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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363화 (363/644)

00363  58. 반란  =========================================================================

‘조금만 더!’

명후는 빠르게 가까워지는 블랙 이글 기사단장 칼루스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얼마나 주려나.’

평기사도 아니고 무려 기사 단장이었다. 처치할 경우 명성이 얼마나 올라 갈 지 기대가 됐다.

한 편.

‘뭐, 뭐야!’

호기롭게 길을 열겠다고 외쳤던 칼루스는 두 눈에 들어오는 광경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놀람과 경악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달려오는 명후와 쌓여가는 시체를 바라볼 뿐이었다.

‘죽는다.’

칼루스는 명후와 부딪혔을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승리는 생각 할 수 없었다. 부딪힐 경우 죽을 것이다. 뒤에 수많은 기사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있다는 걸 감안해도 죽는다는 칼루스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칼루스는 자신의 생각을 믿었다.

‘그럴 순 없다!’

지금의 자리를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그리고 이 자리에 올라 긁어 모은 돈이 어마어마했다. 그 돈을 쓰지도 못한 채 죽을 수는 없었다.

스윽

결국 칼루스는 뒤로 돌아섰다.

“블랙 이글 기사단 돌격 하라!”

그리고는 검을 들며 자신의 뒤를 따르던 기사들에게 외쳤다. 칼루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기사들이 명후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칼루스는 명후를 향해 달려가는 기사들을 보며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기사들이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시간은 벌겠지.’

이기기는커녕 전부 죽을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칼루스가 기사들을 보낸 것은 자신이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멈칫.

그러나 이이서 두 눈에 들어온 광경에 칼루스는 순간적으로 멈칫 할 수밖에 없었다. 멀리 떨어져 있던 안개가 갑작스레 다가왔다. 워프, 안개 자체가 워프를 한 것 같았다.

“크아악!”

“크억!”

“안개를 조심...”

핏빛 안개는 한 순간에 기사들을 덮쳤다. 그리고 기사들은 전부 약속이라도 한 듯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다.

‘뭐, 뭐야.’

이길 것이라 생각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사다.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했다.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핏빛 안개의 속도는 너무나도 빨랐다. 도망을 친다 해도 금방 잡힐 것이었다.

칼루스는 기사들을 죽이고 자신에게 빠르게 다가오는 핏빛 안개를 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외쳤다.

“마, 망할!”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핏빛 안개가 칼루스를 덮쳤다.

[반란군을 처치하셨습니다.]

[퀘스트 공적도 5000이 상승합니다.]

[블랙 이글 기사단장 칼루스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3만이 상승합니다.]

[명성 5천만을 달성했습니다.]

[등급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퀘스트 창을 확인해 주십시오.]

칼루스가 쓰러지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오오!”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생각보다 수준 낮은 기사들이어서 혹시나 했는데..’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기사들은 보통 1만에 가까운 명성을 준다. 그러나 칼루스가 보낸 기사들은 평균적으로 2천 정도의 명성을 주었다.

생각보다 너무나도 낮은 기사들의 수준에 기사단장인 칼루스를 잡아도 5천만이 안 되는게 아닌가 했는데 아슬아슬하게 5천만을 넘겼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기대 되네.’

명후는 피의 파동을 킨 채 계속해서 주위를 돌아다니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등급 퀘스트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등급 퀘스트 - 방랑자>

벨칸 호수의 중심을 찾아가라!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등급 - 방랑자

퀘스트 취소 불가

“...?”

그러나 등급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등급 퀘스트는 벨칸 호수의 중심을 찾아가는 것으로 참으로 간단해 보였다.

‘어디에 있는거지? 그리고 방랑자? 엄청 낮아 보이는데..’

문제는 벨칸 호수가 어디에 있는지 나와있지 않다는 것과 퀘스트를 완료 할 경우 얻게 될 등급이 방랑자라는 것이었다.

명후가 얻어야 되는 등급은 반신이었다. 반신과 방랑자, 차이가 나도 너무나도 많이 나 보였다.

‘다음 퀘스트 등급이 어떤지가 중요하겠네’

퀘스트를 완료 하면 다음 퀘스트가 나타날 것이다. 그 퀘스트의 등급이 중요했다.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지연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지연에게 : 지연아.

-지연 : 응!

-지연에게 : 방금 등급 퀘스트가 떴는데.

-지연 : 오! 축하해! 무슨 등급으로 떴어?

-지연에게 : 방랑자.

-지연 : 헐, 방랑자? 말도 안 돼!

명후는 지연의 귓속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지연은 크게 놀란 듯 했다. 명후는 어째서 지연이 놀란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연 : 난 방랑자까지 가는데 퀘스트를 6번이나 했는데. 첫 등급이 방랑자라니!

이어진 지연의 귓속말에 명후는 어째서 지연이 놀란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낮은게 아니었구나.’

매우 낮은 등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방랑자는 명후의 생각만큼 낮은 등급은 아니었다. 비교 대상이 반신이기에 낮아 보였던 것이지 방랑자도 충분히 높은 등급인 것 같았다.

-지연 : 퀘스트 완료 조건은 뭐야?

-지연에게 : 벨칸 호수의 중심을 찾아가래. 혹시 벨칸 호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지연 : 아, 벨칸 호수?

‘역시 알고 있구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지연은 벨칸 호수에 대해 알고 있는 듯 했다.

-지연에게 : 응, 벨칸 호수. 어디에 있는거야?

-지연 : 여기서는 모르겠구, 헬리오카 제국에서 2일 정도면 도착 할 수 있을거야.

-지연에게 : 2일이나?

명후는 지연의 말에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헬리오카 제국에서 이곳 엘파누스 왕국까지 오는데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2일이라니?

-지연 : 거기 미개척 지역이야. 그것도 조금 깊은 곳에 있어.

“아..”

이어진 지연의 답에 명후는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헬리오카 제국에서 엘파누스 왕국까지 하루가 걸리지 않은 것은 워프 게이트를 이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개척 지역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개척 지역에는 워프 게이트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즉, 직접 움직여야 하며 지연의 말대로 깊은 곳에 있다면 2일이 걸리는 건 전혀 이상 할 것 없었다.

-지연 : 이번 일 끝내고 같이 가줄게.

-지연에게 : 고마워!

-지연 : 근데 거기 얼마나 남았어?

지연의 물음에 명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여전히 많은 반란군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지연에게 : 아직 좀 많이 남은 것 같아.

-지연 : 알았어! 빨리 끝내고 와!

-지연에게 : 응.

명후는 지연에게 귓속말을 보내고 다시 한 번 주위를 확인했다.

‘귀족들을 잡으면 끝날 것 같은데.’

반란을 일으킨 것은 귀족들이었다. 귀족들만 잡는다면 반란은 실패로 돌아 갈 것이었다.

*  *  *  *

쩌저적

성문에 금이 갔다.

“...”

그것을 본 레칼 공작은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쾅!

그리고 이내 금이 간 성문이 파괴되었다. 그리고 그 안으로 엄청난 수의 병사와 용병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너무 쉽군.’

레칼 공작은 너무 쉽게 일이 풀려나간다 생각했다.

‘하기야, 그들에게 장악 됐으니.’

물론 일이 쉽게 풀리는 건 당연했다. 애초에 왕궁은 아브레탄에게 장악 된 상태고 그들의 수장인 훌렉에게 이번 일에 허락을 받았다. 쉽게 풀리지 않으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으악.”

“도망쳐!”

그러나 얼마 뒤 성문을 통해 들어간 용병과 병사들이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

레칼 공작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비명이 들리면 안 되는 쪽에서 비명이 들려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

“안개?”

이내 레칼 공작은 성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안개를 볼 수 있었다. 안개는 기분 나쁜 핏빛을 띠고 있었다.

“으어어억!”

“크아악!”

병사와 용병들은 핏빛 안개에 닿자마자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레칼 공작은 핏빛 안개를 보며 생각했다.

‘마법? 독? 저주?’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핏빛 안개였다. 이대로 가면 엄청난 피해를 입고 말 것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핏빛 안개가 마법인지 독인지 저주인지 알아내 대처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자는 누구지?’

핏빛 안개를 보며 생각하던 레칼 공작은 이내 핏빛 안개 중심에 서 있는 한 사내를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는 다른 이들과 달리 묵묵히 핏빛 안개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핏빛 안개가 그 사내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저 자가!’

그것을 보고 레칼 공작은 핏빛 안개를 만든 이가 중심에 서 있는 사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레칼 공작은 사내에게서 시선을 돌려 옆에 있는 대마법사 코분에게 말했다.

“저 안개가 무엇인지 알겠소?”

“디스펠과 큐어 포이즌이 먹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마법이나 독은 아닌 듯 합니다.”

레칼 공작의 물음에 코분이 답했다. 이미 코분은 핏빛 안개를 향해 디스펠과 큐어 포이즌을 사용 해 보았다.

“남은 것은 저주인데 저주는...”

코분이 말끝을 흐렸다. 코분은 흑마법사가 아니었고 저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거기다 저주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마법사가 아닌 사제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우선 저 사내를 죽여주시겠소?”

레칼 공작이 핏빛 안개 중심에 있는 사내를 가리키며 말했다. 핏빛 안개는 사내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만약 사내가 죽는다면? 핏빛 안개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코분이 레칼 공작의 말에 답하며 지팡이를 들었다. 저주를 해제 할 자신은 없지만 사내를 죽일 자신은 있었다.

“!#$%  $#@#^”

스아아악

주문을 외우자 지팡이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코분의 주위로 빛의 창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윽

빛의 창이 다섯 개가 되었을 때, 코분이 지팡이를 사내에게 가리켰다. 그러자 다섯 개의 빛의 창이 엄청난 속도로 사내에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코분은 사내에게 날아가는 빛의 창을 보며 사내가 죽을 것이라 확신했다.

쾅! 쾅! 쾅! 쾅! 쾅!

이내 빛의 창이 작렬하며 빛의 폭발이 일어났다. 이미 빛의 폭발이 일어 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던 코분은 눈을 감고 있었고 빛이 사라지고 나서야 코분은 다시 눈을 떴다.

예상대로 핏빛 안개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사내가 죽은 것이 분명했다. 코분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돌려 레칼 공작을 보았다.

“...?”

그러나 고개를 돌려 레칼 공작의 표정을 본 코분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레칼 공작은 매우 당황스럽고 놀란 표정으로 핏빛 안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한 레칼 공작의 표정에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코분은 다시 고개를 돌려 핏빛 안개를 바라보았다.

“...!”

핏빛 안개를 본 코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 살아 있어?’

죽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죽었을 것이라 확신했다. 방금 전 그 공격에 살아남을 인간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사내는 죽지 않았다. 죽기는커녕 아주 쌩쌩해 보였다. 사내가 서서히 고개를 돌렸고 곧 코분은 사내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웃어?’

눈을 마주친 사내가 히죽 웃었다. 코분은 사내의 웃음에 무시를 당한 것 같아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이어진 상황에 코분은 침을 꼴깍 삼킬 수밖에 없었다. 사내가 방향을 틀어 달려오기 시작했다. 물론 사내가 튼 방향은 코분 자신과 레칼 공작이 서 있는 곳이었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일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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