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38 71. 메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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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뮬의 거처에는 아뮬과 리슈르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의 주제는 바로 명후였다.
“그런데 선포 이유는 언제 알리실 생각입니까?”
아뮬이 물었다. 현재 명후는 공적으로 선포가 된 상태였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 공적으로 선포 했는지는 알리지 않았다. 그저 공적 목록에 이름을 올려둔 것 뿐이었다.
“이번 일이 끝나는 대로 알릴 생각입니다.”
리슈르가 답했다. 대륙을 멸망으로 몰고 갈 자라는 신의 신탁이 있었다. 이게 알려지면 대륙에는 혼란이 몰아칠 것이었다. 리슈르는 명후를 잡고 나서 신탁과 함께 공적 목록에 올린 이유를 알릴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혼란이 덜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군요.”
아뮬이 고개를 끄덕였고 리슈르가 이어 말했다
“아, 그리고 헬리오카 제국에서 준비가 끝이 났다고 합니다. 사제, 성기사, 몽크들이 내일 출발 할 예정입니다.”
“아, 알겠습니다. 병사들을 바로 보내겠습니다.”
리슈르의 말뜻을 이해한 아뮬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뮬 폐하.”
아뮬의 말에 리슈르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리고 얼마 뒤 대화가 끝나고 리슈르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흐음..”
리슈르가 나가고 아뮬이 침음을 내뱉었다. 리슈르가 있을 때와 달리 아뮬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왜 그리 인상을 쓰고 있어?”
“...!”
뒤쪽에서 들려오는 앳된 목소리에 아뮬은 움찔했다. 아뮬은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돌아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보았다. 그리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 한 아뮬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레퓨렘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 * * *
한 유저가 풀숲에 숨어 있었다. 풀숲에 숨어 있는 유저는 풀숲 밖에 있는 낡고 허름해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음산한 분위기의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에 있다 이거지?”
유저는 미소를 지으며 지난 날을 회상했다.
‘정말 힘들었지.’
길고 기나긴 추격이었다. 드디어 그 추격의 끝이 보이고 있었다. 유저는 풀숲으로 나가기 전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신성제국[제국]
주직업 : 무장
명성 : 2,720,000 공적도 : 7,062,470
칭호 : 정의로운 자 (효과 : 생명력 +10만)
레벨 : 527
생명력 : 2,530,000
마나 : 172,000
힘 : 106,000 [21,200(+7,200)]
민첩 : 4,800(+400)
체력 : 6,200(+700)
지력 : 4,300(+300)
지혜 : 4,300(+400)
캐릭터 창을 보던 유저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일만 끝내면 11만을 넘길 수 있겠지.’
유저가 생각하는 것은 바로 힘이었다. 현재 유저의 힘은 아이템을 포함해 2만 1200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고 스킬 ‘힘의 결정’으로 5배가 증가해 10만 6천이었다.
그러나 이번 일만 끝난다면 800이상의 힘을 올릴 수 있고 힘의 결정을 통해 힘 11만을 넘길 수 있을 것이었다.
유저는 흐뭇한 미소로 캐릭터 창을 닫은 뒤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스크롤을 하나 꺼내 풀숲으로 걸어 나오며 스크롤을 사용했다.
스아악
스크롤을 사용하자 스크롤에서 초록색 날개가 나와 하늘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부러진 날개 지대에 들어오셨습니다.]
[워프, 블링크 등 각종 이동 스킬, 아이템을 사용 할 수 없습니다.]
“도망도 못 치겠고.”
부러진 날개 지대 안에서는 워프, 블링크 등의 마법이나 스크롤을 사용 할 수 없다. 아이템에 내장 된 스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직접 움직이는 스킬이나 아이템은 사용 할 수 있겠지만 갑작스레 이동하는 것이 아닌 직접 움직이는 것을 놓칠 정도로 유저는 느리지 않았다. 메시지를 본 유저는 집을 향해 느긋이 걸음을 옮겼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휙! 휙! 휙!
집 문이 열리며 안쪽에서 무언가 날아왔다. 날카로운 단도였다. 유저는 들고 있던 검으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단도를 하나하나 후려쳤다. 이내 모든 단도를 후려친 유저는 문 안쪽을 바라보았다.
“여기까지 쫓아 오다니. 망할녀석.”
문 안쪽에는 왜소한 체구와 날카로운 인상을 가지고 있는 사내가 서 있었다. 사내는 미간을 찌푸린 채 유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만났네?”
유저는 미간을 찌푸린 사내의 표정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사내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쫓아 온 걸 후회하게 해주겠다!”
사내는 유저가 다가오자 품안에서 두 개의 단검을 꺼내 쥐었다. 그리고 유저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알아서 와주다니.”
천천히 다가가던 유저는 달려오는 사내를 보며 중얼거렸다. 알아서 거리를 좁혀주니 유저 입장에서는 꽤나 좋은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흐아압!”
이내 유저와 사내가 만났고 사내는 기합과 함께 두 개의 단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저는 약하지 않았다.
챙! 챙!
오히려 사내와 비교해 매우 강했다. 유저는 들고 있던 검으로 단검을 쳐낸 뒤 발로 사내를 밀어 찼다.
퍽!
“크읍!”
유저의 발이 사내의 가슴에 작렬했고 사내는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으며 뒤로 쓰러졌다. 뒤로 쓰러진 사내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물론 죽은 것은 아니었다. 미세하게 떨고 있는 것이 그 증거였다.
“공적 NPC는 참 부럽단 말이야.”
미세하게 떠는 사내를 보며 유저는 중얼거렸다.
“아무리 강한 공격을 받아도 죽지 않으니.”
사내가 일반 NPC였다면 방금 전 발차기에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내는 일반 NPC가 아니었다.
바로 공적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공적 NPC였다. 공적 NPC는 아무리 강한 공격을 받더라도 죽지 않는다. 물론 모든 공적 NPC가 죽지 않는 건 아니었다. 리스트에서 죽여도 된다고 쓰여 있으면 아무리 공적 NPC라 하더라도 죽는다.
“이제 슬슬 가볼까.”
유저는 중얼거리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신성 제국에서 받은 특수 밧줄을 꺼내 사내에게 던졌다.
툭! 스아악.
밧줄이 사내에게 닿았다. 그 순간 밧줄이 빛으로 변하며 사내의 몸을 묶기 시작했다. 얼마 뒤 빛이 다시 밧줄로 변했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신성 제국의 공적 - 에밀을 제압하셨습니다.]
유저는 메시지를 보고 에밀을 보았다. 에밀은 밧줄에 의해 단단히 묶여 있는 상태였다. 유저는 손을 뻗어 줄을 집었다. 그리고 부러진 날개 지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워프 스크롤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크윽..”
질질 끌려 그런 것일까? 에밀이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었다. 물론 유저는 에밀의 신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에밀은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윽
이내 부러진 날개 지대 밖으로 나온 사내는 인벤토리에서 워프 스크롤을 꺼내 사용했다.
스아악
스크롤을 사용하자 사내와 에밀의 발밑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얼마 뒤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고 그렇게 사내와 에밀은 신성 제국의 수도 메디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웅성웅성
수도이기 때문일까? 메디프에는 정말 많은 이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은 유저와 끌려가는 에밀을 보며 중얼거렸다.
“야, 저거 공적 사냥꾼 로블 아니야?”
“맞는 거 같은데?”
“이야, 또 공적을 잡은거야?”
“진짜 말도 안 된다. 남들은 하나 잡기도 힘들어하는 공적을 벌써 몇 명이나 잡은거야?”
“보상도 엄청 빵빵하겠지?”
“엄청 부럽다.”
로블은 유저들의 부러움 가득 한 중얼거림을 들으며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얼마 뒤 로블은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엇, 로블님!”
“안녕하세요. 아르스님.”
건물로 들어 온 로블은 공적 관리 담당자인 아르스의 인사에 답하며 줄을 당겨 에밀을 보여주었다.
“헛, 저자는!”
에밀을 본 아르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여기 있습니다.”
로블은 아르스의 놀란 표정을 보며 에밀을 아르스에게 인계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아르스는 로블에게 말한 뒤 에밀을 끌고 어딘가로 향했다. 로블은 아르스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공적 목록을 확인했다. 다음 목표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보상 괜찮은 놈 없나..”
로블은 보상 위주로 목표를 추리기 시작했다.
“음?”
그리고 얼마 뒤 로블은 시야에 들어 온 보상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이내 놀란 표정을 지었다.
“5만 골드?”
5만 골드, 엄청난 보상이었다. 로블을 시선을 돌려 어떤 이가 이런 엄청난 보상을 주는 것인지 확인했다. 명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공적이었다.
“헐.”
로블의 놀람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저야?”
보상이 엄청났기에 당연히 NPC라 생각했다. 그러나 NPC가 아니었다. 보상이 5만 골드나 되는 명후는 바로 유저였다.
“이런 개꿀 공적이 있을 줄이야..”
NPC는 죽이는 것과 제압해 끌고 오는 것. 2가지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유저는 NPC와 달리 제압해 끌고 오는 방법이 없다. 즉, 죽이기만 하면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로블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 놈을 잡아야겠구만.”
로블은 명후를 다음 목표로 결정했다. 보상도 어마어마했고 죽이기만 하면 된다. 이런 기회를 놓칠 로블이 아니었다.
“근데 이정도면 다른 놈들도 많이 꼬이겠는데..”
공적 목록은 로블의 것이 아니었다. 그 누구나 볼 수 있다. 로블 보다 먼저 공적 목록을 확인 한 자도 있을 것이고 이후 확인 할 자도 있을 것이다. 그들 역시 로블과 마찬가지로 명후를 발견 할 것이고 목표로 잡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빨리 출발해야겠네. 헬리오카 제국이라..”
로블은 보상을 받은 뒤 바로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 * *
[혼돈의 팔찌를 획득하셨습니다.]
“팔찌..”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명후는 코인을 확인했다. 200만이나 되던 코인은 어느새 바닥을 기고 있었다. 남은 코인은 자투리 500 뿐이었다.
“후아, 진짜 빨리 썼네.”
한 번 뽑는데 4만, 6만이나 들어가기 때문일까? 200만 코인을 이렇게 빨리 사용 할 줄은 예상 치 못했다.
“그래도 다 뽑아서 다행이지.”
물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혼돈의 팔찌’도 코인이 남아 뽑은 것이지 이미 아이템은 전부 교체 한 상태였다.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장비 창을 열었다. 그리고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했다.
“흐흐.”
장비를 확인 하는 명후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웃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리고 얼마 뒤 장비를 전부 확인 한 명후는 장비 창을 닫았다. 그리고 빠르게 걸음을 옮겨 도박장에서 나왔다.
“빨리 가서 히든 클래스나 확인해야지.”
도박장에서 나온 명후는 코인교환소 옆에 있는 워프 게이트로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한시라도 빨리 영지로 돌아가 광린의 상점에서 구매한 아이템들을 확인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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