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28 70. 바르타슈의 성 =========================================================================
* * * *
도르덴 근처 오우거들의 도시.
-쿠어어어어엉!
-쿠어어엉!
“신성의 장막!”
“얼음의 창!”
전사, 도적, 마법사, 사제로 이루어진 4명의 유저들은 현재 붉은 오우거 2마리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쾅! 쾅!
두 오우거의 주먹이 도발을 건 전사의 방패에 작렬했다.
“로멜님, 한 마리 어글 부탁드려요!”
전사는 자신의 생명력을 확인하고 옆에서 오우거들에게 스턴을 걸던 도적 로멜에게 외쳤다.
“네!”
로멜은 전사의 외침에 답하며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냈다. 그리고 곧장 오우거에게 포션을 던졌다.
쩡! 스아악
포션이 깨지며 액체가 오우거의 등에 작렬했고 전사를 공격하던 오우거가 뒤로 돌아 로멜에게 달려들었다.
휙! 쿵! 휙! 쿵!
로멜은 도적 특유의 몸놀림으로 오우거의 공격을 피하기 시작했다.
-쿠어어엉..
그리고 그사이 다른 파티원들이 담당하던 오우거가 사망했다.
“감사합니다. 로멜님! 어그로 받을게요!”
“네!”
-쿠어어엉!
로멜을 향해 주먹을 날리던 오우거는 전사가 도발을 시전하자 다시 방향을 틀어 전사에게 주먹을 날렸다.
-쿠어엉..
그리고 얼마 뒤 오우거가 쓰러졌다.
“후아, 힘드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보스 몬스터도 아니고 일반 몬스터가 공격 면역을 가지고 있으니.”
“그래도 보상이 짭짤하니 참 좋은 사냥터 아닙니까? 하하핫!”
전투가 끝난 뒤, 로멜을 포함 한 파티원들은 자연스레 모여 휴식을 취했다. 로멜은 파티원들의 말을 들으며 인벤토리를 열어 포션 등 아이템 현황을 확인했다. 앞으로 얼마나 사냥을 더 할 수 있을 지 계산하기 위해서였다.
바로 그때였다.
[2대 주신 바르타슈, 그의 성이 떠올랐습니다.]
[빛의 기둥이 있는 곳, 그곳에 바르타슈의 성이 있습니다.]
[바르타슈의 성의 정식 명칭은 로케, 신성국가 발렌의 수도입니다.]
[로케 주변에 마을들이 생겨납니다.]
[신성국가 발렌은 시작 국가로 선택 할 수 없습니다.]
[메인 에피소드 ‘신성국가 발렌의 부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로멜이 아이템들을 확인하던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2대 주신? 메인 에피소드? 신성국가?’
아이템을 확인 하던 중 메시지를 본 로멜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스윽
로멜은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파티원들의 표정을 살폈다. 파티원들 역시 서로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저만 뜬 거 아니죠?”
전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역시 다 뜬 거군요.”
“2대 주신, 신성 국가, 메인 에피소드. 이게 다 무슨 소리일까요?”
“그러게요. 일단 그곳에 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곳에서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러나 메시지에 나온 바르타슈의 성, 로케에 가면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었다.
“빛의 기둥이 있는 곳이라니 어딜 말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로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메시지에는 분명 빛의 기둥이 있는 곳에 로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 빛의 기둥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음, 저걸 말하는 거 아닐까요?”
그런 로멜의 말에 반대편에 앉아 있던 마법사가 손을 들어 로멜의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
스윽 스윽 스윽
마법사의 말에 로멜과 전사, 사제는 고개를 돌려 마법사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그리고 이들은 볼 수 있었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빛의 기둥을. 로멜과 파티원들은 말없이 빛의 기둥을 바라보았다.
“...”
“...”
그리고 침묵이 이어졌다. 물론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로멜이 다시 고개를 돌려 빛의 기둥을 바라보고 있는 파티원들에게 말했다.
“가볼까요?”
로멜의 말에 파티원들은 빛의 기둥에서 시선을 돌려 말없이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곧 약속이라도 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을 내뱉었다.
“저는 찬성입니다.”
“저도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빛의 기둥이 있는 곳, 로케를 목적지로 잡은 로멜과 파티원들은 휴식을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귀환서 없는 분 없죠?”
“없는 것 같네요.”
“마을에서 뵙겠습니다.”
“이따 봬요!”
스아악
자리에서 일어난 로멜은 파티원들과 대화를 마친 뒤 귀환서를 사용했다. 그리고 로멜은 도시 도르덴에 도착했다.
웅성웅성
도르덴에 도착 한 로멜은 엄청난 수의 유저들을 볼 수 있었다.
‘뭐 이리 사람이 많아?’
로멜은 유저들을 보며 생각했다. 도르덴은 유저들이 원래 많은 도시다. 그러나 지금처럼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유저들이 붐비는 도시는 아니었다.
“야, 어디로 가야 되는거야?”
“몰라, 일단 빛의 기둥이 있는 쪽으로 계속 워프 타봐야 될 거 같은데?”
“근데 거기까지 워프 게이트로 있을까? 메시지 보니까 없을 거 같은데.”
“가다보면 알겠지.”
“근데 메인 에피소드라니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일까? 공홈에 글 올라온 것도 없던데.”
“나중에 올라오겠지. 일단 가자.”
‘다 그 메시지 때문인가.’
귓가에 들려오는 유저들의 대화. 아무래도 유저들이 이곳에 이리 많이 모인 것은 로멜과 같은 이유 인 것 같았다.
‘이 많은 이들이 로케로 가는 거라니..’
이곳에 모인 유저가 전부 로케로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로케를 목적지로 삼았을 것이다. 갑작스레 생겨난 국가, 메인 에피소드의 시작, 그곳을 향해 움직이는 수많은 유저들. 왠지 흥분이 됐다.
‘누가 먼저 도착하려나..’
과연 누가 먼저 로케에 도착 할까? 로멜은 생각을 하며 약속 장소인 워프 게이트로 걸음을 옮겼다.
* * * *
[바르타슈의 성이 떠오릅니다.]
‘드디어!’
성을 지켜보고 있던 명후는 메시지가 나타나자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구구궁!
그리고 메시지와 함께 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성이 떠오른 다기 보다 성 밑 땅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스윽
명후는 끝없이 솟아오르는 성을 따라 고개를 들어 올렸다. 성은 계속해서 솟아올랐고 이내 호수 밖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성이 호수 밖으로 떠오른 순간 다시 메시지가 나타났다.
[2대 주신 바르타슈, 그의 성이 떠올랐습니다.]
[빛의 기둥이 있는 곳, 그곳에 바르타슈의 성이 있습니다.]
[바르타슈의 성의 정식 명칭은 로케, 신성국가 발렌의 수도입니다.]
[로케 주변에 마을들이 생겨납니다.]
[신성국가 발렌은 시작 국가로 선택 할 수 없습니다.]
[메인 에피소드 ‘신성국가 발렌의 부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음? 바르타슈의 성이 이름 아니었어?’
바르타슈의 성이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메시지를 보니 그게 아니었다. 바르타슈의 성은 따로 이름이 있었다.
‘로케, 신성국가 발렌의 수도? 국가였구나.’
그뿐만이 아니었다. 명후는 바르타슈의 성을 그냥 2대 주신 바르타슈를 믿는 자들이 모인 성이라 생각했지 국가 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메인 에피소드라...’
마지막 메시지인 메인 에피소드, 여태까지 보아 온 것이 있던 명후는 어떤 에피소드 일 지 짐작이 갔다.
‘근데 저기를 어떻게 가지?’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호수 밖으로 떠올라 흐리게 보이는 바르타슈의 성 아니, 로케를 보았다. 로케의 위치는 호수 중앙이었다. 그리고 벨칸 호수는 호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수영도 안 되는데.’
문제는 벨칸 호수에서는 수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물에 들어 온 순간 가라앉게 된다. 즉, 명후는 호수 중앙에 있는 로케로 갈 방법이 없었다.
‘뭐 밖에 따로 길이 있겠지.’
어딘가에 분명 길이 있을 것이다. 명후는 그렇게 생각하며 호수 밖으로 나가기 위해 뒤로 돌아섰다.
바로 그때였다.
[바르타슈의 성이 떠오르며 벨칸 호수에 변화가 생깁니다.]
[벨칸 호수가 로케의 지하 호수로 변경됩니다.]
뒤로 돌아서길 기다렸다는 듯 나타난 메시지.
‘지하 호수?’
메시지를 본 명후는 순간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지하 호수로 바뀐다고?’
지하 호수, 메시지에는 분명 벨칸 호수가 로케의 지하 호수로 변경 된다고 쓰여 있었다.
쩌저저저적!
메시지를 보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소리가 들려오는 위를 바라보았다.
“...!”
그리고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호수 위쪽에 땅이 생겨나고 있었다.
‘길이 저거구나...’
호수 중앙에 있는 로케에 어떻게 가나 걱정했다. 그러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지금 걱정해야 될 것은 로케로 가는 길이 아니었다.
‘어떻게 나가지.’
지금 걱정해야 될 것은 바로 이곳에서의 탈출이었다. 지하 호수로 바뀌기 전, 그러니까 벨칸 호수였다면 그냥 방향을 잡고 한 곳으로 쭉 걸어가면 된다. 그러나 지하 호수로 바뀐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출구가 많이 있어야 할 텐데..’
지하 호수의 경우 무작정 한 곳으로 걸어간다고 해서 호수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지하 호수의 경우 출구를 찾아야 했다. 명후는 빠르게 생겨나는 땅과 어두워지는 주변을 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인벤토리를 열었다.
‘진즉 나갈걸.’
벨칸 호수가 지하 호수로 바뀔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만약 지하 호수로 바뀌는 것을 알았더라면 진즉 나갔을 것이었다.
스아악
인벤토리를 연 명후는 혹시나 이런 일이 있을까 대비해 사두었던 마법 랜턴을 꺼냈다. 그러자 어두워졌던 주변이 다시 밝아졌다.
“...”
명후는 말없이 자리에 서 생각했다.
‘벽을 따라 쭉 돌아다녀야 되나.’
위로 올라가려 수영을 해보았으나 여전히 수영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천장에 출구는 없을 것이고 걸어서 갈 수 있는 호수 벽에 출구가 있을 것이다. 생각을 마친 명후는 다시 뒤로 돌아섰다.
‘여기가 가능성이 제일 높긴 한데..’
천장까지 솟아 있으며 로케를 호수 밖으로 떠올린 거대한 벽. 이곳에 출구가 있을 확률이 제일 높았다.
저벅저벅
명후는 출구가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
그리고 얼마 뒤 명후는 걸음을 멈추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명후의 앞에는 꽤나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안쪽에 있는 빛과 그 빛으로 인해 보이는 계단. 계단이 위쪽으로 이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출구가 분명했다.
저벅저벅
명후는 다시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를 지키는 자 ‘라벤’이 깨어납니다.]
[이곳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라벤’을 쓰러트려야 됩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빛이 있기는 했지만 모든 곳을 비추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메시지에 나온 라벤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보이지 않는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피폭발”
[입구를 지키는 자 ‘라벤’을 쓰러트리셨습니다.]
피폭발을 사용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진짜 다행이야.”
명후는 메시지를 힐끔 보고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가며 중얼거렸다. 빠르게 출구를 찾아 정말 다행이었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