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 마스터-340화 (340/644)

00340  54. 엘파누스 토벌대  =========================================================================

*  *  *  *

엘파누스 왕국의 기사 마르크스, 마르크스는 현재 토벌대 지원소에 나와 지원자들의 시험을 담당하고 있었다.

“인형 쳐. 옆에 무기 있으니까 사용 하고 싶으면 사용하고.”

천막 안으로 지원자가 들어오자 마르크스가 말했다.

“예?”

마르크스의 말에 지원자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반문을 했다. 지원자의 반문에 마르크스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앞에 인형치라고.”

“아, 예.”

짜증이 섞인 마르크스의 말에 지원자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인형을 보았다. 그리고 곧 인형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퍽!

이내 지원자의 검이 인형의 옆구리에 작렬했다. 물론 시험 담당자인 마르크스는 그 광경을 보고 있지 않았다. 마르크스가 보고 있는 것은 책상 위에 있는 네모난 판이었다.

‘9700’

지원자가 인형을 친 직후 네모난 판에는 9700이라는 숫자가 나타났다. 숫자를 본 마르크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이어 지원자를 보며 말했다.

“후, 불합격.”

“예?”

마르크스의 말에 지원자가 다시 반문했다. 지원자의 반문에 마르크스는 아까도 그랬듯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가라고.”

“...”

불합격을 했기 때문일까? 지원자는 짜증이 깃든 마르크스의 말에 아까와 달리 인상을 찌푸리며 천막 밖으로 나갔다.

“하, 미치겠군.”

지원자가 나가고 마르크스는 짜증이 가득 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마르크스가 처음부터 이리 짜증이 나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마르크스도 미소를 지은 채 지원자들의 시험을 담당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미간을 찌푸리게 만드는 지원자들의 수준에 짜증이 쌓이고 또 쌓였다.

특히나 왜 자신이 불합격이냐고 뭘 보고 불합격이냐는 몇몇 지원자들의 항의는 짜증을 넘어 분노를 쌓이게 만들었다.

“불합격.”

“합격.”

“합격.”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끝없이 쌓일 것 같던 짜증과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 마르크스는 해탈 할 수 있었다. 물론 완전한 해탈은 아니었다. 분노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짜증의 경우 약간이 남아 목소리에 깃들어 밖으로 배출 되고 있었다.

“다음 들어와.”

마르크스의 말에 천막 안으로 다음 지원자가 들어왔다.

‘너클?’

지원자를 본 마르크스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까지 시험을 본 지원자들은 대부분 검, 도끼, 창 등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 지원자는 특이하게도 잘 사용 되지 않는 너클을 끼고 있었다.

‘뭐, 보면 알겠지.’

마르크스는 인형 앞에서 걸음을 멈춘 지원자에게 말했다.

“있는 힘껏 공격해봐. 기회는 단 한번이다. 무기가 필요하면 그 옆에 있는 거 써도 좋고.”

지원자는 마르크스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무기 진열대를 보았다. 진열대를 보고 있는 지원자를 보고 약간의 짜증이 남아 있던 마르크스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무기 안 쓸꺼면 빨리 쳐. 기다리는 사람 많으니까.”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병사에게 전해 들은 바 아직 매우 많은 지원자들이 남아 있었다. 거기다 이 시험은 오랜 시간 준비해야 되는 시험이 아니었다. 이내 지원자가 인형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마르크스는 지원자가 주먹을 뻗자 고개를 돌려 책상 위 네모난 판을 보았다.

쾅!

‘...?’

그러나 이내 일어난 상황에 마르크스는 다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귓가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 마르크스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굉음의 근원지인 인형과 지원자가 있는 곳을 보았다.

‘어?’

굉음의 근원지를 확인 한 마르크스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인형이.’

지원자는 보였다. 그러나 그 앞에 있어야 할 인형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문득 떠오른 생각에 마르크스는 인형이 있던 자리와 지원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 굉음이?’

아무래도 인형이 사라진 것은 방금 전 울린 굉음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아니, 관련이 있는 게 확실했다. 여기서 관련이 있다는 것은 단 한 가지를 뜻했다.

‘인형이 폭발하다니..’

인형이 폭발하며 난 소리가 분명했다.

“저기..”

마르크스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지원자가 입을 열었다.

“저 합격입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말도 안 되는 공격 때문일까? 마르크스의 반말은 어느새 존댓말로 변해 있었다. 지원자의 물음에 마르크스는 잠시 기다려 달라 말하며 책상 위 네모난 판을 확인 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

이내 네모난 판을 본 마르크스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깨져 있어?’

책상 위 네모난 판이 깨져 있었다. 아주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 직접 가격 한다 해도 깨지지 않을 네모난 판이 인형을 통해 들어 온 힘에 의해 아주 박살이 나버렸다.

‘도대체...’

마르크스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지원자를 보았다. 그리고 이어 침을 꼴깍 삼키며 생각했다.

‘등급을 어떻게 하지?’

합격을 했다고 해서 다같은 합격자가 아니다. 합격자들 중에서도 시험 결과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아슬아슬하게 합격점을 넘은 지원자에게는 동패를 지급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괜찮은 수준의 지원자에게는 은패를 지급한다. 마지막으로 정말 대단한 수준의 지원자에게는 금패를 지급한다.

‘이정도면 금 이상인데...’

고민이 됐다. 물론 마르크스가 고민하는 것은 금, 은, 동에서 어느 등급의 패를 주냐가 아니었다. 이미 지원자의 수준은 금패 이상이었다.

‘그걸 줘야 되는건가...’

마르크스가 고민하는 것, 그것은 바로 금패 위에 있으며 단 한 번만 지급을 할 수 있는 최상위 등급의 패를 주느냐 마느냐였다.

“저기..”

고민을 하던 사이 지원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지원자의 목소리에 마르크스는 결심했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했다.

*  *  *  *

-지연에게 : 나 끝났어!

명후는 천막에서 나오며 지연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천막에서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연에게서 귓속말이 도착했다.

-지연 : 합격은 했어?

-지연에게 : 응! 너는?

-지연 : 난 아직 시험도 못 봤어. 근데 앞에 2명 밖에 없고 시험도 빨리 빨리 끝나니까 곧 볼 수 있을 것 같아!

-지연에게 : 그럼 그쪽으로 갈게!

귓속말을 보내고 명후는 마법사 유저들의 줄로 걸음을 옮겼다.

-지연 : 내 차례야!

걸어가던 사이 지연에게 귓속말이 왔다. 생각보다 빠른 시험에 명후는 도착 할 즈음 지연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명후야!”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줄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지연의 모습을 보며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지연에게 다가갔다.

“합격했어?”

표정을 보니 당연히 합격을 했을 것이다.

“응! 짜잔!”

명후의 물음에 지연이 손을 내밀었다.

‘금패?’

지연의 손에는 황금색의 네모난 패가 쥐어져 있었다. 색깔로 보아 금패가 분명했다. 그러나 명후는 지연이 들고 있는 금패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지연이가 금패라고?’

어째서 지연이 금패를 들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받은 거랑 똑같은 거 받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연은 약하지 않다. 매우 강하다. 그렇기에 명후는 자신이 받았던 등급의 패와 똑같은 패를 지연이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너도 금패 받았지?”

“어? 난..”

의아해 하던 명후는 지연의 물음에 답하며 인벤토리를 열어 패를 꺼냈다. 아니, 꺼내려 했다.

“이야, 저기 봐봐. 금패야!”

“헐, 대박. 랭커인가?”

“아무래도 금패니까 그렇지 않을까? 어쨌든 개신기하다.”

근처에 있던 유저들이 지연의 금패를 보고 웅성이기 시작했다. 명후는 유저들의 웅성거림을 듣고 생각했다.

‘꺼내면 안 될 것 같은데..’

현재 명후가 가지고 있는 패는 금패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패였다. 지금 상황에서 그 패를 꺼낸다면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었다.

결국 명후는 패를 꺼내지 않고 그대로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는 지연을 보며 이어 말했다.

“일단 나가자.”

“응!”

지연 역시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명후는 지연과 함께 토벌대 지원소에서 나와 목적지 없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근데 금패 받은거야?”

걸음을 옮기며 지연이 물었다.

“아니. 나는 금패가 아니라.”

명후는 지연의 물음에 답하며 고개를 돌려 주위를 한번 스윽 훑어보았다. 다행이라고 해야 될 지 주위에 있는 유저들은 전부 제 갈 길을 갈 뿐, 관심을 갖고 있는 유저는 보이지 않았다.

꺼내도 되겠다 생각한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시험에 합격 하며 받은 패를 꺼내 지연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받았어.”

“...?”

지연은 명후가 꺼낸 패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명후의 패는 아주 짙은 검은색을 띠고 있었다.

“흑패라고, 금패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패라고 하더라.”

명후는 지연의 반응에 다시 인벤토리에 흑패를 넣으며 말했다.

“금패가 끝 아니었어?”

지연이 당황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나도 금패가 끝인 줄 알았는데 이게 있더라고. 근데 말을 들어보니까 금패랑 별 다른 차이는 없는 것 같더라.”

“그렇구나.”

명후의 말에 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이어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럼 이제 바로 사냥 갈거야?”

“그럴려고, 빨리 포인트 쌓아야 하니까.”

합격을 했기에 패를 받았다. 그러나 패를 받았다고 해서 끝이 난 건 아니었다. 토벌대 지원소에서 본 시험은 1차 시험이었다. 즉, 2차 시험이 있었다. 그리고 그 2차 시험이란 사냥을 통해 패에 포인트를 쌓는 것이었다. 명후는 지연에게 답하며 퀘스트 창을 열어 시험장에서 받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포인트를 모아라!>

엘파누스 토벌대 지원 1차 시험에 합격 한 당신은 2차 시험을 치러야 한다. 2차 시험은 포인트를 모으는 것이다. 1차 시험에 합격해 받은 패, 그 패에 포인트를 누적시켜 최소치 이상의 포인트를 모아 2차 시험장으로 가서 완료하라. (엘파누스 왕국 내에 있는 몬스터를 잡으면 자동으로 보유중인 패에 포인트가 누적됩니다. 강한 몬스터를 잡을 경우 더 많은 포인트가 상승합니다.)

남은 기간 : 14일

퀘스트 보상 : 2차 시험 합격. ??? (패에 누적된 포인트와 퀘스트 완료 시간에 따라 달라짐)

‘14일이나 사냥 할 필요는 없지.’

퀘스트 보상이 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토벌대 퀘스트도 아닌 토벌대 지원 퀘스트에 그다지 좋은 보상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어서 포인트를 모아 퀘스트 완료를 하고 싶었다.

“금패는 포인트 몇이나 모아야 돼?”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지연에게 물었다. 모아야 되는 최소 포인트는 모든 패가 동일 한 게 아니었다.

“최소 2만 포인트 모아가야 돼. 안 그러면 은패로 강등한다고 하더라. 너는?”

지연은 명후의 물음에 답한 뒤 이어 명후에게 물었다. 명후는 지연의 물음에 인벤토리를 열어 흑패의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흑패[레어]>

온통 흑색인 패, 토벌대 지원 1차 시험에 합격 할 경우 받는 패 중에서 가장 최상위 등급의 패다. 최소 4만 포인트를 모아야 2차 시험에 합격 할 수 있다. 4만 포인트를 모으지 못할 경우 금패로 강등 당할 수 있다.

현재 누적 포인트 : 0

“난 4만 포인트.”

흑패는 2만의 포인트를 모아야 되는 금패에 무려 2배나 되는 4만 포인트를 모아야 했다.

‘포인트를 얼마나 주려나.’

몬스터가 포인트를 얼마나 줄 지가 관건이었다. 만약 포인트를 1, 2 준다면? 2만에서 4만 마리를 잡아야 된다. 말이 2만에서 4만이지 막상 잡으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강한 몬스터 일수록 포인트를 많이 준다니까. 고렙 사냥터 보스 몬스터 위주로 돌까?”

명후가 인벤토리를 닫으며 지연에게 말했다.

“그래!”

지연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내 든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명후에게 물었다.

“근데 여기 사냥터 알아?”

“아니”

명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엘파누스 왕국은 처음이었다. 당연히 사냥터를 알 리가 없었다.

“대광장에 가면 지도 파는 유저들 있을 테니까. 들려서 지도 사서 가자.”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대광장에는 분명 엘파나스 왕국의 지도를 판매하는 유저들이 있을 것이었다. 그 유저들에게 지도를 산 뒤 사냥터를 파악 해 이동하면 된다.

“응.”

지연은 명후의 말에 이해 했다는 듯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목적지가 없어 정처 없이 걸음을 옮기던 명후와 지연은 이내 방향을 잡아 대광장으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스토리 진도가 느리다면 분량으로 승부를 봐야겠지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적응만 되면 연참이 아닌 1일 2연재 도전 하겠습니다.

그리고 신작을 연재 할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신작은 아니고 예전 출판을 했으나 완결을 짓지 않고 출판을 중지했던 작품입니다.

게임판타지 소설이며 대폭 수정을 하고 연재 할 생각이기에 아마 2주뒤 혹은 3주뒤에 연재를 시작 할 것 같습니다.

물론 힘 마스터 연재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힘 마스터가 우선이니까요.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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