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73 45. 아만 제국의 황녀 =========================================================================
‘황녀의 파티라..’
여태까지 받아왔던 대로 몬스터를 잡거나 귀족들을 감사하는 그런 퀘스트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퀘스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가주겠나?”
명후가 아무런 말이 없자 알칸이 물었다.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제국의 황녀가 주인공인 파티였다. 생일과 성인식을 겸하기에 엄청난 규모의 파티일 것이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가겠습니다.”
딱히 거절 할 이유가 없었다.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고맙네.”
퀘스트 수락 메시지가 나타났고 알칸이 미소를 지었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파티 하루 전날인 1주일 뒤에 출발 할 예정이네, 파티 기간은 1주일이긴 하지만 1주일 내내 있을 필요는 없네. 그래도 최소 2일 정도는 있어주면 좋겠군.”
“알겠습니다.”
이어진 알칸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1주일이라..’
1주일이 참으로 기다려졌다.
* * * *
태평양 길드의 길드 하우스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 할 수 있는 길드 마스터 마가렛의 방에는 현재 방의 주인인 마가렛과 그녀의 오빠 소마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명후 그 사람 진짜로 길드 들어 올 생각 없어 보여?”
대화의 주제는 바로 명후였다.
“응.”
마가렛의 물음에 소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월급을 엄청나게 준다고 해도? 아니지, 돈이 아니라 다른 조건을 제시해도 안 들어 올 것 같아?”
마가렛이 다시 물었다. 소마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어 말했다.
“그럴거야, 가입 권유를 계속 했는데 전혀 신경 안 쓰시더라구.”
직접 조건을 제시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가입 이야기를 꺼냈을 때 보였던 반응을 보면 어떤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가입을 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러면 어떻게 할건데? 그 사람.. 이대로 내비 두기에는 너무 큰 변수라구.”
마가렛의 말에 소마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도 답답하다.’
그도 그럴 것이 소마도 이런 상황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상급 마족도 잡을 정도의 힘이면..’
직접 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가렛이 거짓말을 했을 리 없으니 명후가 상급 마족을 잡은 것은 사실일 것이었다. 문제는 명후가 잡았다는 상급 마족이 자신을 순식간에 죽였다는 것이었다.
‘상위 랭커인 나도 순식간에 죽었는데.’
소마는 랭커였다. 그것도 보통 랭커가 아닌 최상위 랭커였다. 최상위 랭커인 소마를 순식간에 죽인 상급 마족을 명후는 아주 가볍게 죽였다.
‘얼마나 강하신거지?’
명후가 얼마나 강한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오빠.”
생각에 잠겨 있던 소마는 마가렛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 마가렛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마가렛이 이어 말했다.
“그 사람 우리 길드가 다 달려들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마가렛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못 잡을 거다.”
확실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추측일 뿐이었다. 그러나 소마는 자신의 추측이 100% 맞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겠지?”
물론 질문을 한 마가렛 또한 소마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가렛은 랭커인 간부들과 함께 덤벼도 어쩌지 못했던 상급 마족 아루도사를 단숨에 죽여 버린 명후의 전투를 보았다. 그 전투를 본 마가렛이 오히려 소마보다 더욱 큰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
“...”
정적이 감돌기 시작했다.
“오빠.”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정적을 깬 것은 마가렛이었다. 마가렛의 부름에 소마가 왜 불렀냐는 표정으로 마가렛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이랑 자리 좀 만들어 줄 수 있어?”
“뭐하려고?”
마가렛의 말에 소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리를 만들어서 무얼 하려는 것인지 상당히 궁금했다.
“직접 이야기 해보려구. 이대로 그냥 내비 두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거기다 가입은 안 하더라도.. 우호적인 관계는 유지해야지.”
처음 소마가 명후를 길드 가입 시키려 했을 때 마가렛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명후의 전투를 본 지금은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마가렛은 명후의 가입을 원하고 있었다. 아니, 꼭 가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호 관계, 좋은 관계만 갖고 있어도 충분했다.
“알았어. 지금 당장 말씀 드려 볼까?”
“아니! 지금은 안 돼.”
소마의 말에 마가렛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명후와의 자리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었다.
“왜?”
소마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마가렛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마의 물음에 답했다.
“일단 우리 수준부터 상승 시켜야지.”
무언가 제안을 하기에 너무나도 수준 차이가 났다. 일단 그 수준 차이를 조금이라도 좁혀야 했다.
“가보자.”
자리에서 일어난 마가렛이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어딜?”
“마계.”
문이 다시 봉인되었다. 그러나 문이 봉인 되었다고 중간계에서 마계로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족과 마물들이 넘어오지 못할 뿐 인간인 자신들은 마계로 넘어가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스윽
마가렛의 말에 소마 또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그때였다.
저벅!
밖으로 걸어가던 마가렛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휙 고개를 돌려 소마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소마는 자신을 바라보는 마가렛의 표정을 보고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가렛의 표정이 너무나도 심각해 보였다.
“지금 아저씨한테 귓속말 왔는데. 검은 달의 탑에 유저들이 몰려 왔데. 너무 많이 와서 통제가 힘들 것 같데.”
“...뭐?”
마가렛의 말에 소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마계의 입구가 있는 검은 달의 탑은 극히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하지만 이리 빨리 알려 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누가...?’
누군가가 알린 것이 분명했다.
* * * *
스아악
“휴.. 또 죽을 뻔 했네.”
워프 스크롤을 사용해 도시 헴브로 워프 한 급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한마 터면 또 다시 개죽음을 당할 뻔했다. 급살은 자신과 함께 중간계로 넘어 온 상급 마족 아루도사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지금이면 싸우고 있을테고..”
본 시간은 오래 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 본 아루도사의 성격으로 보면 지금 쯤 전투가 벌어졌을 것이었다.
“강하긴 해도..”
상급 마족인 아루도사는 매우 강하다. 랭커인 유저들도 순식간에 죽일 정도로 아루도사는 강하다.
“이제 곧 죽겠지..”
그러나 운이 좋지 않았다. 이번 아루도사가 싸워야 될 유저는 마왕인 아그라넥토를 소멸 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유저였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아루도사가 강하긴 해도 마왕 만큼 강한 것은 아니었다.
“뭐 상관 없으니까.”
급살은 아루도사에 대한 생각을 접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아루도사가 죽든 살든 자신과는 상관 없었다. 이미 아루도사에게 받을 것은 다 받은 상태였다.
“흐흐.”
아루도사에 대해 생각을 접은 급살은 미소를 지으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아루도사를 중간계로 데려다주는 조건으로 받은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마쿠사의 비전 영약[유니크]>
7 마계의 마왕이었던 마쿠사 덴 쿠르자가 만든 영약이다. 복용 시 강력한 마력을 얻을 수 있다.
복용 시 1. 지력 +500
2. 죽음 속성 +10%
“흐흐흐.”
정보를 확인 한 급살의 입에서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급살에게 ‘마쿠사의 비전 영약’은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그런 아이템이었다.
“바로 복용해볼까!”
굳이 냅둘 이유가 없었다. 급살은 곧바로 마쿠사의 비전 영약을 복용했다.
[마쿠사의 비전 영약을 복용하셨습니다. 영구적으로 지력이 500 상승합니다.]
[마쿠사의 비전 영약을 복용하셨습니다. 영구적으로 죽음 속성이 10% 상승합니다.]
비전 영약을 복용하자 2개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가 나타나자 급살은 인벤토리를 닫고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헬리오카[제국]
나이 : 25 직업 : 죽음의 마법사
명성 : 11000
칭호 : 공공의 적 (효과 : 사망 페널티 -20%)
레벨 : 250
생명력 : 81000
마나 : 185280
힘 : 800 민첩 : 340 체력 : 900(+350) 지력 : 5434(+1050) 지혜 : 2030(+640)
메시지에 나온 대로 지력이 500 상승해 있었다. 급살은 흐뭇한 미소로 캐릭터 창을 닫았다.
“분명.. 길드였지?”
캐릭터 창을 닫은 급살은 워프 하기 전에 보았던 이들을 떠올렸다. 그들의 머리 위에는 분명 길드 마크가 떠올라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 길드였는데..”
처음 본 길드 마크가 아니었다. 어디선가 보았다. 그런데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쨌든 통제 하려 던 것 같은데.. 그렇게 둘 수는 없지.”
급살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곧장 로그아웃을 했다.
============================ 작품 후기 ============================
외할아버지 생신으로 1박 2일 여행을갑니다.
아마도 다음 회는...
월요일 밤 또는 화요일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올라 갈 것 같습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연참은.. 화요일도 쉬니 그 때 한 번 도전해보겠습니다.ㅎㅎ