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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495화 (495/644)

00495  82. 4구역, 돌아가다.  =========================================================================

구구구궁!

메시지가 나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에서 기괴한 소리가 들려왔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확인했다.

‘저긴가?’

그리고 명후는 전방의 벽이 움직여 나타난 새로운 공간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안쪽이 짙은 암흑으로 가득 찬 것으로 보아 4구역으로 가는 입구가 분명했다.

4구역의 입구를 보고 있던 바로 그때.

스아악!

엘락코가 서있던 옆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설마.’

명후는 혹시나 다 끝난 상황에서 엘락코가 마지막 공격을 한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려 옆을 보았다.

“...?”

옆을 본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왜 빛나?’

엘락코가 빛나고 있었다.

스아악! 스아악!

문제는 엘락코를 시작으로 제단 밑에 있던 타르슈 궁수들과 전사들 역시 빛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이어 메시지가 나타났고 명후는 찌푸린 미간을 풀었다.

[성지가 초기화 됩니다.]

엘락코와 타르슈 궁수, 전사들이 빛난 이유. 그것은 바로 초기화 때문이었다.

스르륵.. 스르륵..

온 몸으로 빛을 뿜어내던 타르슈 궁수, 전사들은 이내 하나하나 사라지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제단 위에 있던 엘락코가 사라지며 끝이 났다.

“가볼까.”

엘락코와 타르슈 궁수, 전사들이 사라지는 걸 지켜보던 명후는 텅 비어버린 공동을 한 번 훑고는 제단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곧장 4구역의 입구로 향했다. 입구로 향하며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이제 하나 남았다.’

처음 잊혀진 신전에 도착 해 생성 된 4개의 특수 퀘스트. 1구역, 2구역, 3구역에서 하나씩 완료를 했고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뿐이었다.

‘드디어 바르타슈를 볼 수 있는건가.’

이곳 잊혀진 신전 어딘가에는 바르타슈가 봉인되어 있다. 그 봉인 된 곳은 4구역 혹은 그 다음 어딘가가 분명했다.

그렇게 바르타슈에 대해 생각하며 명후는 4구역의 입구에 도착했고 퀘스트 창을 닫으며 4구역을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앞서 다음 구역으로 넘어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메시지가 나타났다.

[잊혀진 신의 신전 - 4구역에 입장하셨습니다.]

[특수 퀘스트 ‘반신들’이 활성화되었습니다.]

*  *  *  *

“어떻게 돼가고 있냐?”

며칠 만에 맡은 일을 끝내고 다음 일을 들어가기 전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장무열은 여전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최윤석에게 물었다.

“...4구역입니다.”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던 최윤석은 잠시 고개를 돌려 장무열의 물음에 답했다.

“그래?”

놀란 듯이 반문했지만 이미 예상하고 있던 장무열은 그리 놀라지 않은 표정으로 최윤석의 자리로 다가갔다.

“이 유저 접속 시간이 정말 말도 안 돼요.”

최윤석은 장무열이 도착하자 다시 모니터를 보며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을 플레이하는건지.”

물론 잠도 안자고 24시간 접속해 있는 건 아니었다. 잠을 자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인지는 직접 보지 못해 알 수 없지만 평균 5시간 정도는 접속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래 하니 거기에 있는거겠지.”

장무열은 최윤석의 말에 피식 웃으며 답했다. 물론 장무열의 말대로 오랜 시간을 투자한 것은 맞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투자한다고 해서 모두가 다 모니터 속 유저, 명후처럼 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하기야, 그렇..?”

최윤석은 장무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다 끄덕임을 멈췄다.

“어!”

그리고 이내 탄성을 내뱉었다.

“왜? 왜?”

갑작스레 탄성을 내뱉은 최윤석에 장무열은 호기심 가득 한 표정으로 반문하며 따라 모니터를 보았다.

“...흐.”

모니터를 본 장무열은 이어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렇지!!”

그리고 이내 승리했다는 듯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며 외쳤다.

“여기까지 클리어 할 수는 없지! 클리어 하면 말이 안되는 거지! 그럼그럼!”

아무리 강하다해도 혼자서는 완료 할 수 없게 만든 4구역이었다. 장무열 역시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여태까지 보였던 행보 때문에 불안했다. 혹시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역시나 다행이었다.

끼이익

바로 그때였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무웅아!”

김무웅이었다.

“끝이다! 끝!”

장무열은 김무웅에게 다가가며 외쳤다.

“...?”

무슨 상황인지 아직 모르는 김무웅은 장무열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린 뒤 뒤쪽에 있는 최윤석을 보았다. 최윤석 역시 말없이 실실 웃고 있었다.

“뭔데? 뭐가 끝이야?”

김무웅은 자신의 앞에 도착해 포옹하려 하는 장무열을 가볍게 막으며 물었다.

“크하핫!”

장무열은 김무웅의 물음에 호탕하게 웃으며 답했다.

“4구역! 그 유저! 포기했다!”

“오! 다행이네.”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무웅은 장무열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럼 지금은 뭐하고 있는데?”

그리고 이어 장무열과 최윤석에게 물었다.

“잠시만요!”

이번에는 최윤석이 물음에 답하며 다시 모니터로 고개를 돌렸다.

“...”

그리고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김무웅과 장무열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최윤석을 바라보며 답을 기다렸다.

“...?”

“...?”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열릴 생각이 없는 최윤석의 입과 서서히 사라져가는 입가의 미소에 김무웅과 장무열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하는데?”

최윤석의 반응에서 불안함을 느낀 장무열이 물었다.

“자, 잠시만요.”

장무열의 물음에 최윤석은 말을 더듬으며 물음에 답한 뒤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최윤석은 인상을 찌푸렸다.

최윤석의 답을 기다리고 있던 김무웅과 장무열은 최윤석이 인상을 찌푸리자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빠르게 다가갔다.

“...?”

또 무슨 일이 터진 것인가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던 장무열은 모니터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로케? 로케에 간 게 왜?”

잊혀진 신의 신전 4구역에서 신성국가 발렌의 수도 로케로 이동했다. 즉, 4구역을 포기했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왜 이런 반응을 보인단 말인가?

그런 장무열의 의아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무열과 달리 더욱 심각한 표정을 지은 김무웅이 입을 열었다.

“혹시 이 유저 지금 대신전으로 가고 있는거냐?”

“...네.”

“보상으로 받는 게 몇 장이지?”

“그게 반복 퀘스트라..”

이어지는 김무웅과 최윤석의 대화에 장무열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소리야? 보상이라니? 반복 퀘스트?”

도통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어진 김무웅의 한숨과 답변에 장무열 역시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

“하, 그게 말이야...”

*  *  *  *

“하...”

명후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이런 개같은..”

한숨에 이어 욕이 나왔다.

“퀘스트를 깨라고 만든거야?”

입에서 한숨과 욕이 나온 이유, 그것은 바로 4구역의 퀘스트 ‘반신들’ 때문이었다.

“아니, 왜 혼자서는 못 깨는건데?”

혼자서 깰 수가 없는 퀘스트였다. 물론 난이도 때문이 아니었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를 보았다.

[죽음의 기운이 차오릅니다.]

[현재 죽음의 기운 : 100%]

[죽음의 전장이 죽음의 기운으로 인해 요동칩니다.]

[모든 전장이 초기화 됩니다.]

“후...”

메시지를 보며 명후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 전까지 수많은 몬스터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부 사라져 있었다. 물론 그 이유는 전부 죽음의 전장이 요동쳤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메시지에 나온 죽음의 전장이 아니었다. 이곳은 바로 혼돈의 기운이 가득 차 있는 혼돈의 전장이었다. 메시지에 나온 죽음의 전장은 명후가 이곳에 오기 전 정리했던 곳이었다.

“몇 번을 시도해도 이 모양이니..”

명후가 정리해야 될 전장은 죽음, 혼돈, 파괴, 망각 총 네 곳의 전장들이었다. 그것도 그냥 하나하나 정리하는게 아니었다.

네 곳 중 한 곳이 정리되는 순간부터 일정 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 안에 나머지 전장이 모두 정리가 되어야 한다.

문제는 명후가 혼자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빠르게 움직여도 전장 두 곳을 정리하는 게 한계였다.

아니, 그것도 고대의 바람을 사용했을 때 이야기지 고대의 바람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전장 한 곳을 정리 후 다음 전장에 도착 할 즈음 시간이 끝나버린다. 여태까지 그래왔다. 즉, 명후가 정리 할 수 있는 전장은 한 곳이라 봐야했다.

“음..”

명후는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내가 두 곳을 맡는다고 해도..’

고대의 바람을 이용하면 두 곳을 정리 할 수 있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확실했다. 문제는 나머지 두 곳이었다.

‘유저가 필요한데.’

처음에는 카로트를 이용해볼까 했지만 펫의 경우 주인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수가 없었다. 즉, 나머지 두 곳의 전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유저가 필요했다.

‘반신을 잡을만한 유저가 있나?’

당연하게도 필요한 유저는 보통의 유저가 아니다. 전장의 몬스터들은 강력했다. 거기다 보스 몬스터인 반신들은 정말 강력했다. 명후에게는 큰 어려움은 커녕 어려움 자체가 없었지만 다른 유저들에게는 아닐 것이었다.

‘거기다 여기를 나 말고 올 수 있는 유저가 있나..’

문제는 또 하나 있었다. 몬스터와 반신을 잡을 강함도 필요했지만 이곳은 잊혀진 신의 신전이었다.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끙..’

명후는 여러 문제에 미간을 찌푸리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퀘스트를 확인했다.

<봉인 된 바르타슈>

소멸 된 것으로 알려졌던 2대 주신 바르타슈. 그러나 그는 소멸 되지 않았다. 어딘가에 봉인이 되어 있다. 그가 봉인 된 장소를 찾아라!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보상 : ???

바로 퀘스트 완료 조건이 충족 된 퀘스트 ‘봉인 된 바르타슈’였다.

‘퀘스트 완료에는 무리가 없지만..’

이미 잊혀진 신의 신전에 도착하며 퀘스트 완료 조건을 충족했다. 퀘스트를 완료하는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명후는 완료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바르타슈가 봉인되어 있는 정확한 곳을 알고 싶었다.

‘여기만 지나면 될 것 같은데.’

이곳 4구역만 지나면 그곳에 도착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참으로 아쉬웠다.

“후아.”

명후는 입으로 탄성을 내뱉으며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텅 비어버린 혼돈의 전장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여기 있어봤자 시간 낭비니까.”

전장의 정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4구역 입구에 있는 몬스터를 처치해야했다. 이곳에 계속 있는 것은 시간 낭비였다. 아니, 애초에 혼자서 깰 수 없는 4구역이었다. 더 시도를 하기 위해 입구로 돌아가는 것 역시 낭비였다.

“가볼까.”

명후는 아쉬운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이어 스킬 ‘고대의 바람’을 시전했다.

스아악

고대의 바람을 시전하자 명후의 몸에서 작은 소용돌이들이 튀어나왔다. 소용돌이들은 명후의 주변을 맴돌며 곧 녹색의 빛으로 연결되었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차원의 틈으로 이동합니다.]

============================ 작품 후기 ============================

그, 금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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