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02 83. 충돌 =========================================================================
마파람의 말에 가울은 당황했다.
“남쪽?”
남쪽이라니?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예. 아무래도..”
가울의 반응에 마파람은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나가서 연락해봐.”
“알겠습니다.”
마파람은 가울의 말에 바로 로그아웃을 했다. 그렇게 마파람이 로그아웃을 한 뒤 가울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녀석이겠지.”
아직 확실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가울은 동쪽 임시 거처에서 일어난 일이 남쪽 임시 거처에서 일어났다 확신하고 있었다.
“도대체 누구지?”
도대체 누구일까? 가울은 너무나 궁금했다.
“잠깐.”
바로 그때였다.
“...”
문득 떠오른 한 인물에 가울은 설마하는 표정을 지었다.
“명후?”
가울이 떠올린 인물은 바로 명후였다.
“그래, 그 자라면..”
가능성이 있었다.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했단 말이지.”
거기다 소마에게 귓속말이 왔었다. 이곳으로 올 것이라고. 가울은 일을 벌인 이가 명후라고 점점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우리 길드 마크를 다 알텐데, 우릴 건드렸다고?”
좋은 관계라고는 할 수 없지만 명후와는 안면이 있었다. 그리고 명후는 당시 길드 마크를 보아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길드원들을 죽였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강한 건 알고 있다. 그러나 명후는 개인이었다. 개인이 길드에게 덤빈다는 게 가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 * *
“흐암.”
독고 길드의 우수 길드원인 볼카는 하품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옆에 있던 라시아스에게 물었다.
“얼마나 남았냐?”
“30분.”
“30분이나 남았냐? 하...”
라시아스는 볼카의 물음에 답한 뒤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런 라시아스의 모습에 볼카는 한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베카! 스킬 레벨은 좀 올랐냐?”
자리에서 일어난 볼카는 옆에서 스킬 숙련도를 올리고 있던 레베카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어! 70% 올랐다!”
“나도 숙련도나 올릴까.”
레베카의 옆에 도착 한 볼카는 스킬 창을 열며 중얼거렸다. 그런 볼카의 중얼거림에 레베카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이번에는 10분 할거냐?”
볼카가 숙련도를 올리려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왔었고 10분을 채우기도 전에 실증을 내며 라시아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아냐! 이번에는 30분이 목표다!”
그런 레베카의 말에 볼카는 웃으며 답했다. 그리고 스킬을 시전하며 숙련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래, 열심히해라.”
볼카가 숙련도를 올리기 시작하자 레베카도 신경을 끄고 다시 스킬 숙련도 올리기에 집중했다. 그렇게 레베카와 볼카가 스킬의 숙련도를 올리기 시작한 지 20분이 지났을 무렵.
저벅저벅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
그 발소리를 가장 먼저 들은 것은 조용히 책을 읽고 있던 라시아스였다. 라시아스는 고개를 들어 발소리의 주인공을 확인 후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윽
라시아스는 왼쪽에서 스킬 숙련도를 올리고 있는 레베카와 볼카를 보았다.
‘굳이 부를 필요는 없겠지.’
유저인지 NPC인지 알 수 없지만 굳이 둘을 불러 압박을 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자신만으로도 충분 하다 생각을 한 라시아스는 둘에게서 시선을 돌려 다가오고 있는 발소리의 주인공 앞으로 다가갔다.
저벅!
그리고 발소리의 주인공 앞을 막아선 라시아스는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발소리의 주인공이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 알 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나쁜 시작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한 라시아스는 우선 인사를 했다.
“아, 네. 안녕하세요.”
라시아스의 인사에 발소리의 주인공은 라시아스의 머리 위를 힐끔 쳐다보고는 인사에 답했다.
‘유저구나.’
발소리의 주인공은 라시아스의 머리 위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라시아스의 머리 위에는 길드 마크가 떠 있었다.
발소리의 주인공이 길드마크를 확인 한 것으로 라시아스는 발소리의 주인공이 유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저시구나.”
“...네.”
라시아스의 말에 발소리의 주인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이곳에는 어쩐 일로 오신건지 알 수 있을까요?”
“살 게 있어서요.”
발소리의 주인공은 라시아스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라시아스는 답을 듣고 발소리의 주인공의 외관을 확인했다.
‘마법사.’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발소리의 주인공은 마법사 인 것 같았다. 그렇게 외관을 확인 한 라시아스는 이어 물었다.
“사시려는 게 어떤 건지도 알려 주실 수 있나요?”
“그건 왜요?”
발소리의 주인공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되물었다. 라시아스는 되물음에 마주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저희도 구매 할 게 있는데 혹시나 구매 하는 게 겹치게 되면 수량이 나눠져 난감한 상황이 일어날 것 같아서요.”
라시아스는 답을 한 뒤 뒤쪽에서 스킬 숙련도를 올리고 있던 레베카와 볼카를 보고 다시 발소리의 주인공을 보았다. 우리는 3명이라는 압박이었다.
“그렇군요. 저는 알키에 나무조각을 사러왔습니다. 그쪽은요?”
“아...”
아니길 바랐지만 발소리의 주인공이 사러 온 것은 알키에 나무조각이었다. 라시아스는 짧게 탄성을 내뱉은 뒤 물음에 답했다.
“저희 역시 구매해야 되는 게 알키에 나무조각인데...”
라시아스는 자신의 말을 듣고 발소리의 주인공이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어진 발소리의 주인공의 말을 들은 라시아스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난감한 상황이 일어나겠네요.”
“...?”
난감한 상황이라니? 그것은 발소리의 주인공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나온다면 라시아스 자신의 입에서 나와야 하는 소리였다.
“그 난감한 상황이 뭐죠?”
발소리의 주인공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라시아스에게 물었다.
‘잠깐.’
그리고 바로 그때. 라시아스의 머릿속으로 문득 한 가지 정보가 떠올랐다.
‘동쪽 맡고 있던 녀석들!’
그것은 바로 동쪽 나무꾼의 임시 거처를 맡고 있던 길드원들의 일이었다.
‘설마..’
라시아스는 경계 가득 한 눈빛으로 발소리의 주인공을 보았다. 그리고 뒷걸음질 치며 스킬 숙련도를 올리고 있던 레베카와 볼카를 부른 뒤 발소리의 주인공에게 말했다.
“혹시 동쪽에서도 알키에 나무조각을 구매하셨습니까?”
“...네.”
라시아스의 물음에 발소리의 주인공,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음에 답했다. 그리고 이어 지팡이를 들었다.
* * * *
“으잉? 전부 갔단 말인가?”
“네.”
나무꾼의 물음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하군 이상해. 그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데 그냥 돌아갔다니.”
명후의 답에 나무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알키에 나무조각이 들어있는 자루를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자루를 받은 명후는 인벤토리에서 골드를 꺼내 나무꾼에게 건넸다.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던 나무꾼은 골드를 받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명후를 배웅했다. 그렇게 나무꾼의 배웅을 받으며 임시 거처에서 나온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특수 퀘스트 -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곳>
대사제 아르벨은 기도를 통해 바르타슈의 기운을 느꼈다. 문제는 기운이 느껴진 곳이 이 세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르벨은 바르타슈의 기운이 느껴진 세계로 가기 위한 특별한 스크롤을 만들 생각이다. 아르벨이 필요로 하는 재료를 구하라!
[죄의 조각 : 72 / 10]
[알키에 나무조각 : 50 / 50]
[타나의 지팡이 : 1 / 1]
[폴레드의 수정구 : 1 / 1]
[아라그의 날개 : 1 / 1]
[홀렘의 발톱 : 0 / 1]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반복 퀘스트로 여러 번 완료 할 수 있습니다.
다행이도 이곳 남쪽 나무꾼이 가지고 있던 알키에 나무조각은 30개였다. 명후는 당연히 30개를 전부 구매했고 퀘스트 완료에 필요한 50개를 딱 맞출 수 있었다.
“발톱, 발톱만 있으면 된다.”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퀘스트 창을 닫았다. 이제 발톱 하나만 모으면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를 획득 할 수 있다.
바로 그때였다.
-지연 : 명후야!
지연에게서 귓속말이 날아왔다.
-지연에게 : 응, 지연아! 어디야?
명후는 홀렘이 있을 남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귓속말에 답했다.
-지연 : 코르벵 산맥!
-지연에게 : 오, 벌써? 이제 곧 도착하겠네!
지연의 목적지는 이곳 로케가 아니었다. 바로 명후가 세운 소국 ‘힘’이 지연의 목적지였다.
-지연 : 이제 막 들어왔어! 헤헤.
-지연에게 : 나도 빨리 준비하고 갈게!
코르벵 산맥을 넘고 조금만 더 가면 소국 ‘힘’이었다. 명후는 빠르게 퀘스트를 완료하고 소국 ‘힘’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했다.
-지연 : 아니야, 나 천천히 가고 있을게! 너도 무리하지말구 천천히 와!
혹여 자신이 부담을 느낄까 배려하려는 지연의 귓속말에 명후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답장했다.
-지연에게 : 내가 보고 싶어서 그래! 이제 재료도 하나 남았으니까. 곧 완료하고 갈게!
그렇게 지연과 귓속말로 수다를 떨고 있던 바로 그때.
-소마 : 명후님!
소마에게 귓속말이 날아왔다.
-소마에게 : 네, 소마님.
명후는 잠시 지연과의 귓속말을 멈추고 소마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소마 : 혹시 지금 어디신지 알 수 있을까요?
“...?”
소마의 귓속말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자신의 위치를 소마가 왜 묻는단 말인가?
-소마에게 : 홀렘을 잡으려고 남쪽에 와 있는데요.
우선 명후는 소마의 물음에 답했다.
-소마 : 아.. 혹시 저, 음..
소마는 명후의 답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본론으로 들어갔다.
-소마 : 남쪽에 있는 나무꾼의 임시 거처에 들리셨나요?
명후는 소마의 귓속말을 듣고 어떻게 된 일인지 소마가 어째서 귓속말을 날린 것인지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독고 길드에서 연락이 간건가.’
아무래도 독고 길드의 누군가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소마에게 : 네, 들렸습니다.
-소마 : 아...
명후의 말에 소마는 탄성을 내뱉었다. 소마의 귓속말에서 느껴지는 난감함에 명후는 이어 말했다.
-소마에게 : 독고 길드에서 연락이 왔나요?
-소마 : 네, 혹시 명후님이 아닌가 연락이 왔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니라고 전할까요?
-소마에게 : 사실대로 말하셔도 됩니다.
-소마 : 네?
-소마에게 : 어차피 지금 아니라고 말씀해주셔도 언젠가는 알려질 일이고 그렇게 되면 독고 길드와 껄끄러워 지실 겁니다. 그리고 독고 길드에서 통제를 하려다 일어난 일이니 그쪽에서도 별 말 하지 못할 거구요.
-소마 : 아..
-소마에게 : 걱정해주셔 감사합니다. 그런데 진짜 사실대로 말씀하셔도 됩니다.
솔직히 말해 독고 길드에서 명후가 일으킨 일이라는 걸 안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소마에게 : 어차피 저한테 해가 될 일은 없을 것 같거든요.
애초에 잘못은 통제를 하려 했던 독고 길드에 있었고 만에 하나 독고 길드에서 시비를 건다고 해도 문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독고 길드는 말 그대로 길드일 뿐이었다.
‘국가를 가지고 있으면 몰라.’
그리고 명후는 왕이었다. 길드가 아무리 커봤자 국가의 힘을 넘볼 수는 없다. 아니, 국가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명후는 혼자서 독고 길드를 쓸어버릴 자신이 있었다. 이미 길드 하나를 해체 시킨 경험이 있는 명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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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화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