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94 46. 아만 제국의 암살자들 =========================================================================
방에서 나온 6호는 신경을 곤두세운 채 끊임없이 달렸다. 정해진 목적지는 없었다. 그저 최적의 장소를 찾아 달릴 뿐이었다.
‘그래, 여기라면.’
곧 어느 한 공터에 도착 한 6호는 주위 지형을 확인 후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는 기다렸다는 듯 점프를 해 나무 위로 올라갔다.
나무 위로 올라간 6호는 두리번 거리며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계를 시작하고 꽤나 시간이 흐른 뒤 6호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뭐야.. 안 따라왔나?’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너무 빨랐던 건가?’
혹시나 자신을 놓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 같은데..’
이내 생각은 확신이 되었고 6호는 나무에서 내려와 헬리오카 제국의 귀족들이 머물고 있는 건물이 있는 방향을 보며 생각했다.
‘근데.. 어떻게 된거지?’
지금 생각해보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었다.
‘분명 없었어.’
암살 대상인 명후가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직접 확인해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로 이동했다는 건데..’
은신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만약 은신해 있다면 자신이 찾지 못할 리 없었다. 그 말인 즉, 방 안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뜻이 된다.
‘스크롤은 아니야.’
워프 스크롤로 이동한 것은 아니었다. 워프 스크롤 같은 마법 아이템은 사용 시 마나 파동이 발생한다. 마나 파동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건물을 개조 했을리도 없고..’
이곳은 아만 제국이었고 그 건물 역시 아만 제국의 것이었다. 거기다 시간 상 건물을 개조 했을 가능성은 없었다.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6호는 명후가 어떻게 자신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이동을 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
“일어났어? 응, 그래?”
로그아웃 후 꿀 같은 단잠을 자고 일어난 명후는 현재 지연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 그러면 먼저 접속해 있을게. 응. 이따봐!”
이내 통화를 끝낸 명후는 책상 위에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캡슐을 바라보았다.
“지금쯤이면 리젠 됐겠지?”
로그아웃 전에는 암살자가 없었다. 그러나 꽤나 시간이 흐른 지금이라면 암살자가 있을 것 같았다.
저벅저벅
명후는 걸음을 옮겨 캡슐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곧장 ‘전설’에 접속을 했다.
스윽
접속을 한 명후는 시야가 확보되자마자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폈다.
‘일단 여기는 없고’
다행이라고 해야 될 지 아니면 아쉽다고 해야 될 지 시야에는 일단 암살자가 보이지 않았다. 명후는 암살자를 찾기 위해 방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모든 방을 확인 한 명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없어?’
모든 방을 확인했다. 그러나 암살자는 보이지 않았다.
‘리젠이 안 됐다고?’
지금이라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연이 말대로 끝난건가?’
아직 한자릿수 암살자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 끝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꼭 한자릿수 암살자가 와야 되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똑
“...!”
귓가에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명후는 뒤로 돌아 문을 바라보았다. 문을 바라보며 명후는 16호와 17호가 잠입하려 했을 때를 떠올렸다.
‘설마...’
명후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문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똑똑똑
“명후님?”
그러나 곧이어 들려오는 두 번째 노크소리와 목소리에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레빌님..’
노크를 하고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레빌이었다. 암살자가 아닐까 생각했던 명후는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 걸음을 옮겨 문을 열었다.
끼이익
“계셨군요.”
“네, 방금 일어났습니다. 하핫.”
레빌의 말에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명후의 말에 레빌이 마주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어 말했다.
“이제 곧 결투 대회가 시작하는데 언제쯤 가실 생각이신지..”
말끝을 흐리며 레빌은 명후를 보았다.
“...”
명후는 레빌의 말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지연이가 곧 접속할텐데..’
아직 지연이 접속을 하지 않았다. 곧 접속한다는 지연의 말을 들은 상황에서 먼저 가기에는 뭔가 불안했다.
“지연이가 준비를 하고 있어서요. 곧 갈 생각입니다.”
결국 명후는 기다리기로 결정하고 입을 열어 말했다.
“아, 그러면 먼저 가 있겠습니다.”
“네, 곧 뒤따라 갈게요.”
“그럼..”
레빌은 고개를 살짝 숙여 명후에게 인사를 한 뒤 뒤로 돌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명후는 레빌이 가자 문을 닫고 뒤로 돌아 방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황궁에서 살아남기>
아만 제국의 황제 아무라트 그는 레빌에게 깊은 원한을 가지고 있다. 여러 상황에 의해 레빌을 죽일 수 없지만 죽이고 싶을 정도로 레빌을 증오하는 아무라트는 이번 기회에 레빌과 함께 온 이들 중 몇 명에게 해를 입히려 한다. 헬리오카 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살아남아라!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거절 불가, 사망 시 귀족 작위 박탈
암살자가 오지 않았다. 지연의 말대로 끝이 난 것 일수도 있었다.
‘끝난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러나 명후는 이대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 자릿수...’
확실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 자릿수 암살자가 올 것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신경 끄자.’
암살자가 오던 오지 않던 명후는 신경을 끄기로 결정하고 시선을 돌려 다른 퀘스트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엄청 받았네..’
퀘스트 창에는 생각보다 많은 퀘스트가 등록이 되어 있었다. 명후는 다시 한 번 받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출장, 다루스 찾기, 레퓨렘 제안, 황궁 살아남기..’
방금 전 확인 한 ‘황궁에서 살아남기’를 포함해 퀘스트 창에는 총 다섯 개의 퀘스트가 등록 되어 있었다.
‘흐.’
퀘스트를 하나하나 확인 하던 명후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제국의 명예를 위하여>
아만 제국, 야라드 왕국 등 대부분의 나라가 참여하는 결투 대회, 레빌은 당신이 결투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어 제국의 명예를 드높여주길 바라고 있다. 결투 대회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어라!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헬리오카 공적도 ??? (결투 대회 성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명후가 미소를 지은 이유는 바로 가장 최근에 받은 퀘스트 ‘제국의 명예를 위하여’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퀘스트 때문이 아닌 퀘스트와 연관이 있는 결투 대회의 보상 때문이었다.
‘영약..’
결투 대회의 준우승 상품은 명후가 그토록 원하고 원하는 영약이었다. 그것도 한, 두 개가 아닌 대량이었다. 정확히 몇 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제국에서 대량이라니 너무나도 기대가 됐다.
스아악
그렇게 명후가 영약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고 있던 사이 지연이 접속했다.
“명후야!”
지연의 부름에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지연에게 물었다.
“갈까?”
“응!”
현실이었으면 모를까 따로 할 준비가 없었기에 지연은 명후의 물음에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명후는 지연의 답에 다시 뒤로 돌아 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연과 함께 파티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암살자는 있었어?”
“아니, 없었어.”
지연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명후에게 물었다. 명후는 지연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명후와 지연은 곧 파티가 열리는 성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성에 도착 한 명후는 입구를 지키고 있던 기사에게 다가가 초대장을 보여주었고 기사의 인사를 들으며 명후와 지연은 성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면 그때 그 경기장이 있는 곳으로 가는거야?”
“응, 아마 레빌님도 거기에 있을거야.”
“헤에, 오늘 경기 있지?”
“어! 두 번.”
성 안으로 들어 온 명후와 지연은 결투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으로 걸어가며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허..”
“우와”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장이 있는 곳에 도착한 명후와 지연은 경기장과 그 주위를 보고 감탄 할 수밖에 없었다.
“엄청 잘 꾸몄는데?”
“그러게! 역시 황궁이라 그런가?”
경기장은 물론이고 경기 관람석까지 아주 잘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나 관람석은 이번만 사용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명후님! 여기입니다!”
감탄하며 경기장과 관람석을 보고 있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레빌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았다. 경기장 바로 앞이라 할 수 있는 관람석에서 레빌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관람석 옆에는 헬리오카 제국의 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곳이 헬리오카 제국의 관람석인 것 같았다.
“저기인가봐.”
“프리미엄석 같아!”
명후와 지연은 레빌이 손을 흔들고 있는 헬리오카 제국의 관람석을 향해 걸어갔다.
“오셨습니까. 백작님.”
“대회에 참가하셨다고 들었는데, 백작님이라면 꼭 우승하실 겁니다.”
관람석에는 이미 같이 온 제국의 귀족들이 자리를 잡은 채 앉아 있었다. 귀족들의 말에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답을 하고는 지연과 함께 비어있는 맨 앞 자리로 다가가 앉았다.
‘이제 시작하는건가.’
경기장 위에는 진행자로 보이는 기사 하나가 종이를 들고 서 있었고 경기장 양 끝에는 대회 참가자로 보이는 두 귀족이 대기하고 있었다.
‘...뭐야?’
그러나 이내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왜 날 쳐다보지?’
대기하고 있는 두 귀족 중 왼쪽에 대기하고 있는 귀족이 미소를 지은 채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미소가 아니었다. 아주 기분 나쁜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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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은 시험이 끝나고 바로 도전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오늘 저녁 맛난거 드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