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04 83. 충돌 =========================================================================
* * * *
가울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마파람을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
마파람은 가울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울과 마찬가지로 마파람 자신 역시 지금 자신이 한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홀렘을 사냥하는데 10초도 안 걸렸다니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홀렘을 찾은 길드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것도 10초만에 홀렘이 사냥 당했다는 터무니없는 연락이 말이다. 홀렘은 보스 몬스터였다. 일반 몬스터가 아니다. 그런데 10초라니?
‘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는데.’
거짓말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거짓말일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같이 있던 다른 길드원들 역시 똑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
마파람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가울을 보며 입을 열었다.
“누군가 나타나 홀렘을 사냥했고 사냥하는데 걸린 시간이 10초도 되지 않아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동쪽, 남쪽을 건드린 그 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가울은 마파람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겨 있을 뿐이었다.
“...알았어. 나가봐.”
침묵은 길지 않았다. 생각을 마친 가울은 마파람을 내보냈다. 마파람은 가울의 말에 인사한 뒤 방에서 나갔고 가울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명후, 그 녀석이 분명한데.’
범인이 누구인지 가울은 확신하고 있었다. 바로 명후였다.
‘10초만에 홀렘을 잡았다고?’
그러나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었다. 홀렘을 잡는데 걸린 시간이었다. 10초, 홀렘이 사냥당하는데 걸린 시간이 10초라는 것을 가울은 믿을 수 없었다.
‘거짓말은 아닐텐데.’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한 명도 아니고 여러 길드원들이 증언했다. 즉, 10초 안에 잡은 것은 확실했다.
‘얼마나 강한거지?’
유저 최초로 백작의 작위를 달았고 신성 제국과 헬리오카 제국 두 곳에서 공적으로 선포 될 정도니 강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홀렘을 10초 안에 사냥 할 정도로 강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고 있었다.
‘이정도면 좀 부담인데..’
독고 길드의 힘은 강하다. 그러나 지금 측정 된 명후의 힘이라면 독고 길드도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아니지! 꼭 우리가 상대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가울은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보니 굳이 길드의 힘을 이용해 명후를 공격 할 필요는 없었다.
‘공적이잖아?’
명후는 공적이었다. 그것도 최강이라 할 수 있는 신성 제국과 헬리오카 제국. 두 제국의 공적이었다.
‘정보만 흘리면..’
정보를 흘리면 된다. 아니, 정보를 팔아도 된다.
“흐.”
가울은 음흉하게 소리 내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
<특수 퀘스트 -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곳>
대사제 아르벨은 기도를 통해 바르타슈의 기운을 느꼈다. 문제는 기운이 느껴진 곳이 이 세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르벨은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세계로 가기 위한 특별한 스크롤을 만들 생각이다. 아르벨이 필요로 하는 재료를 구하라!
[죄의 조각 : 72 / 10]
[알키에 나무조각 : 50 / 50]
[타나의 지팡이 : 1 / 1]
[폴레드의 수정구 : 1 / 1]
[아라그의 날개 : 1 / 1]
[홀렘의 발톱 : 1 / 1]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반복 퀘스트로 여러 번 완료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완료하면 하면 되는건가.”
퀘스트 완료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모았다. 이제 완료만 하면 된다. 대신전에 도착 한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아르벨의 방으로 향했다.
“아르벨님을 뵈러 오신거군요.”
이내 아르벨의 방 앞에 도착 한 명후는 여사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똑똑
“명후님이 오셨습니다.”
다행이도 아르벨은 방 안에 있었다.
“모시세요!”
아르벨이 답하자 여사제는 옆으로 비켜섰고 명후는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 말씀하신 재료들입니다.”
방으로 들어 온 명후는 아르벨에게 다가가 인벤토리를 열어 퀘스트 완료에 필요한 재료들을 꺼냈다.
“감사합니다!”
모든 재료를 꺼내자 아르벨이 활짝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표했다.
[특수 퀘스트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곳’을 완료하였습니다.]
그리고 명후는 퀘스트를 완료 할 수 있었다.
스아악
퀘스트를 완료하자 명후가 올려두었던 죄의 조각, 알키에 나무조각, 타나의 지팡이 등이 빛을 뿜어내며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새로운 아이템이 나타났다.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명후가 익히 알고 있는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였다.
“여기 있습니다.”
아르벨은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를 집어 명후에게 건넸다. 명후는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를 받아 인벤토리에 넣은 뒤 아르벨을 보았다.
“혹시...”
아르벨은 더 할 말이 있는지 물끄러미 명후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방금 전 그 재료들을 한 번 더 구해 주실 수 있나요?”
<특수 퀘스트 -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곳>
대사제 아르벨은 기도를 통해 바르타슈의 기운을 느꼈다. 문제는 기운이 느껴진 곳이 이 세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르벨은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세계로 가기 위한 특별한 스크롤을 만들 생각이다. 아르벨이 필요로 하는 재료를 구하라!
[죄의 조각 : 62 / 10]
[알키에 나무조각 : 0 / 50]
[타나의 지팡이 : 0 / 1]
[폴레드의 수정구 : 0 / 1]
[아라그의 날개 : 0 / 1]
[홀렘의 발톱 : 0 / 1]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반복 퀘스트로 여러 번 완료 할 수 있습니다.
아르벨의 말이 끝나자 퀘스트가 나타났다. 방금 전 완료했던 특수 퀘스트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곳’이었다.
‘반복 퀘스트였지.’
특수 퀘스트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곳’은 반복 퀘스트였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더 깰 필요는 없었지만 굳이 거절을 할 필요도 없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그럼 이만.”
퀘스트를 수락 한 명후는 아르벨에게 인사하고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온 명후는 곧장 지연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지연에게 : 지연아!
-지연 : 응!
-지연에게 : 나, 끝냈어. 어디야?
-지연 : 나도 거의 도착했어!
-지연에게 : 그러면 수도로 가있을 게!
-지연 : 응! 수도에서 봐!
그렇게 명후는 지연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이어 인벤토리를 열어 스크롤을 하나 꺼냈다. 바로 ‘힘’의 왕궁으로 워프 할 수 있는 워프 스크롤이었다.
‘이제 가서 지연이한테 지도를 주고..’
명후는 스크롤을 찢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스아악
그리고 곧 빛과 함께 명후는 자리에서 사라졌다.
* * * *
‘이번에는 무슨 퀘스트를 주려나.’
프라미너스의 방으로 걸어가며 급살은 생각했다.
‘이번에도 역시 뭘 잡는 퀘스트겠지?’
여태까지 받았던 퀘스트들은 대부분 몬스터를 잡는 퀘스트였다. 이번에도 역시 몬스터를 잡는 퀘스트를 줄 가능성이 높았다.
바로 그때였다.
다다다닥!
뒤쪽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급살은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섰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엄청난 속도로 기사 하나가 달려오고 있었다. 친분이 있는 기사였기에 급살은 미소를 지은 채 기사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
“안녕하십니까!”
그러나 기사는 급살의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빠르게 인사를 하고 그대로 급살을 지나쳐 사라졌다.
“...?”
급살은 점점 작아져가는 기사의 뒷모습을 보고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터진건가?’
순간이었지만 급살은 기사의 표정을 보았다. 기사는 매우 다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거기다 이쪽은..’
그리고 기사가 간 길은 프라미너스의 방이 있는 곳이었다.
저벅저벅
급살은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 싶어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걸음 속도는 처음과 비교해 배는 빨라져 있었다.
“후우..후우..”
얼마 뒤 급살은 목적지인 프라미너스의 방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방 앞에는 아까 급살을 지나쳤던 다급한 표정의 기사가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급살은 숨을 고르고 있는 기사에게 다시 한 번 인사했다.
“후우.. 안녕하십니까.”
기사는 마저 숨을 고른 뒤 급살의 인사에 답했다. 그리고 아까의 일을 기억해냈는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아닙니다.”
급살은 괜찮다는 표정으로 기사의 사과를 받았다.
“그런데 무슨 일이 생긴건가요?”
그리고 이어 급살은 기사에게 물었다. 기사는 다급한 표정으로 자신을 지나쳐 갔다. 무슨 일이 터진 게 분명했다.
“아, 그게..”
급살의 물음에 기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더니 곧 입을 열었다.
“단장님께 급히 전해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전해야 될 것요?”
“예, 아마도 지금쯤이면 도착하셨겠군요.”
“...?”
기사의 말에 급살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급히 전해야 될 것은 무엇이고 지금쯤이면 도착했을 거라니?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럼 지금 방 안에는 프라미너스님이 없다는건가?’
우선 급살이 알 수 있는 건 지금 방 안에는 프라미너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퀘스트 완료해야 되는데..’
퀘스트를 완료해야 되는 급살은 상당히 아쉬웠다.
‘조금 만 더 빨리 올걸.’
기사보다 조금 더 빨리 도착했더라면? 퀘스트도 완료하고 기사가 전한 것이 무엇인지도 들을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급살님은 한 번도 뵌 적이 없겠군요.”
“...?”
아쉬워하던 급살은 이어진 기사의 말에 다시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
긴 시간동안 수많은 퀘스트를 완료한 급살은 왕궁 내 거의 모든 이들을 만나보았다. 그런데 만난 적이 없다? 그런 급살의 의아함을 느낀 기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폐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
기사의 말에 급살은 순간 사고가 정지당했다.
“...폐, 폐하가 돌아오셨다구요?”
곧 정신을 차린 급살이 반문했다.
“네, 멀리서 뵈었지만 한층 더 강해지신 것 같았습니다.”
기사는 어째서인지 자부심이 가득 한 표정으로 반문에 답했다.
“...”
급살은 기사의 반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다.
‘작위를 받을 수 있는 건가.’
프라미너스는 작위를 수여 할 수 없다는 것에 항상 아쉬워했다. 그런데 드디어 ‘힘’의 왕이 돌아왔다. 그 말은 이제 작위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는 뜻이었다.
‘드디어...’
급살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방 앞에 서 프라미너스가 어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 작품 후기 ============================
목요일입니다!
요즘에는 아침에 글을 쓰는게 더 집중되고 좋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의 퀴즈!
소국 '힘'의 수도 명은 과연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