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10 67. 마지막 기둥, 그리고... =========================================================================
“...”
메시지를 본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얼마 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다시 한 번 메시지를 확인했다.
[명성 1억을 달성하였습니다.]
[최대 명성치에 도달하셨습니다.]
[더 이상 명성이 상승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획득하는 명성은 전부 누적되며 등급으로 표시됩니다.]
[등급은 F등급부터 S등급까지 존재하며 등급이 상승 할 때마다 해당 등급에 맞는 보상을 획득합니다.]
[S등급 달성 시 보상과 함께 최대 명성치가 상승합니다.]
[현재 누적 명성 등급 : F]
최대 명성치는 1억이었다. 1억을 달성한 명후는 더 이상 명성을 올릴 수 없었다. 명성을 획득 할 수 없다는 건 아니었다. 명성은 앞으로도 획득이 가능했다. 1억에서 더 오르지 않는 것 뿐이었다.
‘...등급이라.’
앞으로 획득 한 명성들은 누적이 되고 누적된 명성에 따라 등급이 상승한다. 그리고 등급이 상승하면 등급에 맞는 보상을 획득 할 수 있다.
‘이번에 누적된 명성도 누적이 됐을 텐데..’
문제는 등급을 올리는데 필요한 명성이었다. 엘가브를 잡기 전 명후의 명성은 9500만이 넘었다. 그리고 엘가브를 잡고 1500만의 명성을 획득했다. 즉, 명후의 누적 명성은 1000만 이상이었다. 그런데도 등급은 F에서 E로 올라가지 않았다.
‘캐릭터 창에 나와있으려나?’
얼마 만큼에 명성이 누적이 되어야 등급이 올라가는 것일까? 혹시나 명후는 캐릭터 창에 나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캐릭터 창을 열었다.
등급 : 방랑자
국적 : 헬리오카[제국]
작위 : 백작
주직업 : 블러드 나이트
보조직업: 스트롱 스미스
명성 : 100,000,000 공적도 : 428,005,770
칭호 : 드래곤 슬레이어 (피어를 무시한다.)
레벨 : 590
생명력 : 22,508,550
마나 : 2,458,420
혈력 : 9,713
힘 : 971,330 [97,133(+7,200)]
민첩 : 72,715
체력 : 61,657
지력 : 61,370
지혜 : 61,041
손재주 : 500
기여도 : 엘가브 – 2,000,000
‘없네..’
그러나 캐릭터 창에는 명성 등급에 대한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등급이라고 있는 것은 방랑자 뿐이었다.
‘뭐 알아서 올라가겠지.’
다음 등급인 E등급까지 얼마 만큼의 명성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어차피 명성은 계속해서 누적 될 것이고 언젠가는 등급이 올라갈 것이었다. 명후는 명성 등급에 대해 신경을 끄고 캐릭터 창을 닫은 뒤 하란과 저주의 기둥을 보았다.
스아악
아무런 방해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명성 등급에 대해 생각 한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던 것일까? 하란의 빛에 의해 저주의 기둥은 이미 절반이나 색이 변해 있었다.
‘5분 정도 남았네.’
저주의 기둥 파괴까지는 10분의 시간이 필요했다. 절반이 지났으니 앞으로 5분만 지나면 저주의 기둥은 파괴 될 것이었다.
[저주의 기둥이 파괴됩니다.]
[특수 퀘스트 ‘동쪽의 저주받은 기둥, 그리고 악’을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레벨 업!]
.
.
[레벨 업!]
[바르타슈의 증표 조각 D를 획득하였습니다.]
[선행 퀘스트 ‘동쪽의 저주받은 기둥, 그리고 악’을 완료하였습니다.]
[특수 퀘스트 ‘마지막 기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신성의 기둥과 가깝습니다.]
.
.
[10분간 적에게 받는 데미지가 20% 감소합니다.]
이내 5분이 지났다.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캐릭터 창을 열었다.
‘600.’
590이었던 명후의 레벨은 10이 상승해 600이 되어 있었다. 명성을 더 주었기에 레벨도 더 오르지 않을까 생각했던 명후는 보너스 스텟을 힘에 투자한 뒤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퀘스트 창을 열었다.
<등급 퀘스트 - 기사단장>
벨칸 호수 중심에 있는 ‘인간들의 가라앉은 성’으로 들어가 그 중심을 찾아가라!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등급 - 기사단장
퀘스트 취소 불가
퀘스트 창을 열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퀘스트에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이제 성의 중심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퀘스트 창 오른쪽에 자리 잡은 스크롤을 내렸다.
퀘스트 창을 연 것은 등급 퀘스트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번에 활성화 된 특수 퀘스트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특수 퀘스트 – 마지막 기둥>
4개의 기둥이 파괴되었고 이제 남은 기둥은 단 하나. 중앙에 있는 마지막 저주의 기둥을 파괴하여 성에 걸린 저주를 없애라!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이제 하나만 파괴하면 저주도 끝인가.’
드디어 마지막이었다. 이제 중앙에 있는 기둥 하나만 파괴하면 이 성에 걸려 있는 저주도 끝이난다.
‘그럼 이건 무슨 퀘스트지?’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스크롤을 내려 가장 아래 위치해 있는 퀘스트를 확인했다.
<???>
???
퀘스트 난이도 : ???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조건이 되지 않아 퀘스트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명후는 이곳에 들어오며 총 6개의 퀘스트를 받았고 이번에 활성화 된 ‘마지막 기둥’은 5번째 퀘스트였다. 즉, 활성화 되지 않은 퀘스트가 하나 남아 있었다.
‘...기둥 말고 뭔가 또 있는건가.’
퀘스트에도 나와 있듯이 이번에 파괴 할 기둥이 마지막 기둥이었다. 그리고 그 기둥을 없애면 성에 걸린 저주도 사라진다.
그러나 퀘스트가 하나 남아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기둥 말고 다른 무언가가 하나 더 남아 있다는 것을 뜻했다.
-감사합니다.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하란의 목소리에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하란을 보았다.
-명후님 덕분에 아주 수월하게 기둥을 파괴 할 수 있었습니다. 저주가 매우 약해진 지금이라면 명후님이 가고 싶어하셨던 중앙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 전에..
말끝을 흐린 하란은 성의 중앙으로 이어져 있는 길을 힐끔 본 뒤 이어 말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설명을 해주려는건가?’
북쪽 저주의 기둥을 파괴 후 이곳으로 출발하기 전 하란은 이곳 동쪽 지역에 대한 설명을 했었다.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성의 중앙에 대해 설명을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존재가 기둥을 지키고 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어진 하란의 말을 듣고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성의 중앙에 대해서는 저도 알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명후의 생각과 달리 하란은 최종 목적지이자 이번 목적지인 중앙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성의 중앙은 여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겁니다.
말을 마친 하란은 명후를 바라보았다. 하란의 눈빛에는 어떻게 하겠냐는 물음이 담겨 있었다. 하란의 눈빛을 본 명후는 생각했다.
‘난이도가 어떻든 가야지.’
애초에 이곳에 들어 온 이유가 성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난이도가 어떻든 가야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하란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생각을 마친 명후는 자신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하란에게 말했다.
* * * *
골드 드래곤 모니아.
‘힘들다. 힘들어.’
모니아는 현재 드래곤 로드 아키마의 소집령으로 인해 대륙에 있는 드래곤들의 레어를 순회하고 있었다.
스아악
빠른 속도로 날던 모니아는 목적지에 근접하자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하강했다. 그리고 곧 땅에 발을 디딘 모니아는 앞으로 손을 뻗었다.
뭉실! 툭!
모니아가 손을 뻗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허공에 하얀색 방어막이 나타났다. 당연하게도 모니아의 손은 방어막을 뚫고 안으로 들어갔다.
“곧 오시겠군.”
방어막을 뚫은 모니아는 다시 손을 빼내었다. 그리고 자리에 멈추어 선 채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언제 봐도 마음에 든단 말이야.”
모니아는 이곳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만약 이곳에 자리 잡은 드래곤이 없었더라면 자신의 레어를 옮길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주변을 둘러보던 모니아는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기운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기운이 날아오는 방향을 보았다.
스아악
저 멀리 엄청난 속도로 한 엘프가 날아오고 있었다. 엘프는 허리까지 내려 올 정도로 아주 긴 적발과 어딘가 아픈 것인지 아니면 적발에 의해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매우 창백해 보이는 피부를 갖고 있었다.
“오셨군.”
엘프를 본 모니아가 중얼거렸다. 지금 날아오고 있는 엘프는 엘프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 진짜 엘프는 아니었다. 엘프의 진짜 정체는 모니아가 이곳에 온 목적인 소집령과 관련이 있었다.
“무슨 일이지?”
얼마 뒤 모니아의 앞에 도착 한 엘프 아니, 이곳에 자리 잡은 레어의 주인이자 레드 드래곤들의 수장인 디어가 물었다.
“골드 일족의 모니아, 레드 일족의 수장 디어님을 뵙습니다.”
모니아는 디어의 물음에 답하기 전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이어서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인 소집령에 대해 말했다.
“제가 이곳에 온 것은 로드의 소집령 때문입니다.”
“소집령?”
“예, 로드가 소집령을 내렸습니다.”
“...왜?”
“그건 저도 잘....”
디어는 잘 모르겠다는 모니아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소집령을? 로드가?’
로드의 소집령이 떨어지면 수면하고 있는 드래곤이라도 깨어나 응해야 된다. 즉, 아주 큰 일이 아니라면 로드는 소집령을 내리지 않는다.
‘왜?’
그런데 소집령이 내려졌다. 도대체 왜? 어째서 로드는 소집령을 내린 것일까? 디어는 생각에 생각을 했다.
바로 그때였다.
“디어님, 아직 소집령을 다 전하지 못해서 그런데 가보아도 되겠습니까?”
모니아가 말했다.
“...알았다.”
생각에 잠겨있던 디어는 모니아의 말에 잠시 생각을 접고 답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모니아는 고개 숙여 디어에게 인사를 하고 빠르게 다음 레어를 향해 날아갔다. 디어는 모니아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소집령에 대해 생각했다.
‘소집령은 그때 이후 내려진 적이 없는데.’
로드의 소집령이 처음으로 내려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이 내려진 것도 아니다. 지금의 로드는 단 한 번 소집령을 내렸다. 그리고 당시 일어났던 일은 소집령을 내리기에 충분했다.
스윽
디어는 손을 휘둘러 포탈을 만들어냈다. 소집령을 내린 로드 아키마의 레어와 연결되어 있는 포탈이었다.
‘그때와 준하는 일이 일어났다는 건가?’
예전 소집령이 내려졌을 때의 상황을 떠올린 디어는 입술을 질끈 깨문 채 포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스아악
“디어, 늦었군.”
“제일 먼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
“오랜만이야!”
“오셨군요.”
포탈을 통해 아키마의 레어에 도착 한 디어는 자신에게 인사하는 오크, 인간, 엘프 등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폴리모프 해 있는 동족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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