 해야되나 계속해서 생각하던 헤벨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

오랜 생각 끝에 결정을 내린 헤벨은 헤론을 보며 말했다.

“항복... 하자.”

*  *  *  *

“뭐? 그게 무슨 소리인가?”

데미안 왕국의 왕궁 기사단장 허베스는 놀람과 당황스러움이 가득 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가린 왕국이 항복을 했다고 합니다.”

왕궁 부기사단장인 라디오는 허베스의 반문에 다시 한 번 또박또박 답했다.

“...가린 왕국이 항복을 했다니.”

허베스는 라디오의 답에 허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제까지만해도 힘 왕국과 가린 왕국은 피 튀기는 음지 전쟁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웬 항복이란 말인가?

“망할.”

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이미 데미안 왕국은 힘 왕국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힘의 공백을 노린 전략은 효과적이었고 마을 하나를 점령한 상황이었다.

물론 이미 텅 비어있는 마을이긴 했지만 점령 한 것은 분명했다. 그런데 시작이 좋은 지금 상황에 악재가 다가왔다. 그것도 엄청난 악재였다.

“폐하께 보고를 드려야겠네.”

허베스는 라디오에게 말했다.

“옙.”

나가보라는 허베스의 말 뜻을 이해 한 라디오는 살짝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끙...”

허베스는 라디오가 나가자마자 앓는 소리를 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힘 왕국이라는 괴물을 잡기 위해 화살을 쏘았다. 그런데 그 괴물을 막고 있던 성벽이 무너져 버렸다. 화살이 빗나갔으면 모를까 정확히 작렬한 상황. 이제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스윽

생각에 잠겨있던 허베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빨리 보고 드리는게 좋겠지.”

어떻게 할 지 결정을 내리는 건 허베스가 아니었다. 허베스는 결정을 내릴 이유도 권한도 없었다. 단지 허베스는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줄 뿐이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데미안 왕국의 주인 타르튜 뿐이었다.

저벅저벅

자리에서 일어난 허베스는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어떻게 보고를 할까 생각하며 타르튜가 있을 왕의 집무실로 향했다.

똑똑

“폐하, 허베스입니다.”

이내 집무실 앞에 도착 한 타르튜는 노크와 함께 신분을 밝혔다.

“들어오게.”

그리고 타르튜의 말에 문을 열고 집무실로 들어갔다.

“흐음.”

허베스는 집무실로 들어가자마자 타르튜의 침음을 들을 수 있었다. 침음을 들은 허베스는 타르튜의 표정을 살폈다. 허베스와 마찬가지로 타르튜 역시 허베스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아!’

자신의 표정을 살피는 타류트를 보며 허베스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표정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가린 왕국의 항복을 듣고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을 했다. 그 고민은 행복한 고민이 아니었고 당연히 표정에는 심각함이 가득했다.

타르튜의 입장에서 허베스의 표정이 심각하니 침음을 내뱉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듣고 싶지 않은 보고 일 것 같군.”

침음을 내뱉은 타르튜는 자리에서 일어나 쇼파에 앉았다.

“...”

타르튜의 말에 허베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일단 앉지.”

허베스는 타르튜의 말에 반대편에 앉았다.

“무슨 일인가?”

그리고 허베스가 앉자 타르튜가 물었다.

“가린 왕국이 항복을 했습니다.”

타르튜의 물음에 허베스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흐음.”

가린 왕국의 항복 소식을 보고 받은 타르튜는 다시 한 번 침음을 내뱉었다.

‘그래서 허베스의 표정이.’

어째서 허베스의 표정이 어두운 것일까 했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린 왕국의 항복은 그만큼 심각했다.

“...”

보고를 마친 허베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입을 다문 채 조용히 타르튜의 눈치를 볼 뿐이었다.

“가린 왕국의 항복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 것 같나?”

생각에 잠겨 있던 타르튜가 입을 열었다.

“가린 왕국에 집중 되어 있던 힘 왕국의 음지가 저희쪽으로 올 겁니다. 가린 왕국을 무너트린 힘이라면 저희 역시...”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허베스는 답을 마쳤다. 가린 왕국의 음지는 강하다. 그러나 힘 왕국의 음지에 무릎을 꿇었다. 이제 힘 왕국의 음지가 데미안 왕국으로 향할 것이었다.

“그렇군, 힘 왕국의 병력들도 곧 도착할테고.”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알리온 왕국으로 향했던 힘 왕국의 병력들 역시 빠른 속도로 회군중이었다.

“최악이군.”

즉, 데미안 왕국이 상대해야 되는 건 힘 왕국의 양지와 음지였다. 힘 왕국의 양지와 음지는 각각 한 왕국을 무너트릴 정도로 강했다. 그런데 양지와 음지를 전부 상대해야 되는 지금의 상황은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마을 하나를 점령 한 게 이렇게 뼈아플 줄이야.”

아예 시작을 하지 않았으면 최악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마을 하나긴 해도 이미 점령을 해버렸다. 피할 수 없다.

“잘못 봤어. 이렇게 강할 줄은.”

힘 왕국이 이렇게 강할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 힘 왕국의 힘을 잘못 본 것, 그것이 실수였다. 중얼거림은 그것으로 끝이났다. 타르튜는 생각에 잠겼다.

“허베스.”

이내 생각을 정리한 타르튜가 허베스를 불렀다.

“예, 폐하.”

침묵을 지키고 있던 허베스는 타르튜의 부름에 답했다.

“알리온 왕국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줘야겠네. 가린 왕국도.”

“...그 말씀은.”

“아무래도 항복을 해야 될 것 같아.”

알리온 왕국과 가린 왕국의 항복 이후 상황을 알아봐 달라 한 이유. 그것은 바로 항복하면 어떤 대우를 받게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대로 전쟁을 하면 남는 것은 상처 가득한 패배 뿐이었다.

먼저 전쟁을 걸고 끝까지 전쟁을 유지해 결국 수도까지 함락 될뻔한 알리온 왕국, 왕자를 납치하려 했다가 역으로 당한 가린 왕국.

두 왕국이 피 터지는 싸움을 했다면 데미안 왕국은 가볍게 잽을 한 방 날렸을 뿐이다. 즉, 힘 왕국과의 관계는 알리온, 가린 두 왕국 보다 나았다.

항복을 한다고 해도 데미안 왕국은 알리온 왕국과 가린 왕국보다 나은 상황에 있을 수 있다. 아니, 데미안 왕국은 피해를 입은 것도 없다. 같은 조건이라고 해도 두 왕국보다는 월등히 낫다.

“알겠습니다.”

이미 마음 한 구석에 항복을 생각하던 허베스는 타르튜의 말에 군말없이 답했다. 그리고 허베스가 답하자 타르튜가 이어 말했다.

“점령 한 마을에서도 병력들 전부 철수 시키고.”

이미 항복을 생각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점령한 힘 왕국의 마을을 계속해서 점령하고 있는다?

힘 왕국에 잘 보여야 되는 상황에서 그런 짓은 악수나 마찬가지였다. 잘 보이려면 지금이라도 병력을 전부 철수시켜 돌려줘야 된다.

“물론 그 전에!”

그뿐만이 아니다.

“인명 피해가 없긴 했지만.”

이미 도착했을 때에는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건물들은 아니니까. 파괴된 건물 같은 건 전부 보수해놓고.”

하지만 인명 피해가 없을 뿐 건물에는 피해가 있었다. 혹시나 숨어 있는게 아닐까 싶어 수상한 곳들을 전부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네, 폐하.”

타르튜의 말이 끝나자 허베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사와 함께 방에서 나오며 생각했다.

‘바빠지겠군.’

*  *  *  *

대신전에 도착한 명후는 곧장 대사제 아르벨의 방으로 향했다.

‘없나?’

방 앞에 도착한 명후는 생각했다. 아르벨은 지금 방에 없는 듯 했다. 수행 사제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똑똑

혹시 모르는 일이기에 명후는 노크를 해보았다.

“누구야?”

그리고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르벨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이 목소리는...’

거기다 처음 듣는 목소리도 아니었다. 앳되지만 분명 들어 본 목소리였다. 앳된 목소리에 들어 본 목소리. 그 두 가지에 명후는 한 존재를 떠올릴 수 있었다.

“레퓨렘?”

“응?”

레퓨렘이라는 단어에 안에 있던 이가 의아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끼이익

그리고 말 대신 문이 열렸다.

“뭐야, 에게레스를 벌써 만난거야?”

역시나 목소리의 주인공은 레퓨렘이었다.

“어. 방금 만났었지.”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레퓨렘과 함께 아르벨의 방으로 들어가 마주보고 앉았다.

“나한테 할 말이 있다며?”

자리에 앉자마자 명후는 레퓨렘에게 물었다.

“응.”

레퓨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이 이야기가 끝나고 바르타슈님께 갈거야.”

“오, 그래?”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특수 퀘스트 - 그녀의 행보>

2대 주신 바르타슈를 만나 바르타슈의 기억 속 아가사가 나타난 마지막 장소를 확인하라!

퀘스트 난이도 : -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드디어 다음 퀘스트로 넘어갈 수 있겠군.’

그렇지 않아도 퀘스트 때문에 만나고 싶었던 바르타슈였다.

“응, 그리고 지금 내가 이야기 해주는 건 바르타슈님이 한 번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해주실 거야.”

“오케이.”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레퓨렘의 말에 집중했다.

“이제 전쟁을 끝낼거야.”

레퓨렘이 말했다. 이미 에게레스에게 들어 알고 있었지만 굳이 그것을 아는체 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호응을 해주며 계속해서 레퓨렘의 말에 집중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 할 예정이야.”

“본격적인 전쟁?”

드디어 궁금했던 것이 나왔다. 명후는 레퓨렘의 말에 반문으로 호응했다.

“어, 본격적인 전쟁.”

레퓨렘 역시 명후의 호응을 받아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들의 힘이 어디서 난다고 생각해?”

“...?”

명후는 갑작스런 물음에 의아한 표정으로 레퓨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타고나는게 아닌가?’

신의 힘,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질문을 한 것으로 보아 타고나는게 아닌 것 같았다.

‘신전인가?’

문득 떠오른 생각. 혹시나 신들의 힘은 신전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신전의 크기와 신전의 수가 늘어날수록 강해지는 것일까?

‘아니야, 신전이라고 하기에는 신전이 없는 신들도 많은데?’

그러나 곧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전이 없는 신들도 있었다. 만약 신전이 신들의 힘을 결정한다면 신전이 없는 신들은 힘이 없어야 정상이었다. 신전이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전부는 아니다.

‘그럼 믿는 이들의 수?’

그렇게 명후가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레퓨렘이 입을 열었다.

============================ 작품 후기 ============================

행복한 일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조아라에서 연재 될 차기작은 '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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