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40 72. 무국적자 =========================================================================
-예, 주인님.
-주군의 명을 받듭니다.
명후의 말에 카로트와 프라미너스가 답했다. 그리고 카로트와 프라미너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펑! 펑! 펑!
“크읍!”
“크윽!”
[카로트가 히덴 어쌔신 길드의 암살자 ‘홀렘’을 처치하였습니다.]
[프라미너스가 히덴 어쌔신 길드의 암살자 ‘랍두’를 처치하였습니다.]
카로트와 프라미너스가 움직이자 메시지와 함께 곳곳에서 폭발소리와 비명이 들려왔다.
펑! 펑!
“크윽!”
“크헉!”
[카로트가 히덴 어쌔신 길드의 암살자 ‘데빌라스’를 처치하였습니다.]
[프라미너스가 히덴 어쌔신 길드의 암살자 ‘아미룬’을 처치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명후에게 날아오는 암기의 수는 줄어들었다. 얼마 뒤 폭발소리와 비명이 멈췄다. 그리고 더 이상 암기도 날아오지 않았으며 메시지도 나타나지 않았다.
‘끝났군.’
명후는 암기를 날리던 이들이 전부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프라미너스가 말했다.
-전부 처리 했습니다. 주군.
“수고했어.”
명후는 프라미너스의 말에 답하며 생각했다.
‘이녀석들이 끝일까?’
과연 방금 전 카로트와 프라미너스가 죽인 암살자들이 끝일까?
‘아니야, 더 있을 수 있어.’
기사와 병사들이 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저택 밖에는 암살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아직 무언가 더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워프 게이트로 갈 생각이야.”
이제 가야 될 곳은 해안도시 라이드였다. 라이드에 가기 위해서는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야 했다.
“가는 길에 날 공격하려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어. 공격 하는 이들을 전부 죽여. 조용히.”
-알겠습니다. 주인님.
-명을 받듭니다. 주군.
조용히를 강조하며 말을 마친 명후는 카로트와 프라미너스의 답을 듣고 뒤로 돌아 저택을 바라보았다.
‘곧 돌아오마.’
저택을 보며 생각을 마친 명후는 다시 뒤로 돌아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뒤를 카로트와 프라미너스가 따랐다.
웅성웅성
워프 게이트에 가까워지자 유저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명후와 카로트, 프라미너스에게 유저들의 시선이 몰렸다.
“저거 리치 아니야?”
“근데 리치라고 하기에는 피부가 너무 광택 있지 않냐?”
“그건 그렇네. 그래도 진짜 신기하다.”
“한 번 공격해볼까?”
“미쳤냐?”
“저 뒤에 기사는 뭐지?”
“저것도 펫인가?”
“용병 아니야?”
“어떻게 저런 펫들을..”
처음 유저들의 시선은 카로트와 프라미너스에게 집중됐다. 기사인 프라미너스도 그렇지만 카로트는 쉽게 보기 힘든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유저들의 시선은 그 둘이 따르고 있는 명후에게로 이동했다.
“저 유저 누구야? 아니, 유저 맞나?”
“아! 그 사람이잖아!”
“누구?”
“명후 백작! 최초 유저 백작! 아스렌의 영주!”
“헐, 그 유저가 저 사람이야?”
“그럼 저게 진짜 펫이라는 건가?”
“에이, 설마 리치가 진짜 펫이겠냐? 무슨 특수 퀘스트 중이겠지.”
유저들은 놀란 듯 웅성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명후는 유저들의 웅성임에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더 없는건가?’
저택으로 들어 온 기사와 병사들 그리고 저택 밖에 숨어 있던 암살자들. 그들 말고도 혹시나 다른 누군가 더 있을 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보는 눈이 많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이 끝이었던 것일까? 공격을 해 오거나 특별히 다가오는 이들은 없었다.
“수고했어. 잠시 돌아가 있어.”
이내 워프 게이트에 도착 한 명후는 카로트와 프라미너스에게 말하며 펫 창을 열어 둘을 역소환했다.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마법사 NPC의 물음에 명후는 입을 열었다.
“해안도시 라이드로 갑니다.”
명후는 목적지를 말한 뒤 인벤토리를 열어 골드를 건넸다. 그리고 명후는 곧 해안도시 라이드의 워프 게이트로 워프했다.
저벅저벅
라이드에 도착 한 명후는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로튼의 저택으로 걸음을 옮기며 가족 창을 열었다.
‘아직도 사냥중인가?’
가족 창을 연 명후는 라피드의 위치를 확인했다. 라피드는 여전히 산맥에 있었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사냥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만나고 바로 데리러 가야겠다.’
명후는 로튼을 만난 뒤 바로 라피드를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일도 물어봐야되고.’
물어 볼 것도 있었지만 라피드는 지금 상황을 알 지 못한다. 라피드는 분명 영지로 돌아 갈 것이었다.
저벅!
얼마 뒤 목적지에 도착 한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앞을 보았다. 명후의 앞에는 5층 건물이 있었다. 바로 라이드의 시청 건물이었다.
잠시 걸음을 멈췄던 명후는 다시 걸음을 옮겨 시청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장 로튼이 있을 시장실로 향했다.
관심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예전에도 왔었기 때문일까? 시장실로 향하는 명후를 제지하는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명후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시장실 앞에 도착했다.
똑똑
명후는 노크를 했다. 그리고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끼이익
대신 문이 열리며 시장실의 주인이자 명후가 만나려 했던 로튼이 나타났다.
“헛!”
알칸에게 여러 가지를 전해들은 로튼은 문 앞에 서 있는 명후를 보고 놀란 듯 소리를 내뱉었다.
“일단 안으로..”
로튼은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핀 뒤 명후에게 말했다. 명후는 로튼의 말을 듣고 시장실로 들어갔고 로튼이 문을 닫았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안으로 들어 온 명후와 로튼은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주로 말하는 것은 로튼이었고 명후는 간간히 대답을 하며 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명후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뭐 이딴..’
편지에 쓰여 있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로튼은 편지에 쓰여 있지 않은 내용을 말하고 있었다.
[퀘스트 ‘로튼’을 완료하였습니다.]
대화가 끝날 즈음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물론 보상도 없고 연계 퀘스트도 없던 퀘스트였기에 명후는 바로 신경을 껐다. 그리고 입을 열어 로튼에게 물었다.
“그럼 이 상황이 잠잠해질 때까지 이곳에 숨어 있어야 되는 겁니까?”
“아무래도..”
“언제까지요?”
“그건..”
로튼은 명후의 물음에 말끝을 흐릴 뿐 답하지 못했다. 하기야 답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명후는 답을 하지 못하는 로튼을 보며 생각했다.
‘이 상황이 잠잠해 질까?’
과연 이 상황이 잠잠해 질까?
‘잠잠해 질 리가 없지.’
명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잠잠해 질 리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일은 신이 개입되어 있다. 신성 제국이 포기 할 리 없었다. 명후는 로튼을 보았다. 로튼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스윽
그런 로튼의 표정을 보며 명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퀘스트도 완료 됐고 알칸과 레빌의 편지에 쓰여 있지 않은 이야기도 전부 들었다.
‘작위 박탈이랑 영지 회수는 예상했는데 공적으로 선포까지 될 줄이야.’
작위 박탈과 영지 회수는 예상했다. 그러나 공적으로 선포 된다는 것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보여주기라고 하지만 공적으로 선포한다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예? 어디를..”
명후의 말에 로튼이 놀란 듯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들릴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로튼이 다시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그럼.”
명후는 로튼에게 살짝 고개 숙여 인사 한 뒤 시장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가족 창을 열어 다시 한 번 라피드의 위치를 확인했다. 여전히 라피드는 발구라스 산맥에 머물고 있었다.
저벅저벅
라피드의 위치를 확인 한 명후는 가족 창을 닫았다. 그리고 시청에서 나와 워프 게이트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된 것일까? 명후는 곰곰이 상황을 되짚었다.
‘성의 저주를 없애고. 말도 안 되는 신탁이 내려오고.’
2대 주신 바르타슈의 성에 걸려 있던 저주를 없앴다. 그로인해 분노 한 신들이 말도 안 되는 신탁을 내렸다.
‘그래서 신성 제국이 움직이고..’
신탁이 내려오자 신성 제국이 움직였다. 황제인 알칸은 황제로서의 최선의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은 바로 명후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작위 박탈과 영지 회수 그리고 공적 선포.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
상황을 되짚어본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말없이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작위가 박탈되었습니다.]
[영지 아스렌이 회수 되었습니다.]
[영지 창이 비활성화 됩니다.]
[헬리오카 제국이 당신을 공적으로 선포했습니다.]
[헬리오카 제국과 적대 상태에 돌입합니다.]
[헬리오카 제국의 NPC를 죽여도 범죄자 수치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헬리오카 제국의 유저를 죽여도 범죄자 수치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헬리오카 제국의 NPC, 유저들에게 사망 할 경우 사망 페널티가 300% 증가합니다.]
[헬리오카 제국과 적대 상태를 풀기 위해서는 황제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국적이 소멸 되었습니다.]
멈칫!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언제 작위가 박탈당하고 영지가 회수되며 공적으로 선포되는지 궁금했는데 바로 지금이었다. 명후는 캐릭터 창을 열었다.
등급 : 기사단장
주직업 : 블러드 나이트
보조직업: 스트롱 스미스
명성 : 100,000,000 공적도 : 428,005,770
칭호 : 드래곤 슬레이어 (피어를 무시한다.)
레벨 : 760
생명력 : 42,913,350
마나 : 18,251,300
혈력 : 10,000
힘 : 1,000,000 [100,003]
민첩 : 513,575 [102,715]
체력 : 458,285 [91,657]
지력 : 456,850 [91,370]
지혜 : 455,205 [91,041]
손재주 : 500
보너스 스텟 : 1600
국적과 작위가 사라져 있었다. 명후는 캐릭터 창을 닫았다. 작위는 둘째 치고 국적이 사라지니 기분이 참 묘했다. 명후는 묘한 기분에 헛웃음을 내뱉으며 워프 게이트를 향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응? 뭐냐 이 메시지?”
“헐, 너도 떴냐?”
“다 뜬 거 같은데 특수 이벤트인가?”
얼마 뒤, 워프 게이트에 도착 한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유저들의 대화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메시지?’
메시지라니? 걸음을 멈춘 명후는 주위 유저들의 반응을 살폈다.
“뭐야, 공적을 잡으라고?”
“야, 퀘스트 확인해봐. 대박인데? 죽이는데 조금만 기여해도 보상이 어마어마해.”
“우와, 진짜네? 보상 개쩐다! 조금만 기여해도 이렇게 보상을 준다고?”
“당장 잡으러 가야 되는거 아니냐?”
“그 공적이 어디에 있는 줄 알고?”
“정보는 수도에서 얻을 수 있다니까. 일단 수도로 가야 되겠는데?”
“...”
유저들의 대화를 듣고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된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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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 시작 됐네요.
오늘은 금요일 입니다.
타오르는 금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