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00 64. 저주받은 바르타슈의 성 - 남쪽 =========================================================================
‘하나, 둘..’
명후는 주변에 나타난 변절자들의 수를 확인했다.
‘총 여섯 명인가.’
일단 모습을 드러낸 변절자들의 수는 총 여섯이었다. 명후는 걸음을 멈춘 채 자신과 하란을 바라보는 변절자들을 보며 생각했다.
‘피의 파동이나 피폭발은 안 될 것 같고.’
피의 파동, 피폭발 등의 범위기를 사용하면 아주 쉽게 변절자들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명후는 범위기를 사용 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하란 때문이었다. 하란은 파티원도 아니고 명후의 펫도 아니었다.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영향을 받을 수도 있었다. 확실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범위기를 사용 할 이유가 없었다.
저벅저벅
명후는 여전히 자리에 멈춰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과 하란을 보는 변절자들 중 가장 가까이 있는 변절자에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했다.
-그분의 예언이니.
-당연하지.
가만히 서 바라보기만 하던 변절자들은 명후가 움직이자 다시 한 번 말을 내뱉었다.
스아악... 스아악...
말이 끝남과 동시에 변절자들의 몸에서 하란의 빛과 반대되는 짙은 어둠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뿜어져 나온 어둠은 빠르게 명후를 향해 날아갔다. 명후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어둠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동 타격.”
이동 타격을 사용 한 명후는 순식간에 목표로 잡았던 변절자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바로 앞으로 이동해서 그런지 앞에 있던 변절자의 어둠이 방향을 틀어 명후를 덮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명후의 주먹도 변절자에게 작렬했다.
쾅!
[변절자를 처치하셨습니다.]
[저주의 파편을 획득하였습니다.]
[현재 모인 저주의 파편 : 1]
주먹이 작렬하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변절자를 처치했다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변절자를 보았다.
스라락
변절자의 몸이 먼지로 변해 사라지기 시작했다. 변절자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일까? 명후를 덮쳤던 변절자의 어둠 역시 사라지고 있었다. 명후는 뒤로 돌아섰다. 변절자는 아직 다섯 남아있었다.
-흐음. 강하군.
-예언의 자가 맞는 것 같군.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될 지..
뒤로 돌아선 명후는 방향을 틀어 자신에게 날아오는 어둠과 변절자들의 말을 들으며 다음 변절자를 향해 움직였다. 그렇게 명후는 차근차근 변절자들을 처치하기 시작했다.
쾅!
[변절자를 처치하셨습니다.]
[저주의 파편을 획득하였습니다.]
[현재 모인 저주의 파편 : 6]
마지막 변절자를 처치한 명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나도 드랍을 안했어?’
무려 6명의 변절자를 처치했다. 그러나 주변에는 드랍 된 아이템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얻은 건 저주의 파편 뿐인데..’
물론 얻은 게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저주의 파편, 변절자를 처치하며 명후는 저주의 파편을 획득했다.
‘에휴.’
명후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명후가 한숨을 내뱉으며 인벤토리를 연 이유.
‘얻었다는 저주의 파편은 어디간건지..’
그것은 바로 획득한 저주의 파편이 인벤토리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하란을 보았다.
스아악.
변절자가 전부 사라졌기 때문일까 하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의 파장이 점차 작아지기 시작했다. 작아지던 빛의 파장은 이내 완전히 모습을 감췄고 하란이 눈을 떴다.
-...감사합니다.
하란이 말했다. 하란의 두 눈에는 전에 보이지 않던 슬픔이 자리 잡고 있었다. 변절자 때문이 분명했다.
저벅저벅
명후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하란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 하란의 뒤를 따르며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특수 퀘스트 - 남쪽의 저주받은 기둥>
벨칸 호수 중심에 가라앉은 거대한 성은 바로 2대 주신 바르타슈의 성이었다. 바르타슈의 성은 현재 저주에 걸려 있는 상태. 하란은 당신이 이 저주를 없애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저주를 없애기 위해서는 성 곳곳에 박혀 있는 저주의 기둥을 파괴해 저주를 약화시켜야 한다. 하란을 따라 성 남쪽에 있는 첫 번째 저주의 기둥을 파괴하여 저주를 약화시켜라!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퀘스트 창을 연 명후는 변절자를 처치 후 얻은 저주의 파편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이거랑 관련 있는 것 같은데.’
획득 메시지가 나타났지만 인벤토리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저주의 파편, 저주의 파편은 아마도 이번에 받은 특수 퀘스트 ‘남쪽의 저주받은 기둥’과 관련이 있을 것이었다.
‘뭐에 쓰는 걸까.’
인벤토리에는 없지만 쌓이는 것으로 보아 어딘가에 쓰이는 것은 분명했다. 문제는 어디에 쓰이냐는 것이었다.
‘저주를 약화시키는데 쓰이려나?’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퀘스트 창에서 시선을 돌려 하란을 보았다. 저주를 약화시키기 위해서는 기둥을 파괴해야 된다. 그리고 그 기둥을 파괴하는데 저주의 파편이 필요 할 가능성이 있었다.
‘뭐 나중에 알게 되겠지.’
명후는 생각을 접고 퀘스트 창을 닫았다. 어차피 지금 생각하는 것은 전부 추측일 뿐 확정 된 것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면 저주의 파편이 어디에 쓰이는 지 알게 될 것이었다.
저벅!
바로 그때 하란이 걸음을 멈췄다.
‘변절자?’
하란이 걸음을 멈추자 명후는 따라 걸음을 멈추며 생각했다. 하란이 그냥 걸음을 멈췄을 리 없었다. 변절자가 나타난 게 분명했다.
-변절자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걸음을 멈춘 하란이 말했다. 예상대로 변절자가 나타났다. 명후는 주변에 귀를 기울였고 곧 변절자들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더 많아 졌네.’
들려오는 발소리의 크기는 제각기 달랐고 명후는 처음 보다 더욱 많은 변절자들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부탁드립니다.
점차 커지는 발소리를 통해 변절자들이 거의 도착했다는 걸 느낀 순간 들려오는 하란의 목소리에 명후는 고개를 돌려 하란을 보았다.
스아악
하란은 어느새 빛의 파장을 뿜어내고 있었다.
[하란의 가호가 선포 되었습니다.]
[변절자들에게서 받는 데미지가 30% 감소됩니다.]
[변절자들에게 주는 피해가 20% 증가합니다.]
[변절자들을 공격 할 수 있습니다.]
[변절자들에게서 저주의 파편을 획득 할 수 있습니다.]
파장이 지나친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고.
-흐음, 하란.
-설마했는데 진짜 하란이었군.
-그 옆에는..
-예언의 자인가?
이어 도착한 변절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나타난 변절자들을 바라보았다.
‘하나, 둘.. 계속해서 나타나네.’
변절자들의 수를 세던 명후는 계속해서 나타는 변절자들을 보며 세는 것을 포기했다. 어차피 잡아야 될 변절자들이었다. 몇 명이든 상관 없었다. 명후는 변절자들을 향해 다가가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쾅!
[변절자를 처치하셨습니다.]
[저주의 파편을 획득하였습니다.]
[현재 모인 저주의 파편 : 7]
* * * *
최근 ‘전설’에서 가장 핫한 이슈를 몰고 온 유저 급살, 급살을 키우고 있는 김민용은 현재 진지한 표정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언제가 괜찮으십니까? 편한 시간대를 말씀해주시면 그때 접속해 이동 시켜 드리겠습니다.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김민용의 표정이 변했다.
“그, 그럼 이제 탈출 할 수 있는 겁니까?”
긴장과 기대가 반반 섞인 목소리로 김민용이 물었다.
-예, 늦어서 죄송합니다.
“...”
김민용은 자신의 물음에 답을 듣고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드디어 그 감옥에서..’
현재 김민용의 캐릭터 급살은 7마계의 마왕성 지하 감옥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제 그 감옥에서 탈출 할 수 있게 되었다.
스윽
김민용은 현재 시간을 확인했다. 5시 30분이었다. 시간을 확인 한 김민용은 재빨리 입을 열었다.
“6시까지 괜찮으세요?”
-아.. 30분 뒤 말씀이십니까?
“네, 혹시 안 될까요?”
-아닙니다. 6시에 뵙겠습니다!
“예! 이따 뵙겠습니다!”
약속을 잡고 통화가 끝났다.
“됐다. 드디어!”
통화를 끝내고 김민용은 고개를 돌려 구석에 설치 된 캡슐을 바라보았다. 캡슐을 바라보던 김민용은 히죽 미소를 짓고 빠르게 캡슐로 들어가 ‘전설’에 접속했다.
스아악
접속을 한 급살의 시야에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감옥이 들어왔다. 급살은 활짝 미소를 지은 채 감옥 내부를 둘러보았다.
“이제 이곳도 끝이구나. 히히히.’
얼마 뒤 운영진이 올 것이고 이곳에서 탈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드디어 이곳과 안녕이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 맞다.”
소리 내어 웃던 급살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구석을 보았다. 구석에는 이상하리만큼 짙은 어둠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거, 그거 확인해야지.”
짙은 어둠을 바라보며 중얼거린 급살은 구석을 향해 다가갔다.
“이거랑, 이거였지?”
구석에 도착 한 급살은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구석에 있던 벽돌 2개를 건드렸다.
스르륵 스르륵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벽돌은 급살이 건드리자 아주 매끄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2개의 벽돌이 완전히 들어간 순간.
스륵 철컹 스르륵
벽 안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급살은 벽 안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중얼거렸다.
“이걸 발견한 건 진짜 행운이었지.”
이곳에 갇힌 이후 급살은 탈출하기 위해 감옥 이곳저곳을 탐색했었다. 그리고 얼마 뒤 특별한 공간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스윽
이내 그 특별한 공간이 나타나고 급살은 공간 안에 자리 잡고 있는 2개의 아이템을 볼 수 있었다.
2개의 아이템은 전부 종이로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되는 스크롤이었다. 급살은 손을 뻗어 2개의 스크롤 중 왼쪽에 있는 스크롤을 집으며 중얼거렸다.
“정보도 볼 수 없고 습득도 안 되고 특별한 아이템이 분명한데..”
2개의 스크롤은 전부 아이템 정보를 확인 할 수 없었고 습득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특별한 아이템인 것은 분명했다. 물론 정보가 확인 되지 않고 습득이 되지 않으며 이런 곳에 있기에 특별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스르륵
급살은 손에 들린 스크롤을 펼쳤다. 스크롤 안에는 하나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마족, 천족, 인간 등 여러 존재들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었다.
“이녀석들 분명..”
그 그림 안에서 급살은 다른 이들과 달리 큼지막하게 그려진 존재들을 보았다.
“마쿠사랑 아그라넥토란 말이지.”
급살이 이 그림을 특별하다 생각한 이유, 그것은 바로 큼지막하게 그려진 존재들이 전에 만나 알게 된 아그라넥토와 마쿠사이기 때문이었다.
“이 여자는 누구지?”
아그라넥토와 마쿠사를 확인 한 급살은 다른 쪽에 그려져 있는 큼지막한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림에는 큼지막한 존재들이 총 셋 그려져 있었다. 셋 중 둘은 아그라넥토와 마쿠사였고 나머지 하나가 지금 보고 있는 아름다운 외모의 여인이었다.
“그림으로 봐서는 분명 마족 쪽인 것 같은데..”
그림의 상황으로 보아 아름다운 외모의 여인은 마족의 존재인 것 같았다. 그리고 아그라넥토와 마쿠사처럼 큼지막하게 그려진 것으로 보아 특별한 존재가 분명했다. 그러나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딱 거기까지였다.
스윽
급살은 그림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놨다. 애초에 습득이 안 되는 아이템이었다. 그림을 제자리에 돌려놓은 급살은 오른쪽에 있던 스크롤을 꺼내 펼쳤다. 오른쪽 스크롤은 바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지도였다.
“여기에 뭐가 있는 걸까.”
지도에 나와 있는 장소는 급살이 아주 잘 알고 있는 곳이었다. 아니, 급살 말고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매우 유명한 곳이었다. 문제는 빨간점 즉, 지도가 가리키는 곳에 무엇이 있냐는 것이었다.
“가기는 힘들겠지만..”
잠시 지도를 바라보며 생각을 하던 급살은 중얼거리며 지도를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벽돌을 움직여 공간을 숨긴 급살은 감옥의 중앙으로 돌아가며 중얼거렸다.
“가보면 알게 되겠지.”
이제 곧 자유를 얻게 된다. 그곳에 가 확인을 하면 된다. 빨간점이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마왕성 지하에 있는 지도가 신성한 그곳을 가리키는 것인지.
============================ 작품 후기 ============================
400회!
벌써 400회네요.
여태까지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봐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다들 행복한 주말 보내시고
맛있는 저녁 드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