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87 80. 2구역 - 고대 정령왕들의 미로 =========================================================================
“...얄룬님이 주신 힘이요?”
명후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고대의 바람 뿐인데..’
얄룬에게 받은 것은 고대의 바람 뿐이었다.
‘그걸로 단숨에 갈 수 있다고?’
그런데 얄룬은 자신의 힘을 사용하면 단숨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설마 그 수장이 차원의 틈에 있나?’
고대의 바람은 차원의 틈으로 이동하는 스킬이었다. 혹시 정체불명의 존재들의 수장이 차원의 틈에 있는 것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예.
그러나 확신으로 가득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얄룬을 보니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명후는 그런 얄룬의 끄덕임을 보고 스킬 창을 열어 다시 한 번 스킬 ‘고대의 바람’을 확인했다.
<고대의 바람>
레벨 : -
숙련도 : -
고대 바람의 힘으로 공간을 비틀어 차원의 틈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만든다.
효과 : 차원의 틈으로 이동한다.
마나소모 : 1
쿨타임 : 24시간
24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쿨타임으로 가지고 있으며 엄청난 쿨타임과 달리 1이라는 아주 적은 마나를 필요로 하는 스킬 ‘고대의 바람.’
‘그냥 차원의 틈으로 이동하는 것 뿐인데..’
혹시나 자신이 놓친 무언가 있을까 해서 확인을 해보았던 것인데 놓친 건 없었다. 그래서 명후는 더욱 당황스러웠다.
‘혹시 이 차원의 틈은 다른 차원의 틈인건가?’
처음에는 열쇠로 갈 수 있는 차원의 틈과 같을 수도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상황을 보면 열쇠로 가는 차원의 틈과 고대의 바람으로 갈 수 있는 차원의 틈은 다른 곳이 분명했다.
“...그럼 갔다오겠습니다.”
-조심하시길.
명후는 얄룬과 정령왕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정령왕들의 배웅을 받으며 고대의 바람을 시전했다.
“고대의 바람.”
스아악
고대의 바람을 시전하자 명후의 몸에 스며들었던 작은 소용돌이들이 다시 튀어나와 명후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명후와의 거리를 벌린 소용돌이들은 일정 거리에 도달하자 움직임을 멈추었고 녹색의 빛을 뿜어냈다.
뿜어져 나온 녹색의 빛으로 인해 소용돌이들은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고 이내 모든 소용돌이 들이 연결 된 순간.
[차원의 틈으로 이동합니다.]
스아악
메시지가 나타나며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스아악
일그러진 공간은 곧 복구 되었다.
“...?”
그리고 공간이 복구 된 순간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명후가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 그것은 바로 복구 된 공간이 너무나 당황스럽기 때문이었다.
“똑같잖아..”
똑같았다. 지금 도착한 차원의 틈은 열쇠로 갈 수 있는 차원의 틈과 너무나 똑같았다. 주변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었고 전방에는 문이 하나 있었다.
“문 모양 다른 거 말고 다른 게 없는데..”
물론 완전히 같은 공간은 아니었다. 열쇠로 갈 수 있는 차원의 틈. 즉, 명후의 창고 문과 이곳의 문은 모양이 달랐다. 딱, 문 모양만 달랐다.
저벅저벅
명후는 걸음을 옮겨 문 앞으로 다가갔다.
‘어디랑 연결 되있는 걸까.’
문 앞에 도착 한 명후는 문고리를 향해 손을 뻗으며 생각했다. 과연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것일까?
끼이익
그렇게 생각을 하며 문고리를 잡은 명후는 문을 열었다.
“...?”
그리고 문을 열어 안쪽을 확인 한 명후는 다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가 왜..”
문 안쪽, 그곳에는 컴퓨터가 한 대 놓여 있었다. 컴퓨터와 비슷한 다른 무언가가 아닌 진짜 컴퓨터였다.
저벅저벅
일단 명후는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닫은 뒤 고개를 돌려 내부를 확인했다.
특별히 시선을 끄는 건 없었다. 아니, 시선을 끌만 한 게 없었다. 이 공간에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컴퓨터 뿐이었다.
스윽
내부를 확인 한 명후는 컴퓨터를 보았다.
‘컴퓨터라..’
전설에서 컴퓨터를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예전 마왕을 잡기 위해 마계로 갔을 때에도 컴퓨터를 본 적 있었다.
‘저걸 이용해서 이동하는건가?’
명후는 여러 생각을 하며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그렇게 명후가 컴퓨터 앞에 도착 했을 바로 그때.
스아악
[도우미 NPC 카린이 소환되었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컴퓨터 옆쪽에 누군가 나타났다.
* * * *
“해줄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급살은 프라미너스의 말에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리고 그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바로 퀘스트 수락 메시지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남으로 퀘스트가 수락되었다는 걸 확인 한 급살은 프라미너스에게 인사 한 뒤 방에서 나왔다.
“흐흐.”
방에서 나온 급살은 히죽 웃으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방금 전 프라미너스에게 받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늘어난 오크들>
포라메라 산맥에 살고 있는 강철 오크들은 현재 그 수가 매우 늘어난 상태이다. 그들이 산맥에서 내려오기 전 그 수를 줄여라!
[강철 오크 : 0 / ???]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현재 급살은 왕궁에 취직을 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직위가 상당히 낮았지만 수많은 퀘스트를 수행하며 조금씩조금씩 직위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되겠지?”
퀘스트를 보며 급살은 중얼거렸다.
“조금만 더 하면 작위를..”
직위는 올랐지만 아쉽게도 아직 작위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분위기를 보아 이제 곧 작위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왕이 돌아와야 할텐데..”
왕만 돌아온다면 말이다.
“어딜 돌아다니는거지..”
급살은 퀘스트 창을 닫으며 중얼거렸다. 현재 소국 힘의 왕은 어딘가로 떠난 상태였다. 직위가 올라가는 건 공작인 로겐이나 프라미너스의 힘으로도 충분했지만 작위는 아니었다. 작위를 받기 위해서는 왕이 꼭 필요했다.
“안녕하십니까. 급살님.”
“예, 안녕하세요!”
“급살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물 밖으로 나온 급살은 여러 NPC들과 인사를 하며 빠르게 왕궁 밖으로 나갔다.
* * * *
컴퓨터 앞에 앉은 명후는 속으로 생각했다.
‘대박...’
대박,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고대의 바람이.. 이런 사기 스킬이었어?’
무슨 스킬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스킬 ‘고대의 바람’. 고대의 바람은 명후에게 있어 너무나 매력적인 스킬이었다.
“이동하시겠습니까?”
명후의 옆에 있던 도우미 NPC 카린이 물었다.
“아니요. 잠시만요.”
카린의 물음에 명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한 뒤 다시 모니터를 보았다. 모니터는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배 이상 커져 있었는데 그곳에는 놀랍게도 소국 힘의 지도가 나타나 있었다.
모니터를 바라보던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키보드를 두들겨 검색창에 잊혀진 신의 신전을 입력했다. 그리고 마우스를 움직여 확인을 눌렀다.
스아악
그러자 모니터에 나와 있던 소국 힘의 지도가 사라지고 새로운 지도가 나타났다. 바로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였다.
‘3,4구역으로 바로 갈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3, 4구역은 회색으로 물들어 이동 할 수 없었다. 명후는 아쉬운 표정으로 확인을 눌렀던 마우스를 다시 움직여 지도 왼쪽 상단에 위치한 2구역이라는 단어를 클릭했다.
스아악
클릭과 동시에 지도가 확대되며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2구역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곳에는 초록색의 물음표와 빨간색의 느낌표 그리고 주황색 점이 찍혀 있었다.
‘빨간 느낌표가 보스 몬스터라고 했지?’
카린은 빨간 느낌표가 보스 몬스터라 말했다. 그리고 2구역의 보스 몬스터는 명후가 찾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의 수장이었다. 즉, 명후가 가야 할 곳은 바로 빨간 느낌표가 있는 곳이었다.
딸칵
명후는 마우스로 빨간 느낌표가 있는 곳을 클릭했다. 그러자 그 위로 초록색 동그라미가 나타나 반짝이기 시작했다.
“이동하시겠습니까?”
그렇게 명후가 좌표를 설정하자 카린이 재차 물었다. 카린의 물음에 명후는 화면 속 나타난 지도를 힐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예.”
“이동하겠습니다.”
[10초 뒤 설정한 좌표로 워프 합니다.]
명후가 답하자 카린이 말했고 명후의 발밑에 메시지와 함께 마법진이 나타났다. 그리고 10초 뒤.
스아악
이곳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워프 후 2초간 무적 시간을 갖습니다.]
[무적 시간 동안 적에게 피해를 줄 수 없습니다.]
일그러진 공간은 곧 복구 되었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확인 한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주변을 살폈다.
-크르륵?
-인간? 크르륵?
주변에는 앞서 정령왕들을 해방하며 처치했던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가득했다.
‘저 녀석이 수장인가?’
그리고 저 멀리 정체불명의 존재들보다 배는 거대한 크기의 존재가 있었다. 수장이 확실했다.
[무적 시간이 끝납니다.]
수장을 확인 한 순간 무적 시간이 끝났다.
[여섯 속성의 마도사 클라드가 당신을 적대합니다.]
그리고 무적 시간이 끝난 순간 추가로 메시지가 나타났다.
‘클라드였구나.’
수장의 이름은 클라드였다.
-네녀석이 정령왕들을 해방시킨 그 인간이구나!
멀리 떨어져 있던 클라드는 명후를 향해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제 발로 찾아오다니. 네 녀석을 죽이고 다시 정령왕들을 봉인시키리라!
그렇게 클라드의 외침이 끝나고 약속이라도 한 듯 내부를 가득 채운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표식, 표식, 표식, 표식, 표식.”
명후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거나 지팡이를 드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을 보며 연달아 표식을 시전했다.
[표식을 남깁니다.]
[표식을 남깁니다.]
[표식을 남깁니다.]
[표식을 남깁니다.]
[표식을 남깁니다.]
표식이 전부 소환되자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이어 말했다.
“운석!”
[운석을 낙하시키시겠습니까?]
스아악 스아악 스아악 스아악 스아악
허공에 다섯 개의 마법진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내 마법진에서 운석이 모습을 드러내 낙하하기 시작했다. 명후는 떨어지는 운석을 보며 조금 뒤로 물러나 클라드를 보았다.
-크륵? 실드!
-실드!
운석을 본 정체불명의 존재들 중 지팡이를 든 존재들은 실드를 시전했다. 그러나 실드를 만든다고 해서 무사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명후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한 개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무려 다섯 개였다. 실드로 막으려야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쾅!
이내 빠르게 낙하하던 첫 번째 운석이 표식에 작렬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연달아 표식이 소멸되며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쾅!
[표식이 소멸되었습니다.]
[표식이 소멸되었습니다.]
[표식이 소멸되었습니다.]
[표식이 소멸되었습니다.]
[표식이 소멸되었습니다.]
[여섯 속성의 마도사 클라드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1000만이 상승합니다.]
[현재 누적 명성 등급 : E]
[퀘스트 ‘그들의 수장’을 완료하였습니다.]
[잊혀진 신의 신전 - 3구역에 입장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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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