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82 61. 벨칸 호수 =========================================================================
* * * *
-크허허허헝!
레드 오우거가 포효와 함께 거세게 주먹을 휘둘렀다.
“굳센 의지!”
주먹 공격의 대상이자 그 앞에 서 있던 전사 유저 제레온은 주먹이 날아오자 본인의 무기인 양손 대검을 땅에 박으며 방어 스킬 ‘굳센 의지’를 사용했다.
스아악!
그러자 제레온의 앞에 투명한 방어막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어 방어막 위로 레드 오우거의 주먹이 작렬했다.
쾅! 스르륵
보호막은 레드 오우거의 주먹이 작렬하자 크게 흔들리고는 그대로 사라졌다. 제레온은 사라진 보호막을 보고 뒤에 있던 파티원들에게 외쳤다.
“스턴 넣을게요. 극딜 하세요!”
파티원들에게 외친 제레온은 재빨리 땅에 박은 대검을 빼들어 레드 오우거의 몸통을 향해 휘두르며 외쳤다.
“파쇄!”
쾅!
제레온의 대검이 레드 오우거에게 작렬하며 엄청난 굉음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주먹을 날리던 레드 오우거가 행동을 멈췄다.
“지금입니다!”
레드 오우거를 기절 시킨 제레온은 재빨리 옆으로 몸을 날리며 외쳤다. 그렇게 제레온이 빠지고 난 뒤.
“얼음의 노래!”
“파멸의 창!”
“트리플 샷”
뒤에 있던 파티원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움직일 수 없던 레드 오우거는 그대로 공격을 허용 할 수밖에 없었다.
쩌저적! 쾅! 푹푹푹!
얼어붙고 터지고 박히고, 하나하나가 매우 위협적인 공격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엄청난 공격을 받았음에도 레드 오우거는 죽지 않았다.
-크허허허헝!
기절이 풀리고 레드 오우거는 포효와 함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움직인 레드 오우거의 목표는 제레온이 아닌 파티원들이었다. 그러나 방금 전 공격 때문일까? 레드 오우거의 움직임은 전에 비해 상당히 느려져 있었다.
“딜 멈추세요! 어글 잡고 가죠!”
옆으로 빠졌던 제레온은 느려진 레드 오우거의 움직임을 보고 파티원들에게 외치며 레드 오우거를 향해 다시 검을 휘둘렀다.
쾅! 쾅!
-크허헝!
“어글 잡혔어요! 어글 안 튈 정도만 딜하시고 1분 뒤 다시 스턴이니 극딜 준비하세요.”
몇 번의 공격 후 레드 오우거의 어그로를 잡는데 성공 한 제레온은 ‘파쇄’의 쿨타임을 확인 후 파티원들에게 외쳤다.
“갑니다! 파쇄!”
그리고 1분 뒤, 파쇄의 쿨타임이 돌아오자 제레온은 파티원들에게 외치며 레드 오우거에게 파쇄를 시전했다.
쾅!
-크허헝.
파쇄가 작렬하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레드 오우거의 움직임이 멈췄다. 정상적으로 파쇄의 기절 효과가 먹힌 것을 확인 한 제레온은 재빨리 옆으로 몸을 날렸다. 제레온이 빠지자 뒤에서 기본 공격 수준의 공격만 하고 있던 파티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각자가 낼 수 있는 최고의 딜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쾅! 쩌적! 쩌저적! 푹! 푹!
-크허헝...
다양하고 화려한 엄청난 수준의 공격이 레드 오우거에게 작렬했고 쓰러지지 않을 것 같던 레드 오우거가 앞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됐다!’
제레온은 쓰러지는 레드 오우거를 보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쿵!
[레벨 업!]
이내 레드 오우거가 쓰러지고 레벨 업 메시지가 나타났다.
‘오예!’
레벨 업 메시지를 본 제레온은 속으로 환호하며 레드 오우거의 시체로 다가갔다. 그리고 레드 오우거가 드랍 한 아이템을 확인했다.
‘힘줄 5개, 심장 1개. 쏠쏠하네.’
드랍 된 아이템은 힘줄 5개와 심장 1개로 상당히 쏠쏠했다.
[레드 오우거의 힘줄을 습득하셨습니다.]
.
.
[레드 오우거의 심장을 습득하셨습니다.]
“잠시 휴식 시간 갖죠!”
아이템을 전부 습득한 제레온은 다가오고 있는 파티원들에게 외친 뒤 이어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헬리오카[제국]
주직업 : 철벽전사
명성 : 105,070 공적도 : 105,770
칭호 : 동물 사냥꾼 (동물형 몬스터에게 20% 추가 피해를 준다.)
레벨 : 250
생명력 : 526,500
마나 : 51,400
힘 : 2,500(+300)
민첩 : 2,000(+400)
체력 : 9,530(+4000)
지력 : 1,370(+200)
지혜 : 1,200(+100)
맷집 : 130
보너스 스텟 : 10
‘250!’
기다리고 기다리던 250 레벨, 제레온은 힘과 체력에 각각 5씩 보너스 스텟을 분배한 뒤 캐릭터 창을 닫고 인벤토리를 열었다.
‘드디어 이걸 착용하게 되는 구나.’
인벤토리를 연 제레온은 흐뭇한 미소로 250 레벨을 기다렸던 이유인 아이템 ‘아큐레스의 갑옷’의 정보를 확인했다.
<아큐레스의 갑옷[유니크]>
제한 : 레벨 250
물리 방어력 : 5000
마법 방어력 : 3000
피격 데미지 20% 감소
생존왕이라 불리었던 아큐레스의 갑옷이다.
피격 데미지를 무려 20%나 감소 시켜주는 희대의 사기 아이템 ‘아큐레스의 갑옷’의 정보를 확인 한 제레온은 흐뭇한 미소로 갑옷을 바꿔 입었다.
“어? 그 갑옷! 그때 그 갑옷 맞죠?”
“헐, 그거 사셨어요?”
갑옷을 바꿔 입자 휴식을 취하고 있던 파티원들이 입을 열었고 제레온은 여전히 흐뭇한 미소로 입을 열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네, 요놈을 본 그 날 잠이 안 오더라구요. 그래서 밤새 고민을 해봤는데 다음날이 월급날이라 결국 질렀습니다. 하하.”
“축하드립니다!”
“이야, 이제 PVP도 문제 없겠는데요?”
“사냥 끝나고 한 수 부탁드립니다!”
“하핫, 예! 저번에는 졌지만 이번에는 꼭 이길 겁니...음?”
한 수 부탁한다는 파티원의 말에 흔쾌히 답을 하던 제레온은 하려던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저게 뭐지?’
제레온은 의아한 표정으로 파티원들 뒤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잘못 봤나?’
혹시나 잘못 본 것이 아닐까 제레온은 눈을 비비고 다시 뒤쪽을 보았다.
‘...헐.’
그러나 잘못 본 것이 아니었고 잘못 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제레온은 속으로 짧게 탄성을 내뱉은 뒤 멍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
“...?”
그런 제레온의 반응에 제레온을 바라보고 있던 파티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뒤로 돌아 제레온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보았다.
“...어?”
“음?”
“...?”
뒤로 돌아선 파티원들의 반응도 제레온과 다를 것 없었다. 파티원들 역시 당황스런 표정으로 멍하니 제레온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바라보게 되었다.
-크허헝..
쿵.
-크헝..
쿵.
제레온을 포함한 파티원들을 멍한 상태로 만든 그곳, 그곳에는 레드 오우거들이 연달아 쓰러지고 있었다.
“뭐, 뭐야. 저 유저들? 아니, NPC인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파티원이 입을 열어 중얼거렸다. 파티원의 말대로 쓰러지는 레드 오우거들은 스스로 쓰러지는 것이 아니었다. 사냥, 사냥을 당하고 있었다.
“어떻게..”
“마, 말도 안 돼.”
이어서 정신을 차린 파티원들이 한 마디씩 내뱉었다. 파티원들의 표정에는 불신과 경악, 놀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저걸 어떻게..’
가장 먼저 발견했고 가장 먼저 멍한 상태에 빠져들었던 제레온은 쓰러지는 레드 오우거와 레드 오우거를 쓰러트리고 있는 유저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유저를 보며 생각했다.
‘혼자서 잡을 수 있는거지?’
레드 오우거를 쓰러트리며 걸어가는 유저는 총 두명이었다. 문제는 두 유저 중 한 유저만 레드 오우거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한 유저는 그저 옆을 따라 걷고만 있었다.
‘어떻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랭커급인 우리도 파티로 힘겹게 잡는데..’
제레온과 파티원들은 어중이떠중이들이 아니었다. 랭커는 아니어도 랭커와 얼마 차이나지않는 아니, 낮은 순위의 랭커들이라면 언제든지 그 자리를 뺏을 수도 있는 최상위 유저들이었다.
‘도대체 누구지?’
랭커와 버금가는 유저들의 파티로도 잡는데 오래 걸리는 레드 오우거를 손쉽게 잡는 유저가 누구일지 제레온은 곰곰이 생각했다.
‘랭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랭커들이었다. 물론 자신과 수준이 비슷한 하위권 랭커들이 아닌 최상위권 랭커들이 떠올랐다.
‘근데..’
상위권 랭커를 떠올린 제레온은 한 가지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특징이 없잖아..’
특징,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특징이 필요했는데 레드 오우거를 사냥하고 있는 유저에게는 특징이 없었다.
‘근데 상위권 랭커라고 해도 평타로 사냥이 가능한가?’
문득 떠오른 생각.
‘...불가능하지.’
제레온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상위권 랭커라고 하더라도 평타로 레드 오우거를 사냥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니, 가능은 하겠지만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것이었다.
‘그러면...’
랭커도 아니라면 남은 것은 단 한가지 뿐이었다.
‘비공식 랭커!’
바로 비공식 랭커, 랭킹에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랭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존재들. 지금 레드 오우거를 잡는 유저는 비공식 랭커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비공식 랭커가 확실했다.
“제레온님.”
“예?”
생각에 잠겨 있던 제레온은 자신을 부르는 파티원의 목소리에 생각에서 깨며 부름에 답했다.
“어떻게 할 거에요?”
제레온이 답하자 제레온을 불렀던 파티원이 물었다.
“...뭘요?”
어떻게 하냐니? 갑작스런 파티원의 물음에 제레온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제레온의 반문에 파티원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쪽으로 오는데요.”
“...아.”
제레온은 이어진 파티원의 말에 짧게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돌려 레드 오우거를 사냥하며 다가오고 있는 두 유저를 보며 생각했다.
‘만약 PVP유저라면..’
저 두 유저가 만약 PK를 전문으로 하는 PVP 유저라면?
‘저 한 명도 이기기 힘들 것 같은데..’
레드 오우거를 사냥하는 유저 혼자라도 이길 것 같지 않았다. 아니, 100% 죽임을 당할 것이었다.
“...님들.”
생각을 마친 제레온이 파티원들을 불렀다.
“네.”
“예.”
파티원들이 답했고 제레온이 이어 말했다.
“일단 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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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