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6 53. 골드바 =========================================================================
전설에 접속 한 명후는 곧장 친구 창을 열어 민형의 접속 상태를 확인했다. 9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잠을 잤고 병원까지 갔다왔다. 꽤나 긴 시간, 그 사이 골드바에서 민형을 건드렸을 수 있었다.
“다행이네.”
다행이도 민형은 잘 접속해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명후는 민형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골드의정석에게 : 민형아.
-골드의정석 : 어! 명후야. 늦게 접속했네?
-골드의정석에게 : 잠 좀 자느라, 골드바에서 뭐 일 없었어?
민형의 물음에 답하며 명후가 물었다.
-골드의정석 : 응, 아무런 일도 없었어. 3시간 정도면 아이템 다 팔 것 같은데 언제 받으러 갈까?
‘벌써?’
동창회에서 민형은 장비를 다 파는데 며칠이 걸릴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지금 장비를 리필 받아야 된다는 말에 명후는 조금 놀랐다.
-골드의정석에게 : 다 팔고 저택으로 와, 오면서 귓 주는거 잊지 말고!
-골드의정석 : 알았다.
귓속말을 마친 명후는 곧장 집무실에서 나왔다.
“나오셨습니까.”
명후가 나오자 근처에 있던 총집사가 다가와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뭐 특별한 일 있었나요?”
총집사는 명후의 물음에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라피드 도련님과 유레나님, 루루님이 다시 사냥을 갔다는 것 외에 특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보고라고 할 것도 없었다. 아주 짤막했다.
“또 사냥을 갔어요?”
“예, 이번에는 좀 멀리 갔다 오신다고..”
“알았어요. 잠시 어디 좀 다녀올게요.”
총집사의 말에 명후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고 저택에서 나왔다. 저택에서 나온 명후는 곧장 워프 게이트를 통해 넥서스로 이동했다.
넥서스에 도착 한 명후는 골드바의 길드 하우스가 있는 유저 길드 지구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녀석들이 기사나 병사 같은 걸 고용해야 될 텐데..’
명후는 골드바 길드의 길마나 간부들이 기사 또는 병사를 고용해 자신의 방문에 대비하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랐다.
박살내는 입장에서 대비하고 있기를 바라는 이유는 대항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래야 감옥에 쳐 넣을텐데..’
진짜 이유는 바로 감옥에 감금시키기 위해서였다. 골드바 길드의 길마나 간부, 길드원들은 유저다. 대광장 같은 곳에서 크게 소란을 피우며 싸우는 것이 아닌 이상 감옥에 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기사 또는 병사들을 고용해 공격 해 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황제의 증표[레어]> [거래불가]
제한 : 명후
황제의 증표, 증표가 곧 황제다. 증표만 있다면 어느 도시에 가던 귀족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모든 귀족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명후에게는 황제의 증표가 있었다. 인벤토리를 열어 황제의 증표를 확인 한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인벤토리를 닫았다.
‘이것만 있으면..’
유저가 기사와 병사에게 명후를 공격하라 명령을 내리면 그 순간 명후는 명령 받은 기사와 병사를 증인 삼아 유저들을 감옥에 감금 시킬 수 있었다. 오히려 명후를 잡기 위해 고용한 기사와 병사가 유저들의 목을 날려버리는 결정타가 되는 것이다.
‘이게 왜 레어일까?’
황제의 증표는 어떻게 쓰냐에 따라 정말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이런 아이템이 왜 레어 등급인지 명후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뭐, 등급이 어떻든 상관없지.’
물론 등급이 유니크이든 레어이든 명후와는 상관 없는 일이었다. 등급이 어떻든 황제의 증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벌써 도착했네.”
저 멀리 골드바의 길드 하우스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곧장 골드바의 길드 하우스 영역으로 들어갔다.
[골드바 길드의 길드하우스에 무단 침입 하셨습니다.]
[골드바 길드와 적대상태에 돌입합니다.]
[모든 스텟이 32% 감소합니다.]
[이동 속도가 20% 감소합니다.]
[액티브 스킬을 사용 할 수 없습니다.]
영역으로 들어오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많이 업그레이드 했네.’
두 번째 방문 때는 업그레이드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두 번째 방문 이후 업그레이드를 한 것 같았다.
‘이정도 쯤이야.’
물론 업그레이드를 했다고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스텟이 32%나 감소했지만 말타리오라면 모를까 유저들을 때려 잡는데에는 전혀 문제 없었다. 이동 속도 감소 역시 높은 민첩 때문에 크게 체감 되지 않았다.
저벅저벅
명후는 메시지를 보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문 앞에 도착했다. 문 앞에 도착 한 명후는 문을 열고 길드 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
길드 하우스로 들어오자마자 명후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기사!’
바로 앞이라 할 수 있는 곳에 기사가 서 있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무려 다섯이나 되는 기사가 서 있었다.
‘뒤에 있는 마법사는 NPC인 것 같고..’
중앙 홀에는 기사만 있는 게 아니었다. 기사들의 뒤에는 마법사가 하나 서 있었다. 머리 위에 길드 마크가 없는 것으로 보아 NPC가 분명했다.
‘그 뒤에 있는 녀석은..’
마법사의 뒤에는 또 세 명의 사내가 앉아 있었는데 세 사내의 머리 위에는 골드바의 길드 마크가 달려 있었다. 길드 마크가 달려 있다는 것은 유저라는 소리고 명후는 앉아 있는 유저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길마네.’
가장 왼쪽에 앉아 있던 사내는 골드바의 길드 마스터였다.
‘황문석이라고 했지.’
동창회에서 자신을 소개하던 문석을 떠올린 명후는 고개를 돌려 문석의 옆에 앉아 있는 사내를 보았다.
‘간부네.’
전에 보았던 간부였다. 명후는 다시 고개를 돌려 가장 오른쪽에 앉아 있는 사내를 보았다.
‘...누구지?’
가장 오른쪽에 앉아 있는 사내는 투구를 쓰고 있어 얼굴을 확인 할 수가 없었다.
‘뭐, 내가 얼굴을 다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알 이유도 없고.’
그러나 이내 머릿속으로 떠오른 생각에 명후는 생각을 접었다. 투구 사내가 누구인지 알 이유도 없었고 알 필요도 없었다.
“드디어 왔구나!”
문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스윽
투구 사내를 보고 있던 명후는 문석의 외침에 고개를 돌려 문석을 보았다. 문석은 명후가 자신을 보자 이어 말했다.
“이제야 오다니, 어쨌든 죽을 자리에 온 걸 환영한다.”
“...”
문석의 말에 명후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현재 명후가 착용하고 있는 체력의 투구는 얼굴 전체를 가려주지 않는다. 체력의 투구가 가려주는 곳은 머리부터 인중까지였다. 즉, 문석은 명후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이, 이 개새끼가!”
명후의 미소를 본 문석이 분노 가득 한 표정을 짓더니 이어 기사들을 보며 외쳤다.
“저 새끼 죽여 버려!”
챙 챙 챙 챙 챙
문석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섯 기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검을 뽑았다. 그리고 명후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물론 기사만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타르마니! 공격해!”
투구 사내가 외쳤다. 투구 사내의 외침에 기사들의 뒤에 있던 마법사 NPC 타르마니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
명후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기사들과 주문을 외우고 있는 타르마니를 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인벤토리를 열어 황제의 증표를 꺼냈다. 황제의 증표를 꺼낸 명후는 코앞까지 다가온 기사들에게 증표를 내밀었다.
멈칫! 멈칫! 멈칫! 멈칫! 멈칫!
증표를 내밀자 당장에라도 공격 할 것 같던 기사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걸음을 멈추었다.
‘역시.’
명후는 예상대로 기사들이 행동을 멈추자 미소를 지었다.
“...?”
“...?”
“...?”
미소를 지은 명후와 달리 문석을 포함한 세 사내는 갑작스레 기사들이 행동을 멈추자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왜, 왜 저래?”
문석이 말했다. 그러나 옆에 앉아 있는 간부 용천과 투구 사내 창문은 문석의 말에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다. 용천과 창문 역시 문석과 마찬가지로 기사들이 멈춘 이유를 알 지 못했다.
그사이 타르마니가 주문 영창을 마쳤다. 타르마니의 주위로 3개의 파이어 스피어가 모습을 보였다. 타르마니는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었고 파이어 스피어는 그에 맞춰 명후를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바로 그때였다.
파이어 스피어가 날아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명후를 바라보고 있던 다섯 기사가 뒤로 돌아서 문석과 창문, 용천을 바라보았다.
스걱 스걱 스걱
그리고 이어 검을 휘둘러 날아오는 파이어 스피어를 갈라 소멸시켰다. 그런 기사들의 행동에 세 사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상황이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뭐, 뭐야. 왜..!’
특히 기사를 고용 한 문석은 용천과 창문보다 더욱 당황스러워 했다. 10만이 넘는 공적도를 소모해 고용 한 기사들이었다. 그런 기사들이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으니 당황하는 것이 당연했다.
“저놈들 잡아.”
길드 하우스에 들어와 말 한마디 하지 않았던 명후가 이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예.”
“명령을 받듭니다.”
다섯 기사는 저마다 다른 말로 명후의 말에 답하고 문석과 창문, 용천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타, 타르마니 기사들을 공격해!”
그렇지 않아도 이상하다 생각 하고 있던 창문은 기사들이 다가오자 타르마니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창문의 명령에 타르마니가 주문 영창을 시작했다. 그러나 창문은 곧 명령을 내린 게 전혀 쓸모없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걱! 스걱!
타르마니가 주문 영창을 시작하자 기사들이 빠르게 다가왔다. 그리고 주문 영창이 끝나기도 전 기사들은 타르마니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기사들의 능력치는 창문의 버프로 인해 뻥튀기 된 상태였다. 기사들이 몇 번 검을 휘두르자 타르마니는 힘없이 쓰러졌다.
‘버프 괜히 걸었어!’
창문은 생각했다. 기사들에게 괜히 버프를 걸었다. 물론 버프를 걸지 않았다고 해서 기사들을 이길 수 있다는 건 아니었다. 이들은 하급 기사도 아닌 중급 기사였고 그 수가 무려 다섯이었다.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
“뭐, 뭐하는 짓이야! 너희는 내가 고용했어!”
기사들이 타르마니를 죽이고 다가오자 문석이 외쳤다. 문석의 얼굴에는 분노와 당황이 반반 섞여 있었다. 물론 문석의 외침에도 기사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곧 문석의 앞에 도착한 기사들이 제압을 시작했다.
“나 남작이라고!”
문석이 저항하며 외쳤다. 그러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하급 기사였다면 모르겠지만 이들은 중급 기사다. 거기다 창문의 버프로 능력치가 대폭 뻥튀기 된 상태였다. 이내 문석은 기사들에 의해 포박되었고 그제서야 입을 다물었다.
“...?”
명후는 문석과 창문을 포박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기사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왜 저 사람은 안 제압하지?’
그도 그럴 것이 기사들은 문석과 창문만 포박했다. 그 사이에 있는 용천은 손끝 하나 건들지 않았다. 용천 역시 기사들이 자신을 건들지 않자 의아한 표정으로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설마 날 공격 안 해서?’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일리가 있다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기사들을 고용 한 것은 문석이었고 타르마니는 창문이 소환한 NPC였다. 용천은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그 때문에 제압을 안 한 것 같았다.
저벅저벅
명후는 걸음을 옮겨 용천의 앞으로 다가갔다.
‘이 상황에 날 칠 것 같지도 않고.’
용천에게 한 대만 맞으면 된다. 그러면 기사들이 제압을 할 것이다. 그러나 용천도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이런 상황에 공격을 해 올 것 같지는 않았다.
‘뭐, 길마를 잡았으니까.’
명후는 문석을 보았다. 길드 마스터인 문석을 잡았으니 목적은 달성했다. 명후는 다시 고개를 돌려 용천을 보았다. 용천은 명후가 자신을 쳐다보자 침을 꼴깍 삼켰다. 명후는 그런 용천에게 주먹을 날렸다.
퍽!
“억!”
이내 용천이 쓰러졌다. 용천은 쓰러지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포박 된 문석과 창문이 매우 부럽다는 표정으로 용천을 바라보았다.
‘근데 길드원들은 하나도 없네. 일부러 다 내보낸건가?’
용천의 시체가 사라지고 명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번에 왔을 때와는 달리 길드원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가자.”
명후는 기사들과 포박 된 문석, 창문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곧장 재판장이 있는 황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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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참!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여러분의 추천은 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