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49 91. 소국에서 왕국으로 =========================================================================
* * * *
“...”
정찰병 칼롬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당황이 가득 한 표정으로 전방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 칼롬의 반응에 같이 전방을 바라보고 있던 칼롬의 상관 하롤이 물었다.
“우리가 잘못 온 건가?”
하롤 역시 칼롬과 마찬가지로 매우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분명 여기에 있지 않았냐?”
있어야 될 것이 있지 않았다.
“그, 그렇죠.”
“근데 왜 없어?”
“제가 말씀드린 그 실험이 크게 잘못 된 거 같습니다.”
칼롬은 확신했다. 오크들이 벌였던 그 실험, 그 실험이 잘못 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도시 전체가 사라질 이유가 없었다.
“...그럼 이대로 돌아가야 되는건가?”
“아무래도..”
하롤의 말에 칼롬은 눈치를 살피며 답했다. 더 이상 도시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 * * *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이야.”
지도를 보던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고작 2% 때문에..”
현재 명후의 %는 98%였다. 즉, 2%가 부족했다. 근처에서 몬스터를 찾으려 했지만 씨가 말랐는지 나타나지 않았고 명후는 결국 깊숙이 들어 올 수밖에 없었다.
“오우거라...”
명후는 전방에 보이는 도시를 보았다. 그곳에는 오우거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예전 생각나네.”
지연과 함께 공략하던, 소마와 처음 만났던 오우거들의 도시가 떠올랐다.
저벅
명후는 남은 2%를 마저 채우기 위해 도시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쿠어어엉!
그리고 얼마 뒤 명후를 발견 한 오우거 병사 한 마리가 명후에게 달려왔다. 명후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오우거를 보며 지팡이를 들었고 오우거가 몽둥이를 휘두르려 팔을 올린 순간 지팡이를 휘둘러 오우거의 복부를 후려쳤다.
쾅!
-쿠어어..
‘역시 오우거가 때리는 맛이 있어.’
근육으로 가득 찬 오우거라 그런지 때리는 손맛이 있었다.
“수집.”
[오우거의 힘줄을 습득하셨습니다.]
[오우거의 뿔을 습득하셨습니다.]
수집을 통해 오우거가 드랍 한 아이템을 습득 한 명후는 오우거의 시체를 지나쳐 다시 도시로 향했다.
-쿠어어어!
-쿠어어엉!
“강력하게! 수집.”
그리고 오우거 학살이 시작됐다. 명후는 기본 공격과 스킬을 섞어가며 오우거들이 달려오는 족족 사냥했다.
“됐다!”
퀘스트 창을 주시하며 오우거들을 사냥하던 명후는 곧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모자랐던 2%가 채워졌기 때문이었다.
“표식, 운석.”
[표식을 남깁니다.]
[운석을 낙하시키시겠습니까?]
2%가 채워짐으로 이곳에 온 목적을 달성 한 명후는 표식을 시전 한 뒤, 곧바로 운석을 시전했다.
스아악..
운석이 빠른 속도로 낙하하기 시작했고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헬리오카 제국의 수도 넥서스로 워프하기 위해 워프 스크롤을 꺼내 사용했다.
쾅!
명후가 사라지고 이내 운석이 작렬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명후에게 달려가던 오우거들은 운석이 작렬 한 순간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스아악
운석이 작렬하기 전 워프를 해 운석이 작렬하는 것을 보지 못한 명후는 넥서스의 제 1 광장에 도착 후 곧장 황궁으로 향했다. 알칸에게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함이었다.
“누구십...”
황궁 입구에 도착 한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를 받을 때 받은 황제의 증표를 꺼내 자신의 앞을 막아선 기사에게 보여주었다.
스윽
황제의 증표를 본 기사는 옆으로 비켜서며 병사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병사들 역시 명후가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섰다. 기사를 지나 친 명후는 이어 병사들도 지나쳐 성문을 통해 황궁으로 들어왔다.
‘변한 건 없네.’
안으로 들어 온 명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예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달라진 것이라고는 건물의 색과 조금 더 자란 나무 뿐이었다. 주변을 확인 한 명후는 바로 알칸의 집무실을 향해 움직였다. 수없이 가본 집무실이었기에 길을 헤매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스윽
곧 알칸의 집무실에 도착 한 명후는 건물 앞을 지키고 있던 기사들에게 증표를 보여준 뒤 안으로 들어왔다.
‘역시 황제의 증표가 편하긴해.’
아무리 삼엄한 경비라도 증표만 보여주면 끝이었다. 명후는 오랜만에 느끼는 증표의 위력에 피식 웃으며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접니다.”
접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끼이익
이내 문이 열렸고 명후는 문을 연 이를 보았다. 알칸이 아니었다.
“레빌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문을 연 것은 바로 레빌이었다. 명후는 레빌에게 인사하며 로브를 벗었다.
“며, 명후님?”
로브 때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누구인가 생각하던 레빌은 명후 인 것을 알게 되고 매우 놀란 표정으로 명후를 불렀다. 명후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레빌.”
“드, 들어오세요!”
멍하니 명후를 보고 있던 레빌은 알칸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 옆으로 비켜섰다. 명후는 그렇게 집무실로 들어와 의자에 앉아 반대편에 앉으라 권하는 알칸을 볼 수 있었다.
“벌써 끝나신겁니까?”
반대편에 앉자 알칸이 물었다.
‘들어도들어도 어색하네.’
얼마 전에도 알칸은 지금처럼 완전한 존대를 했다. 더 이상 명후는 헬리오카 제국의 사람이 아니었고 한 국가의 왕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꽤나 오랜기간 알칸과 지냈던 명후는 지금 이 존대가 상당히 어색했다.
“네,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으니까요.”
명후는 알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인벤토리에서 지도를 꺼냈다. 그리고 앞에 있는 탁자에 지도를 펼쳐 들렸던 곳을 알려주었다.
“이곳이랑 ... 이곳까지 들렸습니다. 참고로 여기에 있던 오우거들은 전부 처리하지는 못했구요.”
정확히 말하자면 처리하지 못 한게 아니라 처리하지 않았다. 물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고 알칸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호오...”
그저 감탄과 함께 지도를 볼 뿐이었다.
“감사합니다. 여기까지는 쉽게 개척을 할 수 있겠군요.”
이내 생각을 마친 알칸이 명후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알칸의 부탁’을 완료하셨습니다.]
“동맹의 경우 공적이 풀리는 즉시 선포하겠습니다.”
아직도 명후는 공적이었다. 귀족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명후가 한 일이 있으니 더 이상 귀족들도 반대를 할 수 없을 것이었다.
‘왕국으로의 인정도 그 때 받을 수 있는 건가.’
알칸이 준 퀘스트의 보상은 제국과의 동맹 그리고 승격 퀘스트에 필요 한 ‘왕국으로의 인정’이었다. 지금 당장 보상으로 받을 수 없는 것을 보니 왕국으로의 인정은 동맹으로 공식 선포되어야 주어지는 것 같았다.
“예, 알겠습니다. 그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명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퀘스트도 완료했고 할 일은 동맹이 선포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로케 들렸다가 엘파누스로 가야지.’
거기다 이곳에서 기다려야 되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명후는 들릴 곳이 많았다. 로케로 가 어서 아르벨의 퀘스트를 완료해야 했고 바르타슈의 답도 들어야했으며 엘파누스 왕국으로 가 동맹을 제안해야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알칸 역시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명후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이어 레빌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근처에 서 대화를 듣고 있던 레빌은 빠르게 걸음을 옮겨 문을 열었다. 명후는 레빌을 지나쳐 집무실에서 나왔고 레빌 역시 따라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예, 여행도 다니고 나라도 세우고. 재미있게 보냈습니다.”
집무실에서 나와 복도를 통해 건물 밖으로 나가며 명후와 레빌은 대화를 나눴다.
“그럼 뵙는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예, 레빌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건물 밖에 나온 명후와 레빌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명후는 로브를 다시 쓰고 왔던 길을 돌아 황궁 밖으로 나왔다.
스아악
황궁에서 나오자마자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워프 스크롤을 꺼내 로케로 워프했다.
<전쟁을 준비하는 헬리오카>
헬리오카 제국은 현재 전쟁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준비중이란 것만 알려졌을 뿐, 전쟁 대상과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 진 것이 없다. 대사제 아르벨은 헬리오카 제국이 전쟁을 준비하는 이유와 그 대상이 누구인 지 궁금해 하고 있다. 헬리오카 제국에서 정보를 얻어 전쟁 대상과 그 이유를 구해 아르벨에게 건네라! (정보를 얻을 때마다 %가 상승하며 100% 달성 시 ‘헬리오카의 전쟁 서류’를 획득 합니다.)
[정보 : 100%]
[헬리오카의 전쟁 서류 : 1 / 1]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로케에 도착 후 대신전으로 향하던 명후는 대신전에 도착하자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사제와 성기사들의 인사를 받으며 아르벨의 방 앞에 도착했다.
“없나?”
방 앞에는 여사제가 보이지 않았다.
똑똑
“아르벨님?”
명후는 노크를 하며 아르벨을 불렀다. 안에서는 아무런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역시 어디 가셨나.”
여사제가 없어 예상했는데 예상대로였다.
“음..”
명후는 어떻게 해야 될까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예전처럼 길게 자리를 비운거면 엘파누스부터 다녀와야겠지?’
아르벨이 무슨 이유로 자리를 비운 것인지 얼마나 자리를 비운 것인지 알 수 없다. 만약 아르벨이 예전처럼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운 것이면 명후는 엘파누스 왕국에 먼저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엇? 명후님?”
바로 그때였다.
“아, 오셨군요.”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명후는 총총걸음으로 다가오는 아르벨과 그 뒤를 따라오는 여사제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명후는 아르벨이 도착하자 인벤토리를 열어 ‘헬리오카의 전쟁 서류’를 꺼냈다.
“그건...”
서류를 발견 한 아르벨이 입을 열었다.
“네, 여기에 바로 원하시던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죠! 저도 바르타슈님께 동맹에 대한 답을 받아왔습니다!”
아르벨은 서류에서 시선을 돌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명후는 아르벨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여기 있습니다.”
자리에 앉은 명후는 아르벨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아르벨은 서류를 받아 읽기 시작했고 명후는 아르벨이 전부 읽을 때까지 기다렸다.
“휴, 다행이네요.”
[퀘스트 ‘전쟁을 준비하는 헬리오카’를 완료하셨습니다.]
이내 아르벨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이제 제가 말씀을 드릴 차례군요.”
서류를 내려놓은 아르벨은 명후에게 말했다. 명후는 아르벨의 말에 집중했다.
“바르타슈님이...”
말끝을 흐린 아르벨은 방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동맹을 하라 하셨습니다.”
[퀘스트 ‘바르타슈의 선택’이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 ‘바르타슈의 선택’을 완료하셨습니다.]
[신성 국가 발렌과 국가 동맹을 맺으셨습니다.]
[‘왕국으로의 인정’을 획득합니다.]
============================ 작품 후기 ============================
10월이 시작됐습니다.
2015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원래 오늘 두 편을 올리려 했는데
운동 후 갑자기 감기가 찾아와 헤롱헤롱한 상태입니다. 결국 완성 못해 한 편만 올리게 됐습니다. ㅠㅠ
감기 조심하세요.
진짜 갑자기 찾아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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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 쿠폰 주신 지나엘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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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쿠폰 주신 D.K.E.F1님, 책갈피용님, 사소스케님, 사신무극님, Aligote님, zzz냥님.
tomboyi님, 미처도님, 낭월민우님, 크라시바님, 악당검사님, 식인종님, Raycot님.
꺼벙퉁이님, 영객님, 얼룩사자님, loveffany님, 박쿰님, 잠자는돼랑이님.
훈도님, 잠룡객님, 별난소설님, 프리메릿님, 신기함님, 76보수님, ★GOD★님, 화랑묵향님.
감사드립니다.
글을 봐주시는 독자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