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83 45. 아만 제국의 황녀 =========================================================================
“...!”
지연의 말에 에모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놀란 것은 에모스 뿐만이 아니었다.
‘아가사?’
명후 또한 놀란 표정으로 지연을 쳐다보았다.
‘찾는다는 석상이 아가사의 석상이었어?’
석상을 찾는 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석상의 이름이 아가사라는 것은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분명 아가사라면..’
명후가 이렇게 놀라는 이유는 아가사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교환소에 있던 그 1억짜리..’
각종 시체들과 귀족 작위 등 여러 아이템들이 진열 되어 있는 5층에서 1억이라는 구매하는데 가장 많은 공적도를 필요로 했던 아이템.
‘아가사의 파편이었지?’
그 아이템의 이름에도 아가사가 들어가 있었다.
‘나중에 뭔지 물어봐야겠네.’
명후는 아가사가 무엇인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지연에게 물어보기로 생각했다.
“그거 어디 있어요?”
지연이 물었다.
“그게.. 어디에 있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에모스가 답했다.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지연에게 공유 받았던 ‘에모스를 찾아서’가 사라져 있었다.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지연과 에모스의 대화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구요?”
“예.”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게..”
지연의 말에 에모스는 말끝을 흐리며 주위를 살피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어 말했다.
“제가 잠시 보관하고 있기는 했는데.. 다루스라는 사람이 가져갔습니다. 지금 석상이 어디에 있는지 진짜 모릅니다.”
지금은 완료 된 퀘스트 ‘에모스를 찾아서’의 퀘스트 보상을 보고 다음 찾아가야 될 NPC가 다루스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던 지연은 에모스의 말에 재빨리 이어 말했다.
“다루스가 누구죠?”
“그게..”
에모스는 다시 한 번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는 난감한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새하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찾아왔습니다.”
정체를 숨겼다는 에모스의 말에 지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연이 미간을 찌푸리자 에모스가 재빨리 이어 말했다.
“그럼 어딜 가야 만날 수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예. 하지만 말투와 복장으로 보아 귀족인 것 같았습니다.”
지연의 말에 에모스가 머뭇거리다 이내 불안한 표정으로 답했다.
[퀘스트 ‘다루스를 찾아서’가 생성되었습니다.]
에모스가 답을 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명후는 나타난 메시지에 퀘스트 창을 열었다. 메시지에 나온대로 퀘스트가 생성 되어 있었다.
<다루스를 찾아서>
에모스가 보관하고 있던 아가사의 석상은 현재 다루스라는 자가 가져간 상태다. 그러나 다루스가 누구인지 에모스는 알 지 못한다. 에모스가 다루스에 대해 아는 것은 단 두 가지, 하얀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것과 귀족으로 추정된다는 것뿐이다. 어딘가에 있을 다루스를 찾아라!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
명후는 퀘스트를 본 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뭐 이딴.’
그도 그럴 것이 퀘스트가 아주 불친절했다.
‘이딴 단서를 가지고 깨라고?’
퀘스트에 나와 있는 다루스에 대한 단서는 두 가지였다. 그 중 첫 번째 단서인 하얀 가면의 경우 범위가 너무나도 넓었다. 단서 같지도 않은 단서였다. 그것은 두 번째 단서도 마찬가지였다.
귀족으로 추정된다는 두 번째 단서, 말 그대로 추정이었다. 확실히 귀족이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걸 어떻게 찾으라고..’
명후는 어떻게 다루스를 찾아야 될 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다루스는 본명인가?’
이름 또한 진짜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았다. 아니, 가면을 쓰고 정체를 숨긴 것으로 보아 이름 또한 가짜일 확률이 높았다.
-지연 : 퀘스트 봤어?
그때 지연에게 귓속말이 날아왔다. 지연 역시 퀘스트를 확인 한 것 같았다.
-지연에게 : 응, 이거 근데 단서가 영..
-지연 : 찾기 힘들겠지?
-지연에게 : 오래 걸릴 것 같아.
차마 불가능하다 직접적으로 말 할 수 없던 명후는 최대한 돌려 말했다.
“저기..”
그렇게 명후와 지연이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던 그때 공손한 자세로 말을 기다리고 있던 에모스가 입을 열었다.
스윽
에모스의 말에 명후와 지연은 대화를 멈추고 에모스를 쳐다보았다. 지연의 두 눈에는 혹시나 단서가 더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서려 있었다.
“...가도 될까요?”
“하아..”
기대를 하고 있던 지연은 에모스의 말에 한숨을 내뱉었다. 지연의 한숨에 에모스가 침을 꼴깍 삼켰다. 그리고 재빨리 이어 말했다.
“사, 살려만 주시면 목숨을 바쳐 모시겠습니다.”
“...?”
에모스의 말에 어떻게 할 것인지 묻기 위해 지연을 본 명후는 지연의 표정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한숨을 내쉬며 실망한 기색을 내비치던 지연은 더 이상 그러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고 있었다. 조금 놀란 듯 한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뭐 떴나?’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뜬 것 같았다. 이내 지연이 허공에서 시선을 돌려 에모스를 바라보았다.
“좋아요.”
“가, 감사합니다!”
긴장한 표정으로 말을 기다리고 있던 에모스는 지연의 말에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한 뒤 에모스는 품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내 지연에게 건네며 말했다.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지연은 에모스의 말을 들으며 손에 들려 있는 무언가를 건네 받았다. 그러자 에모스가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한 에모스는 빠르게 자리에서 사라졌다. 에모스가 사라지고 명후는 지연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다.
“어떻게 된거야?”
“헤헤.”
명후의 물음에 지연이 히죽 미소를 지었다.
“갑자기 퀘스트가 떴어.”
“퀘스트?”
“응, 진짜로 목숨을 바치겠다는 퀘스트였어.”
어떻게 된 것인지 지연은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뭐? 이야, 생각보다 대단한 놈이었네.”
얼마 뒤 지연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은 명후는 에모스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중얼거렸다. 에모스는 생각보다 엄청난 NPC였다.
“밤의 황제 같은 NPC였다니.”
지연이 말하기를 에모스는 이곳 상업 지구를 꽉 잡고 있는 조직의 보스였다. 명후는 어째서 사람들의 반응이 그랬던 것인지 이해 할 수 있었다.
스윽
명후는 다시 고개를 돌려 지연을 보았다.
“그러면 그 증표만 있으면 언제든지 이용이 가능한거야?”
“응, 증표에 나와 있는 설명 보면 그렇게 쓰여 있어.”
지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명후야 근데..”
“...?”
“저 NPC는 어떻게 할 거야?”
지연의 시선에 명후는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소매치기 NPC 헤르메토가 멍한 표정을 지은 채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 살려주십쇼!”
멍하니 명후와 지연을 바라보던 헤르메토는 지연의 말에 크게 움찔거리더니 이내 엎드리며 외쳤다. 명후는 엎드린 헤르메토를 보며 생각했다.
‘소매치기의 신..’
에모스는 분명 헤르메토를 소매치기의 신이라 불렀다. 처음엔 에모스를 일개 불량배로 보았기에 소매치기의 신이라는 말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명후는 이어서 지연이 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퀘스트가 떴다고 했지?’
분명 지연은 퀘스트가 떴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명후는 엎드린 헤르메토에게 다가가 말했다.
“살려주면 나한테 뭘 해 줄 수 있지?”
헤르메토는 명후의 물음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생각이 끝났는지 재빨리 입을 열어 말했다.
“사, 살려만 주시면 목숨을 바쳐 모시겠습니다.”
에모스가 살아갔기 때문일까? 헤르메토는 에모스가 했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똑같이 말했다.
<헤르메토의 목숨>
소매치기의 신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소매치기 실력을 가지고 있는 헤르메토는 당신에게 목숨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 과연 당신의 선택은?
퀘스트 난이도 : E
퀘스트 보상 :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습니다.)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명후는 눈 앞에 나타난 퀘스트에 미소를 지었다.
‘...잠깐.’
그러나 그것도 잠시,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무언가 퀘스트가 이상했다.
-지연에게 : 지연아, 아까 너 퀘스트 떴을 때 내용 어땠어?
명후는 지연에게 물었다. 곧 지연에게 답이 날아왔고 퀘스트의 내용을 들은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도 퀘스트가 뜬 걸 보면 랜덤인 것 같은데..’
지연에게 나타난 에모스 퀘스트는 선택을 묻지 않았다. 이미 퀘스트에서 무조건적인 충성이 보장되어 있었다. 그러나 헤르메토는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이걸 왜 고민하고 있지?’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헛웃음을 지었다. 애초에 고민 할 이유가 없는 문제였다. 퀘스트가 진짜 나타나는지 궁금했을 뿐 헤르메토의 충성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 명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좋아.”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명후의 말이 끝나자 퀘스트 수락 메시지가 나타났다.
“가, 감사합니다! 목숨을 바쳐 모시겠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헤르메토는 명후의 말에 다시 한 번 엎드리며 외쳤다. 그러자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제 끝난건가?’
보상은 물음표로 되어 있었고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명후는 끝이났다고 생각을 하며 뒤로 돌아섰다.
바로 그때였다.
뒤로 돌아서길 기다렸다는 듯 퀘스트 완료 메시지의 뒤를 이어 추가 메시지가 나타났다.
[도둑과 행운의 신 ‘레퓨렘’이 당신의 선택에 미소를 짓습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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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비군을 받으러갑니다.
허허헣, 잘 갔다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