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87 45. 아만 제국의 황녀 =========================================================================
띠디디디딕!
알람이 울렸다.
스윽
곤히 잠을 자고 있던 명후는 울려 퍼지는 알람 소리에 슬며시 눈을 떴다. 눈을 뜬 명후는 손을 뻗어 알람을 끈 뒤 잠시 동안 천장을 쳐다보았다.
“흐압.”
천장을 바라보며 정신을 차린 명후는 짧은 기합과 함께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푼 뒤 핸드폰을 확인했다.
“빨리 들어가야겠네.”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지연에게 부재중 통화와 함께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먼저 로그인을 하겠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명후는 어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물을 마셔 갈증을 해소하는 등 접속 할 준비를 했다.
“들어가 볼까.”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으로 모든 준비를 마친 명후는 캡슐로 들어가 ‘전설’에 접속했다.
스아악
“...?”
접속을 한 명후는 접속하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광경에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놈은?’
그도 그럴 것이 명후의 바로 앞, 반투명한 누군가의 등짝이 보이고 있었다.
‘암살자?’
반투명하다는 것은 은신 상태라는 것인데 이곳은 침실이었다. 아무리 보아도 암살자가 분명했다.
스윽
명후는 곧장 손을 뻗어 반투명한 등짝의 주인공인 암살자의 등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퍽!
“억!”
주먹이 닿자마자 암살자는 크게 움찔거리며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반투명했던 암살자의 몸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NPC ‘32호’를 공격하셨습니다.]
[NPC ‘32호’와 적대 상태에 돌입합니다.]
[암살자 NPC를 죽이셨습니다.]
[명성 150이 상승합니다.]
털썩 스아악
메시지와 함께 암살자 32호가 바닥에 쓰러졌다. 37호와 마찬가지로 32호 역시 바닥에 쓰러짐과 동시에 빛으로 변하며 사라졌다.
32호가 사라지고 명후는 다시 한 번 침실 내부를 둘러보았다. 혹시나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32호가 끝이었는지 침실 내부에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저벅저벅
침실 안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 한 명후는 침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디 있지?’
밖으로 나온 명후는 지연이 보이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연에게 : 어디야?
결국 명후는 지연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지연 : 접속했구나? 나 옷 사려구 지금 황궁 근처에 있는 의상점에 왔어.
-지연에게 : 황궁 근처?
-지연 : 응, 나와서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3층 건물이 있는데 거기야.
-지연에게 : 금방 갈게.
지연에게 의상점의 위치를 들은 명후는 귓속말을 끝내고 다시 한 번 방들을 돌아다니며 은신해 있는 암살자들이 있나 없나를 확인했다.
‘한 명씩 오는건가?’
모든 방을 확인했으나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암살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 한 명후는 방에서 나와 지연이 말한 의상점으로 향했다.
“명후야! 여기!”
지연이 말 한대로 황궁에서 나와 왼쪽으로 걸어가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지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지연이 미소를 지은 채 손을 흔들고 있었다. 명후는 지연에게 다가가며 지연의 뒤에 있는 건물을 보았다. 참으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건물이었다.
“벌써 샀어?”
곧 건물 앞에 도착 한 명후는 지연을 보며 말했다. 지연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이번에 산 옷 같았다.
“응, 괜찮아?”
“예뻐.”
지연의 물음에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명후의 말대로 지연이 구매한 옷은 참으로 예뻤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옷이 예쁘다기 보다 지연의 얼굴과 몸매가 예뻐 옷이 예뻐보였다.
“헤헤.”
명후의 말에 지연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지연이 활짝 미소를 짓자 명후 또한 미소를 지으며 이어 물었다.
“옷은 다 산거야?”
“내 옷은 다 샀는데.. 너도 옷 사야 되지 않아?”
지연의 말에 명후는 자신의 외관을 훑었다. 말타리오의 가죽 갑옷, 전격의 너클, 산투르스의 신발 등 하나 같이 엄청난 옵션을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이었지만 모아 놓고 보니 그다지 좋아 보이는 외관이 아니었다.
“이 차림으로 가기는 그렇지?”
묻기는 했지만 이미 명후는 답을 알고 있었다.
“조금..”
“시간 얼마 없으니까, 빨리 사야겠다.”
“헤헤, 내가 미리 봐뒀지!”
“그래?”
그렇게 명후와 지연은 의상점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의상점으로 들어오자 의상점의 주인이 미소를 지은 채 다가왔다.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 좀 가져와 주세요.”
“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연의 말에 다가온 의상점 주인은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뒤 양손에 옷을 한가득 들고 나타났다.
‘...뭐야 저 옷들은.’
옷을 본 명후는 조금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생각보다 옷이 너무나도 많았다. 잡화점 주인은 가져온 옷을 명후와 지연 앞에 있던 걸이대에 걸어둔 뒤 입을 열었다.
“나머지도 금방 가져오겠습니다.”
잡화점 주인은 그렇게 다시 옷을 가지러 왔던 길을 돌아갔다.
‘뭐야 끝이 아니었어?’
옷을 가지러가는 잡화점 주인의 뒷모습을 보며 명후는 고개를 돌려 지연을 바라보았다. 지연의 시선은 걸이대에 걸린 옷에 가 있었다. 옷을 바라보는 지연의 두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이거랑 이거 어때?”
지연이 걸이대에 걸린 옷 중 붉은색 셔츠와 검은 장미가 수놓아져 있는 베스트를 꺼내 명후에게 건네며 말했다. 지연에게 옷을 받은 명후는 우선 셔츠를 착용했다. 그리고 이어 베스트를 착용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거울을 보았다.
‘괜찮네.’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명후에게는 상당히 괜찮아 보였다. 명후는 지연을 보았다. 그러나 지연은 미묘한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런 지연의 반응에 명후가 의아해 한 순간 지연이 고개를 살짝 가로저으며 다시 걸이대로 손을 뻗었다.
“...”
명후는 지연이 걸이대에 손을 뻗은 그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명후가 느꼈던 불안감은 곧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이거 한 번 입어 볼래?”
“이것도 잘 어울리는데.. 이거랑 입으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아?”
“이게 더 어울리는 것 같지?”
마치 옷 입히기 게임의 주인공이 된 듯 명후는 쉴 새 없이 지연이 건네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
‘...하.’
그렇게 지연이 건넨 옷을 입으며 명후는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애초에 착용 버튼만 누르면 착용이 되기에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없었지만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
‘그 옷이 그 옷 같은데..’
명후는 현재 자신이 입고 있는 옷과 방금 전 입었던 옷을 비교해 보았다. 전혀 차이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지연의 눈에는 그렇지 않은 듯 했다.
“이거 한 번 입어봐.”
지연이 다시 옷을 건넸다. 명후는 옷을 받으며 생각했다.
‘이러다 늦겠는데.’
파티가 시작되기 까지는 아직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지연의 기세로 보면 그 시간도 부족 할 것 같았다. 명후는 지연이 준 옷을 입으며 말했다.
“지연아, 이러다 우리 늦겠는데..”
“아, 맞다. 우리 파티 가야 되는구나..”
명후의 말에 지연은 아차하는 표정으로 답했다. 그리고는 아쉬운 표정으로 명후와 옷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
지연의 말과 표정에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쓴 웃음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저기요.”
명후는 아쉬운 표정으로 옷들을 바라보는 지연에게서 시선을 돌려 의상점 주인을 불렀다.
“예.”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의상점 주인이 빠르게 다가왔다. 명후는 의상점 주인에게서 시선을 돌려 걸이대에 걸려 있는 옷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제가 입고 있는거랑 저것들 다 합쳐서 얼마에요?”
“...”
명후의 말에 의상점 주인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다 말씀이십니까?”
이내 의상점 주인이 당황스런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했다.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잠시 계산 좀 해보겠습니다.”
명후가 고개를 끄덕이자 의상점 주인이 침을 꼴깍 삼키며 걸이대로 다가갔다.
“다 사려구?”
지연이 물었다.
“응, 일단 시간이 없으니까, 나중에 차차 입어보자.”
명후의 말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지연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걸이대를 바라보았다.
“저..”
그 사이 계산이 끝났는지 의상점 주인이 다가왔다.
“계산이 끝났습니다. 걸이대에 걸린 옷들과 현재 입고 계신 옷들의 가격을 합쳐서 계산 해보니...”
의상점 주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가격을 말하기 껄끄러워 하는 것 같았다.
“얼마죠?”
명후는 말을 잇지 못하는 의상점 주인에게 물었다. 명후가 물어서 그런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의상점 주인이 조심스레 입을 열어 말했다.
“그게.. 3만 5천 골드입니다.”
‘3만 5천골드?’
의상점 주인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돌려 걸이대에 걸린 옷들을 바라보았다.
‘저 많은게 3만 5천 골드 밖에 안 해?’
예전 황궁으로 들어갈 때 구매했던 옷들을 떠올린 명후는 생각보다 싸다고 생각을 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3만 5천 골드를 꺼냈다. 골드의 양이 많아 꺼내자 바로 주머니에 담겨 나왔다. 명후는 3만 5천 골드가 담긴 주머니를 의상점 주인에게 건네며 말했다.
“여기요.”
“...네?”
의상점 주인은 명후의 말에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주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명후가 이어 말했다.
“3만 5천 골드라면서요? 계산이요.”
“...!”
명후의 말에 의상점 주인이 크게 놀란 표정으로 3만 5천 골드가 들어 있는 주머니를 바라보았다.
의상점 주인에게 주머니를 건넨 뒤 명후는 곧장 걸이대로 다가가 옷들을 담기 시작했다. 계산을 해서 그런지 옷을 넣는데 있어 별다른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내 모든 옷들을 담은 명후는 인벤토리를 닫고 지연을 보며 말했다.
“가자.”
“응!”
명후와 지연은 곧장 의상점 밖으로 나갔다. 멍하니 주머니를 보고 있던 의상점 주인은 명후와 지연이 나가자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아, 안녕히 가세요!”
============================ 작품 후기 ============================
벌써 수요일입니다.
이번 주 정말 헬이네요.
보강이 정말 엄청납니다.
화, 목, 금 보강이 있는데..
9시에 강의 시작 19시에 끝.. 허허허헣.
그래도 오늘은 3시간 강의니 연참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구체적으로 명후네 집에 대해 쓴게 지연이 왔을 때입니다. 그 전에는 집의 구조가 어떻고 어떤 가구가 있는지에 대해 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사를 했나? 혼란을 느끼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